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 4화까지의 약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방영된 에피소드에서는 드디어 아리아가 흑과 백의 사원에 입성했다. 원래 거기서 아리아를 맞는 건 자켄 하이가르가 아니지만, 자켄 하이가르와 아리아의 케미 폭발 때문인지 자켄 하이가르가 반갑게 시즌 5에 다시 등장하게 됐다. 묘하게 잘생긴 미남 >_<

arya bw아리아의 흑과 백 사원 입성을 기념해 브라보스의 주요 세력 집단인 얼굴 없는 자들과 강철 은행을 간략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특히 시즌 5 이후, 후반부에 갈 수록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힙한 단체들이니 시즌 5를 감상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얼굴 없는 자들(Faceless Men)

왕좌의 게임 시즌 4 캐치프레이즈는 ‘All men must die’였다. 그러니까 이놈도 저놈도 다 죽이는 피칠갑 시즌이 된 건 당연했지만, 사실 이 캐치프레이즈는 오히려 얼굴 없는 자들(Faceless Men)의 핵심 사상에 가깝다. 뭐랄까,  must까지는 아니고 모든 사람은 결국 죽기 마련이라는 느낌이다.

이들은 고도로 훈련된 암살자 집단이다. 브라보스에 있는 흑과 백의 사원이 근거지다. 암살에 엄청난 값을 매기지만(사스가 브라보스!), 성공률이 압도적으로 높아 누군가를 반드시 죽이고 싶다면 이들을 고용해야 한다. 성공률이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흑과 백의 사원은 다면신을 섬기는데, 다면신이라는 게 결국 죽음의 신이다. 죽음의 신은 때로는 이 얼굴, 저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는 것. 여기서 착안해 ‘죽음의 신의 사도’쯤 되는 얼굴 없는 자들은 진짜로 얼굴을 수시로 바꿀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자켄 하이가르가 하렌할을 탈출하고 아리아와 작별할 때 이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니까 적당히 아무도 아닌 척 얼굴을 바꾸고 타겟에 접근하고, 다시 아무도 아닌 척 얼굴을 바꿔서 유유자적 빠져나갈 수 있는 어마무시한 스킬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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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능력이 그냥 얼굴 없는 자들이 된다고 생기는 건 아니다. 그들의 잔혹한 훈련 방식은 아리아의 시선으로 드라마에서 줄줄이 읊어질 예정이다. 핵심은 ‘얼굴 없는 자’가 되려면 그 자신은 ‘아무도 아닌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가장 최근 에피소드에서 아리아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다. 하지만 니들을 버리지 못하는 설정은 책에선 없던 건데, 흥미롭다.

(니들을 버리지 못하는 컷은 드라마에서 존 스노우의 비중이 책보다 커질 것임을 암시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저 멀리 월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존 스노우의 존재감을 새삼 이 장면에서 드러냈기 때문이다. 또, 아리아와 존 스노우 혹은 산사와 존 스노우가 만날 가능성도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나날이 커지고 있기도 하고.)

jagan 2또, 그들이 바꾸는 얼굴 가죽은 실제로 죽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도려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작업을 하는 얼굴 가죽 공장(…)이 흑과 백의 사원의 실체 되시겠다. 죽음의 사원을 찾아와 사도들이 제공하는 물(이를테면 사극 기믹이라면 사약에 해당하는 그런)을 마시고 털썩털썩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닦고, 여기서 필요한 부분은 잘 오려 내는(…) 그런 구조다. 물론 이렇게 시체를 처리하는 공정은 사원에서 아직 기술을 배우는 수도자들이 담당하고 있고, 그래서 아리아도 이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줄요약: 얼굴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암살자 집단. 얼굴의 출처는 묻지 마세효

브라보스의 강철 은행(Iron Bank of Braavos)

(조지 마틴이 직접 강철 은행에 대해 설명한 영상)

강철 은행의 존재감은 시즌 1부터 강력했다. 전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웨스테로스의 철왕좌를 차지한 왕가들이 돈이 부족하면 (그리고 맨날 부족하다. 흥청망청잼) 강철 은행에서 막대한 돈을 대출한다. 그만큼 자금력이 짱짱하다. 그들의 악명은 전 대륙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정도인데, 돈을 빌려준 만큼 칼같이 받아 내기로 유명해서다. 빌려준 돈과 이자를 되받기 위해서라면 용병단을 고용하든, 추심단을 보내서든, 무슨 방법을 동원하는 건 일상다반사. 여기에 개기다간 영주든 나라든 도시든 참혹하게 썰린다.

드라마에서는 시즌 4 말미에 스타니스가 직접 강철 은행을 찾아간 일 때문에 처음 전면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 멀리까지 직접 온 스타니스를 단칼에 잘라 낸다. ‘상환 능력이 없어 뵌다’고. 그러니까 브라보스의 강철 은행에게 웨스테로스의 철왕좌란 적당한 상환 능력을 보장하는 아이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철왕좌를 차지하지 못하고 웅크린 스타니스는 대출에 실패했고 말이다.

강철은행의 모습.

강철은행의 모습.

하지만 리틀핑거가 재무장관으로 있던 시절부터, 그 후 지금까지 웨스테로스 왕가들은 강철 은행에 어마무시한 돈을 빌려 왔다. 그리고 그 동안 강철은행은 당연히 웨스테로스 왕가 뒤에 버티고 있는 라니스터를 믿고 돈을 빌려줬는데, 사실 라니스터의 황금은 바닥나기 일보직전이다. 그리고 쌓여 있는 어마무시한 부채를 감당할 능력이 웨스테로스 왕가엔 없다. 사실상 파산 상태다.

이 불순함을 감지했는지, 시즌 5 에피소드 4에 드디어 강철 은행이 독촉장을 왕가에 보내기 시작한다. 세르세이는 ‘감히 이것들이 왕가에게…!’라면서 이를 갈았지만, 강철 은행에게 왕가의 권위나 존속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바라테온(이지만 속은 라니스터인) 왕가에 지금까지 돈을 빌려준 건 그냥 훌륭한 ‘고객’이 될 잠재 수요를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객님이 점점 진상 고객이 되 가는 것 같으니 이제 추심을 시작한 거다. 시즌 5 이후 바라테온 왕가의 존속이 강철 은행의 결정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꽤 크다.

한줄요약: 피도 눈물도 없는 찰거머리 자금력 짱짱한 탑클래스 은행

브라보스, 매력이 철철 넘치는 도시

The-Titan-of-Braavos왕좌의 게임에 설정된 여러 도시들 중 나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브라보스에 살았을 테다. 해상도시라는 설정에 걸맞게 자유로운 분위기와 무역으로 끊임없이 흘러 들어오는 돈, 씨로드(Sea Lords) 에 의한 통치, 그리고 각종 문화와 종교가 뒤섞여 있는 도시의 매력적이고 거침없는 분위기는 매력학과 수석졸업급이다. 이 곳의 여러 설정들이 중세-르네상스 시기의 베네치아를 닮은 느낌이 물씬 풍기기도 한다. 강철 은행가들의 복식이 특히 그렇다. 베네치아를 묘하게 닮았지만, 그것보다 더욱 거칠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브라보스엔 살아 숨쉬고 있다. 그리고 얼굴 없는 자들과 강철 은행의 전면 등장으로 브라보스의 지분은 앞으로 드라마에서 쭉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