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궁그미가 만나본 이 사회의 미스핏츠 네 번째 주자는 똘끼 넘ㅊ…아니, 신박한 아이디어로 고등학생 시절부터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온 스물 두 살 개발자 2인이다. 11월 첫째 주 목요일, 신촌 어느 조그만 카페에서 박궁그미는 이들과 함께 두 시간이 넘도록 포풍 인터뷰를 진행했다.

좌 : 조남준 / 우 : 최재림 현재 구닌구닌한 두 사람이지만 특별히 소싯적...아니 민간인일 당시의 사진을 선정했다. (친절)

좌 : 조남준 / 우 : 최재림
현재 구닌구닌한 두 사람이지만 특별히 소싯적…아니 민간인일 당시의 사진을 선정했다. (친절)

자/기/소/개

“키가 192cm나 되는 만큼 능력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체득된 컴퓨터 알고리즘, 명석한 두뇌, 뛰어난 영어실력은 어디서나 이 사람을 빛나게 합니다.”

‘키가 192cm’라는 문구에서부터 헉소리 나게 하는 이 자기소개는 삼성전자에서 주관하는 동아리 지원 사업 지원서에 적어놓은 구성원 소개 내용 중 일부다. 박궁그미와는 대학언론사 활동을 하다가 알게 된 술친구(…)인 조남준씨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었으나 지금은 수원 어디메쯤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복무 중인 일병이다.

“IT는 그에게 있어 종교와 비슷합니다. 눈에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그런 전지전능한 존재인 것이죠.”

이번엔 최재림씨가 적어놓은 자기소개. IT가 종교라니, 누가 봐도 IT 상덕후… 이제 스물 두 살인 대학생인데 IT에 뛰어든지 5년째에 창업 경험도 세 번째인 능력자다.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제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는(…) ROTC 2학년이다.

박궁그미(아래 궁) : 맨 처음 앱 개발을 시작했던 게 고등학생 때 부터라니 놀랍다. IT에 뛰어들 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최재림(아래 최) : 둘 다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디미고가 IT특성화고등학교인데, 이 학교에 있는 네 개 학과 중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학과에서 이 친구(=조남준)와 3년 간 같이 공부했죠.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는 e-비즈니스, 디지털컨텐츠, 웹프로그래밍, 해킹방어 이렇게 네 개의 학과가 있다. 두 사람이 3년을 보냈던 학과는 프로그래밍. 하지만 이들은 다른 학과 친구들과 팀을 꾸려 협업을 하면서 다양한 앱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최 : 저희가 학교에 들어갔을 때가 잡스가 아이폰을 뙇! 내놨을 때였어요. 그래서 아이폰 앱에 대한 관심도 따라서 급증하던 시기였죠. 이 때 쯤에 지금 카카오에서 일하는 한 선배를 만나게 됐는데, 이 선배가 제 인생을 바꿔놨어요. 고2 때, 중소기업청에서 기술창업만물사전이라고 중소기업청에서 우리 고등학교에 외주를 준 적이 있었요. 이 때 그 선배가 주도를 해서 팀이 6명 정도 있었는데, 이 팀을 중심으로 해서 앱을 처음 만들어보게 된거죠.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한 창업만물사전 자료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한 창업만물사전 자료

고등학생 때부터 범상치가 않았어

최재림씨와 조남준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함께, 또는 각자 수두룩하게 많은 앱을 제작해왔다. 아-니 고-등학생이 공-부나 할 것이지!!는 아니고. 이들은 남들이 책상에 붙어 공부하고 있을 때 어떤 앱들을 만들었던 걸까. 두 사람이 소개해준 몇 개의 자작_앱을 여기 소개한다.

  1. Bell 4 U (일단 ‘4’를 보고 일동폭소를 터뜨렸다…★)

최 : 이건 제가 만든 건데, 이걸 만들 때 쯤에 아이폰4가 나왔었어요. 아이폰 4에 탑재된 자이로스코프기능을 응용한 앱이 이 Bell 4 U인데, 한 마디로 말하면 아이폰의 위치에 따라 도-레-미-파-솔…이렇게 쭉 음이 나올 수 있는 핸드벨 앱이예요. 맨처음 팀원들끼리 이런 앱을 만들어보자 하고 얘기를 한 뒤에 구세군에게 연락을 했어요. 구세군의 상징은 핸드벨이잖아요. 구세군에 핸드벨을 만들어 제공한 다음에 그렇게 해서 나온 수익금을 우리가 다시 구세군에 기부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컨셉을 잡은 거예요.

