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이옵니다

그래.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공공장소 시리즈. 왕년이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붕가붕가의 방을 찾아갔습니다. 붕가방 시리즈 1편에서는 부모님 집, 모텔, 펜션 등 숙박업소를 살펴보았고, 2편 붕가방에선 자취방,하숙,고시원을 보았습니다. 지난 3편에선 기숙사,DVD방,룸카페를. 하지만 그 어떤 곳도 우리에게 자유로운 붕가붕가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았습니드아아아!

법률 123조 456항.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붕가붕가할 권리가 있다.

ㅠㅠ 나의 붕가권을 보장하라… 국회의원에겐 방탄 국회를 주었으니 청춘에겐 방탄 붕가를 보장하라…

무적 방탄 붕가붕가붕!

이 권리를 위해 왕년이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발..아니 궐기라도 해야하나 싶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맞아 난 네 생각보다 훨씬 미친ㄴ…이야

후후…. (못 들은 척)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이 각박한 도시에서 붕가붕가 할 지붕 한 쪽 얻지 못한 청춘들을 위한 아웃 도어 특집. 일찍이 수렵과 채집을 통해 종족을 유지해온 우리는 선조의 정신을 계승하여 결국 들로, 산으로, 길바닥, 공공장소로 나갑니다. (이번 편은 왕년이의 세심한 필치를 감당하지 못하고 분량이 너무 길어져 4-1과 4-2편으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도심의 야생마(암컷,수컷)들을 위한 붕가방 4편.  학문의 전당, 대학으로 향합니다!

달려간다. 어차피 이 시리즈 자체가 미친 기획이었어!!!!!!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간다아앗! 아앗 끝까지 가버려엇… (!)

붕가붕가의 방을 찾아서’를 읽는 분을 위한 간단 안내문 하나.

‘붕가붕가 공간 지형도’시리즈는 섹스는 물리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행위라는 관점을 기본으로 취하고 있습니다. 둘. 이 반짝반짝한 돈의 도시에서, 20대가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20대가 섹스를 위해 향유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에 대해 탐구합니다. 셋. 이 시리즈는 ‘이런 데서 하세요’라고 권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것은 ‘듣기 싫을 정도로’현실적인 이이기. 넷. 이 시리즈를 위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신 분들은 모두 철저히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마이 러블리 스쿨룩을 봐~, 학교 공간 (과방, 동아리방, 도서관 등)

 

학교 사랑 나라 사랑 (사진: Rob Amend CC BY)

아름다운 캠퍼스 라이프.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서면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동과 수업 건물이 보입니다. 나무 그늘 밑 벤치에 앉아 학문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대학생들. 드럼과 기타 연주가 흘러나오는 동아리방. 삼삼오오 모여든 동기들과 과방에서 담소를 나눕니다.

 이런 대학교의 모습은 지킬앤하이드의 ‘지킬’버전입니다. 후후… 곧 해가 지고 밤이 깊으면, 대학교의 두 번째 얼굴, 하이드가 찾아옵니다. 어두운 밤, 낮의 소란이 잦아들고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들이 한 켠을 밝힙니다. 그리고 아직 집에 돌아가지 않았던 연인들이 스스슥 학교의 명암 사이를 파고듭니다.

 공부를 마치고 기숙사로 올라가던 A양은 학교 안에 있는 숲 속에서 번쩍이는 네 개의 눈을 발견합니다. 실루엣을 보아하니 몸통은 하나요 다리는 네 개. 그녀는 처용설화의 처용 신처럼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습니다. 학교 안 벤치는 조각배처럼 흔들렸고, 어둠 속에 연인들은 서로의 숨소리에 취해 젖어듭니다.

 우거진 나무 아래 몸을 피하면 두 사람의 그림자 정도를 숨기는 건 식은 죽 먹기!  학교 마다의 핫플레이스가 있습니다. 왕년이가 지인 네트워크를 통해 각 학교별 핫플레이스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왕년이표 학교별 핫플레이스 정리

각 학교에 실제로 다니고 있는 혹은 다녔던 사람들에게 물었다. 학교 사람만 아는 각 학교별 핫 플레이스 정리. 이 곳 말고도 알고 있는 ‘핫’ 플레이스가 있다면 제보 바람! 

– 이화여대

포스코관과 도서관을 잇는 포도길 주변 숲 속 벤치. 발견되지 않게 조심하자. 여대의 성역을 더럽힌 커플은 분노한 여대생들에게 구둣발로 맞는 수가 있다.

