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라마 덕후 으스으이옵니다. (배꼽인사) 건강한 덕후로서 저는 지난 덕질의 자취 돌아보기를 즐겨하옵니다. 진정한 덕후라면 자신이 재밌게 본 드라마가 어느 해에 방영했는지 정도는 기억하는 것이 인지상정! 올해 2014년을 시작으로 한해, 한해 거슬러 내려가다 보니 딱, 하고 걸리는 해가 있는 겁니다. 그것은 바로 2007년.

기억할만한 드라마가 워낙 많았던 2007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기억할만한 드라마가 워낙 많았던 2007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2007년은 감히 명명하건대 한국 드라마의 황금시대였습니다. 금광이 새로 발견된 해? 아니, 시대에 걸맞게는 유전이 새로 터진 해, 석유가 콸콸 솟아 흐른 해였다고 할까요. 혹시 생각나는 드라마가 몇 편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더 생각할 새도 없이 빠르게, 우선 시작해봅니다. 응답하라, 2007! 한국 드라마의 황금시대여.

 

2007년의 시작은 이러하였지요.

우선 기억을 더듬어봅시다. 2007년 새해가 밝았을 때 우리는 아마 둘 중 하나의 드라마(사실 하나는 시트콤입니다만)에 빠져있었을 겁니다. 둘 다였을지도 모르지요. 그것은 월화드라마 <주몽>과 전설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입니다.

나는 시청자의 복습을 두려워하지 않는 명장. 나를 보고 또 봐도 재밌을 테니까! 핳핫핫

나는 시청자의 복습을 두려워하지 않는 명장. 나를 보고 또 봐도 재밌을 테니까! 핳핫핫

두 작품은 모두 2006년 시작하였으나 2007년 새해가 밝았을 때에도 절찬리에 방영중이었습니다. 시청률 50%를 돌파한 <주몽>과 수많은 유행어와 새로운 스타를 낳은 <거침없이 하이킥>은 여러분의 2007년 풍경에도 함께였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특히나 우리를 웃고 울렸던 거침없이 하이킥의 수많은 에피소드들… 영감탱 가만안둬, 랩민정, 해자죤니, 봄타는 나여사, 호박고구마 등등. 잊을 수 없잖아요….

만약 아니라면 그냥 TV를 안 보시는 분 같으니 여기서 나가주시지… 마시고 잠시만요ㅎ

만약 아니라면 그냥 TV를 안 보시는 분 같으니 여기서 나가주시지… 마시고 잠시만요ㅎ

<주몽>을 즐겨보던 아버지가 놓을 줄 몰랐던 리모콘. 야간자율학습 쉬는 시간에 DMB로 챙겨 보던 <거침없이 하이킥>. 제 경우엔 이런 장면들이 떠오릅니다만. 여러분들도 이 방송들과 함께 서서히 2007년이 언제였다 감이 오시려나요.

타이머 맞추고 본격적으로 출발해 보는기야!

타이머 맞추고 본격적으로 출발해 보는기야!

2007년 1월 시작해 흥했던 드라마들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연하남 이민기의 재발견이 되었던 KBS <달자의 봄>, ‘영화파’ 이범수를 ‘드라마’로 끌어들인 SBS의 <외과의사 봉달희>도 소소하게 성공을 거두었으나, 진짜는 따로 있었지요.

‘소나무야, 소나무야…’하는 노래가 깔리던 그 드라마! 긴장감이 필요한 장면에 깔면 그것이 키스씬이라도 둘 중 하나는 금방 혀 깨물어 죽을 것 같은 배경음악 ‘The Great Surgeon’을 낳은 그 드라마! 바로, <하얀거탑>입니다.

나, 장준혁이야. (목에 힘 뙇!)

나, 장준혁이야. (목에 힘 뙇!)

<하얀거탑>의 주인공, 천재 외과의 장준혁은 성공을 향해 치열하게, 때론 비겁하게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그 비겁함이 과해서였을까요, 그의 삶은 슬픈 종말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가 좋은 사람이었든 아니든 간에 김명민이 연기한 장준혁에 빠질 수밖에 없었지요. 정말 현실에 있을 법한 한 사람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된 느낌이랄까요.

<하얀거탑>은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습니다. 소설이 워낙 인기가 있었던 탓에 일본에서도 세 차례에 걸쳐 드라마로 만들어진 전적이 있었습니다만. 그런 건 뒤로 하고, 저는 그저 장준혁을 만날 수 있어서… 그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닷. (큽)(눈물을 참는다)

2007년의 시작을 알린 드라마 타임라인

주몽 2006.05.15~2007.03.06

거침없이 하이킥2006.11.06~2007.07.13

달자의 봄 2007.01.03~2007.03.15

하얀거탑 2007.01.06~2007.03.11

외과의사 봉달희 2007.01.17~2007.03.15

 

2007년의 봄은 따뜻했던 것 같습니다…?

