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여혐단어 아니라니까?

아몰랑의 탄생 과정을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아몰랑을 만들고 사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아몰랑의 탄생이랍시고 여기저기 싸고 다닌 페이스북 캡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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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캡쳐를 바탕으로 하는 아몰랑의 뜻은, ‘잘 모르면서/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무조건 정부를 까고 보는 깨시민 코스프레 여성’을 뜻하며 그에 대한 조롱의 의도를 담고 있다. 이후 곳곳에서 ‘여성 비하가 아니라 그냥 깨시민을 비판하는 거야!’라며 열심히 물타기를 해댔지만 곳곳에서 보이는 아몰랑의 용례아몰랑이 가지고 있는 젠더 스트레오타입적 말투(ㅇ받침)를 고려하자면 이건 사실 빼박캔트 여성비하다. 여성혐오를 대놓고 열심히 해대는 그룹1)이를테면 일베와 일베, 그리고 일베 등에서 더욱 격렬하게 아몰랑을 여성혐오에 사용하고 있는 판국에 왜 아몰랑은 ‘여성혐오가 아니라 성별 상관없이 깨시민 코스프레를 조롱하는 거야!’라며 그들을 옹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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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답답한 판국에 옳다구나, 우리의 위대하신 가수 bro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바로 ‘아몰랑’을 그의 신곡 제목과 주제로 사용해 아몰랑이야말로 여성혐오의 최선봉에 선 단어임을 스스로 증명해주며 동시에 얼마나 이 사회에 여성혐오가 만연한지 아주 해학적으로 보여준 것이다(사실 이게 오히려 바이럴이 될까봐 두렵긴 하다…).

bro가 부릅니다, 아몰랑~

음악은 예술이고 예술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까지’ 보장돼야 한다. 따라서 예술이 타인에게 모욕감이나 불쾌감을 준다면, 더 나아가 인권에 지대한 폭력을 끼친다면 그는 지적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예술의 창작에서 표현의 자유와 함께 공익성과 윤리성 등 역시 반드시 제고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위대하신 bro느님은 아몰랑이라는 노래를 통해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와 차별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는지, 그것이 얼마나 븅신 같은지를 잘 보여주고 계시는데, 우리 함께 한번 그의 빛나는 가사를 찬양해보자. bro의 아몰랑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아닌 것 같아 너와 난 힘들 것 같아 아몰랑

지금은 힘이 들겠지만

니가 먼저 나란놈을 좋아한다고 고백했어도

아닌 것 같아 너와 난 정말 아닌 것 같아 아몰랑

아무리 울고 보챈대도

이유가 뭐 있겠어 그게 뭐가 중요해

굳이 그렇게 알고 싶다면

못생겨서 못생겨서 다른 이윤 하나도 없어

니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아몰랑 사귈 수가 없어

어른들이 말했었지 여잔 얼굴보단 맘이라고

그러자 한번 만나보자

단박대출 얼른 받아 우리는 압구정으로 갔어

의느님이 하시는말 아가씨 어머님이 누구야

걱정마 압구정 신의 손이야 그날 이후 환생한 넌

아몰랑 나를 외면했지

이러지마 이건아냐 떠나지마 돌아와줘

전화 받아 아몰랑하면 난 어째 대출 어떡해

가는 사람을 잡을 순 없는 거겠지만

가는 사람을 막을 방법도 없는거잖아

나는 너를 절대 잊지 못할 거야 행복했다

사람들은 호구 왔는가 오 불러 대지만 나는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부작용만 나지마

맞춤법 좀 맞춰서 올려라. 고치느라 식겁했다.

맞춤법 좀 맞춰서 올려라. 식겁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사실 문장 하나하나 마다 주석을 달려다 무슨 이런 부질없는 짓이 다 있나 싶어 포기했다. 사이사이 보이는 ‘못생겨서 사귈 수가 없다’는 말이나 ‘대출을 받아 (성형수술을 위해) 함께 압구정으로 (데려) 가는 꼬라지’나 마치 김치녀를 연상시키는 여자가 ‘아름다워지자 마자 남자를 떠나는 모습’은 이 노래의 화자의 시선이 얼마나 이 사회의 저열한 남성들의 그것과 닮아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갓bro 만세!

이러나 저러나 샹년

박기량이 처세녀와 여우같은 년 중에서 이러나 저러나 샹년2)http://misfits.kr/2841이었던 것처럼 여성은 외모에서도 이러나 저러나 샹년이 된다. 사회는 끊임없이 나를 예쁘니 못생겼니 따지며 자기들이 이미 일방적으로 만든 기준으로 평가하고 구분한다. 외모가 아닌 나 자신 그대로 오롯이 인정받고 싶으나 이 사회는 나를 가만 두질 않는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사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저렇게 못생긴 여자가 왜 저렇게 꾸미고 다녀, 내 눈 썩게’, ‘미친 존나 뚱뚱한 년이 치마까지 입었네’, ‘볼 곳도 없는 게 왜 이렇게 싸매고 다녀’ 등. 사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평가가 너무나 일상적이라 예시를 굳이 떠올리기가 오히려 낯설 지경이다. 이렇듯 외모에 대한 폭력은 길다가 채이는 돌만큼이나 자주 발생한다.

