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이야기 – 이승우의 ‘신중한 사람’

선정의 변

– 세월호 1주기 이후에 광화문 광장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유족들을 차벽으로 가두어 놓고,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뿌리고, 결국 유족들을 연행 했습니다. 지난주 소설의 탄광 주인공은 촛불을 보며 반성이라도 했다는데, 지금 그 이분은 페루에 있습니다. 회고록이 아니라 해외여행 가이드북을 출간하내실 모양입니다. 이런 작태를 보면서 생각난 소설이 바로 이승우의 ‘신중한 사람’입니다.

– 이승우 작가는 ‘식물들의 사생활’, ‘생의 이면’, ‘지상의 노래’등을 써냈습니다. 지적이고, 관념적인 소설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소설의 재미와 담긴 것에 비해 덜 읽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신중한 사람’은 ‘신중한 사람’이라는 단편집의 표제작입니다. 신중한 사람인 Y가 집을 빼앗기고 그 집 다락방에 살면서 적응하는 이야기입니다.

임기 중에 외국생활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지는 첫 문장

– 3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Y에게는 갈 곳이 없었다.

씁쓸한 문장

– 자기 집을 놔두고 자기 집이 없는 사람처럼 다른 데서 사는 것은 더욱 사리에 맞지 않은 일이며 감정적으로도 내키지 않은 일이라고 애써 타이르며 자신을 다스렸다. 그는 신중한 태도라고 자위했지만, 신중함 때문에 비겁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애써 인식하지 않았다.

/ 올해 1주기가 다가오면서 한국 사회의 밑바닥이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례식장에 와서 빈소 앞에서 돈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돈 이야기를 하며 유족들을 모욕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족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 의사는 Y가 오랫동안 어지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지냈다는 사실을 의아하고 신기해했다. 이 정도면, 보통 사람들 같으면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요, 하면서는 특이한 변종 대하듯 바라봤다. …… 환자분이 병에 적응한 거예요. 검사할 때 반응이 잘 안 나타났던 게 그 때문이죠. 무슨 작용인지 모르겠지만, 꽤 심각한 수준인데, 내 소견으로는 아주 오래되었어요.

/ 정말 아픈지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해봤습니다. 그들을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끝까지 보살피며 도와주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도와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리하는 문장

–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보태는 문장

– 이승우 작가의 ‘식물들의 사생활’을 추천 드립니다. 이승우 작가의 소설 중에서 가족과 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