벨4유...★

벨4유…★

최 : 이 앱이 음원 8위, 랭킹 20위권에 들어가기도 했어요. 저희는 또 이런저런 언론이나 커뮤니티에 저희를 소개하는 글을 보내고 올렸는데, 블로터닷넷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그래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떴었고. 그거 때문에 학교에서 조금 유명해지기도 하고 그랬죠. 이게 2학년 때였어요.

  1. 뽁뽁이 터질 때까지 꾸우욱 누르자!

최 : 3학년이 되고 나서는 남준이를 데려와서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고3때 시작한 프로젝트는 ‘등록금 벌기 프로젝트’. 이제 우리가 고3이니까 등록금을 벌어야지 않겠냐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어요. (웃음)수능타이머도 만들고 남준이는 뽁뽁이 앱도 만들고…

궁 : 뽀…뽁뽁이 앱?

조 : 옛날에ㅋㅋㅋ뽁뽁이를 하는데 이게 다 떨어지잖아요. 현실에 있는 뽁뽁이는 다 떨어진단 말이예요. 그래서 이걸 무한으로 좀 해보고 싶다, 해서 핸드폰 어플로 만들어버렸어요.

최 : 또라이예요 진짜ㅋㅋㅋㅋ

궁 : 와놬ㅋㅋㅋㅋㅋ

말 그대로입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조남준(아래 조) : 원래도 뽁뽁이 어플이 있더라구요ㅋㅋㅋ 근데 이게 배경이 회색이라 진짜 뽁뽁이를 터뜨리는 느낌이 안 사는거야. 그래서 이걸 카메라랑 연결시켰어요.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는 화면을 반투명하게 만들어서 배경에 깔아버리는 거지.

최 : 그럼 이게 진짜 뽁뽁이 터뜨리는 느낌이 나요ㅋㅋㅋ

조 : 이게 무료앱 2위까지 갔어요. 이걸로 50만원 벌었어요.

최 : 근데 이게 별점은 1점 대에 리뷰가 엄-청 많았는데, 다 욕인 거예요ㅋㅋㅋ개발자 누구냐 와 진짜 뽁뽁이네 이렇게 사람들이 욕하면서도 많이 받아가더라구요.

  1. 수능타이머
수능을 앞둔 고3학생이라면 수능타이머 만들 줄은 알아야겠찌(!)

이들이 제작한 수능타이머 앱의 화면. 수능을 앞둔 고3학생이라면 수능타이머 만들 줄은 알아야겠찌(!)

최 : 이건 독서실에서 만든 앱이예요. 공부하다가 디자인하는 친구한테 가서 이거 디자인 쫌만 해주라 이렇게 해서 디자인 얻어오고. 코딩이야 금방 했으니까요. 수능타이머도 수능 쯤 되니까 작년 재작년 쯤에 또다시 수능 때는 어떤 앱이 좋을까 하는기사가 나갔어요.

  1. 찰지구나

최 : 엉덩국이라고, 특이한 컨셉의 만화가가 있었는데 그 만화가에게 연락을 해서 만든 거예요. 말 그대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막 때리는거야. 그럼 찰진 소리가 나와요.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이 때리면 되는 거고. 그걸로 랭킹을 매겨요.

궁 : 들어보니까 고등학교 때 만든 앱들은 단순하긴한데 되게 아이디어가 좋은 게 많은 것 같다.

최 : 저희도 공부를 해야되서 시간이 없었으니까 이런 것들을 만들었죠.

조 : 아이디어 나왔는데 너무 복잡해질 것 같으면 ‘아 이건 아니다ㅎㅎㅎ’하고 접기도 했어요.

최 : 앱은 만드는데 한 세 시간 걸렸나?

조 : 고등학교 때 한 10개 정도 만든 것 같아요.

최 : 저는 열 개까지는 아니고 대여섯 개 정도?

그럼- 이제 대학에 오고 나서 얘기를 시작해보자꾸나!

