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0 기록 시작. 아침은 역시 지옥철이지

분당선 열차를 기다린다. 아직 출근시간대여서 그런지 사람은 바글바글하다. 앉아서 갈 생각은 진즉에 버렸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강남과 분당을 연결해 준다는 신분당선 환승역이 나오자 썰물 빠지듯 사람이 밀려나간다.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는다. 급하게 나오느라 한 번도 확인해 보지 못한 휴대 전화를 확인해 본다. 본인도 이동 중이라는 J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오늘은 J와 두 번째로 출사를 나가는 날이다. 군부대 성당에서 알게 되어 가까워진 J. 둘 다 음악을 좋아하고, 같은 학문을 전공한다는 공통점도 있었지만 그와 내가 가까워지게 된 이유는 우리가 서로 ‘철덕’임을 알게 되어서다.

철덕. 이름만 들었을 때 이게 무엇인지 한 번에 감이 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철(Fe)? 철학(哲學)? 아프리카 BJ 철구?

오늘 이야기해보고 싶은 철덕은 바로 ‘철도 덕후’이다. 생소하지만 찾아보면 은근히 곳곳에 숨어 있다. 나처럼 전철 위주의 덕질을 하는 쪼렙부터, 전국의 모든 ‘레일 위를 달리는 바퀴’에 통달한 사람, 심지어 해외의 철도까지 빠삭한 사람,철도 건설 계획에 중점을 두고 덕질을 하는 사람, 다양한 철도 운영 방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 철도 차량에 관심이 있는 사람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셸든

나는 상당히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철도를(특히 전철을) 좋아했다. 매 해 새롭게 깔리는 노선, 새로 생기는 역, 그리고 내가 가 보지 않은 역. 이 모든 것이 어린 시절의 나를 흥분시켰다.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졸라 생일 선물로 전철 정액권을 받았을까. 어린이 기본요금이 350원이던 시절, 이제는 어느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마그네틱 정기권 하나만 달랑 들고 이곳저곳을 쏘다니곤 했다.

철덕양성

본격_철덕양성_만화.jpg (左 – 다음 웹툰「1호선」, 右 – 네이버 웹툰 「2호선 세입자」)

전국에 철덕이 많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중 하나를 부대 성당에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 상병이 끝나갈 무렵 우리 부대로 전입 온 J. 매 휴가 절반 정도를 철도 출사에 투자하고, 본인이 태어나기도 전부터의 철도 역사는 기본 소양이요 오직 전철 사진을 찍으러 부산까지 다녀오기도 한다는 그는 나는 상대도 되지 않는 고렙이었다.

같은 부대에 종교도 같고 취미까지 일치해서일까. J와 나는 급격히 가까워졌다. 시간이 흘러 제대를 하고 난 다음에도 J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고, 지난 1월 초 그의 출사에 처음으로 동행했다.

아침 8시부터 해질녘까지 쉬지 않고 이어진 고난의 행군은 그 날 나를 녹초로 만들었다. 하필 날도 추워 마지막 출사지인 양화대교에서는 손가락에 감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좋았다. 무엇이 좋았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그냥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08:50. 청담역 개찰구

먼저 와 있던 J가 반갑게 손을 흔든다. 시간이 늦었다며 긴 다리로 성큼성큼 앞서 나간다. 오늘의 1차 목표는 청담대교 밑을 지나가는 7호선 라바열차의 사진을 찍는 것이다.

라바열차

2호선 라바열차에 비해 겉은 수수해 보이는 7호선 라바열차.

전 날 밤 아버지와 소주 네 병과 맥주 피쳐 네 병을 먹어서 조금 피곤하다 투덜대면서도 훈련소 행군보다 빠른 속도로 걸어가는 J. 나였으면 침대에 누워 골골대고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며 좋은 사진에 대한 집념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전철역을 나오니 눈이 흩날리고 있다. 봄날, 벚꽃길 밑을 지나다 강한 바람이 불었을 때처럼 아름다운 눈꽃잎이 떨어진다. 지난 번 출사 때 기차와 설경을 찍으려다 너무나도 맑은 날씨에 좌절했던 그가 오늘은 드디어 설경을 찍을 수 있겠다며 좋아한다.

청담대교 앞에 도착하자 J는 카메라를 꺼내 사진 찍을 준비를 한다. 열차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미리 좋은 포인트를 잡아 놓는 작업은 필수이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사진을 찍으며 최적의 포인트를 찾는 모습이 능숙하다.

