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가장 힙한 파티를 만드는 채식인들, 너티즈 (1) 과 이어집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완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지난 파티를 준비하며 너티즈 팀은 "본 기획단은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기조로 개인 활동가들이 모여 파티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여 이에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 드리려 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이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파티를 준비하며 너티즈 팀은 “본 기획단은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기조로 개인 활동가들이 모여 파티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여 이에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 드리려 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이 사과문을 올렸다.

수련 : 저번 파티에 사과문을 올린걸 보고 놀랐다. 비건을 주제로 열린 행사였는데 그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게 보였다.

파인 : 10가지가 넘는 분야에 대해 고민했다. 장애인, 청소년, 비건, 환경.. 등등

피칸 : 이번 파티도 완전 배리어 프리는 어렵다. 그나마 턱이 덜하고, 수동휠체어 정도는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한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너무 열악하다.

파인 : 한 편으로는, 비거니즘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다. 사회에 살고 있는 개인이 완벽해진다는 건 힘든 일이다. 비거니즘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지난 크루즈 파티 속 이미지

지난 크루즈 파티 속 이미지

수련 : 음식은 뭐가 있는지 알려달라.

파인 : 이번 파티엔 4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마다 음식 라인업이 있다. 1시간 동안 한정판매를 하는 거다.

파인 : 일단 비건치즈만 10가지다.

수련 : 지난번에 우유가 안 들어간 밀크티가 너무 신기했다. 비건치즈는 어떻게 만들었나?

파인 : 직접 캐슈넛을 갈아 여러 가지 맛을 넣어 만들었다. 그리고 디저트 종류 정말 많다. 줄여야 할 판이다.

>>진짜 많음<<

>>진짜 많음<<

수련 : 메인 메뉴에는 또 어떤게 있나?

파인 : 비건곱창. 옛날에 먹어본 기억을 계속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곱창 맛이 날까 고민했다. 두부피에 비지를 넣어서 만들어 보고 있다. 또 깐풍새우, 일본라멘, 페스토처럼 빵에 발라먹을 수 있는 것 10종류, 또 맥파이라는 곳에서 만든 비건맥주가 음식과 페어링되어 나올거다. 또 생딸기 우유, 비건 베일리스. 치즈케잌, 초콜릿 브라우니, 쿠키, 쇼트브레드 등등을 다 비건푸드로 만들거다. 50가지 이상은 나온다

수련 : 혼자서 다 만들건가.

파인 : 당연히 같이 만들어야지. (웃음)

캐슈 : 기획은 혼자 했지만, 모두 도울거다.

피칸 : 다른 부스를 부르는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하는 거니까 필요하다면 인력을 고용할 것 같다.

파인 : 바비큐도 준비했는데, 이번에 후원사가 달라질 것 같아서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글루텐 프리 콩고기가 나올거다. 견과류를 사용한 음식들도 많다. 코코넛이나 시나몬 향이 들어간 캔디드 견과류. 팝콘도 있다. 비건들이 팝콘을 못먹는데 카라멜, 치즈, 초콜렛 팝콘 등등을 다 준비할거다.

수련 : 비건 주류는 있나? 지난번 jtbc에서 나온 영상을 보니 소주가 비건 푸드라고 하던게 기억에 남았다. 비건 주류로는 생각도 못 해봤다.

네가 왜 비건푸드에서 나와...?(아련)

네가 왜 비건푸드에서 나와…?(아련)

피칸 : 맞다. 소주가 비건푸드가 맞긴 하지만 자몽소주같은 주류엔 향을 내기 위한 벌레가 들어간다. 종류에 따라 비건 여부가 다르다.

캐슈 : 맥주도 비건 방식이 아닌 경우가 많다. 1)맥주를 제조할 때 필터를 물고기 부레를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이번에 함께하는 맥파이라는 수제맥주업체 브루어(맥주 양조업자)님이 새로 비건 방식을 도입해서 만든 맥주다. 협업하기 너무 좋았다.