최 : 2012년 1월 27일인가에 대학 합격 발표가 나왔을 거예요.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에 와서 하고 싶은 일을 적어놓은 위시리스트가 있었는데 그 중에 ‘창업하기’가 있었어요. 이걸 너무 하고 싶었는데 1월 말에 대학교에 붙자마자 착수했죠. 그 때 같이 창업을 시작한 팀이 ‘미티’팀이었구요.

미티팀에서 제작한 야구잠바의 모습. 인터뷰 당일 휴가를 마치고 군대로 복귀해야했던 조남준씨는 인터뷰를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 깨알같이 ‘미티 야구잠바’를 입고 나왔다.

미티팀에서 제작한 야구잠바의 모습. 인터뷰 당일 휴가를 마치고 군대로 복귀해야했던 조남준씨는 인터뷰를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 깨알같이 ‘미티 야구잠바’를 입고 나왔다.

궁: 미티? 미티를 소개해달라.

조 : 일단 미티팀의 시작부터 얘기해보자면…고등학교 때 고산 대표님이 우리 학교로 특강을 온 적이 있었어요. 그 특강 자리에서 우리가 만든 어플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디미고 애들이랑 뭔가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신거죠. 그렇게 해서 디미고 애들을 몇 명 모아 팀을 꾸렸고, 고산 대표님까지 함께 해서 미티팀이 꾸려진 거예요.

최가 촬영한 미티 소개 동영상. 그는 진짜 다재다능한 능력자(라고 쓰고 잡역부라고 읽는다.)

※ 여기 등장하는 고산 대표는 우리가 아는 그 우주인 고산이 맞습니다(…!) 고산씨는 최재림, 조남준씨와 함께 폐쇄형 SNS를 만드는 벤처기업인 ‘미티’를 창업한 공동창업자이며, 최근에는 창업문화 확산을 목표로 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기업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끝내 빛을 보지 못한 앱, ‘미티’

최 : 미티는 뭐냐면, MEET+Y. 한 마디로 약속을 편하게 잡기 위한 어플이예요. 지금 사용되고 있는 ‘네이버 밴드’와 유사한 어플이죠.

이런 느낌의 앱이 만들어졌으나, 이 앱은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못했다.

이런 느낌의 앱이 만들어졌으나, 이 앱은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못했다.

“저희는 (미티에) 모든 노력을 쏟았지만 창업의 세계는 너무나 커다란 벽이었어요”

최 : 결론부터 말하면, 미티는 저희가 되게 오랜 기간 동안 준비를 해오다가 결국 엎게 된 프로젝트예요. 네이버 밴드가 2012년 8월 8일에 나왔어요. 그 컨셉이 네이버 밴드가 책에 고무줄 하나를 묶어놓은 그런 컨셉이었는데, 저희와 똑같았어요. 그 직전까지 저희도 앱을 거의 다 만들어놓고 있었는데.

조 : 그 때 난리가 났었죠. 아이디어 유출된 거 아니냐 이러면서.

최 : 왜냐면 이게(‘미티’와 ‘네이버 밴드’가) 너무 똑같애가지고…네이버 밴드는 출시하자 마자 마케팅비용을 1억 원을 투자했어요. 처음 프로모션 자체가 데이브레이크가 네이버 밴드를 위한 노래를 만들기도 했구요.

조 :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똑같앴어요. 처음 네이버 밴드가 출시된 날, 첫 페이지를 봤을 때 충격을 잊을 수가 없어요…ㅎㅎ

최 : 그래서 그 이후로 저희는 다 뒤집고 다시 만들기 시작했어요. 밴드 기능을 버리고 약속 잡는 거 위주로 이쁘게 만들자.

최 : 킨텍스 이런 데 가서 런칭을 하고 그랬죠. 그리고 이제 마무리 작업을 해야하는데 저희가 학교 다니고 그래야 되니까 시간이 잘 안 났어요. 그래서 2013년 초 1~2월에는 한동안 합숙을 하면서 같이 개발을 했어요. 장소는 아는 형의 별장이었고. 투자받았던 게 있었기 때문에 돈은 되게 많아서 밤마다 치킨, 피자 시켜놓고 계속 먹으면서 개발하고 그랬죠.

미티팀 팀원 중 일부의 모습.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조남준, 가장 오른쪽이 최재림씨!

미티팀 팀원 중 일부의 모습.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조남준, 가장 오른쪽이 최재림씨!

