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자유대학생연합(이하 자대련)이 폭식투쟁을 예고했던 당일, 자대련의  김모 대표이사(이하 김 대표이사)가 본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남긴 글과 사진이다.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

진정 복수가 아닌 진상조사를 원하신다면 세월호 특별법을 스스로 파기하십시오.

국민들은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한 결과를 신뢰하지 못할 것입니다.

객관적인 제3자가 수사를 맡아야 진상에 가까워집니다.

올해 6월 여야 합의로 통과된 상설특검제도가 있습니다.

객관성과 중립성은 상설특검위에 맡기시면 해결됩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세월호 특별법을 파기해 주십시오.

복수를 원하시면 세월호 특별법 찬성을,

진상조사를 원하시면 세월호 특별법 파기를 외치십시오.

당신은 어느 쪽이십니까?

나도 자유 좋아하고 대학생인지라 무-려 자유+대학생이 뭉친 연합이라는 이 집단의 대표!님이 쓴 글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읽어보려는데…어…얼랄라? 제가 아는 그 세월호 특별법 맞나요? 솔직히 가슴에 손 얹고 말해서, 이 때까지 내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있는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는데, 이건 좀 아닌게 눈에 확 들어왔더랬다. (‘객관성과 중립성은 특검위에 맡기라’는 이 말은 마치 보험회사의 문구 같아도 보였다…)

-해서, 한번 요목~조목 따져보자고 작심했다. 일단 위의 내용 중 핵심 주장(이라 하기도 민망한 주장)을 먼저 찝었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자대련의 주장은 정확하게 저 열 줄의 문장에서 ‘따온’ 내용에 + 각각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과 ‘여야 합의 특별법안’이라는 설명만을 덧붙인, 두 개의 문장으로 정리됐다.

  1.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 =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 = (유가족의) 복수
  2. 여야 합의 특별법안 = 객관적인 제3자가 수사 = 진상조사

설마…다른 합의안을 전제로 깔고 얘기한 건 아니겠지?! 워낙 말을 아끼셔서ㅎㅎ 자 이제 정리가 됐으니 하나하나 조모조목 까봅시다. 일명, ‘자대련이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하는 이유를 미스핏츠가 반박하는 글’ 스따뜨!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 대로 됐을 경우 =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 = (유가족의) 복수’ (?)

일단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 한 줄 요약 : 4.16참사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가 조사한 내용을 + 특별위원회가 수사하고 + 특별위원회가 기소.

초장부터 특별위원회가 뭐냐 수사권, 기소권이 뭐냐 누가 이걸 갖냐를 촤르르 얘기하면 재미도 없으니까, 곧장 자대련 반박으로 고고. 일단…나에게 주어진 ‘자대련의 논리’가 많지 않으므로(거의 없으므로)…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윗글에서 딱 두 문장으로 표현된 부분을 아래처럼 1, 2, 3단계로 송송 썰어 분류해봤다.

  • 1단계 :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대로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다.
  • 2단계 :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한다.
  • 3단계 : 유가족의 복수가 실현된다.

단계 사이사이에 간극이 너무 크다. 이건 뭐 현대시입니까? 숨겨진 전제가 너무 많아서 친절하게 하나하나 끄집어내드려야겠다.

1단계 →2단계 :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 대로 됐을 경우에는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대략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내용의 전제가 필요하다.

  1. 특별위원회에서는 유가족이 추천한 변호사의 목소리밖에 나올 수 없으며
  2. 특별위원회는 유가족의 입김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가 못해서 결국 ‘유가족의 복수’가 주제인 수사내용만을 들고 법원 문을 땅땅 두들기며 기소한다.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에 따르면 ‘유가족이 추천한 변호사’는 특별위원회에 소속된 16명 중 절반인 8명을 구성하게 된다. 나머지 8명은 국회에서 추천한, NOT 유가족이 추천한 사람들이다. 자대련의 논리대로 가려면, 국회추천인 8명이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유가족의 입김이 작용해, 결과적으로 특별위원회 구성원들이 친유가족적인 성향을 띤 인사로 구성되야 한다는 건데…

8월 19일, 여야가 2차 합의안을 내놓았다.

