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세 줄(보다는 많은) 기사 요약

☆☆☆☆빛나라 알바의 별★★★★

임금 ★★★☆

미스터리 쇼퍼가 돈을 많이 받는다는 건 등급이 올랐을 때 하는 말이야. 나중에는 뽕 뽑을 수 있어도 처음에는 최저시급도 안 나와ㅠㅠ너무 짜…

시간 활용도 ★★★★★

내 맘대로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

재미(스릴) ★★★★

스릴잼ㅋ 사실 아무도 모르는데 나 혼자서 들킬까 안 들킬까 맘 졸이는 거지만.

난이도 ★★★★

설문지 항목이 생각보다 세세해. 소심한 사람들은 쫄아서 잘 못 할 수도 있어.

추천/비추천 여부는?

완전 추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잼꿀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줄 평?

내 정의를 받아라!!

다른 하고 싶은 말 있나요?

핸드폰은 많이 둘러보고 사세요.

우연히 들어간 가게들에서 갑질 아닌 갑질을 당한 경험들이 있다. ‘손님이 왕이다’라는 모토로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럴 때는 ‘내가 파워 블로거 같은 거였어도 나한테 저럴까?’ 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엄청나게 손해 보는 일이 아닌 이상 그냥 ‘어휴, 내가 그냥 참고 넘어가지 뭐. 컴플레인 걸기도 귀찮고’ 정도로 넘어가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여전히 ‘확 어디 신고해 버렸으면 좋겠다.’ ‘저거 본사에서 관리 안 하나?’같은 찝찝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번에는 글쓴이의 닉네임처럼, ‘몰래’ 하는 알바의 끝판왕 “미스터리 쇼퍼”이다.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란 손님인 척 가장하고 기업이나 설문 조사 기관에 고용되어 매장이나 지점을 고객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솔직히 나 같은 호갱 입장에서는 이런 암행어사 같은 미스터리 쇼퍼들께서 그런 불친절한 작태들을 본사에 찔러줬으면 하는 게 사실이다. 암행어사보다는 파파라치에 가까운 거 같기는 하지만.


 

이렇게 짜잔! 하고 불의를 못 처치한다는 게 좀 아쉽달까.

이렇게 짜잔! 하고 불의를 못 처치한다는 게 좀 아쉽달까.

몰래(이하 ‘’) : C군의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22살, 미필 남자, 중어중문학과 재학 중. (C : 잘생겼다고 해줘어!!!!) 볼륨 좀 낮춰!! 아니, 이렇게 목소리 데시벨 크신 분이 그런 일을 하셨다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웃음)

C군(이하 ‘C’) : 아니 내 성격이 어때서! ( : 지금 로비 울리는 거 안 들려?) 사돈 남 말 하네! ( : 미안….) 그리고 이런 성격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해.

: 설마 가서 진상 피우는 일도 합니까?

C : 이 사람이 평소에 나를 뭐로 보고 있던 거야? 컴플레인 정도는 가끔 걸어보기도 해. AS 센터에 간다던가, 음식점에서 컴플레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는 일들을 시키니까. 근데 일부러 진상 피우라고 시키진 않아. 합리적인 컴플레인이면 모를까, 그런 진상짓이 나한테도 이롭지 않고. 최대한 들키면 안 되는 일인데 주목을 끌면 안 되지.

: ‘시키는’ 일? 어디에 소속되어 일하는 건가요?

C : 미스터리 쇼퍼 사이트가 있어. 알바X국이나 과외사이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그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한 다음 내 신상을 등록하는 거야. 나이, 성별, 사는 장소와 가능한 시간 등등. 그렇게 가입을 해서 인터넷으로 간단한 교육을 이수하면 미스터리 쇼퍼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RPG 게임에서 하는 튜토리얼과 비슷한 거야.

C 님이(가) 초급 쇼퍼가 되었습니다!

몰래 이(가) 쪼렙 쇼퍼가 되었습니다!

: 교육 기간이나 방식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C : 하루 이틀 정도이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간단한 설문만 하면 돼.

: 그러면 너무 간단한 거 아닌가요? 그냥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건데.

C : 이 인터뷰 컨셉이 그런 거라며? ( : 하긴.) 그리고 사실 미스터리 쇼퍼라는 것이, 교육을 아무리 받아봤자 결국 실전에서 잘해야 하는 일인 거잖아? 공부를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게 똑같은 일이 아닌 것처럼.

