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ofGoT

언제나 덕후들은 제작자들에게 밀당을 당하는 법이다. 때로는 그 도가 지나치면 휴덕하기도 하고(탈덕은 없다!), 때로는 짜증도 내지만 여튼 밀당은 당한다. 하지만 제작자와 팬들, 쌍방이 ‘썸’타는 것 같은 즐거운 밀당도 있다. 제작자들이 기꺼이 팬들을 위해 업데이트 소식을 공유하고, 기대감을 증폭시킬 만한 에피타이저를 조금씩 조금씩 풀 때가 그렇다. 팬들은 말려드는 건 줄 뻔히 알면서도 제작진의 떡밥을 받아먹는다. 그래도 행복하니까.

일찍이 시즌 프리미어 날짜를 확보하고 떡밥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준 왕좌의 게임은 이번 시즌 5의 경우, 아예 #MonthofGoT 라는 태그를 달고 방영 시작 한 달 전부터 매일매일 전체 작품, 혹은 시즌 5에 관한 소소한 정보와 떡밥, 클립들을 뿌렸다. 물론 팬들은 열광했다. 심지어, 드라마에 갓 입덕한 사람부터 드라마의 배경과 원작을 체크하는 팬들까지 다양한 덕후 레벨을 만족시키는 트리비아들이 풀렸다. 유료로 판매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와 DVD에 들어간 클립들도 이 기회에 일부 풀린 탓에 개인적으로는 ‘기다리는 게 행복한 한 달’이었다.

그 중에서도 전 시즌,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시즌 5를 즐기는 데 소소하게 도움이 되는 5가지 트리비아들을 정리해 봤다.

*각 중제에 해당되는 makinggameofthornes.com의 포스트들을 링크해 놓았으니, 원문 링크에 들어가서 제작자들이 뭐라고 하는지 보는 재미도 즐겨 보시면 좋겠습니다.*

1. 예고한 대로 도착한 그 멋진 언니들

오베린의 세 딸들이 스스로를 소개한다. 시즌 전개 편의상 여덟 명 중 일단 세 명만 출두한 오베린의 딸들은 도르네 지역의 서자들에게 붙이는 ‘샌드’라는 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합쳐서 보통 ‘오베린의 여덟 독사’로 불린다. 원작에서는 이 세 캐릭터에게 처참히 죽은 오베린의 복수가 주요한 동기는 아니었는데 (도르네 내부 정치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인지라), 공식 클립에서는 아예 “복수, 그게 이들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라고 밝히는 부분이 있다. 캐릭터가 단순화된 느낌이긴 하지만,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보기로 한다.

2. 발리리아의 재앙

고대 발리리아에서 드래곤을 길들이면서 융성한 발리리아는 드래곤을 데리고 에소스(동쪽 대륙)을 넘어서 거의 전 세계급 제국을 세웠었다. 그리고 그 제국은 5천 년 동안 이어졌었지만, ‘발리리아의 재앙’이라고 불리는, 아직도 알 수 없는 대재앙으로 인해 한때 발리리아가 있었던 자리는 지금 ‘Smoking Sea'(한국 은행나무 번역본에서는 안개 바다인가, 회색 바다였나였던 것 같다)가 되었다. 꽤 상덕 축에 속하는 트리비아를 굳이 제작진이 꺼내든 이유는 이 지역을 항해하는 티리온의 이야기가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스토리 라인으로 예상해 봤을 때, 짱 칙칙한 바다에서 이방인들과 개고생하는 티리온의 모습이 제법 비중 있게 다뤄지리라고 생각된다.

‘발리리아의 재앙’과 동시에 발리리아의 언어, 기술, 마법, 드래곤들도 모두 사라졌다고 하는데 이 재앙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가문(그리고 그 가문에 속한 용들)이 타르가리엔 가문이다. 그들이 살아남은 유일한 이유는 가문의 근거지가 드래곤스톤이라는 실질적 돌덩어리(…)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타니스찡의 근거지가 된 드래곤스톤.

지금은 스타니스찡의 근거지가 된 드래곤스톤.

그리고 타르가리엔 가문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발리리아의 후손이라는 메리트 때문에 웨스테로스에서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리스펙이 있다. 물론 용에 대한 인간적인 공포심도 곁들여져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웨스테로스 통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통치만 잘 했다면 멀쩡히 지켰을 왕국이지만, 근친혼의 풍습 때문에 미친 종자가 종종 그리고 점점 더 자주 태어나서 왕국을 지배했던 게 화의 근원이었다. 

3. 마법사 테크트리를 영차영차 탑니다

스토리의 메인 주인공들인 스타크 가문의 살아남은 아이들은 각각 독특한 능력을 하나 (혹은 하나 이상)씩 전수받거나,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능력은 시즌 5에서는 아마도 볼 수 없을 브랜의 능력으로, ‘세눈박이 까마귀’로 상징되는 ‘sight’. 그리고 동물이나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스킨체인저)이다. sight를 선견지명이라고 번역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과거와 미래의 일을 동시에 보기 때문이다. 여튼 이 능력으로 인해 브랜은  두 다리를 잃은 후에 마법사 테크트리를 충실하게 타게 된다.

