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도권 전철 노선은 몇 개일까?

“음, 어디 보자. 서울에는 1~9호선이 있고, 중앙선이랑 공항철도도 들어본 것 같고, 인천이랑 분당에도 전철 있지 않나…? 경춘선도 들어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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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그것도 몰라?

다짜고짜 질문부터 던져서 죄송하다. 정답은 18개다. 작년 말, 경의선과 중앙선 복선전철이 용산역에서 한 개의 노선으로 합쳐지며 정리된 18개 노선은 서로 총 77군데에서 교차1)77곳의 환승역은 한 노선의 분기역은 제외한 역이다. 가좌(경의중앙선), 강동(5호선), 구로, 금천구청, 병점(1호선), 성수(2호선)을 넣으면 수도권 전철 환승역은 총 83개가 된다.하며 교통 수단으로서의 전철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시작은 한 노선뿐이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수도권, 특히 서울은 노선이 하나씩 개통되며 점차 전철 노선이 전철’망’으로 엮였고,  각기 다른 전철 노선을 ‘망(罔)’으로 엮어 주는 교차점을 우리는 환승역이라 부른다.

헬게이트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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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오늘 아침은 좀 한가한데?

보통 환승역이라 하면 바로 ‘헬게이트'2)환승역 하면 신도림, 신도림 하면 헬게이트… 오죽했으면 자우림 노래에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이라는 가사가 있을까. 승하차인구에 환승인구 합치면 하루 약 40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라는 말이 뒤따라 나온다. 특히 출퇴근시간 신도림, 대림, 잠실, 왕십리 등의 전철역에서는 인파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발을 땅에 대지 않고도 환승이 가능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일 아름다운 민족대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헬게이트를 더욱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환승거리다. 전철은 3D라 노선이 교차하게 되면 높이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고, 여기다가 여러 여건 때문에 플랫폼이 붙어있지 않거나 환승통로를 직선으로 놓지 못하게 되는 경우 환승거리는 더욱 더 길어진다.

이 글을 읽으면서, 대부분은 머릿속으로 본인이 겪어 본, 혹은 매일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환승구간 한두 군데 정도를 떠올렸을 것이다. 왔다갔다,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어느새 종아리가 뜨겁게 불타오르는 바로 그 구간들! 이러한 환승구간을 보통 창… 아니 그 분의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니 장렬환승이라 칭해 보자. 장렬한 환승구간들은 대개 엄청난 혼잡도의 노선과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다. 이 구간을 매일 지나는 분은 밤마다 부어오른 종아리를 부여잡고 끙끙대며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릴 것이다.

장렬환승과는 반대로, 최적의 동선과 최소한의 이동시간으로 피곤한 뚜벅이들에게 한 줄기 은총을 내려주는 환승구간도 있다. 이런 역은 혜자환승이라 칭하겠다.3)철도동호회에서는 ‘막장환승’, ‘개념환승’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제가 한 번 직접 환승해보겠습니다

제가 한 번 직접 환승해보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도권 전철 장렬환승과 혜자환승 순위를 정해 봤다. 순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구간은 직접 방문해 보고 실제 얼마나 걸리는지 영상을 찍었다. 공정성을 위해 모든 역에서 똑같이 환승통로 바로 앞에 있는 칸에서부터 시간을 쟀다.

장렬환승 5위: 신당

신당역은 먼저 생긴 2호선과 나중에 추가된 6호선을 긴 환승통로로 연결했다. 때문에 2호선과 6호선의 거리만큼 긴 환승통로(와 많은 계단)를 거쳐야 환승에 성공할 수 있다. 다행히 통로가 일직선으로 길어서 무빙워크를 설치할 수 있었지만, 무빙워크가 작동하지 않는 날이면 바지를 뚫고 나오는 종아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신당역

장렬환승 4위: 고속터미널

우리나라에는(정확히 말하자면 서울에는) 세 개 이상의 전철 노선이 교차하는 역이 몇 군데 있다.4)3개 노선의 환승역은 고속터미널, 김포공항,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디지털미디어시티, 상봉, 종로3가, 홍대입구역 등 일곱 곳, 4개 노선의 환승역은 공덕, 서울, 왕십리역 등 네 곳이다. 간단히 생각했을 때 역이 두 개면 열 십자(十)로 겹치면 된다. 하지만 노선이 세 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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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크고 아름다워라! 이 곳에서 우주미아가 되었다는 사람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생기기 마련이다. 종로3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고속터미널 등 대부분의 세 노선 환승 역이 장인 공자(工) 모양의 형태를 띠고 있다(공덕역~디엠시 구간은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가 하나의 터널을 아래위로 나눠쓰고 있기 때문에 제외). 이 경우 중간에 끼인 노선에서 양 끝의 노선으로 환승하러 가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양 끝의 노선에서 반대쪽 끝의 노선으로 가는 것은 중간의 노선 위를 가로질러 가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장렬환승이 된다. 따라서 종로3가(1호선<->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2호선<->5호선), 고속터미널(7호선<->9호선)에서는 발목이 약한 분은 섣불리 환승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속터미널 역이 제일 오르락내리락이 심하기 때문에 세 역 중 대표로 순위에 넣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 가운데 3호선 플랫폼 위를 지나는 긴 구간을 전부 무빙워크로 지날 수 있어 4위로 선정했다.

