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아티스트 황호연님과의 녹음이 있은 지 일주일쯤 후, 강남 역 근처의 어느 카페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는 녹음할 때의 날카롭던 표정에서 본래의 선한 웃음으로 돌아와 있었다. 잠깐 동안의 근황토크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갔다.

비. 안녕하세요? 하하 오랜만이에요, 간단히 자기소개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황 안녕하세요, 26살 황호연 입니다. 자유롭게 생활 하고 있습니다.

홍ㅇ

정말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받은 그는 정말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비 음, 네. 그럼 우선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부터 얘기해 볼까요?

황 어렸을 때부터 무대만 보면 가슴이 뛰곤 했어요. 그리고 중학생 때부터, 연극배우의 꿈을 가슴속에만 품고 있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뮤지컬 배우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그러면서 어차피 뮤지컬을 하려면 음악을 배우는 게 좋겠다는 마음에 2학년 때 현대음악을 접하게 된 거죠. 학원을 다니면서. 그러다가 2학년 말부터 밴드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때부터 음악의 매력에 푹 빠져 입시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 것 같아요.

비 오오. 그런데 예대 입시를 준비한다고 하면 부모님이나 주변의 반발이 있었을 것 같은데.

황 사실 부모님은 음악의 길을 가는 것을 ‘딴따라’라 부르며 좋아하지 않았어요. 때문에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말씀을 드렸을 때도 사실 반대가 몹시 심했었어요.

비 반대가 심했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결국 예대로 진학을 하셨나요?

황 네, 실용음악과를 갔어요. 그런데 여기도, 생각하는 것과는 좀 많이 다르더라구요? 입학하기 전에 생각하던 실용음악과는 뭔가 창의적이고 낭만적인 공간이었는데, 학교가 지루하고 속박되어 있는 기분이었어요. 학비도 너무 비싼데 얻어가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지금 생각 해 보면 그 때 어려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학기를 다니고 휴학하고 일을 했어요. 복지센터 같은 곳에서 음악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1년 반 정도를 그렇게 지내다 군대를 갔어요.

역시 답은 군대….

제대를 하고 반 년 후에 다시 학교에 갔어요.  다시 공부해보고 싶단 마음에. 하지만 학교를 다니다 보니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나에게는 실제 삶의 경험이 더 필요하겠다 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때 당시에는 음악이 좋긴 했지만, 이것만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같은 마음은 없었어요.  그래서 어렵게 복학을 했지만, 다시 부모님과 제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어요. 이번 학기 장학금을 타면 자퇴를 하겠다고.

비 ….????

황 그리곤 자퇴를 했죠.

비 오오 폭풍간지….긴 한데 그럼 무엇을 하나요?

폭풍간지를 보인 그의 삶은 어디로…

황 다시 일을 했어요. 레스토랑에서도 일하고, 병원 보조 일도 하고. 그러다 다시 같은 고민이 들었어요. 어떻게 살아오긴 했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진정 음악을 원하나? 원하고 있는데 불안정한 삶이 싫어서일까? 아니면 무엇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일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그러다 호주를 갔어요.

비 ….???????

황 한국 사회가 답답하게 느껴져서 호주로 갔어요. 호주에 가서도 참 여러 일을 많이 했어요. 호주로 갈 때는 내가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거기 가보니까 정말 저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갈 때 100만원이 있었는데 돌아 왔을 때 수중에 20만원이 남았어요. 먹고 살아야 한다는 큰 압박 속에 ‘음악은 이제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며, 미용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호주에서 미용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았는데, 내가 기술이 있었다면 그것들을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미용사 자격증을 따고 샵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이것만이 내가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

비 삶이 참 스펙타클하게 흘러가고 있네요.

폭풍간지를 보이며 그의 삶은 흐르고있었다.

 

황 그렇죠, 방황을 거의 5년째 한 거죠.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교 때 밴드를 같이 하던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가 너는 음악을 해야 하는 놈인데 참 아깝다는 말을 하면서, 제가 쓴 곡으로 밴드를 하자는 제의를 했어요.

비 설마…..

황 네. 올해 5월부터 미용사 일을 접고 다시 음악을 시작했어요. 이제 정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왜 음악을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요. 일을 그만두고 주말에만 하게 되니 돈이 없어서 힘들긴 하네요. 본격적으로 (다시) 음악을 하고 있는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비 주제를 좀 돌려서,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세요?

황 포크, 컨츄리 음악을 가장 좋아해요. 아티스트는 밥 딜런이나 이상은, 김광석 또는 라디오헤드나 콜드플레이.. 등등.. 솔직히 가리지 않고 다 듣는 편이지만요. 제가 추구하는 음악은 자연스러운 음악이에요. 음악에 장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시대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일단 서른 전 까지는 미친 듯 뭐든 경험하고자 하는 생각입니다. 서른 살이 되면 내 음악이 나올 것이라 믿고 있어요.

서른, 잔치는 끝났… 아니 시작이다.

비 본인이 만든 곡을 소개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황 이번에 녹음한 곡 중 ‘Lean on me’는 제가 쓴 3부작 곡 중 마지막 곡이에요. 첫번째 곡은 ‘Truth of my life’란 곡인데, 이걸 만든 게 제가 올해 다시 음악을 시작했을 때 즈음이었어요. 주변에서 하고 싶은 거를 하라고 하면서도 결국에는 돈 얘기를 짚고 넘어가는 것에 대한 노랜데, 이때는 좀 삶의 태도가 전투적이어서 곡 분위기도 좀 거칠어요.

두 번째 곡인 ‘Everlasting of my life’ 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한 노래에요.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존재에 대한 곡. I can see your light. I can feel your heart…

곡 소개를 하던 그는 갑작스레 노래를 불렀다.

황 그리고 세 번째 곡이 이번에 녹음한 ‘Lean on me’에요. 이제는 이 노래를 듣는 청자에게 내가 힘이 되어 주겠다. 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어요. 세 곡이 연결된다고 했던 것은 이렇게 분노-희망-평안 및 확신의 과정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이에요. 내가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은 채 사랑을 주고 싶은, 아가페적인 관점으로 Everlasting love song 와 Lean on me 두 곡을 썼어요.

하늘색 머리핀은 제가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가치관을 쓴 곡이에요. 사랑을 할 때는 솔직하게 다가가는 편이고, 밀고 당기는 것을 안 해서 재미 없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 편이에요.

비 요새는 밀당 이런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요?

황 이전에 재미가 없다고 차여서…

비 넵 죄송합니다…

황 어쨌든 후회 없이 진실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에요. 한 때 짝사랑했던 분의 머리에 하늘색 머리핀이 있었거든요. 그걸 보면서 쓴 곡….

비 ㅠㅠ

아아 인생…

비 으으 이제 인터뷰 마무리를 해 볼게요. 본인 음악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황 문학과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시간이 흘러도 남아있는 음악을 하고 싶기도 하구요. 아직까지 그렇게 되기에는 저의 철학이 얕은 것 같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 많아요. 고등학교 때 연습실 선생님, 음악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 형님(이 분과 호주도 같이 가셨다고 합니다), 영상을 제작하며 용기를 준 친구. 이번에 음악을 다시 시작하도록 해 준 프로듀싱하는 친구, 한 분 한 분 모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