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부터 루트 확정, 정보 수집, 짐 싸기까지. 세계일주 준비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고 기록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그냥 있는 그대로, 시간 순서대로 생생하게 가 보기로 했다. 먹방은 이제 식상하다. 세계일주 준비과정 중계방송 시작!

세계일주가 처음으로 가슴 속에 들어오다!

세계일주

고등학교 친구 영선이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세계일주를 제안했고 계획을 같이 만들었다. 굳이 말하자면 유라시아 일주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가서 유럽, 중동, 인도, 동남아를 여행하고 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나와 영선이는 세계일주라고 불렀다. 왠지 더 멋져 보이니까! 다른 이름이 딱히 떠오르지도 않았다. 세계일주라는 이름이 주는 특별함을 버리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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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자들의 자취를 따라가 보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세계일주 여행자들의 이야기들을 찾아봤다. 생각보다 세계일주를 다녀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행지에서의 재미난 스토리들이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그 여행지에는 나와 영선이가 가려고 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남미처럼 우리가 고려하지 않은 여행지도 있었다.

여행자들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늘어갔다. 내 가슴 속에는 아프리카와 아메리카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루트를 다시 만들었다. 가보고 싶은 여행지들을 세계지도 위에 표시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연결했다. 내가 가려고 하는 경로에서 많이 벗어나있으면 과감하게 빼기도 했다. 내 지도에 어느새 완성된 루트가 그려져 있었다.

내 루트가 흔들흔들, 휘청휘청

루트가 완성되니 더 설렜다. 이제 비행기 표를 알아볼 차례다. 표를 검색하는 사이트에 가서 장거리 이동 위주로 비행기를 찾아봤다. 그런데… 1000만원?

아무리 비행기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다. 세계일주를 다녀온 사람들이 장거리 비행에 사용한 금액은 약 500만원이었다. 1000만원은 너무 비싸잖아…

같은 여행지들을 다른 경로로 연결해서 비행기를 검색해봤다. 더 저렴한 비행기 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대륙으로 들어오더라도 어떤 도시로 오는지에 따라 비행기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비행기 가격에 따라서 루트를 수도 없이 바꿨다. 목표 금액은 다른 여행자들처럼 500만원! 항공요금을 낮추기 위해 제외한 여행지도 있었다. 추가로 방문하는 여행지도 생겨났다. 가고 싶은 곳만 가려고 했던 나의 루트는 그놈의 돈 때문에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윤곽이 드러나는 나의 세계일주 루트!

열심히 검색한 결과 비행기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 하지만 내가 목표했던 500만원까지 내려가지는 않았다. 한동안 비행기 검색에 매달렸다. 그런데 이것만 하다 보니 너무 지겨웠다. 600만 원 정도에서 결국 포기했다. 비행기 가격은 좀 비싸더라도 다른 데에서 줄이면 되지! 비싼 거 먹는 대신 맥도날드 가고, 대중교통 대신 걸어 다니면 되지!

그 결과 세계일주 루트가 드러났다. 동남아 → 오세아니아 → 남미 → 북미 → 유럽 → 중동 → 아프리카 → 남부아시아 → 시베리아 횡단 → 동부아시아. 세계지도에 다시 루트를 그려봤다. 세계일주가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여행 준비에도 슬럼프가?

루트를 만들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세계일주 준비의 가장 큰 산을 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내 스스로 많이 나태해졌다.

1월부터 약 반년 정도 세계일주 준비에 거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한때 나를 가슴 뛰게 만들었던 세계일주는 온데간데없었다.

영선이는 나와 다르게 세계일주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미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해 스페인어를 배우기도 했다. 물이 있는 여행지에서 즐기기 위해 수영을 배우기도 했다. 영선이가 저렇게 열심히 하니 함께 입장에서 미안했다. 영선이의 연락이 괜히 부담스럽고 싫었다.

슬럼프…

세계일주 진짜 가긴 가는 건가?

한동안 만나지 못한 영선이를 오랜만에 만났다. 세계일주의 시작으로 적당한 비행기 일정을 찾은 모양이다. 2014년 2월 10일, 인천에서 필리핀의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다.

비행기 일정이 생겼다. 이제 실전이다. 그 비행기를 예매하고 동남아부터 자세한 여행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왜인지 그럴 의욕은 생기지 않았다. 준비만 했는데도 지친건가? 나 세계일주 갈 수 있는 걸까?

다시 한 번 파이팅!

영선이도 나의 나태한 태도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예매하기로 한 비행기는 찾아본 적도 없고 여행정보 찾는 것도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세계일주를 가기 싫다? 그건 아니었다. 세계의 여행지들에 내가 있다는 상상을 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아마 여행은 가고 싶은데 준비는 힘들어서 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떻게 준비 없이 여행을 가겠는가? 영선이랑 대화를 나누고서 내 생각을 바꿨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야지. 비록 늦긴 했지만 지금부터 다시 시작!

힘내잣!!

드디어 세계일주의 시작이 보인다!

필리핀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를 드디어 예매했다. 동남아부터 시작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의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여행하고 싶었다. 베트남으로 바로 가는 것보다 필리핀을 거쳐서 가는 비행기가 더 저렴했다. 관심 있는 여행지는 아니었지만 경비 절약을 위해 포함했다. 가서 재미없으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되지.

비행기를 대략적으로 검색하면서 대략적인 루트도 다시 손봤다. 고심 끝에 결정한 최종 루트! 동남아 → 남부아시아 → 호주 → 북미 → 남미 → 유럽 → 아프리카 → 중동 → 시베리아 횡단 → 동부아시아. 대략적인 체류기간도 정했다. 이제부터는 이 상태에서 큰 변동은 없는 걸로!

비행기도 예매하고 최종 루트까지 확정되니 마음이 좀 더 편해졌다. 해야 될 것들이 하나씩 해결되니 세계일주가 더 가까이 보였다. 약 3개월 정도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1년을 만들어 나가야지!

인터넷을 뒤적뒤적

동남아까지는 한국에서 미리 정보를 찾아두고 떠나기로 했다. ‘어떤 여행지에 어떤 게 유명하다’ 같은 대략적인 정보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디테일한 정보들이다.

한 도시에 도착하면 거기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는 현지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이동정보 위주로 알아봤다. 도시 간 이동, 도시 내의 명소로의 이동 등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봤다. 이동정보를 찾다보니 동남아 안에서의 경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내가 가려는 곳을 이미 다녀온 여행자들의 말도 참고하며 구체적인 체류 일자도 정했다. 계획표가 나온 것이다. 나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영선이는 태국과 라오스 계획을 만들었다. 비행기도 예매하고 계획까지 나오니 더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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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자를 만나다!

아버지께서 회사 후배 중 세계일주 다녀온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다. 먼저 세계일주를 마친 선배 여행자로서 많은 조언을 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아버지와 함께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지도를 함께 보면서 우리가 갈 경로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했다.

그 분은 세계일주 경험자만이 줄 수 있는 꿀팁들을 많이 전수해주셨다. 다만 실제로 세계일주를 할 때는 들었던 얘기보다도 내가 스스로 꿀팁을 만들면서 다녔다. (그 꿀팁들은 차차 공개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를 많이 주셨다. 전 세계 어딜 가든 사람 사는 곳이고 나를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이제 고작 2개월도 남지 않았다. 세계일주가 흔히들 시도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불안함이 있었다. 심지어 나는 해외여행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선배’ 세계여행자 덕에 그 불안함은 많이 해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