사진 준비중인 철덕

왜 기차가 좋아? 라는 우문에 그는 ‘이유가 있나. 멋지니 좋은 거지’라는 현답으로 받아친다. 뭐 그런 실없는 질문을 하냐, 라고 묻는 듯한 표정에 괜히 머쓱해진다. 사실 나도 그렇다. 언제부터 철도를 좋아했는지,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나 자신도 모른다. 뷰파인더와 시계를 연신 번갈아가며 확인하는 진지한 표정에 나도 카메라를 꺼내 사진 찍을 준비를 했다.

시간표에 적힌 시각이 되자 열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연달아 수십 장의 사진을 찍고 바로 사진을 확인한다. 지울 사진과 남길 사진을 정한 그는 바로 걸음을 옮긴다.

09:20 다시 청담역.

청담역에 도착해 긴 통로를 거쳐 플랫폼으로 내려간다. 잘 보기 어려운 2폼 3선식의<각주1> 역이다. 흔한 쌍섬식의 역과 다른 모습이 의아해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7호선을 분할 개통할 때 청담역이 종착역이 될 예정이었고, 개통 이후에도 한동안 청담행 막차가 있었기에 청담역을 시종착역으로 활용하기 위해 그렇게 만든 거야’라며 답한다. (사실 철덕이 아니면 2폼 3선~ 부분부터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2폼3선

그러니까… 이런 식입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말아라, 라는 시 구절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오덕을 함부로 까지 말아라’라는 말로 바꿔 활용하고 싶다. 과연 오덕을 깔보는 그대들은 어느 한 분야에 그렇게 깊게 파고들어 좋아하고 연구해본 적 있는가.

도봉산행 열차를 타고 도봉산역으로 향한다. 향하는 내내 철도 얘기가 이어졌다. ‘7호선은 왜 분할 개통을 한 거야?’라는 쪼렙 철덕의 질문에 그는 ‘IMF 때문에 5 6 7호선 모두 분할 개통을 했어. 5호선, 6호선, 7호선 모두 양 끝 부분부터 개통을 시작해 마지막에 중간 부분을 개통하며 노선 전체가 하나로 이어졌지.’라며 답한다. 철도를 알면 나라 경제와 역사가 보인다!

눈누난나

눈누난나! 일석이조로구나!

도봉산역에 내려 장암행 열차로 갈아탔다. 장암역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비상벨이 울리며 열차가 급정차했다. 곧이어 열차에 결함이 있어 급정차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무섭거나, 열차가 멈춰 짜증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이런 식의 급정차는 처음이라며, J와 나는 신기해하며 낄낄댔다. 오덕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있어서 아이처럼 순수한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장암역은 7호선 차량기지 내에 위치한 1면 1선 역으로, 애초에 계획에 없던 역을 차량기지 입주에 대한 보상 식으로 만든 역이라 매우 황량하다. 개통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역이지만 플랫폼 바닥 마감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역이다(하지만 스크린도어는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 유머).

장암역

장암역에 내려 의정부 경전철 시발점인 발곡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탄다. 사실 1호선 회룡역에서 의정부 경전철로 직접 환승이 가능하지만, 경전철의 모든 역을 다 가 보자는 나의 발언에 우리 둘은 망설임 없이 전철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군부대에서 시작된 인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로 주제가 흘렀다. 여자가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라고 하니 내용을 적지는 않겠다. 둘이 군대 이야기에 열을 올리다 보니 어느새 내릴 정거장을 한참 지나쳐 있었다. 급하게 내려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다른 노선 버스를 타 환승할인 혜택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10:50 의정부경전철, 전철인 듯 전철 아닌 전철 같은 너

의정부경전철은 좁고 작았다. (몇 없는)좌석에 앉으면 맞은 편 앉은 사람과 무릎이 맞닿을 정도. 레일이 있긴 하지만 바퀴는 고무 바퀴였다. 출발 직전, 띠띠띠띠 하는 기계음이 난 후, 미친듯이 가열된 노트북이 터져버리기 직전 낼 듯한 상승 스케일의 소리가 나 혹시 문제가 생긴 것인가 살짝 무서웠다. 이 소리가 출발할 때의 급가속과 맞물려 꼭 롯X월드의 아XX티스를 타는 것만 같았다. 신이 난 J는 열차 곳곳의 사진을 찍은 뒤 주행 영상을 찍겠다며 곡선 선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영상이 재미있어진다나. 카메라를 고정시킬 방법을 찾고 있는 그를 보며 문득 창 밖을 바라본다. 멀리 의정부시청과 그 뒤의 산이 다가온다.

