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왕좌의 게임 시즌 5 마지막화를 포함한 강력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시즌 5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반드시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스크롤을 내리셔서 받으신 충격과 멘붕과 분노는 제가 감히 책임질 수 없습니다.*

 

그럼, 초강력 스포 주의보를 붙였으니 맘 놓고 함께 외쳐보자.

 

존눈이가 죽었다!!!!!!!!!

 

‘For the watch’. 존 스노우(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의 한국식 애칭은 존눈이. 정감도 가고 매우 좋다.)가 죽을 때 그의 귀에 메아리 쳤을 그 한 문장이다. 마침 ‘왕좌의 게임 세계를 여행하는 입덕을 위한 안내서’ 7편을 지난 주에 마감하고 있었을 때 나 역시 존눈의 죽음을 목격해 버렸다. 그리고 이 때문에 받은 멘붕을 7편의 마무리에 ‘존 스노우에 대해 다루겠다’고 하고 잠시 묵혀뒀다. 역시 눈앞의 마감은 지키고 봐야 한다.

jon snow death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의 ‘워치를 위한’ 죽음을 목격한 지 1~2주일, 이제는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서 아주 조금은 이성적으로 존 스노우에 대해 돌아보고, 그의 부활이나 재등장 가능성에 대해 논해 볼 차례다. 오늘은 따라서 본격, 존눈이 스페셜 되시겠다.

존 스노우, 그는 누구인가

존 스노우(Jon Snow, Jon은 오타 아니다.)는 ‘알려지기로는’ 시즌 1에 목이 댕강 잘려나가버린 우리의 꽃중년 북부의 수호자이자 전직 핸드 에다드 스타크의 서자다. 엄마가 누구인지는 아직 원작에서도 밝혀진 바가 없다. 그의 혈통에 대해서는 매우 의견이 분분하며, 작가 역시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꺼리며 그의 혈통이 뭔가 거대한 떡밥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되지 않을 아주 미미한 미세먼지급의 떡밥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 심오한 출생의 비밀에 관한 이론을 자세히 탐구하려면 ‘입덕을 위한 안내서’ 1편, 서자월드를 추천한다.

하지만 링크로 퉁치고 넘어가기에 오늘 존눈의 등장 이유 중 하나가 출생의 비밀에 있기에, 다시 한 번 그 떡밥을 정리해 보자.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는 설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그의 엄마가 그냥 아무도 아닌 창녀 혹은 이름 없는 가문의 여식이며, 진짜 아버지 역시 에다드 스타크라는 설이다. 이 가설은 드라마 시즌1 에피소드 1에서 로버트 바라테온과 에다드 스타크와의 대화를 주요 근거로 든다. 두 명이 지난 타르게리엔과의 전쟁을 회상하면서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의 대화다.

바로 이 장면.

바로 이 장면.

“그, 네가 좋아하던 여자 말이지, 이름은 윌라였나?”

“더 이상 그녀에 대해 언급하지 마십시오.”

“정색은, 네드. 그 때 우리는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랐었다고.”

대략 이와 같은 대화다. 여기서 나온 윌라, 라는 이름은 성도 없고 (귀족이 아니면 성도 없는 왕좌의 게임 배경 상) 당연히 평민 혹은 서자 혹은 창녀였을 공산이 크다. 로버트찡의 기억이 맞다면 존 스노우는 빼박캔트 그냥 에다드의 서자다.

사실, 에다드의 서자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의 반열에 오를 만 하지만 말이다. 우리의 쌍알옹(조지 R.R. 마틴)은 <왕좌의 게임>의 원작 되시겠는 (그리고 6부가 5부 완성으로부터 4년째 나오지 않고 있어 팬들의 심장을 쥐어짜고 있는) <얼음과 불의 노래> 집필시 ‘스타크 아이들이 주인공’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실제로 ‘가문’의 비중으로 봤을 때, 드라마에서는 그 비주얼과 극적인 이야기 진행 상 라니스터 가문의 비중이 유독 두드러지고 시즌이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다른 가문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지만, 원작에서는 브랜, 아리아, 산사, 존 스노우 등 스타크 가문이 메인 챕터에 등장하는 횟수가 제일 잦다. 그러니까 당연히 우리의 존눈이는 원작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메인 오브 메인 캐릭터에 해당된다.

jon snow gif하지만 그의 비중을 더더욱 높이고 싶어하는 팬심과 쌍알옹의 꾸준한 진실 은폐는 또 하나의 이론을 낳는데, 그게 바로 R+L=J 설이다. 라예가르 타르게리엔 + 리안나 스타크 = 존 스노우 라는 이야기. 만약 이 설이 진짜인 경우, 존 스노우는 스타크와 타르게리엔 혈통을 아우르는 엄청난 혈통 뽐뿌를 받게 되며, 북부의 지배자 뿐만 아니라 드래곤 라이더로서도 호명될 가능성이 겁나 높아진다. 용은 세 마리인데 아직 용의 라이더가 세 명 다 공개되지 않은 탓이다. (심지어 원작 소설에서는 비교적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가 용을 타 보려다가 처참하게 용에게 타 죽기도 한다.)

