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sh the Boundaries : 새삼스럽게 한계를 넘어서> 토크콘서트 내용 정리 – 6편

봉레오 : 저는 질문을 하는 것만큼 정말 위험한 운동이 없다고 생각해요. 질문을 한다는 것은 뭔가 물어볼 것이 생겼다는 것이죠. 뭔가 이상하다고 가정하는 거예요. ‘그거 왜 그래요?’ 하면 그거 알 필요 없다고 하거나, 질문하는 사람을 계속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끊임없이 질문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질문 자체가 생각해야 나올 수 있는 거잖아요. 기존의 것에 순응하면 질문하지 않고 조용한 사회가 돼요.

루인 : 아까 나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의제라고 말씀 하셨는데, 가장 중요한 건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찾아가는 여정이 여전히 중요해요. 어차피 답은 없고. 그걸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부르건, 질문을 하는 과정이라고 부르건 상관없어요. 나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사회에서 나를 어떻게 위치지을 것인가와 이 사회에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체성이라는 것은 내가 누구다, 라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보통 선언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해요. 사실 정체성은 철저히 관계 속에서의 위치거든요. 혼자 있으면 정체성의 의미가 발생하지 않아요.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하는 이야기로서 정체성이나 나를 찾는 여정이 중요하죠. 그렇기에 커밍아웃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편 ‘내가 앞으로 너와 어떤 식으로 관계 맺고 싶다’는 의사표현이죠. 또 관계를 유지시킬지 끊을지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기에, 그런 지점에서 나를 찾는 과정이 중요해요.

봉레오 : 저도 약간 비슷한데요. 아까 커밍아웃을 선언이라 하셨는데, 선언에 가까운 형태가 타인에 대한 질문이 될 수 있다고 봐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가 생각하는 그건 맞는 것일까’ 하고 한 번 뒤흔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타인을 뒤흔들고 나를 뒤흔드는 사고와 선언이, 내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무너지기 마련이에요. 퀴어의 문제를 떠나서도, 한 번씩 그 생각을 유지하고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나는 확실히 잡혀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질문이 나오는 것이죠. ‘내가 뭘 찾고 있는 거지’ 같은 의문이 계속 들겠지만, 그걸 유지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내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거죠. 계속 이게 반복될 듯해요.

퀴어에 관해서, 그리고 제 정체성을 확실하고 길게 말하는 편이에요. ‘바이젠더1)두 개의 젠더 정체성을 지니는 것 팬로맨틱2)모든 성별에 끌림을 느낄 수 있는 것 에이섹슈얼3)누구에게도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것 폴리아모리4)다자간 사랑, 두 사람 이상과 한번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편인데 분명히 계속 언어가 바뀔 거예요. 계속 공부하고 있고, 저라는 사람을 건들 수도 있고요. 제가 잡고 있는 건 ‘나는 계속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게 나다.’는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제가 지금까지 했던 식으로 내가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항상 잡고 가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게 누군가에게는 정체성일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행위일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행동일수도, 소속감일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계속 질문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속기 및 편집 / 린, 싱두, 수련

장소 / 안암 업타운코워킹스페이스

   [ + ]

1. 두 개의 젠더 정체성을 지니는 것
2. 모든 성별에 끌림을 느낄 수 있는 것
3. 누구에게도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것
4. 다자간 사랑, 두 사람 이상과 한번에 사랑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