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제주도에 와 있어!

그간 문제가 많았던 직장을 정리하고 대학원 입학 면접을 봤어. 그리고 얼마 전 합격 통지를 받았지. 나는 앞으로는 이렇게 쉴 수 있는 날이 없을 것 같아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생한 나에게 스스로 보상을 주려고 제주도로 가는 편도 비행기 표만 끊어서 홀연히 제주도로 왔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다 갑자기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어졌어. 그래서 늘어지게 자다 일어나 책도 읽고 하염없이 노래도 듣고 ‘오늘은 여기를 가볼까’ 하고 집을 나서서 제주 바다 바람을 실컷 맞고 돌아오고 몸이 고된 날은 그냥 집 앞 카페에서 글도 쓰고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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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직장을 다닐 때까지 집을 벗어난 적이 없는 나는 집을 떠나서 이렇게 장기간 어딘 가에 머무르는 게 처음이야.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혼자 있으니 이런 저런 생각도 들지만 정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 (나날이 줄어가는 통장 잔고가 날 괴롭히지만……..)

 장윤주의 FLY AWAY

이런 나의 일상을 잘 나타내주는 노래가 있어서 오늘은 그 노래를 소개 해볼까 해. 바로 너무 유명한 장윤주씨의 fly away라는 곡이야. 이 노래는 발매 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들을 때 마다 지겹지 않은 것 같아. 장윤주씨 노래는 장윤주씨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언제나 들어도 따뜻하고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특히 이 노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휴일에 산책할 때나 집을 나설 때 들으면 너무 좋은 노래야.

 “기분 좋은 설레임 운동화 끈을 매고서 떠나는 내 뒷모습 초라해 보이지만 바람을 따라 내맘도따라”

정말 운동화를 신고 현관을 나서고 동네를 휘적휘적 걷는 모습이 상상이 돼. 또 산책을 나서는 마음도 잘 표현한 것 같아.

“누구도 내게 상관 안하고 내가 누굴 기다리지도 않고 가끔은 외로운 이 순간 난 지금 즐기고 있어 뭐든지 내가 하면 되고 어디든 갈 수 있잖아.”

혼자 있는 걸 즐기는 나로서는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들어. 혼자 있는 것이 가끔은 정말 외로울 때가 있어. 가령 혼자서 카페에 갔는데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생긴다거나 할 때. 그렇지만 또 혼자라서 너무 좋은 거야. 내가 머무르고 싶은 만큼만 머무르다 훌쩍 가고 싶은 곳으로 가도 되고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순간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제주도가 남긴 것

제주도에 오니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공간에 있고 나를 아는 사람도 없어서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참 좋아. 회사를 다닐 때에는 정말 바쁘고 힘들고 지쳐서, 나의 내면이나 나를 돌볼 시간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 이렇게 혼자 있어보니 내가 참 많이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시간을 버텨준 나에게 감사하고 또 나를 많이 돌봐준 가족과 친구, 연인에 대한 감사함도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2년 동안 근무한 내 자신이 조금은 기특하기도 해. 남들은 아마 못 버티고 나왔다던지 이 나이에 무슨 공부냐 하면서 아니꼬운 시선을 던질 지 모르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려고 해. 용기 있는 도전을 했다는 것 자체에 나 스스로에게 큰 박수를 쳐 주고 싶어.

보다 씩씩한 새 출발을 위해서 나는 조금 더 나를 응원하고,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확실히 필요했던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홀연히 제주로 와 버린 일은 참 잘 한 것 같다.

다들 가끔은 혼자 밖으로 나와서 일상과 떨어져 느긋하게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것 같아. 바쁘더라도 항상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잠깐이라도 가지는 것이 일상에 지치지 않고 롱런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이제 카페를 나가서 공원이나 바다나 어디든 가고 싶은 대로 산책도 하고 혼자서 맥주도 먹다가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자!

 

편집 및 교정 / 커밋

글 / 애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