2차 협의안을 내놓은 이후, 여당 의원은 대놓고 이렇게도 말한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다만 “그래도 유가족들과의 3차 면담을 앞둔 상황에서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새누리당의 양보안이 있지도 않고 새로운 양보안을 낼 의사도 없다”며 유가족측이 여야의 2차 합의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8월 29일 노컷뉴스 기사)

뉴스를 아예 끊고 살지 않았다면 사실 누구나 체감할 수 있을 거다. 지금 세월호 특별법 논의과정의 분위기가 바로 이렇다. 자대련 김모 대표이사는 저 글을 작성한 시점은 여야 2차 합의안이 나오고도 무-려 9일이 지난 8월 28일이었다. 특별법안이 현재 어떤 분위기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분위기 속에서 유가족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는 누구보다 그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정말 유가족의 입김이라는 게 있었다면 애초에 야당이 여당과 합의안을 도출한다-라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없었을 거다. 유가족은 이전에도, 또 지금도 철저히 국회로부터 외면당했으며 외면당하고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외면의 목소리만 더욱 커지고 있을 뿐이다.

2단계 →3단계 :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하게 되면 유가족의 복수가 실현된다’

그래서 사실 이 내용은 논리로 대응할 수가 없다. 왜냐면…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애초에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해버리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이 과정은 OUT.

정리해보자. 특별위원회 16명 중 8명이 유가족이 추천한 법조인인 상황에서, ‘유가족 요구 특별법안 대로 특별법이 통과되면 피해자가 추천한 변호사가 수사를 한다. 이는 유가족의 복수만을 불러온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는… 대략 두 가지 사고 흐름을 상상해볼 수 있는데,

  1. 여덟 명이 엄청 쎈 사람이 들어감…나머지 여덟 명 덜덜 떨어 막 무서워서 암 말도 못해 막. 심지어 이 여덟 사람은 유가족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라서 유가족 말만 들어야 댐. 결국 유가족은 진상규명과는 상관 없이 이 여덟 사람을 필두로 해서 복수극을 찍게 될거임ㅇㅇ
  2. 유가족은 무려 국회에도 압력을 넣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존재임. 때문에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어이쿠 하란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유가족이 추천한 인사들을 추천인 명부에 올려놓을 수밖에 없음. 결국 친유가족 법조인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유가족은 진상규명과는 상관 없이 이 여덟 사람을 필두로 해서 복수극을 찍게 될거임22.

마막 이렇게 유가족분들이 막 복수극을 찍게되는 것이야

끄흥…내 상상력에서는 이 정도밖에 상상이 안 간다. 혹시 자대련 김모 이사님께서 이 글을 보고계시다면 본인의 사고 흐름을 좀 정리해서 알려주시길…

‘여야 합의안 = 객관적인 제3자가 수사 = 진상조사’ (?)

똑같은 구도로 또 얘기하면 지겨우니까, 이번엔 기성언론 기사를 빌려가면서 새누리-동아-자대련을 차례로 공격하는 3단 옆차기를 시전해보겠습니다.

간다아아아앗!!!

돌려까기에 매우 큰 도움이 돼준 기사는 9월 6일자 동아일보 <111일째 국론 분열…여-야-유족 불신이 가장 큰 걸림돌>

이 기사의 전반적인 논조는 :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주면 이런저런 것들이 우려스러웡’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며 우리도 직접 말은 안 했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식. ‘유가족의 복수극’을 우려하는 자대련과 얼핏 교집합이 보인다…!

3단 옆차기 1단-2단 : 자대련 반박을 위한 워밍업

여야가 제시한 합의안 한 줄 요약 : 진상조사위원회가가 조사한 내용을 + 특별검사가 수사하고 + 특별검찰이 기소!

꺄흑! 헷갈린다! 여하튼 자대련이 언급한 ‘수사를 맡게 될 객관적인 제3자’라 함은, 결국 ‘특별검사’라는 거다.

일단 동아일보가 정리한 ‘유가족 요구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 1단계 : 특검 추천 위원 7명 중 2명은 야당이 추천하고, 2명은 여당이 추천한다.
  • 2단계 : 여당이 2명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특검 선정은 야당과 유가족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다.
  • 3단계 : 이런 이유로 새누리당은 “사실상 특검 추천권을 야당과 유가족 측에 준 것이고, 이는 기소권·수사권까지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이번에도 미스핏츠가 정리한 각 단계 사이의 논리비약.

  • 1단계→2단계 : 7명 중 4명은 나왔는데 나머지 3명은 어디갔어요? 동아일보는 아예 언급도 해놓지 않았다. 나머지 3명은 각각 법무부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한 1인. 대한변협회장은 새누리식 논리라면 유가족 편으로 넘어왔을테고* 그 논리 고대로 데칼코마니해서 법무부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을 바라보면…정부 측이네.

*대한변협회장도 유가족의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링크 : 오마이뉴스 기사)

  • 2단계→3단계 (1) : 여기서 새누리당은 자학을 시전합니다. ‘여당이~ 우리 국회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우리 여당이~ 이렇게 힘이 없어요.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 하나면 여당은 맘대로 못함. 사전동의권=조커ㅇㅇ’ 뭐 이런 논리(?) 이런 논리라면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수사/기소를 맡게 될 17명 중 5명은 확실히 확보하게 될 ‘유가족 요구안’이 더 유리하다.