이태원에서 외국인 동네친구들 4명이 모여 만든 1세대 브루잉 컴퍼니 맥파이. 제조과정에서 동물성 재료가 전혀 쓰이지 않았다.

이태원에서 외국인 동네친구 4명이 모여 만든 1세대 브루잉 컴퍼니 맥파이. 제조과정에서 동물성 재료가 전혀 쓰이지 않았다.

수련 : 비건이 아니던 사람이 가도 재미있을 것 같다.

파인: 비건 푸드라는걸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 친오빠가 비채식인인데, 왜 넌 비건인데 새우를 먹냐고 물어보더라. 일부러 비건푸드라고 얘기를 안하고 속였다. 다음번에 또 물어보길래 그 때 돼서야 비건새우라고 얘기했다. 바비큐 할 때도 사람들이 비건 베이컨을 보고 많이 놀라더라.

수련 : 활동을 하면서 힘들 때는 없는가? 2)라고 질문을 한 뒤 바로 비건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힘들 거라고 예상하고 질문한 것 같아 반성의 말씀을 드렸다.

피칸 : 비건운동 내에서 할 수 있는게 너무 많다. 잡화든 음식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게 꼭 있다. 그럴 때는 힘이 난다. 하지만 우리가 소수의견이라고 후원이 거절당할 때는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가 한 편으로는 또, 동물권 운동하는 곳에서는 우리가 상업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심지어 우린 지금 수익창출을 못하고 있는데.(웃음) 이번에 효리네 민박을 신청했는데, 제목에 휴학생, 실업자, 대졸, 비건, 일중독이라고 썼다. 수익이 안되는 수익성 사업을 하고 있다고 쓰고 (웃음)

수련 : 좋은 일을 하면서는 수익을 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있다.

캐슈 : 맞다. 하지만 내고 싶었다.

피칸 : 이번엔 낼 거다

파인 : 지금까지 우린 세금 낼 것도 없었다. (웃음)

캐슈 : 그래도 파인애플 가죽, 애코퍼 등의 대안소재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나 새로 생기는 비건식당들은 제휴나 협력요청을 할 때 너무 반갑게 받아주신다. 항상 희망적이다. 최근 한 곳을 컨택했는데 브랜드를 만드는 동안 너티즈의 발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셨다. 함께 큰다는 느낌이 들면서 의욕이 생겼다.

파인 : 돈이 안 되는 사업인데도 할 수 있다는건 열정도 있고 이 일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난 내 자신이 행복하다. 야근을 매일 하는데도 피곤하지 않다.

피칸 : 자발적 노동착취를 한다 (웃음)

파인 : 노동 착취를 하면서도 노동착취같지 않다. 물론 가끔은 그렇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웃음)

로동! 로동은 언제나 씐나는 거야!!

로동! 로동은 언제나 씐나는 거야!!

수련 : 이번 파티에서 非 비건을 위해 준비한 것은?

캐슈 : 제목부터 1회 때와 다르다. ‘비건’을 빼고 팀의 이름인 ‘너티’를 넣었다. 비건파티면 “나 비건 아니니까 못가네?” 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

캐슈 : 좀 더 음식의 퀄리티와 신선함에 집중하려 한다. 파티 장소인 ‘수피’에 입점된 브랜드 중 나무로 된 시계가 있었다. 처음엔 디자인에 혹했는데 알고 보니 환경보호 제품이더라. 맛있고 특이했는데 알고보니 좋은 가치도 담고 있더라. 이런 식의 접근을 하고 싶다.

피칸 : 역설적으로 이 파티는 비채식인을 위한 파티일 수 있다. 채식에 관심이 없는 비채식인들이 뭘 원할까?를 계속 고민하며 기획했다.

캐슈 : 밴드공연도 있고, 저번처럼 디제이도 있다. 파티 내에서 즐길 거리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수련 : 이번 파티 끝내고 아쉬워서 내년에도 또 준비하는거 아닌가.

