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썹!! 쁘로 앤 씨쓰!!

디스전에 대한 글이니 왠지 이렇게 인사해야할 것 같다.

프롤로그부터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좋아요도 꾸욱 꾸욱 눌러주신 덕분에 힘이 팡팡 난다.

‘누가 이렇게 내용도  딸리고 필력도 노잼인 글을 볼까’ 걱정하며 프롤로그를 썼다. 그런데 부족한 글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투척해주시니 정말 진지하게 몸둘 바를 모르겠다. 감사의 의미로 광화문 앞에서 프리스타일 랩이라도 하고 싶지만 지나가는 꼬마가 먹다 남은 스무디를 던지며 시끄럽다고 할까봐 무섭기도 하고, 광화문 앞에서 알짱대다가 까딱 잘못하면 끌려갈 수 있는 세상이라 흥분을 자제하고 연재에 집중하겠다.

첫 번째로 살펴볼 디스전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인 Skull VS Tablo의 디스전이다.

힙합을 이용해 힙합보다 유명해진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

힙합을 이용해 힙합보다 유명해진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

쇼미더머니 시즌3 2차경연.

바스코와 대결하는 무대에서 아이언은 ‘Let’s do it again’이라는 곡으로 스컬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스컬의 랩 가운데 대중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할 만한 가사가 있었다.

아이언 – Let’s do it again 듣기

다불러도 날 마글쑤 없써~

다불러도 날 마글쑤 없써~

타블로는 대한민국 MC 최상위권에 속하는 랩퍼이자, 뛰어난 작곡 및 프로듀싱 실력까지 갖춘 뮤지션이다. 그런데 왜 스컬은 최강남자, 호랑이 jk, MC 저격수 등의 다른 뮤지션이 아니라 하필이면 ‘타블로’가 날 막을 수 없다 했을까? 게다가 쇼미더머니 3의 바스코 VS 아이언 경연은 YDG팀 VS 브랜뉴 뮤직팀의 대결이었기 때문에 YG팀에 속해있던 타블로에겐 이 대결 구도에 낄 껀덕지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왜 스컬은 타블로의 이름을 거론했을까? MC중에 타블로가 제일 멋있어서? 하루가 귀여워서?

하루야 돌고래 사줄까?

하루야 돌고래 사줄까?

스컬과 타블로는 거의 10년 동안 디스전 중이기 때문이다.

디스의 시작은 TBNY 1집 ‘Masquerade’에 수록된 ‘차렷!’ 이라는 곡이다.

<차렷! – 최자벌스>

TBNY – 차렷! 듣기

어떤 놈은 시를 읇듯 랩을 재미없게 해

-> 시적, 선(禪)적인 MC스나이퍼의 음악 + MC스나이퍼 특유의 단조로운 플로우 디스

태극기를 휘날리며 민족혼을 자극해 근데

-> 2집 수록곡인 ‘한국인’ M/V에 배경에 태극기가 깔려있는 씬이 있음. 노래 자체도 애국심에 관한 노래.

그놈은 일본회사 음반수익의 일부는 일본에 가

-> 당시 MC스나이퍼는 일본에 본사를 둔 포니캐년 코리아 소속이었음. ‘MC 스나이퍼는 애국심을 이용해 돈을 버는데, 그 돈이 일본으로 빠져나간다’ 가 디스의 핵심.

무브먼트 크루 소속의 최자가 벌스를 통해 붓다베이비의 수장인 MC스나이퍼를 디스했지만, 디스전에 휘말리기 싫었던 MC스나이퍼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 때 스나이퍼를 대신해서 불판을 달군 사람이 있으니, 붓다베이비, MC스나이퍼와 절친했던 스토니스컹크의 스컬이다.


무브먼트 : Tiger JK를 중심으로 결성된 힙합크루. 2000년대 중반 붓다베이비와 쌍벽을 이루며 한국힙합을 이끌어 나갔으나 멤버간 불화설, 크루 내분설 등이 돌더니 2013년 이후로는 거의 활동을 중단한 상태. 레이블이 아니기 때문에 멤버들의 소속사는 가지각색이다. 리쌍,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YDG, 더블K, 도끼 등등이 속해 있다.  Tiger JK, 더블K, 타블로 등 해외파가 많아 서양 본토 힙합을 지향하는 경향이 강함.

붓다베이비 : MC 스나이퍼를 중심으로 결성된 힙합크루. ‘부처의 아이들’이라는 크루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불교적, 동양적 색채가 가미된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2000년대 중반 무브먼트와 더불어 한국 힙합의 양대 산맥으로 활동한다. 레이블 ‘스나이퍼 사운드’의 설립 기반이 된 크루이며 2015년 현재는 붓다베이비의 정체성은 거의 희석되었고 레이블 ‘스나이퍼 사운드’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한 상태이다.


하하 옆에 있는 저분이 바로 스컬형님이다.

하하 옆에 있는  레게머리 하신 저분이 바로 스컬형님이다. 

