취업 박람회 가면 취업이 안 되지만 키덜트 페어에 가면…키덜트가 될지도…?

부스 참가자들을 만나며 떠드는 이야기

보라 이 사람들을!

보라 이 사람들을!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 D홀에서 제 2회 ‘2015 서울 키덜트 페어’가 열렸습니다.

26일 일요일, 취재팀이 키덜트 페어에 참가한 마지막날은 그야말로 발 디딜틈이 없을 만큼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 편에서 이어지는 이번 두 번째 인터뷰 연재는 덕업일치! 성덕! 금손! 등등의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깝지 않을, 부스 판매자들입니다. 아이(kid)와 어른(adult) 사이에서, 취미와 덕후의 경계에서, 남들 시선 상관 없이 즐겁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이번 페어에서는 지금까지 음지에 있었다고 평가받는 키덜트 문화를 좀 더 양지의, 대중성 있게 소개하려는 취지로 개최되었다고 하며 82팀의 업체가 참가한 행사였습니다. 전시 품목으로는 피규어, RC모형, 미니어처, 커스텀 피규어, 아트토이, 드론, 디오라마, 한정판 컬렉션 등 다양한 아이템들로 꾸며졌습니다.

무작정 카메라부터 들이밀고 본(…) 미스핏츠 팀원들을 보고 놀라셨을 참가자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모두들 싫은 기색 없이 즐겁게 취재에 응해주셔서 초보 기자였던 참보수와 블리는 취재 막바지에는 물만난 고기처럼 취재를 다녔다는 후문! 덕후파워가 저희의 자신감에 불을 붙여주었다는 훈훈한 미담!

역시 파워오브러브! 아이러브덕후!

역시 파워오브러브! 아이러브덕후!

취재에 응해주신 판매자 분들은 XTM 부스에 계시던 이상원 모형튜닝 아틀리에 대표님, 메탈코리아 관계자분, 가켄샵 한국 총판, SB솔루션의 석정 대표, 주식회사 헬셀의 주한일 대표, 오프로 스튜디오, 한국 타미야의 윤대진 부장 총 7분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Q1. 어떻게 알고 참가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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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m 부스, 이상원 모형튜닝 아틀리에 대표(이하 x) : 평소에 취미로 하던 모형차, 피규어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방송에 나가게 되었어요. ( xtm ‘겟잇기어’ 1화 – 2015년 5월 28일 방송) 그것이 인연이 되어 방송국에서 초청하여 나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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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인코리아 (이하 ) : 저희는 오픈한지 얼마 안 된 기업이라, 마침 홍보를 위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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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켄샵 대인의 과학(이하 )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돈을 벌려고 왔습니다.

(, : 빵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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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토탈솔루션 석정 대표 (이하 ) : 홍보를 위해 참가했어요. 직원들은 참가에 반대했는데 생각보다 시장 반응이 꽤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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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헬셀 주한일 대리 (이하 ) : 최근 드론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대중들에게 드론에 대한 여러 볼거리와 컨텐츠를 제공하고자 참가했습니다. 다들 어린시절, 하늘을 날고 싶다던가, 무언가를 날리고 싶다는 꿈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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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 스튜디오 (이하 ) : 넥슨의 유명 게임 마비노기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돼서 제품 소개와 판매를 위해 참가했어요. 저희는 로봇을 주로 많이 만들었는데 이런 종류의 피규어는 처음 만들어 본 거라, 어떻게 보면 도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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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미야 윤대진 부장 (이하 ) : 저희는 회사의 판매나 이윤보다는 ‘키덜트’ 문화 자체를 알려야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키덜트 소비 문화가 다소 ‘음지 문화’, ‘서브컬쳐’ 라는 인식이 깔려있는데, 이 부분을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것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고, 당신들이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가지고 놀았던 것이고, 지금도 당신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여기 많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참가했어요.

인터뷰를 하던 기자들 옆에서 열렬히 레이싱 걸을 대포로 찍던 인파. 인파에 밀려 레이싱걸을 찍지 못했다고 한다….레이싱걸….레이싱걸을 보자…!

인터뷰를 하던 기자들 옆에서 열렬히 레이싱 걸을 대포로 찍던 인파. 인파에 밀려 레이싱걸을 찍지 못했다고 한다….레이싱걸….레이싱걸을 보자…!

Q2. 어떤 아이템으로 참가하고 계신가요?

전시된_것_제가_다_만듦(feat. 금손)

전시된_것_제가_다_만듦(feat. 금손)

X : 모형차나 피규어를 직접 커스텀해서 나만의 피규어로 만드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 전시된 것들 전부 제가 직접 커스텀마이징한 거예요! (미 –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이죠?) 완제품 모형차나 피규어를 원하는 대로 커스텀마이징하는 작업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차 튜닝하는 걸 모형차에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이_바로_메탈이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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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는 개인이 직접 메탈 제품을 조립해서 건물이나 캐릭터를 만드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종이 조립의 한 단계 발전한 형태로 보시면 됩니다.