피칸 : 다시 휴학하는건가 (웃음) 자꾸만 팀원들이 나보고 자퇴하라고 한다. (웃음)

파인 : 스티브 잡스가 돼라.(웃음) (피칸 : 나 아직 3년 남았는데. (웃음))

파인 : 포텐이 많은 친구라 꼭 영입하고 싶다.

dunoe

사실 자퇴는 기말고사를 눈에 앞두고 있던 혼세가 하고 싶었다..

피칸 : 복학하면 대학 문화에 집중하려고 한다. 취업은 여기 옆에 계신 팀원들이 보장해 주겠지.

수련 : 크라우드 펀딩 모집은 끝난건가?

피칸 : 텀블벅은 끝났고, 티켓 오픈을 하면서 개별 굿즈들을 껴서 할인가로 판매하려 한다.

수련 : 기프트 세트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피칸 : 3개월이 긴 시간이라 시간이 남으니까 욕심이 났다. 그래서 티켓만 팔지 말고 굿즈도 팔자 해서 광장시장을 다 돌아다니면서 울 안들어가는 와펜 섬유를 찾고, 사장님이랑 흥정에서 가격 반으로 낮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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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고생 끝에 만들어진 목도리. 사진으로 봐도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파인 : 우리 목도리 만든 소재는 정말 광장시장에서 제일 부드럽다. 쓱 만지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피칸 : 내가 영업담당이지만, 다른 팀원들도 엄청 영업을 많이 했다. 사장님~ 잘 지내셨어요~? 이러고.

파인 : 감정노동이었지 (웃음)

피칸 : 우린 정말 가족같다.

수련 : 가족같은 기업이 제일 위험한 거 아닌가.

파인 : 그래서 서로 거리를 두려고 한다 (근엄) 사실 우리는 일만 해서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 서로가 채식하는 이유도 저번에 인터뷰 하면서 처음 알았다.

파인 : 사업자 등록 하면서 구청가서 등본떼는데, 팀원들 나이 보고 어떻게 이 년도에 태어날 수 있냐고도 했고 (웃음)

피칸 : 본명도 몰랐다. 계좌이체를 하면서 그때서야 알게 됐다.

전원 : (폭소)

피칸 : 신상을 아는 정도와 친밀도는 다르다고 느낀다.

멀쩡한 생명을 ‘깡그리’ 죽이지 않았으면

수련 : 페북 홍보영상을 보니까 다양한 사람을 섭외한다. 특히 정치인을 섭외한게 인상깊었는데, 남인순 의원을 섭외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 국회의원 남인순 의원이 너티즈로 보낸 파티응원영상 중 캡쳐

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 국회의원 남인순 의원이 너티즈로 보낸 파티응원영상 중 캡쳐

피칸 : 반려견 놀이터 조성이 공약이었다. 그 점에서 잘 맞겠다 싶었다.

수련 : 운동이나 활동에서 순수성을 강조하며 정치영역을 배격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점이 인상 깊었다.

피칸 : 정치와 협력이 필요하다. 법이 바뀌어야 많은 게 바뀔 수 있다. 동물보호법이 많이 바뀌긴 했는데, 예외조항이 너무 많다.  최근 판례에선 본인의 반려견을 전기 도살했는데 무죄판결을 받은 것도 있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인도적 도살을 했기 때문이다. 가축이든 반려동물이든 목을 졸라 죽이거나, 올가미로 죽이거나, 동족 앞에서 죽이거나 처럼 명시된 것이 아니면 인도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그래서 길고양이를 죽여도 작은 벌금만 물고 끝난다. 인식이 바뀌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법이 바뀌어야 한다.

파인 : 살처분에 대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세계에 한국처럼 그렇게나 많은 동물이 한꺼번에 죽은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살처분 대처법은 대형 살처분을 막으려고 하는 형태다. 지금 이미 AI가 터졌고, 1월 되면 더 많이 터질 것이다. 닭들은 또 살처분 될 거고. 그나마 영국같은 경우는 가스챔버를 쓰는데 한국은 그냥 생매장이다. 아장아장거리면서 목소리 내는 애들을.