혹자들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브랜이 최강캐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을 전개하기도 하는데, ‘너는 날게 될 거야’ 떡밥이나 그린씨어의 능력, 스킨체인저의 능력까지 합쳐진다면 충분히 도출 가능한 결론이다. 하지만 아직 잠재된 포텐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지 모르는 예비 SS급 암살자 아리아, 웨스테로스 정치꾼 스킬을 연마 중인 산사, 아직 너무 어려서 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의 죽음을 브랜과 함께 예견했던 릭콘 등 포텐 새싹들은 널렸다. 이 중에서 누가 제일 포텐이 터지고 핵심 인물 역할을 하는 지는 드라마와 소설이 선명하게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4. 이제야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물과 비밀과 재력의 도시, 브라보스

전 시즌들에서는 가끔 언급되는 ‘강철 은행'(사실 Iron은 철이고 Steel이 강철이지만, 철은행으로 번역하자니 뭐가 없어서 강철 은행으로 번역한 듯 하다)의 본거지이자 아리아의 스승님 시리오 포렐의 고향, 그리고 아리아와 묘한 케미(…케미요정)를 보인 자켄 하이가르가 속한 ‘얼굴없는 이들’의 본거지인 브라보스가 시즌 5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나열해 놓고 나니 당연히 시즌 5에서 주로 다뤄짐이 마땅한 이유들이 이미 제시된 느낌이다.

책에서의 비중보다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아리아의 비중이 더 큰 이유는 그녀의 족적을 잘 살릴 경우 왕좌의 게임에서 보여주는 세계의 상당한 부분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대륙에서 동대륙을 가로지르고, 동대륙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독한 수련을 거치는 아리아의 이야기가 펼쳐질 브라보스의 모습을 감상해 보자.

5. 웨스테로스에 타오르는 붉은 불꽃, 그리고 위협받는 일곱 신

스타니스의 그림자를 낳아 렌리를 한 방에 보내버린 붉은 여인, (현재 스코어) 8번을 죽고 8번을 살아나는 베릭 돈다리온의 사제 소로스가 속해 있는 빛의 신앙이 시즌 5부터는 진행의 핵심 of 핵심이 될 예정이다. 스타니스와 존 스노우가 시즌 4 말미에서 조우하게 되는 것도 붉은 여인의 예지 때문이며, 존 스노우도 계속해서 붉은 여인과 엮이고 있기 때문.

일곱 신의 우상을 불태우는 를로르 클라스

일곱 신의 우상을 불태우는 를로르 클라스

더불어서 소로스 아저씨가 어마무시하게 놀라운 분 역시 살려내 재등장시키지만, 소설은 안 읽고 드라마의 줄기만 따라가는 애청자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입을 다물도록 하자. 빛의 신 를로르를(오타 아님. 이름이 진짜 를.로.르.) 섬기는 이 사제들의 사제복은 붉은색 망토. 앞으로 티리온이 여행할 동대륙에는 이 사제들이 널려 있지만 웨스테로스에서의 붉은 사제는 그야말로 희귀템이기도 하다. 빛과 어둠, 그리고 이를 절대선과 절대악으로 연결짓는 유일신교라는 점에서 기독교를 닮은 를로르 신앙은 주요 등장인물 여럿의 궤적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출처/GoT 위키아. 아버지, 어머니, 처녀, 노파, 전사, 대장장이, 이방인 총 일곱 신이다.

출처/GoT 위키아. 아버지, 어머니, 처녀, 노파, 전사, 대장장이, 이방인 총 일곱 신이다.

를로르 신앙을 배척하면서, 웨스테로스에 뿌리 박게 자리 잡고 있는 신앙은 바로 일곱 신 신앙인데, 웨스테로스 왕국의 국교이기도 하다. 일곱 신 신앙은 실제 신앙이라기보다는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습관과도 같을 정도로 오래되고 자연스러운 웨스테로스의 신앙으로, 친 가부장적 가치를 지닌 일곱 신을 섬긴다. 를로르 신앙만큼이나 일곱 신 신앙도 이야기의 큰 궤적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시즌5에 등장하는 ‘참새 성하’, 촬영 장면의 어마무시한 노출성 때문에 이미 화제가 된 세르세이의 나체 회개씬(…), 그리고 성하가 부활시킨 자체 병력까지 다양한 떡밥들은 이미 준비완료. 교황이 있고, 그 아래 고위 사제, 그냥 사제, 수녀 등등의 구조가 있는 데다가 사치스러운 예배당, (참새 성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부패한 교단 등 여러 모로 중세의 카톨릭교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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