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이어집니다.)

김병권 서울시 협치자문관이 마지막 토론과 본 세션의 갈무리를 맡았다. 본인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아있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앞서 나온 이야기들과는 다른 방향의 청년 담론 주제를 꺼냈다. 그는 청년 정책의 진화는 일정한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다.(현재-이행-미래) 각 단계는 고유한 특성이 있으며 서울시는 지금 이행 단계에 와있다. 다양한 청년들이 기존 정책의 장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던 규범들을 지적하며 그것들의 폐기를 요구하고, 정책 결정 주체들도 새로운 규범(New Norm)이 필요함을 모르지 않는다. 지금을 살고 있는 청년 세대는 분명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정해진 미래’에 따라 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이제 그러한 미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관점에서 완전히 다른 청년 정책 모델 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김 자문관은 단언했다.

#해시태그 #좋아하는 #서울시 #청년주간 #일상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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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발제와 토론이 모두 끝난 후 구글 시트를 통해 들어온 질문들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 긴 시간 진행한 토론회가 아니었음에도 그 사이에 밀도 높고 의미 있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 관계상 모든 대답을 듣지 못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웠다. 발제자와 토론자 분들도 그 점이 못내 안타까웠는지, 조만간 오늘 나온 질문만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후속 세션을 마련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 아닌 약속을 남겼다. 현장에서는 비슷한 갈래의 큰 질문들을 묶어 몇 가지에 대한 답을 공유했다. (이 글에서는 그 중 몇 개를 더 간추렸습니다.)

입구를 장식하는 색색깔의 바람들

입구를 장식하는 색색깔의 바람들

Q. 서울시 청년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에 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혁신원리 확산은 전국적인 확산을 전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게 서울이 가진 운동 에너지를 분산시킨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 하는 건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우선 서울과 전국의 교류에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원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주로 광역/중앙을 기반으로 활동했는데 스스로도 이곳(수도권)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도 활동해봐야 할 것 같다고 종종 느낍니다. (김창인)

깊게 공감해버린 서울살이 N년차

깊게 공감해버린 서울살이 N년차

Q. 상당수가 거버넌스에 관련된 질문들인데, 참여 부분의 불일치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자원이 우선적으로 배분되어야 하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은 대체로 거버넌스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내부 역량 강화에 치중하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과정에서 공익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A. 청년정책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소수이고, 특수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다른 서울시 청년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토론할 때도 이야기했듯이 예전에 제가 청년허브를 연구했을 때 활동에 참여하는 청년의 8,90퍼센트가 최소 대졸자였습니다. 대학원생도 많았고요. 다들 어느 정도 사회적 자본을 보유한 상태였습니다. 이는 청년 공론장이라는 게 생각보다 좁고 출입 문턱이 높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좀 나아졌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 장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과 이 장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는 거버넌스와 정치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조직 역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의사와 문제 지점을 반영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더 고민을 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류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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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년 정책들을 말 그대로 ‘되돌릴 수 없게 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제 연구에도 있는 내용인데, 운동과 담론과 제도 이 세 가지 영역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 영향을 미칩니다. 크게 운동이 담론을 형성하고, 여론을 만들어 선거 때 제도로 밀어 넣는 방법과 운동이 직접적으로 제도를 만드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둘 다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둬야 할까 개인적으로 고민해보았습니다. 지금의 정치적 기회의 구조를 보면, 담론을 볼 때 세대 간 혹은 내에서 사회적 합의가 일어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치적 기회 구조는 거버넌스 차원에서 약간 열려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제도를 먼저 만들고, 이해관계를 만들어 거기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게 지금은 약간 유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보영)

Q. (실제 경험담) 도봉구 청년입니다. 서울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관련 활동을 제안했는데, 주최 측이 좋은 아이디어니까 구체적인 실행계획, 토대, 정보를 만들어오라고 해서 팀원들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는 운동만 하는 줄 알았는데 나름 승진한 거 아니냐며 저희들끼리 농담 삼아 이야기했지만 한편으론 허탈감도 들더라고요. 청년정책네트워크는 그저 표지일 뿐이고, 활동하는 이들끼리 미리 제반 작업을 다 마친 후에 그런 제도에 접근해야 하는 것인가요?

A. 어디까지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그게 참 문제입니다. 쉽게 비유를 해보자면, 은행이 대출을 해줘야 될 기업들은 중소기업입니다. 대기업들은 돈이 많거든요. 근데 은행 입장에서는 대기업 쪽에 돈을 빌려주는 게 차라리 편합니다. 깔끔하게 자료도 준비해주고 모든 게 완벽하니까요. 제안해달라고 하면 금방 해줍니다. 돈이 필요한 건 중소기업인데, 그 기업들은 돈을 빌려주고 싶지만 재무재표가 전혀 체계가 잡혀있지 않습니다. 돈을 빌려줄 수가 없는 상태인거죠. 한국은 이런데 다른 나라 은행에선 중소기업들의 재무 상태를 정리하는 걸 도와주는 컨설팅 팀이 따로 있습니다. 재무재표가 깔끔하지 못하면 사람들을 파견해서 몇 달 동안 그 작업을 해주는 것이죠. 저는 이게 함께 해야 할 공공서비스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지원을 바라는 수요자가 서식을 갖춰서 모든 요건에 맞게 만들어오면 움직이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게 바뀌어야 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같이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병권)

답변하는 김병권 자문관

답변하는 김병권 자문관

이처럼 2018 서울청년학회 오프닝은 말 그대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셀 수 없는 담론들과 의문들, 비판점들이 넘쳤지만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했으며 그에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행사가 마무리된 후 나의 속기록은 무려 12페이지를 넘겼다. 다른 학회에 가서도 이 정도 분량이 나온 적은 없었다. 그만큼 나온 이야기들이 모두 가치 있게 느껴졌다.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며 오래된 틀을 깨부수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보낸 두 시간 반은 어떤 때보다도 내게 살아감 힘을 주었다.

글 및 사진 / 싱두
장소 /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