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2018서울청년주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활동박람회’가 서울혁신파크 앞마당에서 열렸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슬로건 아래 다채로운 청년활동을 해온 모임 및 단체들이 한데 모여 박람회장을 채웠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음에도 부스를 지키는 이들의 따뜻한 환영이 몸을 녹였다. 한쪽에서는 종종 작은 버스킹 공연도 있었다. ‘우리’가 모여 ‘우리 삶’의 모습과 이야기를 나눴던 청년활동박람회의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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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숲에 사는 다람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였다는 <연세 도토리 수호대>. 도토리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를 주워가지 마세요. 귀여운 다람쥐들의 소중한 식량이랍니다. 또 그만큼 귀여운 도토리 수호대의 단체 후드티. 다람쥐 인형도 너무 앙증맞아 파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수호대원의 단호한 한 마디. “네X버에 다람쥐 인형 치면 첫 번째로 나옵니다.(웃음)” 인형을 지키려는 대원들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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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무지개에 끌려 다가간 <언니 네트워크>의 부스. 퀴어 및 페미니즘 관련 다양한 서적과 굿즈들이 역시 눈에 띄었다. 그중 가장 반짝였던 퀴어 페미니스트 나무 책갈피. 햇빛 가까이 가져가니 그 글씨 모양 그림자가 여기저기 드리웠다. 안 그래도 책갈피 하나 필요했었는데 잘됐다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하나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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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몸에 관한 지적을 많이 받는다. 뚱뚱하다, 너무 말랐다, 키가 작다 등등등. 그런 비난 같은 비판을 들을 때 하나 궁금해진다. 도대체 사람들은 어떤 기준에서 타인의 몸을 판단하는 걸까? 그들이 생각하는 ‘뚱뚱하지 않은, 너무 마르지 않은, 키가 작지 않은’ 몸은 누구의 몸일까? 우리는 그저 정상적인 몸이라는 허구를 믿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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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는 청년이 멋있다! 청년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유권자성을 홍보했던 <서울대학생유권자센터>. “당신의 정치 성향은 무엇입니까?”와 “각 정당의 대표 정책 및 정당 강령 매치하기” 테스트를 했는데,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성향과는 생각보다 다르게(!!) 나와 조금 놀랐다. 의외로 지금 정당들의 이미지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각 당의 정책들도 알게 돼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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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집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울컥. 체크한 것들 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들이었다. 내 기준이 그리 높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집에서 사는 건 아직 먼 이야기인 것 같아 또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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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꿀팁 퀴즈 꽤 많이 맞춰서 이번엔 기분이 좋아졌다. 이것이 각종 알바 경력 6년차의 바이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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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로 만든 솜 인형을 팔던 작은 부스. 보드라운 감촉이 아직도 기억난다. 서울혁신파크가 있는 은평구에는 이런 작은 소품들을 만드는 공방이나 작가들의 공간이 꽤 많다. 그들이 어떻게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과정이 여기 있는 이들의 문제와도 연결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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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부스에서 스탬프를 정해진 개수 이상 받으면 상품으로 이 배지를 받았다. ‘서울 청년’이라는 정체성은 아마 이곳에 있던 이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서울에서 어떻게 청년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나와 만나고 이어지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와중에도 나를 지키면서 지내고 싶다. 하지만 아직 이 바람을 만족할 만큼 이루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당사자들이 종종 교류하고, 우리들 문제를 공유하며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나씩 조금씩 부족함이 채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글 / 싱두

사진 /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