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카페에서 혼자 놀고 있다가 오랜만에 다시 들은 노래 한 곡에 예전 순수 했던 시절의 기억이 모락모락 나서, 오늘은 내 첫 이별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해. 다들 집에만 있어도 연애는 한 번쯤 해 봤겠지? 그렇지? 그럴 거라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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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첫 연애, 그리고 첫 이별

나는 첫 연애가 느리다면 좀 느린 편이었어. 그 당시에는 별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이 전혀 없었지. 그렇게 지내다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상대방의 적극적인 구애에 중학교 동창과 연애를 했는데 첫 연애인 만큼 많은 것들이 새로웠지. 어른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이불 속에서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전화를 붙들고 상대방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빨리 만나고 싶어서 뛰어가기도 하는 그런 일들. 참 설렜어. 세상이 핑크빛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으로 이해했어. 그런데 그런 것도 잠시였어. 나와는 다르게 짧은 시간에 식어버린 상대방의 마음으로 우린 빠른 이별을 맞이했고, 이별의 감정 역시 내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

헤어진 다음 날 친구를 카페에 앉혀놓고 하루 종일 지나온 이야기를 했어. 참 좋은 기억이었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사실 이제 기억조차 잘 나지 않지만, 첫 이별은 너무 괴로웠어. 이별이 무서웠다기 보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게 굉장히 두려웠어. 남자친구이자 친구이기도 했던 그 사람과 더 이상은 친구로조차 지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내가 붙잡기도 했지만 이미 돌아선 마음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었지. 우리가 만난 시간보다 배로 많은 시간을 그 사람을 잊는데 써야 했어. 최고의 다이어트는 마음 고생이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며, 나는 이 첫 이별 후유증으로 장기간 연애고자로 살아야만 했어.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이런 내 첫 이별을 다시 상기시켜 준 노래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이라는 곡이야. 여성 보컬 남상아님의 특유의 거친 듯 담담한 목소리로 노래가 시작 되는데, 난 도입부부터 뭔가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어. 이 노래에서 제일 와 닿았던 가사는 이 부분이야.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음 너는 모든 걸 빼앗아 가네”

이별하는 그날 바로 연인이자 친구인 그 사람을 잃었고 그 후에는 내 학점, 건강, 내 일상도 다 잃었어. 이 노래를 듣고 울컥하는 감정을 느낀 이유는 가사의 내용이 내 첫 이별 당시의 모습과 꽤나 비슷했기 때문이야. 노래 가사 내용이 떠나는 사람을 가지 말라고 붙잡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상대방에서 사랑과 동시에 증오의 감정을 느끼는 “애증”을 잘 드러내고 있어. 호소력 있는 보컬의 힘이 그 감정을 더 증폭시켜 듣는 사람에게 더 잘 전달되는 것 같아.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제발 가지 말라고”

누군가는 이별할 때 붙잡고 싶다면 미련 없이 붙잡으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그러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아. 지나고 나니 그런 기억들이 나에겐 썩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었어. 뭐랄까, 너무 비참했다고 할까. 그 표현이 잘 맞는 것 같다. 헤어진 연인에게 연락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극구 말리고 싶어. 그건 나 혼자 좋자고 하는 이기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

조금 더 지금보다 나이가 들면 이별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그래도 이별의 괴로움은 쉬이 가늠이 되질 않아. 한 때는 그 이별이 두려워서 누군가를 만나기조차 꺼려했었으니 나한테는 굉장히 큰 괴로움이었어.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니 약간의 흔적을 남길 뿐이지 다 괜찮아지니까 연애도 이별도 해 볼만 한 것 같아. 혹시 얼마 전에 이별한 사람이 있다면, 뻔한 이야기지만 시간이 약이니 잘 견디길 바라. 다음에는 조금 더 밝은 이야기로 돌아올게!

 

편집 및 교정 / 커밋

글 / 애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