그래서 그 교육을 받고 나면 우선 쉬운 일을 시켜. 쉬운 일이라는 게, 쉽게 말하면 ‘싼’ 일. 아까 과외 사이트 같은 거라고 했잖아. 미스터리 쇼퍼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신상 정보를 등록해놓으면, 미스터리 쇼퍼를 고용하고 싶은 기업들이 자기들이 시키고 싶은 일들을 등록하거나 혹은 정보들을 직접 보고 연락하는 거야. 근데 주로 기업들보다는 사이트에서 그 일에 맞는 사람들을 찾아서 문자로 연락을 주지.

사이트에서 튜토리얼을 막 이수한 쪼렙들한테는 우선 싼 일부터 중개해. 안 유명한 업체에서 들어오는 일이거나 혹은 보수 자체가 낮은 일. 그렇게 내가 하는 아웃풋을 평가해서 거기에 따라 미스터리 쇼퍼 간에 등급을 매겨. 이렇게 매겨진 등급에 따라서 맡게 되는 일에 차등이 생기는 것이고.

남을 평가한다고 네가 평가 안 당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 마치 다단계 같은 그런 느낌이네. 아웃풋을 평가한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평가하는 거죠?

C : 미스터리 쇼퍼들이 결국엔 그 가게를 평가하려고 가는 거잖아? 거기에 명확한 기준을 주지 않으면 쇼퍼들이 자기 멋대로 평가하겠지. 그래서 기업에서 쇼퍼들이 제출할 보고서를 가기 전에 미리 주고 ‘이 보고서 항목에 따라 평가하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 보고서 내용을 얼마나 알차고 꼼꼼하게 작성했는지에 따라 기업에서 그 쇼퍼에 대한 평가를 하고, 사이트에 그 평가 내역을 주면 사이트는 등급 매길 때 그걸 반영하는 구조이고. 미스터리 쇼퍼들도 결국 역미스터리 당하는 거야. 감시에 대한 감시. 우리도 결국에는 ’사이트‘에 소속된 노동자야.

: 쇼퍼의 감시를 통한 쇼퍼에 대한 감시라니, 역설적이네요. 처음에는 그럼 무슨 일을 하셨나요?

C : 전기 주전자를 수리하러 서비스 센터에 가라는 의뢰였어. 서울에 있는 곳은 아니고 좀 외딴 데 있는 지점이었거든? 딱 갔는데 서비스 센터가 아니라 전파상 같은 거야. 엄청 허름하고, 직원도 한 분 밖에 안 계시고.

그 기업에서 들고 갈 고장 난 주전자를 미리 보내줬어. 그 미션이 주전자 수리를 맡기러 가지만 수리는 받지 말고 그냥 오되, 그 지점에서 보상판매에 대한 설명을 하는지를 보고 오라는 거였거든. 그런데 그 직원 아저씨께서 보상판매에 대한 설명을 했는데, 자꾸 수리를 해서 가져가라고 하는 거야. 수리비가 6만원인뎈ㅋㅋㅋㅋ

아니 니들도 좀 알아보고 나서 평가하라고 하든가

: 그래서 했어욬ㅋㅋㅋㅋ?

C : 결국엔 그냥 가져오긴 했어. 문제는 평가서를 써야 하는데 너무 애매한 거야. 평가서 항목이 “상담을 받고 나오기까지 몇 명의 직원을 만났나요?” 이런 것들이었거든. 애초에 서비스센터가 아닌 그냥 전파상이었다니까. 아저씨도 서비스 센터 직원이라기보다는 전파상 아저씨 같은 느낌…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내 생각에 그 기업에서는 S서비스센터 같은 그런 곳을 생각했겠지. 그런 거 보면 그 기업에서도 그 지점 관리가 안 되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내 입장에서는 좋게 적어주려고 해도, 평가 항목 자체가 그렇다 보니까 그곳은 아마 높은 평가를 못 받았을 것 같아.

또 한 번은 이동통신사에서 의뢰를 받았었어. 기종과 요금제, 데이터 사용량, 문자랑 전화량 같은 일정 조건을 정해놓고, 한 달에 얼마나 내는지를 지점마다 조사해 오는 거였어. 이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 들어가서 상담 잠깐 받고 나오면 끝나는 거라. 문제는 내가 그 지점을 방문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해서 지점 사진을 찍어가야 했거든. 그래서 내가 그 지점 외부 사진을 도촬하고 있었는데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 거야. ( : 헐ㅋㅋㅋ어떻게 되었어?) 또라이 취급 받고 적당히 튀었지. 어쩔 거야.

