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의 변

새로 내정된 국무총리 후보자인 황모장관님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이 책 은 그 분이 면제 받으신 군대에 대한 자잘한 에피소드가 많아 간접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기에 좋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법조인의 위치에서 검찰총장을 사찰하라 지시하고, 정당 해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신 그 분의 경직된 감성을 부드럽게 만들어 줄만한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몇 페이지에 불과한 이야기도 많기에 바쁘신 와중에 쪼개 읽기에도 아주 좋은 책입니다.

교안아... 너만은 형 힘들게 하지 마라...

교안아… 너만은 형 힘들게 하지 마라…

성석제는 재미있는 작가입니다. 음식에 대한 소개도 훌륭합니다. 최근에 낸 ‘투명인간’에서는 세밀하고 서글프게 현대사를 묘사하기도 합니다. 성석제 작가의 책을 접하고 재미를 느낀다면 그가 수많은 작품을 쓴 작가라는 것에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적이다’는 짧은 이야기 48편이 수록된 소설집입니다. 소소하고 따뜻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의 작가의 말을 읽고 있을 것입니다.

‘욕을 덜 먹어서 저런데 찾아간다’고 생각하며 공감한 첫 문장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밥뿐만 아니라 욕까지 자청해서 얻어먹고 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욕쟁이 할머니가 주인인 식당에 아무리 천하의 진미가 있다 해도 간 적이 없었다. / ‘욕쟁이 할머니’ 중에서

달콤한 문장

– 털게는 미식가로 존경해 마지않는 시인 백석의 산문에서 맛있다는 걸 알게 되고는 꼭 한번 먹어보리라 작정했더랬다. …… 의외로 껍질이 얇았다. 살이 야무지게 꽉 차 있었다. 제철이어서가 아니라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것 같았다. 살은 쫄깃하고 단단해서 오래 씹혔다. …… 특히 몸통 부위의 노란 알과 내장의 향긋함은 천하제일의 일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였다. / ‘게를 먹는 게 맞는 게 아닌게요?’ 중에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이사이 나옵니다. 위의 대목이 나오는 단편에서는 털게 뿐만 아니라 박달게, 소프트셸크랩, 방게, 꽃게, 대게, 킹크랩의 맛을 평합니다. 읽다 보면 배고파지고 맛을 상상하게 됩니다.

야밤에 읽게되면 당신은 어느덧 치킨을 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야밤에 읽게되면 당신은 어느덧 치킨을 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통스러운 문장

– “뭔가 잘못된 것 같군요. 그렇다면 상급기관에 심판을 청구하시지요.” “뭐? 지금 나보고 재판을 하라는 거요, 과태료 몇 만원 때문에?” “예 맞습니다. 억울한 건 바로 잡아야지요. 그게 우리 민주사회의 기본 아니겠습니까?” / ‘위대한 법치국가’ 중에서

주차 위반 때문에 과태료를 물게 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함정단속을 하던 경찰관과 싸우느라 그렇게 된 것입니다.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을 바로 잡는 것이 법과 제도 밖에 없다는 현실을 마주 보게 됩니다. 현실을 맞닥뜨리게 되면 체념이 쉬워집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법과 제도를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에 대한 궁리를 체념해버리고 싶은 요즘입니다.

정리하는 문장

‘인간적’에 대한 250페이지 분량의 정의

보태는 문장

성석제 작가의 다른 소설 중 앞서 언급한 ‘투명인간’을 추천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인간의 위치는 어떠한지, 그 배경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