신자유주의 아래 그놈의 경쟁만세! 시장원리 만세! 돈 만세! 때문에 이제 우리 스스로도 하나의 상품이 됐다.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늘상 타자화되고 소비되던 여성은 그 상품화 대상의 대부분을 차지’당했’고, 그 중 타인에 의해 가장 쉽게 타자화 되고 평가되는 외모가 훌륭한 상품거리로 자리잡았다. 사회가 강요하는 ‘아름다움’, ‘훈훈함’ 혹은 ‘봐줄 만함’의 기준에 편입되지 못한 여성은 이 사회에서는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뚱뚱하면 자기관리 못하는 거잖아~ 그럼 일에서도 뻔하지 뭐’와 같은 말도 안 되는 개소리는 외모가 하나의 스펙이고 하나의 능력으로 치환됨을 말해준다. 아니, 내가 통통한 게 왜 자기관리를 안 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그 자기관리가 왜 내 능력으로 이어지냔 말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3)사실 이 말은 이제 질린다. 심지어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재차 이야기해야 한다는 사실은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여전히 이력서에 증명사진을 붙이고 못생겼다는 이유로4)웃긴게 잘못된 걸 알긴 아는지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둥 에둘러 말한다구직에 실패하고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얼굴과 몸에 대해 까이고 예쁜 여성을 항상 앞세우고 치켜세워주는 이 사회에서 여성은 계속해서 상품으로서 소비되고, 분류되고 차별받는다.

사회가 하도 지랄이니 예뻐지기로 했다. 곳곳에서 성형수술을 조장하는 광고들이 붙어있는 판국에 푼 돈을 차곡차곡 모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성형수술을 받는다. 굳게 마음 먹고 살도 뺀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말은 ‘쟤 성형했대~ 성형녀야’,’ 난 성형한 애는 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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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였는데,  못생겼었는데 하며 과거 사진이 돌고 뒤에서는 다들 얼굴을 갈아치웠다며 욕을 해댄다. 이래나 저래나 샹년이다. 아~ 결국 원래 얼굴이 못생기진 않아야 하고 성형이든 다이어트든 노력해서 더 예뻐져야는 하는데 니가 알 정도로 티는 나면 안된다는 거지? 이래나 저래나 여전히 샹년이고 내가 원치 않은 대상화와 평가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bro의 아몰랑은 이렇게 여자를 이래나 저래나 샹년 취급하는 한국의 몇 남성5)메갈리아의 언어로 풀자면, 이기 바로 씹치남 클라스라 이기야!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예뻐진 후 너를 왜 모른 척 했을까. 아마 내가 못생겼던 시절 니가 개씹새끼처럼 굴어서 그랬을 거다. 못생긴 나를 불쌍하니 한번만 만나주자는 마인드로 만났던 니가 도대체 내가 뭐가 좋아서 지금 이렇게 매달리냐? 왜, 내가 예뻐져서 좋냐? bro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피 같은 돈을 갖다 바쳤지만 여자는 성형수술에 그 돈을 홀랑 써먹고는 예뻐진 후 입을 싹 닫고 튀어버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긴데..?

김…치…녀…? 키야!

제~~~에발 그만 좀 하세요!

제~~~에발 그만 좀 하세요!

남자가 나를 못생겼다고 욕하고 같이 다니기 쪽팔리니 수술이라도 좀 하라며 압구정 성형외과에 나를 쳐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덕분에 예뻐졌음을 감사해야 하며 오래오래 그의 곁에 남아 그를 지극정성 보필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았으니 난 김치녀가 돼도 싸다!

김치녀와 아몰랑의 허구성

사실 이 김치녀와 아몰랑은 마치 유니콘과도 같은 단어이다. 분명히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찾아볼 수는 없는… 하도 주변에서 김치녀 김치녀, 아몰랑 해대며 빼액 거리지만 실상 그런 여자들이 아주 다수로 그룹화될만큼 다수인지도 알 수 없다. 그저 주변에서 마주쳐온 몇 여자들을 자신들만의6)슬프게도 이제는 사회적으로도 통용된다 ‘김치녀’로 타겟팅해 모든 혐오의 시선을 그녀들에게 돌린 채 정신승리한다. 마치 한국 여자는 자신에게 불리하면 아몰랑~ 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비이성적인 존재라던가,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의무는 져버리는 김치녀로 낙인찍어 버린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고 이것으로 혐오에 대한 면죄부를 얻었다. 남은 것은 적극적으로 혐오질을 해대는 것뿐이다.

넌 김치녀야!

넌 김치녀야!

아몰랑의 어원과 여성혐오, 여성의 외모에 대한 차별과 억압 등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bro가 이렇게나 싸이다처럼 씨원하게 노래를 통해 일침을 날려줬다 ͡° ͜ʖ ͡  -☆ 아몰랑이 왜 여성혐오적 단어인지 사회에서 어떻게 여성을 김치녀라는 답정너 프레임에 가두는지, 어떻게 외모로 여성을 이러나 저러나 샹년으로 만드는지, 이 노래에서 아주 잘 보여준다. 가수 bro에게 감사한다. 아무리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체화된 사람임을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아몰랑까지 써대며 노래를 낼 줄은 또 몰랐다.

bro얌 행쇼!

이 노래에서 bro는 마지막을 ‘나도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부작용만 나지마’ 로 마무리한다. 마치 성형녀+김치녀에 당한 선량한 남성이 ‘넌 인공김치녀지만 그래도 난 널 진정으로 사랑했다’ 하 잘가라 (아련)(아련)’ 를 그리는 듯 하다.

나도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여성의 인권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자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니가 이렇게 물을 수 있겠지

니가 성형한 김치녀만 아니면 되지 왜 빼애액 거리냐고

그래, 너도 씹치남 아니면 되니까 흥분하지마~~♥

   [ + ]

1. 이를테면 일베와 일베, 그리고 일베 등
2. http://misfits.kr/2841
3. 사실 이 말은 이제 질린다. 심지어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재차 이야기해야 한다는 사실은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4. 웃긴게 잘못된 걸 알긴 아는지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둥 에둘러 말한다
5. 메갈리아의 언어로 풀자면, 이기 바로 씹치남 클라스라 이기야!
6. 슬프게도 이제는 사회적으로도 통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