경전철

사실 전철 사업은 엄청난 PIMFY 현상을 불러온다. 철도의 매력인 정시성 덕에, 꽉 막힌 길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버스 안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초조함을 혼자 삭혀야 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비록 출퇴근시간대마다 콩나물시루에 갇혀 질식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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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철느님… 은혜로워…

하지만 건설하는 데에만 해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전철 사업의 특성상 아무 곳에나 마구잡이로 건설할 수는 없다. 그래서전철 건설 사업은 지역이기주의와 심각한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분당선 미금역 건설 여부는 성남시-수원시-용인시 간의 장기 공방전으로 이어졌고, 분당선 선릉구간 연장은 무분별한 역 건설로 분당선의 속도 감소와 경쟁력 저하를 불러와 분당선에 ‘강남리 마을전철<각주2>’이라는 오명을 안겼다. 에버랜드와 기흥을 잇는 용인 경전철은 개통 전부터 비용 부담 주체 문제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고, 개통 후에도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전철을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아닌, 전철을 집값 상승의 도구로 생각하는 이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움직이는 떡밥으로 생각하는 일부 정계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역시 문제일까. 물론 천문학적 액수가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지을 수는 없지만, 지역이기주의와 정치용 떡밥으로 희생되는 전철/철도 사업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늘 희생양이 되던 김연아를 바라보는 승냥이(김연아 팬클럽)의 마음이랄까…

11:10 철덕질도 식후경

의정부중앙역에 내려 부대찌개 집으로 들어갔다. 낮술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식당에 들어섰건만, 전골냄비 뚜껑이 열리고, 눈앞을 가린 뽀얀 김이 걷히며 부대찌개가 그 위용을 드러낸 순간 J는 외쳤다.

“사장님 여기 쏘주 빨간 걸로 한 병이요!”

부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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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많이 마셔 피곤하다더니, 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더니 그는 그렇다고 이 부대찌개를 놔두고 어찌 술을 먹지 않을 수 있겠냐며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나도 예의 상 한 잔 같이 마셔 준다. 이후 혼자서도 공기를 들이쉬듯 자연스레 술을 마시는 J가 장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J는 어릴 적부터 철도 기관사가 되고 싶었다. 철도대학에 진학해 기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조심스럽게 꺼낸 그의 말을, 아버지는 ‘남자는 적어도 서울 시내 4년제 대학교는 나와야 한다’며 싹둑 잘랐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서울 시내 대학에 진학했지만 그는 아직 철도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 했다. 학점도 꽤 괜찮아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어도 그의 꿈은 여전히 숨쉬고 있다.

그를 처음 본 날, 그가 꺼낸 이야기도 ‘군에 있는 동안 다시 입시를 준비해, 제대하면 지금 학교를 자퇴하고 철도대에 진학할 생각이다’였다. 지금은 현실과 조금 타협을 해 일단 부모님 뜻에 따라 대학을 졸업하고 코레일이나 서울메트로 같은 철도회사에 취직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한다. 한 우물을 파도 제대로 파는구나, 하는 생각에 J가 대견해진다. 과연 나는 빨간 병의 소주처럼 화끈하고 뚝심 있는 사람일까, 다 졸아 버려 다시 육수를 붓고 끓인 부대찌개마냥 애매한 사람일까. 가만히 술잔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며 J는 다시 술을 들이키기 시작한다.

12:05 복귀는 복기하듯, 찬찬히 되짚으며

경전철을 타고 오던 방향 그대로 종점을 향해 달린다. 배가 불러서 그런지, 몇 잔 안 마신 술에 취기가 올라와서 그런지 눈이 자꾸 감긴다. 고가를 달리는 열차의 특성상 몇몇 고층 건물과 먼 곳의 산이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으로, 그림처럼 예쁘게 눈에 박힌다.