<버팔로 2006 – 스컬 벌스> (2006)

스토니 스컹크 – Buffalo 2006 듣기 

요즘은 돈 안 뺏기니

맞고 다니던 강남 꼬맹이

-> 최자가 강남출신.

형들 뒤에 꼭꼭 숨어서

너는 빽을 믿는가

-> 타이거JK, Sean2slow 같은 당시 무브먼트 소속 거물 랩퍼들을 의미.

나는 내 자신을 믿는다

무사는 수치를 참지 않는다

시를 쓰는 내 친구는

-> 가사에 함축적 비유를 자주쓰는 MC스나이퍼를 의미.

오늘도 이를 꽉 깨물고

일곱 번씩 일흔 번 참고

 

수치를 참지 않는 해골무사 aka 스컬은 MC스나이퍼를 대신하여 최자에게 멋진 한방을 먹인다. 버팔로 2006 이후 최자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디스전이 이렇게 흐지부지 끝나는가 싶었으나, 2년후 최자를 대신하여 타블로가 스컬을 디스하면서 불판은 다시 달아오르게 된다.

 

<Eight by Eight – 타블로 벌스> (2008)

에픽하이 – Eight by Eight 듣기

넌 겨울의 반팔티 아마 추워

-> Buffalo 2006의 훅인 ‘겨울에도 난 반팔로’를 패러디.

답답해 니 가사는 마약 중독자처럼 약해

-> 레게음악이 마리화나와 관련이 깊은 점 + 스토니스컹크의 대마초 흡연 루머(하지만 검사결과 스토니스컹크는 모두 음성반응이었다고 한다)

망해도 누굴 탓해 씹어봤자 넌 그저 껌 뿐이였어

니 정신상태는 포장마차 싸움꾼 병들었어

 

버팔로 2006에 필적하는 직구(돌직구란 말은 아직 안 쓴다. 좀 더 있다가 나올거니까)를 던진 타블로. 그러나 스컬은 2007년에 입대했기 때문에 곧바로 디스곡을 낼 수 없었다. 그러나 스컬이 제대한 2010년에 타진요 사건(아직도 생각하면 이가 갈리는 왓비컴즈 개ㅅ…)이 벌어지게 되고 스컬은 용감한 형제 1집에 수록된 ‘Music award’ 라는 곡에서 살며시 타블로를 디스한다.

 

<Music award – 스컬 벌스> (2010)

Skull & J’kyun – Music award 듣기

 

Back aff, Back aff, Real bad man

겨울에도 나 반팔로, We smoke da buffalo

-> 타블로의 반팔드립에 정면 대응

Korean reggae, dancehall checker ragga muffin buffalo

학력은 속여도 자신의 마음은 속일 수 없어

-> 타진요 사건을 건드리며 아픈 곳을 찌름

나는 trophy 하나 없어도 한 길로

그리고 2년 후, 스컬은 진짜 사고를 친다.

드디어 타진요 사건이 가라앉고 에픽하이 해체설이 떠돌던 2012년 초. 스컬은 기다렸다는 듯이 싱글앨범 ‘쓰레기’를 통해 ‘Music Award’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디스곡을 발표한 것이다. 곡 이름은 Buffalo 2012. 피쳐링은 스윙스.

쇼미더머니3 초창기에 스윙스는 프로듀서진 중에 타블로와 어색하다고 말했다. 어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스윙스가 Buffalo 2012에 피쳐링으로 참여했고, 2013년에 싱글 ‘불도저’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불도저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 얘기하도록 한다.

(하지만 스윙스와 타블로는 잦은 회식 덕분에 지금은 아주 친해졌다고 한다.)

앨범 이름이 쓰레기다. 앨범이 쓰레기라는게 아니다.

앨범 이름이 쓰레기다. 앨범이 쓰레기라는게 아니다.

<Buffalo 2012 – 스컬 벌스> (2012)

Buffalo 2012 듣기

you raas bumbaclaat

you raas bumbaclaat

아마추어 니 삶이 더 추워

-> 꾸준한 반팔드립

겨울에도 나 반팔로 we smoke da bu-ffelow

korean reggae 말리fam과 간자 여행 네팔로

군대 갈 때 니가 그랬지 스컬 새낀 끝났어

불법 면제 니가 알겠냐 군 생활은 플러스

-> 영주권덕에 군면제 받은 타블로 디스

너는 또다시 틀렸어 미국이 또 날 불렀어

-> 스컬은 입대 전 미국 빌보드 R&B, Soul 차트에서 3위를 한 전적이 있다.(놀라운 건 이때 소속사였던 YG에서 별 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더걸스가 JYP의 골수를 다 빼먹으며 빌보드 차트에 오른 것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볼 수 있음) 또한 지금도 미국시장을 계속 공략하는 중이며 레게세계와 미국 음악계에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밥 말리의 아들인 로한 말리가 스컬 앨범에 피쳐링해줬고, 머라이어 캐리와 매니저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사이일 정도로 미국 뮤지션들과 친분이 깊다.(어찌보면 타블로보다 잘나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ㄷㄷ)

너의 애인은 무한도전 보고 ‘스컬 나왔어 클났어’

-> 무한도전에 자주 출연하는 것을 과시하고, 타블로 개인에 대한 디스를 넘어 강혜정까지 언급한다.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온 조선생 침술원 둘째 아들

air bag을 준비해라 내 주위 온통 거친 애들

-> ‘열꽃’에 수록된 노래인 ‘밑바닥에서’와 ‘air bag’을 언급

Rockefeller도 가지고 있는 씨디 한국레게다

-> 제이지가 대표를 맡고 있는 레이블 ‘Roc-a-fella’를 의미하는 듯. ‘한국레게’ 는 스컬이 2011년에 내놓은 EP앨범.