: 일본의 가켄샵이라는 회사의 한국 총판이에요. 기초적인 과학원리로 직접 만드는 상품을 가지고 나왔어요. 과학이 재미없다는 통념을 없애드리는 상품입니다.

: 저희는 투명 디스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미 : 전시된 피규어는 원래 회사 제품과는 상관없는 건가요?) 네. 저희가 원래 만드는 건 기업용이예요. 안에 제품을 전시하면 바깥에서 그것이 들여다 보이는, 제품홍보용으로 많이 쓰이는 기계이죠. 원래 피규어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피규어는 순전히 개인 소장용이고, 집에서는 이렇게 전시해 놓고 있는데, 제 자식이 지금 초등학생이거든요. 그 애들한테 원피스의 캐릭터들이 원래 이런 캐릭터다 설명하기 위해서 전시해 놓은 게 사실 처음이었어요.

요즘에 누가 종이 비행기를 날리니?

요즘에 누가 종이 비행기를 날리니?

: 저희는 드론 유통 업체입니다. 국내에 드론 제조 회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서의 드론 수요에 맞게 수입해서 유통도 시키고 필요에 따라서는 개발에도 참여하는, 드론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하는 회사라고 보면 돼요.

Q3. 자신이 ‘키덜트’라고 생각하나요?

X : 그렇죠. 그런데 키덜트 자체가 원래 음지에 있었던 것이 양지로 나온 것일 뿐 별다를 건 없다고 봅니다. 건프라나 레고 같은 취미들은 예전부터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 그런 경향이 아예 없진 않았어요. 하지만 직업으로 삼게 되면서 더 많이 하게 되었죠.

: 네, 제가 즐거워서 만든 회사인걸요. 사람들과 같이 즐기려고 만들었어요.

: 네. 피규어 다 제가 모은거에요. 특히 원피스를 제일 좋아하고요. 웬만한 만화는 다 봤어요. 드래곤볼도 좋아합니다.

:  궁극적으로 키덜트라고 보기에는 어렵죠. 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저나 다들 젊잖아요? 우리가 좋아하는 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들여와요. 키덜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많이 이해하고 있어요.

이런 것 쯤 모아야 덕후 인정?

이런 것 쯤 모아야 덕후 인정?

오프로 A: 저는 미키마우스를 좋아해요. 미키마우스 제품을 고르는 저만의 기준도 있고, 미키마우스와 관련된 모든 걸 모을 정도예요. 당연히 키덜트죠. 저희 회사에서 일하는 선임들도 건담이나 로봇 제품들을 수집하시고, 심지어 직장에도 갖다 놓았어요.

오프로 B:  저는 레고, 디즈니 캐릭터, 일본 브랜드의 인형, 피규어 다양하게 수집해요.

: 키덜트가 아니면 이 일을 하지 못하죠. 저희 회사가 미니카, RC카 같은 것들을 주로 움직이는 물품들을 취급해요. 그래서 회사의 직원이라고 쓰고 키덜트라고 읽어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활발하고, 동적인 것을 좋아해요. 회사 분위기도 마찬가지고요.

사적인 곁다리지만, 저도 저희 회사에서 나온 것은 물론이고, 평소에 미니카를 모아요. 합치면… 아마 2억원 정도 되겠죠? 그래서 아예 양평에 창고를 하나 만들어서 미니카들을 모셔 놨어요. 자주는 못 가고, 가끔씩 가서 힐링하고 오죠.

Q4. 키덜트와 (오)덕후의 차이를 어떻게 보시나요?

X: 문화인식의 차이예요. 덕후의 어원, 오타쿠의 시초가 일본이잖아요? 일본의 오타쿠 문화 는 엄청나게 발전해 있고, 한국과는 인식 자체가 아예 달라요. ‘덕질’의 결과들이 아트로 인정받으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인정받으니까요. 저는 그런 게 부럽죠. 한국은 아직 한참 멀었으니까.

: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비슷한데, 오타쿠는 한 쪽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일컫잖아요. 원래 일본에서는 그런 뜻이 아닌데 한국에서는 변질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인식 차이죠.

: 키덜트는 어른들의 아이 같은 취미생활을 말해요. 그런데 철이 없는 어른들의 사치품으로도 해석돼요. 둘 다 조금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쿠쿠ㅜ쿠콰코코카쾅!

쿠쿠ㅜ쿠콰코코카쾅!

:  단어 자체는 비슷한데 키덜트는 언론에서도 긍정적으로 묘사하지만 덕후는 부정적으로 묘사하잖아요? 어감의 차이가 제일 크죠.

: 취미로 삼는 사람 본인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타인도 그렇게 생각하게 될 거예요.  본인이 “오덕? 그래 나 오덕이야. 그래서 난 내 취미를 즐기고 행복해!” 라고 생각한다면 주변의 시선에 부끄러울 이유가 하나도 없죠. 어른들도 막 비싼 술 모으고 그러는 분들 많잖아요? 수집하는게 장난감일 뿐이예요. 그런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건, 뒤쳐진 발상 아닐까요.