장렬환승 3위: 동작

9호선을 타고 가다 보면 4호선 환승역 동작(현충원)역을 볼 수 있다. 9호선이 개통하기 전에는 사당, 이수라는 굵직한 환승역들과 붙어 있어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역이지만 9호선 개통과 동시에 엄청난 환승인구와 장렬환승을 자랑하게 됐다.

dongzak그건 4호선 동작역 아래로 흐르는 반포천 때문이다. 이 때문에 4호선 동작역 플랫폼은 약 지상 4~5층 높이에 떠 있는 반면, 9호선은 반포천 밑을 지나고 있어 반포천 바로 아래에 플랫폼을 건설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엄청난 직선거리와 높이 차이를 자랑하는 환승거리가 생겨났다. (건설하는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일부러 멀리 떨어뜨린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고속터미널보다 환승 시간은 적게 걸렸지만 보다 높은 순위인 3위에 넣었다. 무빙워크랑 에스컬레이터 둘 중 하나라도 고장난다고 가정하면… 벌써부터 발목이 시큰거린다.

장렬환승 공동 2위: 공덕, 홍대입구

“족발골목에 가려고 공철 공덕역에 내렸는데, 안드로메다를 지나온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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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역을 방문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여기가 어디여’이다. 애초에 네 개의 노선이 만나는 역인데다가 공항철도와 경의중앙선에서 5호선을 갈아타려면 6호선 플랫폼을 거쳐 가야 해서 혼란은 더더욱 커진다. 요금 추가를 신경쓰지 않는다면 9번출구로 나와서 조금 걸으면 나오는 8번 출구로 들어가서 환승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공덕역에서 승차를 하는 경우, 본인이 이용하는 호선이 몇 번 출구에 붙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해당하는 출구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5호선을 타려고 10번 출구를 이용하는 경우 1분 뒤 우주미아가 되어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현재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중인 신안산선5)철도 완공 목표년도를 믿는 순진한 어린양은 없으리라 믿는다.이 공덕역을 지나 만리재로를 따라 서울역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최초로 5개 노선이 만나는 역. 철덕의 입장에서는 기대가 되지만 환승인구, 승하차인구, 환승거리 등 여러 면에서 장렬해질 가능성이 높다. 뭐, 먼 훗날의 일이니 벌써부터 겁내진 말도록 하자(그리고 이미 충분히 장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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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거리로 계산했을 때 330m라는 엄청난 환승 거리를 자랑하는 홍대입구역도 만만치 않다. 기존 2호선 홍대입구역은 동교동삼거리에서 양화로를 따라 밑으로 내려가고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은 기존 용산선 선로를 따라 골목 쪽에 위치하고 있어 역 기역(ㄱ)자의 형태로 장렬환승이 만들어진다. 세 플랫폼 다 지하에 있어 앞에 언급한 동작역만큼 고도차가 크진 않지만, 환승거리 자체에서 압박이 느껴지기 때문에 공덕역과 더불어 2위로 선정했다.

게다가 홍대입구역은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가 한 개의 대합실을 놓고 상하좌우로 살짝 어긋나게 배치돼 있어 처음 가 본 사람은 안내판을 보고 길을 찾아도 길을 잃기 십상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출구와 환승통로 등이 뒤섞여 있어 더더욱 길을 복잡하게 만든다.

왠지 공항철도가 아까부터 자주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제대로 본 것이다. 강북 구간에서는 공항철도가 경의중앙선과 평행하게 밑에서 달리고 있어 심도가 매우 깊다. 게다가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예전 용산선 부지6)용산선은 용산역에서 출발해서 가좌역까지 가는 7km정도의 노선이다. 애초에 일제시대에 경의선 본선으로 사용되었지만, 서울역에서 신촌역을 거쳐 가좌로 이어지는 노선이 생기며 점차 그 역할을 잃었다. 최근 개통한 경의중앙선의 본선은 이 용산선이 있던 부지의 지하를 그대로 따라간다를 따라가며 역을 만들었기 때문에, 개발이 된 큰길가에 위치한 역들과 환승하려면 필연적으로 환승통로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영상 끝즈음에 나오는 필자의  ‘아 끝났다’ 미소를 보면 얼마나 환승통로가 긴지 짐작할 수 있다.

장렬환승 1위: 노원

철덕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장렬환승의 대표주자는 바로 노원역이다. 사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4호선 플랫폼이 위치하고 있는데 후에 멀리 떨어진 사거리에, 그것도 사거리에서 더 밑으로 내려간 곳에 7호선 플랫폼이 들어오며 형성된 길고 아름다운 환승통로가 첫 번째 이유다. 상행 기준으로 플랫폼 맨 뒤쪽 끝에 환승통로가 붙어 있어 1-1번칸에서 내린 사람이 환승을 시도한다면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 건너도 목적지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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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이 ㄱ자로 꺾여 있는 것이 아니다. 꺾인 부분은 전부 환승통로!