종점에 다다라 다시 반대편 열차를 타고 1호선 회룡역으로 향한다. J는 오후에 경춘선 출사가 남아 있다며 환승통로를 긴 다리로 껑충껑충 뛰어간다. 방금 전까지 술을 마신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정말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임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나도 열차가 들어오는 1호선 플랫폼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도봉산역에서 다시 7호선으로 갈아탔다. 열차에 오르는 순간 수많은 라바들이 내 눈을 사로잡으며 그가 왜 그리 서둘렀는지 깨달았다. 마침 우리가 탄 칸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 열차 한켠에 부착된 모니터는 인터넷, DMB 등 모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하며 자리에 앉아 다시 지나가는 역을 하나하나 관찰한다. 굳이 흥미로운 점을 찾지 않아도, 눈에 들어오는 역의 특징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다. 이렇듯 심심할 틈이 없는 것이 철도 출사의 매력이다.

라바열차 ㅠㅠ

상봉역에 도착했다. 나는 오후 약속이 있어 아쉽게도 경의중앙선을 타고 신촌 쪽으로, J는 경춘선을 타고 백양리로 향한다. 그는 전철화가 되기 전 옛 경춘선 역들을 ‘걸어서’ 찾아가 보고 사진을 찍을 계획에 잔뜩 부풀어 있다. 지난 번 출사 때 눈이 오지 않아 설경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웠다는 그는 오늘은 조금이나마 눈이 쌓여 있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한다. 아이같은 모습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덕심, 즉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은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그것과 같지 않을까.

신촌에 도착했다. 전철에서 내려 약속 장소까지 걸어가다 내리막길이 시작하는 곳에 가만히 서서 풍경을 바라본다. 눈은 진작 그쳤지만, 아직 공장 연기가 낀 듯 찌뿌둥한 하늘은 낮지만 무게감 있게 도시를 감싸고 있다.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런저런 이익 관계에 치여 떠다니다 백지화되어 버린 수많은 철도 계획처럼 나도 떠다니다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잠시 회색의 도시를 멍하니 감상하다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옮겨 무리 속으로 들어간다.

14:10 출사 종료.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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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늦은 밤 J에게 연락이 왔다. 핸드폰에는 ‘260’ 세 자리 숫자만 찍혀 있었다. 무엇이냐 물으니 전날 철도로만 이동한 거리가 260km라고 한다. 도보와 버스 이동까지 합치면 300km정도 나온다고 한다. 남들이 들으면 ‘군대에서 행군 했으면 됐지…’라며 이상하다는 눈빛을 보낼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나도 가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오, 재밌었겠다. 다음 출사 때 또 데려가 줘’라고 답변을 보냈다. 다음번엔 내가 출사 계획을 짜서 J를 데려가는 것은 어떨까, 이게 청출어람일까.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흐뭇하게 웃는다.

뱀발 2

이동경로+시간표

왼쪽은 J가 처음에 짰던 출사 계획표, 오른쪽은 내가 이동한 경로를 지도상에 그려본 것이다.(일일이 노가다로 점을 찍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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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2폼 3선 : │철로│승강장│철로│승강장│철로│의 구조. 보통 섬식 플랫폼은 2호선 이대역처럼 섬처럼 가운데 떠서 양 사이드에 철로 하나씩을 끼고 있다. 1.4호선 금정역, 분당선 오리역 같이 두 개의 섬식 플랫폼이 4개의 철로에 둘러싸여 있는 형태는 쌍섬식이다. 그런데 청담역은 가운데 한 개의 철로를 양 승강장이 공유하고 있어서 신기하다는 것임. 폼: 플랫폼, 선:철로. 이상 흔한 더쿠의 설명

각주 2

분당선은 수원, 용인, 분당 등 경기 남부에서 서울로 빠른 이동을 돕기 위한 광역 전철이다. 때문에 버스나 자가용에 비해 뒤지지 않는 빠른 속도가 생명이고, 이를 위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간격 유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강남구의 대모산입구 – 개포동 – 구룡 – 도곡은 역간 간격이 약 500m 정도로 매우 가깝다. 매 블럭마다 역이 설치되어 있다. 스크린도어 설치 전에는 역 플랫폼에서 다음 역 플랫폼이 보였을 정도. 애초 분당선 자체가 개포동 부근을 구불구불 돌아가 속도가 떨어지는데, 이용 승객 수 전국 최하위를 다투는 구룡역을 지역 주민의 요구로 개통하면서 표정속도는 형편없이 떨어졌다. 덕분에 이용객도 줄어 선릉-왕십리, 죽전-수원 구간 개통 이전 분당선은 웬만하면 쾌적하게 앉아 갈 수 있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