합숙.ssul

최 : 합숙이 빡세게 일하는 데는 짱인게, 안 되던 일도 시골로 가서 문을 잠가버리고 시키면 되더라구요. 뭐 사러가려면 택시타러 갔어야 했을 정도. 근데 저희가 결국에는 정말 안 될 놈들인 게ㅋㅋㅋ

조 : 우리가 신나게 개발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바닥에 물이 찬다는 거예요. 보니까 상수도관이 터져서 물이 차오르는 거야. 그래서 한 겨울에 물 다 퍼내고…퍼내면 안방까지 차오르고 또 차오르고…

※ 당시의 영상…또르르…

최 : 근데 보일러에서 한 번 돈 물이 터져서 되게 따뜻하고 훈훈했어요.

최&조 : 우리 진짜 안 될 놈들이었어요 안 될 놈들ㅋㅋㅋ

최 : 근데 진짜 안됐죠(…일동 쓴웃음…★)

궁 : 그래서 진짜 안된 이야기는,

최 : 그렇게 합숙까지 해가면서 개발을 하고 2013년 3월 쯤. 싸이월드 창업자분과 고산 대표님, 그리고 저희 팀원들이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서 서비스에 대해서 되게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했어요. ‘이 상태로 출시를 하면 사람들이 쓰긴 쓸거야. 근데 그렇게 해서 성공을 못한다면, 100명 200명만 쓰면 서버비는 계속 나갈거고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할 거다. 그러기엔 이미 지금 밴드가 너무 잘 나간다. 안 내느니만 못한 상황이 될 거다.’ 이런 얘기를 들었죠.

조 : 근데 그게 진짜 우리가 너무 오래 잡고 있었어서 지치기도 했고…할 수 있었지만 안 한거야.

궁 : 그 때 안 지쳤다면?

조 : 좀 더 일찍, 빠르게 만들어서 네이버 밴드가 나왔을 때 쯤에 우리도 앱을 내놨으면 좋았을 거예요.

최 : 사실 그 때 저희 말고도 경쟁사가 있었어요. 좀 소규모에 20대 애들이었는데 최근에 알아보니까 걔네도 쫄딱 망했어요. 그니까 대기업이 끼어들면,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싸이월드 이 아저씨는 그걸 다 아는 거예요. 자기도 대기업에 있었으니까. 그래서 얘기를 해준 거죠. 잘 만들어내더라도 너희는 힘들 거라고.

궁 : 미티 이후에는?

조 : 그 다음에는 약간 개인활동과 학업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또 얘가 데리고 와서 뭘 던지는거예요. 그게 바로 ‘인기척’이었죠. 인기척은 인문과 기술의 척도의 줄임말로, IT를 기반으로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융합 동아리예요. 미디어아트, 웹서비스, 캠페인, 연구 등의 프로젝트와 돌아가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세션으로 이루어져 있고 현재 26명의 동아리원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림6

인기척 활동 멤버들의 사진. 오른쪽 상단에 있는 로고가 인기척의 로고다.

최 : 인기척은 투자받고 조금 남은 돈으로 동아리를 만들어보자, 하고 만들었어요. 주위에 IT 잘 하는 친구들 알음알음해서 스타일쉐어 사무실이나 고산씨 사무실에 모여서 발표하고 프레젠테이션하고 그랬죠.

조 : 근데 인기척도 그렇고 뭔가 벌려놓은 건 많은데 제대로 마무리 해놓은 건 없었어요.

최 : IT를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좋다는 컨셉으로 각자 특정 주제를 잡아서 공개 세션 같은 걸 진행했어요. 엎어진 것 중에 ‘404 NOT FOUND’라는 것도 있었어요.

‘페이지를 찾을 수 없지만 아이들도 찾을 수 없습니다’

최 : ‘404 NOT FOUND’는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내용의 에러코드인데 그 화면 하단에 ‘페이지를 찾을 수 없지만 아이들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실종아동찾기 광고를 싣는 거예요. 그냥 버려지는 페이지, 많이 버려지는 페이지인데 그렇게 쓰는 거죠. 사실 이미 유럽쪽에 있는 비영리 단체에서 하는 자선사업 중 하나인데 거기에 연락해서 한국형으로 새로 해보겠다고 했어요.

이런 느낌으로 구현되는 페이지를 고안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느낌으로 구현되는 페이지를 고안하고 있었다고 한다.