내 욕쓰는 거 지겹지 않냐 인터넷 담벼락에다

지 부모도 몰라보는 너는 진짜 쓰레기다

이게 내 음악이다 (니가 원하는 마약이다)

그 새끼들은 나 망하는 거 보고싶어 하지만

참고참고 모른척 해 주는 것도 이제 마지막

지난 4년간 단 하루도 잊지않고 이를 꽉 깨물고 버텼어 나는

-> 진심 4년동안 참았다가 터뜨린 것 같은 디스곡.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어 쪽팔려서 RAHHHHH~

 

아까 돌직구란 단어 안 쓴다고 한게 이 곡 때문이다.

Buffalo 2012는 기존에 발표한 디스곡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타블로를 디스한다. 곡을 만든 의도 자체가 타블로를 까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때 타블로와 스컬의 전면 디스전을 보게 될지 기대했다. 그리고 타블로는 스컬만큼 공격적이진 않지만 스케일 한번 대단한 디스를 보여준다.

뽀로로가 니 친구다~

뽀로로가 니 친구다~ 힙덕들을 지리게 했던 SBS 가요대전 2012 ‘The cypher’

Simon D,  Epik high, Dynamic Duo – The Cypher 듣기

 

SBS 가요대전 2012에 방송된 The cypher. Simon D와 다이나믹듀오가 참여하고 방송을 통해 전 국민이 다 듣고 보는 스케일 큰 노래. 타블로는 이 파급력 큰 노래의 자기 벌스를 스컬에 대한 디스에 할애한다. 어떻게 아느냐고? ‘뽀로로가 니 친구다’ 가 있으니까.

러닝맨, 무한도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하의 별명은 ‘뽀로로’에서 따온 ‘하로로’ 였다. 그리고 스컬은 2011년에 하하와 함께 무한도전 ‘나름 가수다’에 참여했고, 2012년 여름에는 함께 ‘부산바캉스’ 라는 노래를 내는 등 하하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왔다. 즉, “뽀로로가 니 친구다”라는 가사 자체가 ‘스컬찡 이건 너를 엿먹이기 위한 최고급 벌스야 낄낄’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The cypher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노래이기 때문에 타블로 벌스가 스컬을 겨냥했다는 것이 비약이라는 의견도 있다. 진실은 타블로만 알겠지… 하지만 나는 타블로가 로보카 폴리나 코코몽같은 대체 가능한 단어가 있는 데도 ‘뽀로로’라는 스컬과 관련된 단어를 썼다는 것 자체가 디스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윙스와 타블로의 사이를 어색하게 만드는데 기여한 아주 유명한 곡이 발표된다.

아 잠깐,, 이게 아니고ㅠ

아 잠깐,, 이게 아니고ㅠ

그래 이거. 전라도 익산 한식 밥집보다 찰짐

그래 이거. 전라도 익산 한식 밥집보다 찰짐

<스윙스 – Bulldozer >

스윙스 – Bulldozer 듣기

그것은 마치 3대의 차가

나란히 달려가서 끝까지 밟아 졸라

세게 박아서 이빨 서른 네 개 나가

-> 2013년 당시 타블로가 34살 이었음을 비유하는 듯.

하하 비웃어봐 난 더 웃기려고

-> 하하를 직접 거론하며 ‘뽀로로가 니 친구다’를 정면으로 맞받아침

스컬형이랑

만나 파마하고 나시 입고

완전 신나게 reggae한다

-> 직접적으로 스컬과의 친분을 언급함

레게 야만

구라가 악취면 넌 냄새 강함

->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구라’가 학력위조 의혹을 의미하는 듯.

 

스윙스는 쇼미더머니3 제작발표회에서 불도저가 타블로를 디스한 노래가 아니라 그저 말장난을 가사에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가사는 제쳐두더라도 스컬과의 친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있는 점을 보면 해명은 결국 이빨이고 결국에는 타블로를 의식하고 만든 노래가 아닐까? 하는 의혹이 든다.

타블로와 스컬의 디스전은 2006년 부터 계속 되어왔고 쇼미더머니3 에서 스컬이 가사에 타블로를 언급한 것 처럼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불도저 이후로 디스곡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아직도 둘 사이의 냉전은 계속되고 있고, 힙덕들은 누군가가 불판을 올리기를 오늘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다음 연재에는 우리들의 기억에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있을 ‘컨트롤 대란’에 대해 이야기하며 ‘디스’의 배경과 개념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