뭐...인생이 원래 그런 거죠?

뭐…인생이 원래 그런 거죠?

: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은 미스터리 쇼퍼로서 어땠던 것 같아요?

C : 나쁘지는 않았어. 아이디 한 개로 어머니랑 나랑 같이 썼는데 (사실 이거 안 되는 거야. 불법임.) 그래도 등급이 계속 올라가서 제일 위에서 두, 세 번째 등급까지 올라갔거든.

: 나름 고렙 유저였네요. 등급마다 차등이 있다고 하는데, 받을 수 있는 돈이 달라지거나 그런 건가요?

C : 그렇지. 일단 의뢰받는 일들의 질이 달라져. 처음에는 아까 서비스센터, 이동통신사 대리점처럼 직접 돌아다니고 힘든 일들을 한다면 나중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보석상, 쇼핑몰 같은 상대적으로 좋은 일들이 들어와. 처음에는 한 건에 2만원 ~ 2만 5천원이었는데, 나중에는 지점 하나당 5~6만원으로 올라가고, 쇼핑몰 같은 경우에는 일당 외에 내가 쇼핑할 값 5만원도 따로 주고. 패밀리 레스토랑도 일당 외에 식비를 따로 줘. ( : 오?) 물론 무한정은 아냐. 하지만 한도 안에서는 내가 마음대로 시켜먹을 수 있어. 동반 한 명도 가능하고. ( : 오???!!!!!) 당신은 안 데려갈 거거든?

원래 시험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옵니다

: 아이디 공유 안 되나요? (C : 수수료 떼어주면.) 아무튼 열 번 정도 쇼퍼 일을 해보셨다고 하셨는데, 어머니와 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빠른 승진을 하셨네요. 혹시 그럴 수 있던 방법이나 비결 같은 게 있나요?

C : 도촬을 잘해야 해. ( : 엌ㅋㅋㅋㅋㅋㅋㅋ) 그때 같은 실수는 안 해야지. 보고서에 증거 사진들을 첨부해야 하는데, 가게에서 그걸 대놓고 찍을 수는 없으니까. 또 꼼꼼하게 체크하는 ‘안목’이 필요해. 실제로 보고서 항목들도 엄청 상세한 것들을 묻거든. 직원이나 사장의 태도는 당연히 기본이고, 매장 바닥에 왁스칠을 해서 윤이 나는지, 화장실의 휴지는 어떤 브랜드 것을 쓰는지, 휴지가 제대로 채워져 있는지, 심지어 직원들의 머리 매무새가 무스로 정리되어 있는지 까지도 물어보니까. 나도 받아보고 ‘이런 것까지 본단 말이야?’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항목들을 미리 체크해보고 가야 매장에 가서도 꼼꼼히 볼 수 있지. 객관식 뿐 아니라 주관식 질문들도 많거든. 내 생각에는 내가 주관식 항목들을 엄청 세세하고 길게 작성한 게 등업이 빨리 되었던 이유라고 생각해.

: 이제 거의 마지막 질문인데, 자신이 생각하는 이 알바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C : 가장 큰 장점은 본인의 일정에 맞출 수 있다는 거! 나는 대학생이니까 많이는 못했지만, 가정주부들은 거의 하루 종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 또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 식당, 쇼핑몰, 대리점, 보석상 등등을 다 가보니까. 그런 곳들을 다니면서 평소에도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겠다는 나름의 생각도 생기고.

단점은 역시… 심장 쫄린다? 가끔씩 다른 손님들이 이상하게 여기더라고. ( : 직원들한테만 안 들키면 되잖아요?) 그렇긴 한데, 화장실에서 휴지라던가 바닥의 상태 같은 걸 보고 있으면 일반 손님들 입장에서는 ‘쟤 뭐야?’라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그런 일을 하고 나면 어쩐지 다시 찾아갈 때 껄끄럽기도 하고(웃음)

다른 손님이 보면 이런 느낌일까(...)

다른 손님이 보면 이런 느낌일까(…)

 : 스파이 일을 하면서 본인이 쫄면 어떡해요.

몰래 :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몰래 :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C : 그것보다는 이런 느낌인 것 같은데?

eye

, C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집 및 교정 / 저년이

글 /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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