이런…조커가 있단 마리야…?

  • 2단계→3단계 (2) : 이 3단계가 끝난 뒤, 기사에서는 딴 얘기를 막- 씨-부리던 중 되-게 뜬금없이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는다고 해도 특검 추천위원 2명에 대한 추천권은 최종적으로는 여당에 있다.’는 핵-심 문구를 은근 슬쩍 내뱉는다. 그니까 결국…사전 동의권 is not 조커. 결국 여당이 최종적으로 추천하고픈 사람 추천 때리면 됨.

근데 여기서 진짜 포인트는, 이 특검이란 게 4.16참사특별위원회 보다 한 단계 더 많아요. 이 추천받은 7명이 그대-로 특검이 된다는 게 아니라!!! 이 7명이 특검추천권을 가진다는 사실!!!! 이 7명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이 추천하기로 의결한 2명의 후보자 중 한 명이! 특별검사가 되는 겁니다. 근데 둘 중 누가 특검할지는...대통령이 결정함.(링크 :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그니까 결국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데, 대통령이 ‘흐음 어디보자 얘가 날 수사하면 적당한가’할 특별검사후보자 2인을, 추천할 수 있는 7명 중에 2명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 이것을 야당에게 주겠다-는 데서도 지금 ‘어이쿠 혹여나 친야당/친유가족이 특별검사되는 거 아닐까 몰라’하면서 발동동하고 있다는 거다.

여하튼. 이어 동아일보는 ‘친야당, 친유가족 성향의 인물이 특검으로 임명된다면 수사 결과에 대한 객관성이 담보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청와대에 대한 집중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문장을 덧으로 붙여주시는데…약간 자기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라는 가을타는 여자같다. 중학교 때 배운 수학으로 저 문장의 대우를 만들어봤다. 명제가 참이면 대우도 참, 명제가 거짓이면 대우도 거짓.

대우 : 수사 결과에 대한 객관성이 담보가 어렵지 않으려면, 친야당, 친유가족 성향의 인물이 특검으로 임명되면 안 된다.

예…알겠습니다.

(이게 뭔 개소리요…)

※ 덧: 유가족은 ‘(여야 합의안대로 가더라도)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라’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는 이것마저 극구 반대한다. 그 반대이유를 동아일보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더랬다.

  • 1단계 : 야당과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행적이 묘연하다고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해왔다.
  • 2단계 : 이를 조사하려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 3단계 : 결국 새누리당은 야당과 유가족들의 주장이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보다는 박 대통령을 흠집 내려는 정치공세에 맞춰져 있다고 보고 있다.

뽀너스 퀴즈! 또 찾아봅시다. 숨겨진 전제!

  • 1단계 → 2단계 사이의 전제 :  ‘이를 조사하려면’이라고 자연~스레 넘어갔다는 건, ‘진상조사위는 유가족 대변인이다. 진상조사위’s 의견=유가족’s 의견!’이라는 전제가 깔렸다는 거다. 유가족이 요구한 진상조사위의 구성은 여당 추천인(5명)+야당 추천인(5명)+대법원장 추천인(2명)+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인(2명)+유가족 추천인(3명)=17명이다.
  • 여기서 잠깐,  1단계→ 2단계와 관련된, 같은 기사 내에서 동아일보가 덧붙인 문장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대한변협회장 유가족이 추천하는 총 10명은 사실상 유가족의 의사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진상조사위 운영은 유가족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ㅎㅎ…본다와 보인다의 향연으로 보인다. 일단 정치권이라는 모호한 주어=불명확한 근거에서 원 아웃, ‘무~려 정-치권에서 그랬다고 하니까 분-명 야당과 대한변협회장은 유가족이 의도한 이들을 추천할 거임’이라 추측하는 데서 투 아웃, ‘추천 따윈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찌! 결국 추천인 배후에 선 유가족이 진상조사위 운영 주도할거임ㅇㅇ’라고 추측성 결론 내려버리는 지점에서 쓰리 아웃. 동아일보 너 아웃.
  • 다시, 2단계 → 3단계 사이의 전제 : 요기에는 ‘대통령비서실장과 제1부속비서관,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면 박 대통령에 흠집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거…고도의 박 대통령 돌려까기 문장 아닙니까?;; 동아일보 이래도 되나;;

