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변화와 도전 속에서 연세대학교는 이제 인천 국제캠퍼스의 개교와 함께 글로벌 연세의 미래를 여는 ‘제3의 창학’을 맞게 되었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개항과 함께 이 어두운 땅에 빛을 비추기 위해 첫발을 디뎠던 바로 그 인천에서, 연세가 다시 ‘제3의 창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3의 창학’은 연세가 이제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도약하겠다는 또 하나의 다짐입니다. 고등교육 선도자로서의 연세 정신을 이어 받아, 연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섬김의 정신과 자유롭고 창의적인 캠퍼스 문화를 정착시켜,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세계적 명문, 연세와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연세대학교는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써 나가는 곳입니다(Yonsei, where we make history!).”

– 정갑영 총장, 총장 인사말

 

거창하다. 거창하고 거창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총장인 정갑영 총장이 취임과 함께 내놓은 주요 공약중 하나는 지금은 국제캠퍼스로 정식 명칭을 바꾼 송도캠퍼스에 ‘제3의 창학’을 위해 Residential College(RC라고 줄여서 많이 부른다)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RC의 역사는 길게 말할 수도 있지만 지루하니 타임라인으로 대신한다.

송도 타임라인

 

한줄요약하면, 지금까지 송도로 학생들(신입생이 아닌 특정 단과대 전체)을 보내자는 논의는 계속돼왔으나 그 대상이 된 단과대의 학생 또는 교수들이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이는 모두 백지화됐고, 인천시와의 MOU 기준을 충족시켜야했던 학교 측은 ‘신입생들을 모조리 송도로 보내자!’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거지로 시작된 RC는 신입생들이 한 학기만 거주했던 2013년의 ‘반쪽짜리 RC’를 거치고 난뒤, 올해 신입생 4천 여명이 모두 송도에서 1년간 거주하는 ‘온전한 RC 교육의 원년’을 맞았다. 지금 국제캠퍼스에는 신입생 4천 명, RA(Residential Assistant, 2~4학년의 학생으로 RC 교육 실무 담당) 약 200여명(12하우스 각 12~15명으로 대략의 인원, 중도 사퇴 등의 이유로 정확한 인원수는 집계된 바 없음), RHC(Residential Hall Coordinater, 상/벌점 부과를 주로 하는 사감 비슷한 존재) 등 총 4천 2백 명이 넘는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거주하고 있으며, 캠퍼스에 상주하며 각 하우스를 책임지는 RM(Residential Master, 각 하우스의 테마를 정하고 이를 운영하는 교수) 교수진이 하우스당 1명으로 총 12명이 거주중이다.

학교가 2008년경, 처음 국제캠퍼스 개발 계획을 공개할 당시의 청사진. 어째 지금과 느낌이 다르다는 느낌적인 느낌은 그저 나의 느낌일 뿐이겠지.

RC교육은  2011년 말 부터 학교에서 테스크포스팀을 출범시켜 대략적인 윤곽과 개요를 만든 뒤, 2012년 학생들의 격렬한 반대 및 피드백(비슷한 것)을 받아 들여 (혹은 받아들이는 척 해) 교육안을 적절히 수정하고 타협하고 보완해 2013년 반쪽 RC를 시행하게 됐다. 지금이 2014년이니, 이 제도가 구상되기 시작한 것은 벌써 4년째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도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불만들 – 때로는 사소하지만 때로는 매우 거시적인 – 은 거의 무시당하는게 다반사다. 이에 대한 학교의 입장은 딱 하나, “RC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지켜봐야 한다“는 것 뿐이다.

그렇지만 그 ‘지켜보는’ 동안 몇 학번의 신입생이 불완전한 RC 교육을 받으면서 새내기 1년을 보내야 하는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게다가 5천 명을 책임질 교육체제 및 환경이라면 적어도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서 급박하지 않게, 성의 있는 토론과 토의를 거치고 나서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MOU에 쫓겨 그 문을 연 RC는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치지도 못했고 연세 구성원들 간의 심도 있는 토의를 거치지도 못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지켜볼’ 수 없다고 말하는 거다. 이미 시행되고 있고 그 영향력이 지대한데 사후 평가를 바라다니.(이건 요즘 탈탈 털리고 있는 4대강 사업이라는 좋은 레퍼런스가 떠오른다.) 사람이 보고 배우는 건 있어야 할 거 아닌가.

녹차 라떼 아닌 거 아시죠. 아하하하… 사진 = KBS뉴스 중 캡쳐

그래서 미스핏츠에서는 송도캠퍼스 기획 연재를 시작했다. 이 기획의 목표는 학교의 제도와 거기서 사는 학생들을 “까는” 게 아니다. 송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새내기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 어느 때의 대학생들과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상-벌점으로 시작해서 RC 프로그램, RA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속속 모여들고 있다. 현장의 (때로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취재원들과 신촌에서 통학하는 학생이 함께 만들어 나가 최대한 생생하게 ‘송도’를 전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이 캠퍼스의 공식 명칭은 ‘인천 국제캠퍼스’ 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캠퍼스가 그 어떤 면에서도 글로벌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 이는 추후에 이어지는 연재 기획에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 ‘국제’라는 단어를 일부러 빼고 의도적으로 송도캠퍼스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