일단 바람을 1도 모를 것 같은 에다드 스타크의 성격을 생각해 봤을 때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타르게리엔 혈통의 상징과도 같은 은발과 자줏빛 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이 가설에서 살짝 김을 빼 버렸다. 하지만 이것도 우기려면 우길 수 있다. 존 스노우는 타르게리엔이 아니라 스타크의 피를 잔뜩 물려 받아서 그런 것 뿐이다! 라고 말이다. 실제로 소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존 스노우는 꽤나 ‘아버지’로 알려진 에다드 스타크를 닮은 것으로 묘사된다. 굉장히 북부인적인 외모라고도 이야기되고 말이다. 그러니까 R+L=J설을 지지하고자 한다면, 그의 외모는 리안나 스타크의 특성이 진하게 발현된 것으로 퉁칠 수 있다는 이야기.

스타크 가문의 서자지만 누구보다 더 '스타크'스럽게 생겼다는 존눈.

스타크 가문의 서자지만 누구보다 더 ‘스타크’스럽게 생겼다는 존눈.

… 짧게 이야기해 보려고 했지만 본의 아니게 길게 그의 출생 떡밥을 설명해 버렸다. 여튼 이 외에 존 스노우 역을 맡은 배우 등에 대한 이야기는 ‘서자월드’ 편에 정리해 놓았다. 출생 떡밥을 굳이 다시 꺼낸 이유 중 하나는 존눈이 드라마에서 살아 돌아올 가능성 중 하나가 R+L=J 설에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여튼, 보시다시피 존눈의 출생 하나에도 이러쿵 저러쿵이 생성된 와중에 존눈이 칼에 찔려서 정신이 아득해 지면서 죽어가는 장면이 나왔으니, 그의 생사여부가 불확실한 채 시즌이 마감되어 버린 드라마를 보며 덕후들은 이를 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잠시 궁리해 본 뒤, 그의 생사여부에 관한 수많은 이론을 내놓기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덕후의 운명이다. 존눈의 생사여부에 관한 몇몇 이론들을 살펴보고, 신빙성에 별점을 매겨 보았다.


첫째. 존 스노우는 죽었다.

가장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이다. 다시 말하면 정상인, 다시 말하면 왕겜 비덕이라면 가장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이기도 하다. 아니, 일단 그렇게 푹푹 찔리고 눈밭에 버려졌는데 살 수 있을 리가 없다. 근거는 hbo의 홈페이지. 시즌 5 피날레의 시놉시스 묘사에 정확히, “Jon Snow collapses and dies.”라고 적혀 있다. 그러니까, 쓰러져서 죽는다는 이야기다.

jon snow hbo

별점: ★★★★

이성적으로 맞는 이야기지만 왕좌의 게임에 반전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게다가 존눈이 역할을 맡은 키트 해링턴이 시즌 7까지 HBO측과 이미 계약이 돼 있다는 카더라가 있다. 더불어, 만약 존눈이 드라마에서 죽는다고 해도 아직 책에서의 생사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므로 희망을 가지자. 드라마에서 못 보면 책이라도 파면 된다.

둘째.  존 스노우를 멜리산드레가 되살려 낼 것이다.

melisandre존눈이의 부활을 간절히 믿고 싶은 덕후들은 스타니스의 대참패에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바로 그 난리통에서 멜리산드레가 말을 타고 혼자 고고하게 캐슬블랙으로 귀환했다는 것. 이야기의 개연성을 헤치면서까지 멜리산드레는 살아남은 셈이 된다. 그녀가 왜 그렇게까지 해서 캐슬블랙에 도착해야만 하는 시놉시스가 짜였는지에 대해 의심을 해 보면, 어쩌면 그녀가 존눈을 부활시키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이론을 완성할 수 있다.