장준혁이 떠나고 찾아온 2007년의 봄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있었을까요. 우선 가장 덕후몰이 잘했던 드라마로는 KBS의 <마왕>과 MBC의 <메리대구 공방전>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덕후몰이란 시청률과 상관없이 드라마 덕후들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드라마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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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하나와 지현우의 찌질한(?) 로맨스를 볼 수 있었던 <메리대구 공방전>도 괜찮았지만, 정말 강했던 것은 <마왕>이었지요. 실수로 살인을 했던 과거를 가진 형사 강오수(엄태웅), 그런 그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가는 오승하(주지훈)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자 서해인(신민아). 그들의 이야기를 감각적인 연출과 탄탄한 극본을 통해 보여준 드라마 <마왕>은 충격적인 엔딩으로 덕후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것은 스포일러이므로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슬펐어. 끙끙

근데 슬펐어. 끙끙

생명의 태동이라는 ‘봄’다운 따뜻한 드라마는 없었느냐, 하면 있었습니다. 많이들 보셨을 법한 드라마로는 MBC의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가 있었지요. 요즘 막 S본부에서 사랑스러운 정신외과의 역할을 끝낸 배우 공효진씨가 에이즈에 걸린 아기의 엄마로 나왔던 이 드라마. 그들 가족의 이야기는 안방극장에 앉은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간질였더랬지요.

그런데 2007년엔 이런 슬프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샘솟는 드라마가 한 편 더 있었으니… 바로 배우 차태현, 강혜정(a.k.a 햬루 엄마) 주연의 KBS 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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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정말 나 말고 본 사람을 만난 적이 없어.

불치병에 걸린 부자 윤호상(차태현)이 장의사집의 돈 밝히는 딸 나하나(강혜정)와 얽히며 만들어가는 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 이 드라마는 ‘죽음’을 소재로 하여, 그것이 드라마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만 결코 어둡지 않은, 따뜻하고 밝은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시청률은 3%대… 하늘나라로… 역시 시청률이 작품성과 비례하기는 힘든 것이지요.

같은 시기 정말 흥했던 드라마는 SBS의 <쩐의 전쟁>이었습니다. 사채업을 주제로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 박신양이 거지 코스프레를 했던 바로 그 드라마이지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었던 지라 자세한 설명은 패thㅡ.

나를 찾았는가? 뀨?

나를 찾았는가? 뀨?

그리고 또 요즘 KBS <연애의 발견>에서 열연을 하고 있는 정유미와 문정혁의 과거가 담긴(!) MBC의 <케세라세라>라는 드라마도 있었지요. <내 이름은 김삼순>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하얀거탑>의 후속이었던 이 드라마도 덕후들 사이에서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편입니다. 약간 기빨리는 로맨스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잘은 모르겠다능.

이렇게 <마왕>부터 <케세라세라>까지. 2007년의 봄은 전체적으로 따뜻했다기에는 조금 쎄한,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2007년 봄 드라마 타임라인

케세라세라 2007.03.17~2007.05.13

마왕 2007.03.21~2007.05.24

고맙습니다 2007.03.21~2007.05.10

꽃 찾으러 왔단다 2007.05.14~2007.07.03

메리대구 공방전 2007.05.16~2007.07.05

쩐의 전쟁 2007.05.16~2007.07.05

 

2007년의 여름은 마니아를 낳았습니다.

2007년의 여름. 아… 그 때만큼 치열했던 시절이 있었을까요. 이 때를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덕후의 가슴은 뜁니다 두근두근. 저는 이 중 대부분의 드라마는 뒤늦게야 찾아보았고, ‘본방’으로 달리지 못했음에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들은 으스으라는 드라마 마니아(라고 쓰고 덕후라고 읽는다)를 낳았습니다. 이들 덕분에 저 말고도 많은 드라마 마니아-덕후들이 탄생한 해가 2007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계절은 여름이어라.

해가 쨍쨍 내리쬐는 여름, 스탭과 배우들 (사진=Pink Sherbet Photography)

해가 쨍쨍 내리쬐는 여름, 스탭들의 땀 한 바가지씩을 조공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들이 있었으니. (사진=Pink Sherbet Photography)

그 중에서도 여름 하면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드라마, 케이블 채널 어딘가에서 해주는 재방을 여전히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드라마, 공유의 외계인 드립이 흥하고 이선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여심을 녹이던 드라마! 바로 <커피프린스 1호점>이 있었습니다.

그 해 여름 홍대 구석진 곳의 왕자 커피숍은 커피 프린스로 다시 태어났더라.

그해 여름 홍대 구석진 곳의 왕자커피숍은 커피프린스로 다시 태어났더라.

