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핏츠를 알게 된 건 체코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복학을 준비하던 때였다. 거의 1년을 쉬고 학교로 돌아가는 것인지라 걱정이 많았고, 다시 마음 맞는 공동체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신도 들지 않았다. 불안하고 두려웠지만 내린 결론은 하나, 생각하고 고민하고 여러 입장을 두루 살피는 대화가 가능한 공동체를 찾고 싶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앉아 그걸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 개강하자마자 여러 단체와 동아리를 기웃거렸다. 그러던 중 ‘핏(fit)하지 않은 목소리를 기록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미스핏츠가 눈에 들어왔다. 온라인 청년 독립언론을 표방한 미스핏츠 사이트에는 여러모로 ‘맞지 않는’ 글들이 넘쳐났다. 열거하기엔 그 수가 많으니 직접 들어가서 한 번 보시길.

‘맞지 않는 것’을 다룬다는 것은 내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처음 미스핏츠에 들어와서는 남들이 잘 이야기하지 않는 소재로 글을 쓰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에서 모종의 특별함 같은 것을 느꼈다. ‘난 남들과 다르다’는 감각에 스스로 깊게 빠져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감각을 이젠 느끼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활동하면서 그것들에 꾸준히 물음표가 붙었다. 왜 나는 이런 것들을 특별하다고 느끼는 거지? 왜 이런 이야깃거리는 우리 사회에서 특이하다고 여겨지는 걸까. 그러면 특별하지 않은 건 뭐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미스핏츠에서의 3년은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이전 같았으면 상상하지도 못했을 단체, 사람들과 만나고 의문을 해소함과 동시에 새로운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퀴어문화축제에 부스 주체로 참여하며 교류한 이들, 서울시 청년주간을 취재하며 이야기나눈 여러 단체들, 직접 인터뷰를 요청해 일 대 일로 만난 우리 사회 다른 미스핏츠들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줄로만 알았지만 다른 사람 글도 편집해보고, 책도 내보고, 토크콘서트도 준비해보았다. 미스핏, 의 범주는 정말 넓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언제나 시도해볼 수 있었다. 이런 조건이 한편으론 과도한 자율성을 부여해 뭘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나는 그 혼란에서도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뭐라 해도 미스핏츠가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후 인생의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흠, 이를테면 이렇다. 앞에서 이야기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할 것 같았다. 고민을 고민인 채로 남겨두기 보다는,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곳에서 물음표를 느낌표 정도로 바꾸고 싶었다. 결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선택하지 않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왜 미스핏한 것은 미스핏한 것일까,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렵고, 긴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서.

이제 슬슬 취업을 생각하고 준비하기 시작할 졸업학년에 미스핏츠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지금 내 위치가 많이 달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문의 공간에서 의문에 답을 찾는 과정은 상상보다 더 힘들고 지난하다. 그렇다고 이전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미스핏츠에서 끊임없이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것처럼 나는 여기서도 내 연구와 공부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내게 이런 기회를 준 미스핏츠에 감사함을 느끼며,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미스핏(misfit)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고맙다.   

글/ 싱두

편집/ 린

미스핏츠 신간 『청년초상』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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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태어난지 5년이 지난 미스핏츠의 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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