: 키덜트나 덕후나 본질은 같은 거죠. 단지 어감의 차이일 뿐. 좋아하는 취미 있으세요? (미 : 저는 아이돌 좋아해요) 그럼 아이돌을 좋아 하는게 덕후스러운 것일 수도 있거든요.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를 꾸준히 이어가는 문화. 그걸 덕후라고 부르게 된거고 누구나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낚시를 좋아하고 골프를 좋아하는 것. 그런 것이랑 똑같아요. 하나의 문화로 봐야 하지, 나쁜 것으로 봐야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Q5. 판매가 잘 되고 있나요? 앞으로의 키덜트 시장에 대한 전망은?

X: 취미가 직업이 된 ‘덕업일치’ 케이스인데, 생각보다도 잘 팔립니다. 판교의 현대백화점에 새 매장도 오픈될 예정이고요.

: 현장 판매는 잘 되는 편이에요.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도 많이 사갑니다. 키덜트 시장은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봐요. 수요가 점점 많아지니까.

: 엄청 잘 팔리고 있어요.  제품이 대부분 2만원대에서 4만원대 가격인데 별로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라서 그런지 잘 사가세요.

: 원래 저희의 타겟은, 앞에서도 언급드렸지만 개인들보다는 기업 쪽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페어에 참가하신 개인 사업자들을 주요 소비자로 타겟했죠. 개인 소비자가 구입하기엔 좀 비싸니까요. 요즘에 피규어 개인 샵 같은 곳 많이 하시던데 그런 곳에서는 반응이 좀 좋아요. 키덜트 시장은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피규어만 해도 엄청 고급스러워지고, 예전에 비해 훨씬 섬세해졌어요. 그런 ‘덕심’을 자극하는 퀄리티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수요도 따라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직까지도 ‘어른들이 무슨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 하는 인식 때문에 키덜트로 우리 회사 이윤이 늘었다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냥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거예요. 키덜트라는 단어, 그 개념에 한정 지어서 무언가를 하려는 생각은 없어요.

우리는 챔피언, 달려라 부메랑 아시면 최소 20대 중반

우리는 챔피언, 달려라 부메랑 아시면 최소 20대 중반

: 트렌드는 굉장히 변덕스럽죠. 예를 들면, 미니카를 소재로 한 만화가 방영될 당시에 미니카 판매와 수요가 엄청났었어요. 컨테이너 수십개씩을 판매할 정도였죠. 그 열풍이 3~4년 전에 훅 꺼졌고요.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미니카 매출이 늘어났어요. 그 만화를 보시던 분들이 성년이 되고, 자녀가 생기니까 본인들이 어린 시절에 즐겼던 것들을 자녀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즐기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이것도 언젠가는 꺼지게 될 유행이겠죠. 각 제품마다 다른 수요를 잘 따라가고, 트렌드를 읽는 눈이 필요할 것 같아요.

Q6. 이 키덜트 페어의 주최 측과 페어 자체에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혹시 다음에도 참가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 음, 그 부분은 말하기 좀 조심스럽네요. 다음에도 참가할 것 같습니다.

: 조금 불만이 있죠. 체험 이벤트 같은 직접 즐길 수 있는 것보다는 보는 것에만 치중한 게 좀 아쉬워요. 하지만 다음 페어에도 참가할 의향은 있습니다.

: 많이 시끄럽고 정돈되지 못한 것 같아요. 아직 2회라서 판단하기엔 이르지 않을까요? 재 참가는, 글쎄요. 여기 사장님들이랑 친해졌는데 그 분들께서 하는 것을 봐서? 결정되지 않을까요. (웃음)

: 저희가 마비노기라는 유명 게임과 콜라보를 해서 그 간판을 걸고 제품을 판매해서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게임 유저분들이 사 가시니까. 하지만 그런 간판과 콜라보 상품 없이도 저희 회사 제품 자체 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가 꿈꾸던 덕업일체의 경지에 오르신 위대한 분들께 덕후에 대한 주옥 같은 의견과 메시지를 들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운동이나 낚시를 하듯이 미니카나 RC카를 굴리고 어르신들이 비싼 술을 모으듯이 피규어와 모형들을 모은 다는 말씀을 듣고 개인의 열정과 취미에 대해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키덜트 문화, 덕질 역시 우리가 자소서에 쓰는 “독서, 음악감상, 운동” 과 같은 취미의 일종일 뿐입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오타쿠라는 단어에 대한 ‘덕후, 10덕후’ 등의 부정적 사용이 이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만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어쩌다 취미생활을 하는 것 조차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됐을까요? 덕업일체를 이루신 판매자분들 모두 이런 시선에 대해 탐탁지 않아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 나 우리 모두 덕후 입니다.

더는 덕후를 욕보이지 말아라.

 

취재 및 작성 / 참보수, 블리

편집 및 교정 / 저년이

사진 / 이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