파인 : 이런 살처분 법을 바꿔야 한다. 영국같은 경우는 전염병 증상이 생기자마자 수의사가 와서 검진하고, 증상 있는 닭만 격리한다. 하지만 한국은 방치하다가 전체를 살처분 해버린다. 영국에는 예방적 살처분이 없다. 멀쩡한 생명들을 깡그리 죽이지 않았으면 한다.

수련 : 동물권에 대해 눈을 뜰 수록 느끼는 고통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피칸 : 그렇다. 그래서 동물권 운동에 갈래가 많다. 나는 구조 자체에 집중한다. 지금의 구조 내에서는 인간, 동물 모두가 고통받는다. 이런 살처분은 축산업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다. 개인보다는 이런 구조 자체가 문제다. 비거니즘은 ‘고기먹는 사람은 나쁜 사람’ 이라고 몰아가려는 운동이 아니다.

수련 : 얘기를 하다보니 정말 이번 행사에 자신이 있어 보인다.

피칸 :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행사가 다가올수록 불안하긴 하다.

캐슈 : 수전증 생기고.

피칸 : 우리가 열심히 했냐 안했냐의 척도는 악몽을 꾸냐 아니냐다. 우리 팀원들이 모두 한 번씩 꾼다. 나는 컨택하는 악몽, 파인은 요리하는 악몽, 이렇게.

파인 : 그러다 보면 꿈과 현실이 구분안된다. 이게 꿈에서 한 말인지 현실에서 한 말인지 모른다. 게다가 팀원들이 꿈에 정말 많이 나온다. 꿈에서 이 친구가 남자친구 생겼다면서 데려와서 깜짝 놀래고.

피칸 : 스트레스 양은 크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 많이 좋아하고 생각한다는 것 같다.

파인 : 미스핏츠가 사람들을 많이 데려올 것 같다. (웃음)

고된 날씨에도 크루즈 안은 핫했던 지난 파티 중 디제잉 장면

고된 날씨에도 크루즈 안은 핫했던 지난 파티 중 디제잉 장면

수련 : 1회때도 사람이 그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비 오는데 줄도 엄청 섰고.

전원 : 너무 죄송했다. 이번에는 대접해 드리는 느낌으로 준비하고 있다. 고퀄리티로.

파인 : 이번에 파티하는 수피가 정말 예쁘다. 대림창고, 수피, 어니언이 성수 3대장이다.

캐슈 : 대림창고 건너편이 수피인데, 입구가 가려져 있어서 사람들이 그 공간의 매력을 모른다.

피칸 : 수피를 어떻게 알게 됐냐면, 성수동에서 15군데를 넘게 다녔는데 괜찮은 곳이 없는 거다. 최소한 입구만큼은 배리어 프리였으면 했으니까. 이제 어떡하지? 하고 있는데 어? 저기 예쁘다. 해서 들어가 봤더니, 글쎄 신세계가 있는 것 아닌가.

파인 : 입구 회전문도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거다. 들어가자마자 느낌이 왔다.

수련 : 그래서 곧바로 섭외가 진행된 건가.

파인 : 바로 가격 물어봤다. 난 여기야 하면서.

피칸 : 정말 우연히 섭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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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장소인 편집샵 ‘수피’. 신세계란 말이 과언이 아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수련 : 성수로 지역을 정한 이유는?

파인 : 핫하니까.

캐슈 : 성수 말고도 많이 다녔다. 강남, 홍대, 압구정 등등.

파인 : 하지만 성수는 뭔가 퀄리티가 다르더라.

 

– 마지막 3편으로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글/ 혼세마왕

인터뷰/ 혼세마왕, 수련

편집 및 교정/ 이점, 수련

 

   [ + ]

1. 맥주를 제조할 때 필터를 물고기 부레를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2. 라고 질문을 한 뒤 바로 비건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힘들 거라고 예상하고 질문한 것 같아 반성의 말씀을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