 – 연세대 (신촌)

커다란 숲이 있는 청송대와 노천극장 주변. 학교에 산모기가 그렇게 많다고 한다. 계피 우린 물을 몸에 바르고 가면 모기에 뜯기지 않는다. 경영대 뒤쪽 기숙사 가는 길도 으슥하다. 하지만 들어가는 길에 발밑을 조심할 것. 온 학교가 공사판이다.

– 연세대 (원주)

기숙사 앞에 공원이 하나 있는데 그 곳이 밤에 그렇게 뜨겁다고… 윤동주 시비 앞 미래 동산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걸친 것 없기를! 잎새에 부는 바람에도 나는 아앙 했다! 강의실 뒤쪽으로 돌아가는 길 중엔 베이비로드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길도 있다. 원래 가로등이 없던 길인데 그 탓에 이 길을 커플이 함께 지나면 애가 생겨 나온다고 하여 베이비로드라는 별명이 붙었다. 저수지 주변 벚꽃나무 길의 별명은 키스로드. 흩날리는 벚꽃 아래 서면 하트 뿅뿅 키스가 풍년이로다. 

– 고려대

법대 건물 옥상의 작은 정원이 나름 풍경이 좋다. 다람쥐길에 놓인 벤치도 핫플레이스. 낮이나 밤이나 커플들이 꽤 있다.

-경희대

호텔관광대와 생활과학대 사이에 숲길이 있다. 미대로 가는 길인데 요상한 조형물들과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이 가림막이 되어준다고.  

– 건국대학교

건대는 중앙에 일감호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이 호수를 중심으로 통학로 반대편 쪽이 상대적으로 으슥한 편이다. 오리랑 거위가 접근할 수 있으나 놀라지 말고 할 일에 집중하자. 

– 시립대

시립대는 법학관 근처가 좋다고. 고대도 그렇고 법대들이 터가 좀 좋은가….큼큼… 

– 세종대

세종대는 모짜르트홀과 집현관 사이에 있는 벤치.  왠지 말만 들어도 동서양 선조들의 좋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기분이야. 

– 동국대

동국대에 있는 팔정도. 코끼리 동상 앞이라고 하는데, 조명이 예뻐서 여자들이 그냥 녹는다는 동국대 남학생의 증언. 밝은 게 흠이다. 동국대생 C씨는 “스님들한테 목탁으로 맞을 일 있냐”며 “그 분들도 참으며 수행중이신데 조심해야 한다”고 전함. 

 하지만, 학교가 작거나 숲이 없는 경우, 교내가 비교적 밝다거나 하는 열악한 조건에 놓인 학우들은 실내를 찾아 들어가게 됩니다. 공사판인 학교가 많은 것도 학교 야외 공간에서의 붕가붕가를 방해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공사중2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 재정 지원 사업 때문에 대학 여기 저기서 공사가 한창입니다. ‘태어나는 애가 점점 줄어드니까 앞으론 대학 갈 인구도 줄어든다, 그러니 얼른 다같이 망하기 전에 대학을 잘 구조조정하자.’ 이게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사업 취지인데, 누구 목을 죌 것이냐 하는 기준에 ‘교사 확보율’이 들어갔습니다. 건물이 많으면 튼튼한 대학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취업률 같은 유치한 기준으로 대학을 자른다는 게 말이 안 된다니까 새롭게 생각해낸 기준입니다.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찍히지 않기 위해 올해 여름내 열심히 공사를 벌인 학교들이 많았습니다. 꼭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삐까뻔쩍한 학교는 동문의 자랑이자 수험생의 우상으로, 흙 마를 새 없이 학교는 공사 중입니다. 연인 한 쌍 가릴 그늘조차 잃었습니다.

그러니까 학교 안으로 들어가자~ 과방, 동방

 자. 그러니 이제 학교 안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과활동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그게 싫다면 동아리라도 하세요. 그래야 학교 안에 ‘방’스러운 공간을 얻을 수 있지요.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생 자치공간의 하나로, 과방과 동방이 있습니다. 과방에는 테이블과 함께 앉을 수 있는 소파가 있습니다. 요즘엔 각 과방,동방마다 도어락을 걸어놓습니다. 학교마다 때문에 평소 비밀번호를 잘 알아두었다가 침입해야 합니다.