게다가 드라마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한번 ‘자자’고 유혹하는 게 다다. 내 멜리산드레가 그럴 리 없어), 원작 소설에서 멜리산드레는 끊임없이 불의 신 아조르 아하이의 환생이 누구인지에 대한 불분명한 계시들을 캐슬블랙에서 본다. 그리고 그 계시들이 때로는 존 스노우를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하다며, 의심에 빠져들게 된다. 확실히 스타니스는 죽었다. 그렇다면 남은 ‘아조르 아하이의 환생’감이라고는 존눈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저렇게 죽어도 몇 번이고 벌떡벌떡!

저렇게 죽어도 몇 번이고 벌떡벌떡!

시즌3에서 베릭 돈다리온이 미르의 소로스에 의해 계속해서 살아나는 장면을 기억한다면, 어렵지 않은 연상이다. 존눈이 멜리산드레에 의해 부활한다면 그는 그야말로 ‘아조르 아하이’의 환생 타이틀까지 획득하게 돼서 시즌 후반부에 막대한 비중을 가진 캐릭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별점:★★★★

멜리산드레가 혼자 굳이 살아 돌아 온 스토리의 부자연스러움을 완성해 주는 한 조각 퍼즐과 같은 이론이다. 하지만 역시 공식 시놉시스가 걸린다.

셋째. 존눈은 화이트워커가 될 것이다.

그의 손가락 끝에 덕후들은 열광했다(...)

그의 손가락 끝에 덕후들은 열광했다(…)

세상의 온 왕겜 덕후들을 전율에 떨게 했던 시즌 5의 8번째 에피소드 Hardhome에서 존 스노우는 화이트 워커 군단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는 멋지게 한 명의 화이트 워커를 썰어내는데, 마지막에 탈출하면서 화이트 워커의 군주(Night’s King이라고들 한다)와 아주, 아주 강렬한 아이컨택을 시전한다. 게다가 나이트워치가 그의 시체를 불태우는 컷은 드라마에서 등장하지 않았다. 왕겜 애청자라면 누구나 알듯이, 시체를 저 위쪽 지역에서 제 때 태우지 않는다는 것은 곧 파란 눈으로 변한 그 친구를 다시 만날 것임을 암시한다. 심지어 그 나이트 킹이 수천 년 전 스타크 가문 출신이라는 음모론에 가까운 설도 존눈이가 얼마든지 높은 서열을 먹는 화이트 워커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별점:★★★☆☆

Hardhome이 참으로 좋은 에피소드긴 했지만, 그 마지막에서 ‘아이컨택’을 이유로 그가 화이트워커가 되리라고 이야기하는 건 좀 비약이다. 아무리 봐도 나에게 그 장면은 끝판왕의 여유로운 도발로밖에 안 보인다. 하지만 워치가 시체를 태우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에 별점을 주어 보았다.

넷째. 존눈은 워그(Warg)라서 죽지 않고 고스트에게 기생할 예정이다.

워그, 다른 말로 스킨체인저. 쌍알옹은 스타크 가문의 모든 아이들이 ‘정도는 다르지만, 어느 정도는 모두 워그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가 있다. 만약 존눈이 스타크 혈통이 맞다면, 그 역시 워그일 가능성이 높다. 아주 강력하거나 그렇진 않겠지만. (강력한 워그는 브랜이 맡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니까 존 스노우의 원래 몸을 쳐도, 그는 살아남는다. 고스트에게로 가면 되니 말이다.

별점: ★★★☆☆

물론 소설에서 와이들링들과 함께 지낼 때 존 스노우의 워그 능력은 이미 들통이 났다. 그가 워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워그들은 그들의 ‘본체’가 죽을 때 ‘진정한 죽음’을 한 번 맞이하며, 이후 동물에게 기생해 살면 점점 사고가 단순해지고 동물의 의식과 결국 동화된다. 이 경우, 엄밀히 말해서 우리의 존눈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존눈의 찌꺼기가 잠시 살다 가는 정도다. 그러니까 부활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존눈이 잠깐 고스트에게 기생하고 있는 와중에 멜리산드레가 그를 부활시킨다는 음모론과 합쳐진다면… 효과는 상당했다!


삽질만 하던 존눈이지만

드라마의 팬들은 나오는 캐릭터들 중 그 누구보다도 존눈을 아끼고 애정했음이 틀림없다. 다른 캐릭터들이 허무하게 죽음을 맞았을 때도 ‘설마 죽었을 리 없어’로 펼치는 음모론의 수준은 그냥 그저 그랬는데, 역시 메인급의 인물인 데다가 소설에서도 생사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라 그 어느 때보다 토론의 불길은 거세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가 살고 말고는 전적으로 쌍알옹과 HBO 프로듀서들의 손끝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 덕후들은 시즌 6을 기다리며 또 다시 목을 매게 될 것을.  날 가져요 왕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