<커피프린스 1호점>은 대중적으로 흥했지만 작품성이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대중과 덕후의 이목을 모두 끌었습니다. 감각적인 화면과 음악 연출,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매력적인 인물들 사이에서 시청자들은 엄청 황홀했더랬지요…

다들 홍대 가면 선기가 와플 구워주고 하림이가 커피 주문 받아주고, 은찬이는 스쿠터 타고 돌아다닐 줄 알았잖아요. 아직 지우지 못한 커프 OST 몇 곡 mp3에 담겨 있잖아요. 예?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커피 프린스 1호점>외에도 2007년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KBS의 <경성스캔들>입니다.

(순서대로) 이수현! 조마자(나여경)! 선우완! 으앙 오랜만이야 ㅠㅠ

이수현! 조마자(나여경)! 선우완! 차송주! 으앙 오랜만이야 ㅠㅠ

사실 <경성스캔들>은 흥행작 <쩐의 전쟁>과 동시간대에 편성되어 시청률 싸움에서 완전히 패자였습니다. 집계 회사마다 다르지만 최저 4%에서 최고 10%정도의 시청률. 지금이야 10%면 나쁘진 않다 싶지만 그 때는 아니었지요.

그래서인지 본방으로 본 사람보다 뒤늦게 보고 빠진 덕후가 더 많은 드라마가 <경성스캔들>입니다. 일제시대 항일투쟁을 하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 처음엔 톡톡 튀는 로맨틱 코미디 같더라니 갈수록 눈물짓게 만들고, 마지막엔 드라마 끝을 알리는 엔딩컷에서까지 눈물샘 폭발하게 만들었더랬지요.

수장님 따라 애물단 가입해서 거사에 투입되는 꿈 꾸고 그랬었는데. 추근덕이 운전하는 차에도 타고. 농담따먹기도 하고. 쿠쿠. 여튼 너무 사랑했던 드라마인지라 웬만해서는 잘 안하는 ‘보고 또 보기’도 하고 대본도 PMP에 저장해서 읽곤 했었는데, <경성스캔들>의 진수완 작가님은 이후 오랜 공백 끝에 <해를 품은 달>을 집필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덕후들에게 6부작이기로 유명한 드라마라 씁쓸하였다는… (=아역에서 끝난다능ㅎ.ㅎ)

그런 <경성스캔들>과 함께 마니아를 견인한, 이름하야 ‘2007 여름 마니아 드라마 3대장’이 있었으니, 바로 <개와 늑대의 시간>과 <한성별곡-正>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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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은 덕후 많기로 유명한 배우 이준기의 필모그래피 안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변인들의 추천으로 몇 차례 시도했다 결국 빠져드는데 실패했으나… 한국 드라마 추천해줘! 하면 언제나 껴있는 드라마가 바로 <개와 늑대의 시간>입니다. 그만큼 사랑받은 작품이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드라마 <한성별곡-正>은 정조시대를 그린 퓨전사극입니다.

8부작 드라마였는데 이런 고퀄리티의 감독판 DVD도 나왔더라. 덕후의 힘!

8부작 드라마였는데 이런 고퀄리티의 감독판 DVD 세트도 나왔더라. 덕후의 힘!

<한성별곡-正>은 이후 <추노>로 이름을 알린 곽정환PD가 연출을 맡았던 추리물+사극이었습니다. 이 PD님 또한 역사 덕후로 정평나계시던데… 그래서인지 고증도 탁월하고 스토리도 탄탄했지요. 비록 동시간대 방영된 <커피프린스 1호점>에 완전히 묻혔지만, 역시나 뒤늦게 찾아본 덕후가 많은 드라마입니다.

2007년 여름 드라마 타임라인

경성스캔들 2007.06.06~2007.08.01

커피프린스 1호점 2007.07.02~2007.08.27

한성별곡 2007.07.09~2007.07.31

개와 늑대의 시간 2007.07.18~2007.09.06

 

그리고 아직 여름이었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아직 여름입니다. 그리고 사실 아직 소개하지 못한 여름 드라마가 있습니다. 다만, 길이 글어진 까닭에 다음 편에서 이어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그 드라마가 무엇일지 함께 추리해보시렵니까아~? (뜬금 신동엽 발동!)

2007년의 여름은 파도 파도 끝이 없다. (예쁘게 차려입고 다음 꾸러미를 준비한다)

2007년의 여름은 파도 파도 끝이 없다. (예쁘게 차려입고 다음 꾸러미를 준비한다)

그리고 또 가을, 겨울이 남아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2007년의 풍요로운 가을, 다소 쓸쓸한 겨울 드라마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계속해보려 합니다. 그럼 다음을 기억하며 오늘은 여기서 이만, 덕후 으스으 물러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