평소 동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사진=SBS 모닝와이드)

동방엔 가끔 밤새 공부하거나(?) 하는 일을 대비해 라꾸라꾸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 신비의 라꾸라꾸는 침대를 반쯤 세우는 것도 가능하고 눕히는 것도 가능합니다. 책상도 있으니 다양하고 아름다운 체위들이 여럿 가능합니다.

 또, 동아리에 맞는 새로운 컨셉의 붕가붕가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밴드 동아리라면 드럼 위에서, 피아노 동아리라면 피아노 위에서, 컴퓨터 동아리라면 컴퓨터 위에서, 조류 관찰 동아리라면 조류 관찰 망원경으로 서로를 들여다보며. 방송반이라면 한 쪽은 BJ가 되고 한 쪽은 별풍선을 던져주며 해보는 것도 재밌겠습니다.

국악 동아리라면 이렇게 차으흐응으을~하면서어어어어어~ 아이고~

빈 교실과 도서관에서도 어김 없이 ‘붕가붕가붕!’의 현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험기간이 적기입니다. 시험 기간이면 몇몇 대학생들은 매 학기 그렇듯 갑작스레 학점 망령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그래! 밤새 시험 공부를 하겠어!’라는 정신증이 발병하는데, 이 정신증은 새벽 2시까지 유효할까 말까. 캠퍼스 커플이라면 백퍼센트입니다. 졸려하는 ‘자기야’의 정신을 깨우기 위해 극단적인 처방을 택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몸이 깨면 마음도 깬다는 심신일체의 처방! 선생님과 학생으로 변신하여 ‘너는 학생이고 나는 선생인디 으찌할까, 나으 달콤한 사랑의 몽둥이로 궁디 팡팡 맞아볼텨?’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 여기서 음란 마귀 테스트 퀴즈 하나.

‘책상에 엎드려 잔다‘라는 의미를 이중적으로 해석하면 무엇일까요?

정답은 흐흐..흐흐흐….흐흐.ㅎ….

왕년이표 붕가붕가의 방 종합 평가 [ 학교 편 ]

1) 위생성 ☆☆☆☆☆

학교 벤치, 도서관, 동방, 과방인데…? 학교 벤치라니. 풀잎으로 닦다가 옻 오르는 수가 있다. 동방이나 과방은 공유지의 비극을 실현하는 곳. 아무도 청소하지 않는다. 중국 음식 먹고 떨어뜨린 단무지가 소파 아래서 발견된다. 그 단무지를 먹고 곱등이가 곱등곱등 자라고 있으니, 벌레알 조심 또 조심. 콘돔만 항상 갖고 다닐 게 아니라 물티슈도 상시 휴대하자.

2) 경제성 ★★★★★

총 소요 경비 0원 (월 4회 섹스 기준)

( 최저임금 기준 5210원 X 필요노동시간 = 평균 0시간 )

 3) 체위 자유도 ★★★★

야외 벤치라면 ‘앉아서 앞,뒤’ 정도만 가능하겠지만 야외라면 사실 각자의 능력치에 따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과방,동방은 소파가 있으니 체위 자유도 업!

 4) 방음 ☆☆☆☆

낮 시간의 학교라면 ‘소음 속의 소음’ 전략으로 방음이 가능하나 정말 그럴라고…?;;;; 아마 밤시간을 노릴 텐데, 밤시간엔 귀 밝은 대학원생들과 상념에 잠긴 대학교수, 기숙사 올라가던 학부생이 공존한다. 방음이 안 되는 건 당연하고, 차라리 듣는 사람이 귀가 어두운 부류이거나 위대한 상념에 빠져있기를 기도하자.  강의실에선 시멘트 바닥에 교성이 부딪쳐 되돌아오는  에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플라이투더스카이처럼 애절한 에코의 마법을 경험해보자.

 5) 기타

  • 학교에서 하면 아는 사람과 마주칠 위험이 있다.
  • 공동으로 쓰는 과방,동방 같은 데서 그러다가 발각되면 대학생활 끄읕~ 당신은 이제 레저언드~ 전설의 과방남, 동방녀가 되어 학교 게시판 지분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서 헤어져야 해

학교를 정복한 왕년이는 또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가방에 물티슈를 주섬주섬 챙기고 또다른 모험의 세계로. 4-2편으로 금방 돌아올거에요. 그 때까지 동무들 안녕히 있으라우~ 곧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