두 번째 이유는 동작역과 비슷한 플랫폼간 높이 차이다. 4호선은 지상 3층에, 7호선은 지하 3층에 위치해 높이차가 상당하다. 다행히도 높이차는 에스컬레이터가 해결해 주는데, 올라가는 쪽과 내려가는 쪽이 x자로 교차하고 있어 환승통로는 어쩔 수 없이 이전의 좌측통행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노원역 환승통로를 가 보면 큼지막한 손글씨로 좌측통행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곳곳에 붙어 있다. 그만큼 제대로 통행방향이 지켜지지 않을 시에 혼잡도와 좁고 긴 환승통로의 합작으로 헬게이트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통로가 직선이 아니고, 직각으로 꺾여 있거나 뒤를 돌아 가야 하는 구간이 몇 군데 있어 혼란함을 더한다.

결정적으로 노원역은 앞의 역들과는 다르게 무빙워크가 없다. 따라서 직선거리 자체는 앞에 언급한 일부 역보다 짧지만, 무빙워크가 없어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환승통로를 따라 계~속 걸어야 한다. 공항철도의 개통으로 장렬환승 최고봉의 지위를 내려놓을 뻔 했으나, 위에 언급한 이유들로 다행히(?) 노원역은 장렬환승의 최고봉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장렬환승 0위: 서울역

얼마 전, 공항철도 서울역과 1,4호선 서울역의 플랫폼을 잇는 환승통로가 열렸다. 그리고 이 환승통로는 개통과 동시에 서울, 아니 전국의 모든 전철 환승통로를 씹어먹으며 0위에 등극했다. SEOUL

공항철도와 경의선이 차례로 서울역 서부에 들어오면서 서울역은 네 개의 전철 노선이 지나는 역이 되었다. 하지만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 우리나라 철도역의 심장 격이라 할 수 있는 서울역을 사이에 두고 1호선과 4호선,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가 동서로 떨어져 있다. 그래서 환승 통로가 열리기 전엔 1,4호선에서 나머지 호선으로 환승하려면 일단 카드를 찍고 밖으로 나와 서울역을 관통해 역 서쪽으로 나간 뒤 다시 해당하는 노선의 역으로 들어가야 했다(버스-지하철처럼 환승이 되는 ‘소프트 환승’을 도입했었지만, 교통카드가 없는 승객은 새로이 요금을 지불하고 타야 했다).

공항철도와 1,4호선을 잇는 환승통로가 개통하며 이전과 같은 수고는 덜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크고 아름다운 서울역의 너비 이상을 횡단하는 거리, 지하 2층~지하7층의 낙차 등 여러 면에서 범접할 수 없는 환승을 자랑하는 역이 되었다. 참고로 영상은 그나마 거리가 짧은 4호선-공항철도 환승을 한 영상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영상은 ‘최단 이동거리’를 조사해 그대로 움직이고, 구간 내 모든 무빙워크와 에스컬레이터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기타 장렬환승 : 대림, 삼각지, 상봉, 신길, 충정로

이 네 역도 위에 언급한 역들과 비교해서 꿀리지 않는 환승구간을 자랑한다. 대림역은 엄청난 고도차가, 삼각지역과 충정로역은 끊이지 않는 경사로가, 상봉역은 크고 굵고 긴 환승통로가 환승객을 맞이한다. 신길역의 경우 환승통로가 길 뿐더러 가운데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어 목구멍을 지나가는 듯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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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장렬환승은 처음이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아쉽게도 다른 루트가 없거나, 다른 루트를 통해 가려면 많이 돌아가게 되어 오늘도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위의 환승구간을 택한다.

신도림역이 왜 빠져있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신도림역의 환승이 막장인 이유는 환승거리가 아닌 엄청난 이용객 수다. 사실 1호선과 2호선 플랫폼 자체는 상당히 가까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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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7곳의 환승역은 한 노선의 분기역은 제외한 역이다. 가좌(경의중앙선), 강동(5호선), 구로, 금천구청, 병점(1호선), 성수(2호선)을 넣으면 수도권 전철 환승역은 총 83개가 된다.
2. 환승역 하면 신도림, 신도림 하면 헬게이트… 오죽했으면 자우림 노래에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이라는 가사가 있을까. 승하차인구에 환승인구 합치면 하루 약 40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
3. 철도동호회에서는 ‘막장환승’, ‘개념환승’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4. 3개 노선의 환승역은 고속터미널, 김포공항,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디지털미디어시티, 상봉, 종로3가, 홍대입구역 등 일곱 곳, 4개 노선의 환승역은 공덕, 서울, 왕십리역 등 네 곳이다.
5. 철도 완공 목표년도를 믿는 순진한 어린양은 없으리라 믿는다.
6. 용산선은 용산역에서 출발해서 가좌역까지 가는 7km정도의 노선이다. 애초에 일제시대에 경의선 본선으로 사용되었지만, 서울역에서 신촌역을 거쳐 가좌로 이어지는 노선이 생기며 점차 그 역할을 잃었다. 최근 개통한 경의중앙선의 본선은 이 용산선이 있던 부지의 지하를 그대로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