3단 옆차기 3단 : 자대련 반박 시전

자대련을 반박하려고 리서치를 시작했는데 ‘혹시나’하고 읽어본 동아일보 기사를 반박하다 보니 새누리당과 자대련에 대한 반박이 세트로 따라옴… 이게 다 자대련 글에 내용이 없어서 그래욤. 여튼, 이제 자대련을 반박해봅시다. 여야 합의안 = 객관적인 제3자가 수사 = 진상조사’라는 자대련의 논리. 일단 위에서 하나하나 짚었던 바, 여야 합의안 대로라면 객관적인 제3자가 수사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자대련이 유가족 요구안을 깠던 논리대로라면,

  • 여야 합의안에 나타난 ‘마치 객관적이어 보이는 이들’도 죄다 여당 혹은 정부와 관련이 있는 이들
  • 얘네가 추천한 특검 후보자도 결국 여당/정부 꼭두각시

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결국, 여야 합의안에 따라 구성될 특검은 객관적이지도 않을 것이고, 제3자도 아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특검이라는 제도 자체를 불신한다거나 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대통령과 여당이 ‘특검’을 둘러싸고 여태까지 국민들에게 보여준 태도다. 더군다나 ‘지금까지의 특검’은 차치하고서라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에 청와대와 여권이 적극적으로 정보공개 요청에 대한 요구에 응했다거나, 제 때에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지금까지 특검이 그래왔다더라’하는 전례가 있었다하더라도 유가족과 국민들-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나는, 이렇게까지 특검을 부정하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냥 괜히 이 짤이 떠올라서요…

한편 자대련은 4.16참사특별위원회는 곧 유가족의 복수대리기구! 특검은 진상조사를 할 것이야! 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하…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사실 자대련의 입장을 읽어보면 여야 합의안 대로 특검이 만들어지더라도 결과적으로 ‘어떤 구성’의 특검이 만들어지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다만 아주- 강한 추측이 내재돼 있을 뿐.

여야 합의안 대로 가더라도 그렇게 해서 구성된 특검이 ‘친야당/친유가족 성향의 인물로 구성된 특검’일 수도 있고, ‘친정부/친여당 성향의 인물로 구성된 특검’일 수도 있다는 거다. ‘어쩌다 우연히 성향이 딱 중도인 구성’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그렇지만 이 중 어떤 구성으로 특검이 꾸려지든 간에 이들이 진상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함부로 결론 내릴 수 없다.

물론, 물-논 위에서 언급한 유가족 요구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가족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정된 여야합의안이 채택된다고 치더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진상조사위원회가 어떤 구성으로 탄생하건 간에 그들이 정말 진상조사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서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최선으로든 차악으로든’ 진상조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구성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세월호 특별법의 두 가지 안인 유가족 요구안과 여야 합의안 중 어떤 것을 택할 것이냐’에 대한 물음은, 결국 ‘어떤 구성이 그나마 진상에 가까운 조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냐’는 물음과 같다. 그리고 자대련은 그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으로 ‘복수를 원하시면 세월호 특별법 찬성을,진상조사를 원하시면 세월호 특별법 파기를 외치십시오.’라는 그 어떤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이사는 마지막 문장으로 내게 물었다. “당신은 어느 쪽이십니까?”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궁금한 게 있다. 자유대학생연합이나, 실제 폭식투쟁에 참여했다고 하는 자유청년연합이나 왜 때문에 이렇게 ‘자유’라는 단어에 꽂혔을까? 정치사적으로 ‘자유주의’라는 개념이 어떻게 쓰여왔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들이 ‘자유’라는 단어를 이렇게나 오-남용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참- 싫다.

어릴 적 내가 처음 느낌으로 알았던 ‘자유’라는 단어의 의미가 더렵혀진 기분이랄까. 만일 그게 진짜 자유면 난 자유가 싫고, 그들이 대표하는 게 청년이라면 난 청년이고 싶지가 않다.

이게 김모 대표이사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가 말한 그대로를 진짜 세상의 모습이라 가정한다면, 그리고 그 중 ‘어느 쪽’을 택해야 한다면 난 진짜 자신있게 “네놈이 정의한 그 세상에서는 어느 쪽도 싫다~팽!!”이라고 답하겠다.

난 어느 쪽도 아니지렁~

말은 이렇게 했지만 키보드 위를 넘어 광화문 광장에서까지 자유대학생연합이 이렇게나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난 그 단체가 ‘자유’나 ‘청년’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내게서 뺏아가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그 단어의 껍데기만을 빌려가 자기들 마음대로 정의내리고 갖다붙이고 있을 뿐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3일째부터 짤방을 내밀며 유가족을 조롱하던 그들이다. ‘어이없네’, ‘무개념이네’라고 하면서 ‘상대할 가치도 없어’라며 그들이 외치는 구호를 외면하기에는, 내가 느끼고 배워온 자유나 청년의 의미가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