최 : 그래서 국내 실종아동찾기 단체인 초록우산과 연락해서 해보려고 했는데 의사소통이 잘 안 되면서 결국 실행되지를 못했어요. 실종아동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없다는 게 초록우산의 입장이었는데, 우리는 ‘이미 만들어진 광고나 배너만 주면 된다’는 입장이었어요. 그런데도 이해를 잘 못더라구요… 결국 흐지부지됐죠.

또 ‘급해요’라는 어플을 만드는 내용의 주제도 있었어요. 어플 하나에 여러 버튼이 있는데, 화장실/ATM/은행, 경찰서 등등 여러 개 급한 거를 누르면 바로 주변에 있는 곳을 알려주는 지도가 뜨는 거였죠. 앱을 출시하긴 했는데 공모전 마지막에서 탈락했어요.

인기척에서 개발한 앱인 '급해요'의 스크린샷.

인기척에서 개발한 앱인 ‘급해요’의 스크린샷.

궁 : 지금은 다소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이후의 계획이 있다면?

조 : 크라우드 펀딩을 받을만한 주제를 만들어서 사업을 지속시켜보자 이런 계획이 있어요. 한 학기 동안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팀을 꾸린 다음에 아이디어 중 한 두 개를 추려서 거기에 인력을 몰빵해놓고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서 실제 진행을 해보는 거죠.

“우린 다 답이 없죠”

궁 : 취업or창업. 뭘하고 싶은가.

최 : 저는 창업할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취업은 돈이 진짜 없으면?

조 : 나도 취준은 안 할거야.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궁 : 아 이런 건 다모토리에서 얘기해야 되는데ㅋㅋㅋ

조 : 인생은 다모토리에서 배워야 한다고 했어요.

최 : 우리 진짜 나중에 뭐할지 모르겠다. 취업은 안 할 거 같은데 창업도 안 할 거 같고.

조 : 나도 대학교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최 : 우린 다 답이 없죠. 제가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창업회사의 대표님도 한양대 공대 수석 졸업, MIT 교환학생, 학교에서도 밀어주고 이랬던 분이었어요. 졸업하고나서 대기업을 3년 다녔구요. 근데 다니다 보니까 회의감이 들었다면서 나오셨어요. 그런 사람을 보면서 같이 일하는데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가 없죠. 근데 또 오늘(인터뷰 당일)처럼 삼성 결과 발표날에는 안전하게 취직을 준비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궁 : 근데 그걸 위해 취준을 하기에는 준비해야할 게 너무나 많고 시간도 많이 들고…나는 내가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참 싫더라. 내가 언론사에 가도 아니 안 가도 누군가 나를 충분히 대체할 수가 있다. 근데 이런 일은 집살 때 필요한 보증금만큼도 못 번다고 해도 나를 대체해서 다른 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하니까. 그래서 더 의욕이 생기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후.

조 : 미티 친구들은 3년 동안 같이 해 온 한 팀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동안 서로 또 각자 경험을 많이 쌓고 능력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고 그랬는데, 무언가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는 더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 : 우리가 약속했던게, 신촌에 술집 하나 차리자. 한 3000만원 모아서 술집 차리고 밤에는 술집 운영하고 낮에는사무실로 쓰자. 이런 약속이 있어요.

“제 생각에 우리는 회귀본능이 있기 때문에 다시 모여서 뭔가를 해볼 거예요. 분명히 그럴 것 같아요”

미티팀 팀원들의 모습

미티팀 팀원들의 모습

조 : 지금은 팀원 여섯 명 중 한 명은 교환학생에 가있고, 한 명은 소개팅 어플 회사인 이음에서 일하고 한 명은 비트라는 데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두 명은 군대에 가 있고 그런 상황이라서 좀 어렵긴 해요. 그래도 제 생각에 우리는 회귀본능이 있기 때문에 다시 모여서 뭔가를 해볼 거예요. 분명히 그럴 것 같아요.

최 : 미티 멤버들끼리만 작업을 해온 게 아니라 다들 여기저기서 다른 일도 해보고, 개인 경험을 많이 쌓았어요. 저도 지금은 다른 팀에서 활동 중이지만 언젠가 다시 모여서 일을 해보면 예전보다 훨씬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까지, 전역은 멀었지만 심장이 둑흔둑흔 뛰는 꿈은 이미 실현해가고 있는 미티의 조남준, 최재림씨의 인터뷰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