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달 9월 27일, 미스핏츠는 젠더학자 루인, 극작가 지이선, 퀴어 유튜버 봉레오와 함께 <Push the Boundaries : 새삼스레 한계를 넘어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코워킹스페이스 업타운서울의 지원을 받아 열린 이번 행사는 퀴어서사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한 책 ‘새삼스레’의 출판을 기념하여 성소수자 담론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행사가 진행된 안암오거리 부근에 위치한 업타운코워킹스페이스 3층 Co-lab

행사가 진행된 안암오거리 부근에 위치한 코워킹스페이스 업타운서울 3층 Co-lab

기분 좋은 가을날씨와 함께 좋은 사람들과 보냈던 행사는 내내 즐거운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1. 허락된 성소수자 담론을 탈피하며 2. 단순한 한여름밤의 꿈이 아닌, 간직할 수 있는 퀴어 아카이브 기록을 남기고 3. 퀴어 안에서의 여러가지 목소리를 담아내려 했던 ‘새삼스레’ 책의 목적에 이어 4. 성소수자에 국한되지 않고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에 대해 고민을 하는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자 하는 목표로 준비한 오프라인 행사는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남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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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협찬 : 코워킹스페이스 ‘업타운서울’

100% 사탕수수로 만든 재질의 친환경 종이에 팜플렛을 인쇄했고, 채식인과 비채식인 모두를 만족시켜드릴 수 있을만큼 맛있는 비건 쿠키를 주문해 나눠드리기도 했었다. 또한 행사 현장에 있는 모든 젠더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화장실(Gender Neutral Restroom) 공간도 함께 마련해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그럼에도 100퍼센트 완벽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행사를 준비하며 당연하다고 생각되어온 일상을 다시 되돌아보며 과연 그것들이 당연한 것들이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기회로도 다가왔다.

업타운 측의 협력으로 당일 운영한 성중립화장실

업타운서울 측의 협력으로 당일 운영한 성중립화장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지이선 극작가는 “저는 인간이 관계 맺음에 있어 사랑이던 공감이던 연대던 성별은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도 그 생각으로 사람 만나고 노력하고 있어요. 근데 그 지점이 하나의 결과물로서 공연에 올라가는 것은 늘 불안하고 두려운 일이에요.”라고 창작자로서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젠더학자 루인은 “저는 퀴어 아카이비스트 맥락에서 말씀드리면 이 일은 어쨌든 기록물을 계속 수집, 정리, 축적시켜서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이에요. 그랬을 때, 지금 수집하게 될 때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가, 어떤 역할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생각하게 돼요. 모든 자료를 수집할 수 있으면 한다가 전제이긴 하지만 모든걸 다 수집할 수 없어요. 이를테면 서울 퀴어문화축제에서 백 몇 개 되는 부스에서 굿즈를 다 살 순 없잖아요. 그랬을 때 무엇을 선별할 것인가 하는 전체적 판단이 필요해요. 중요한 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가치를 어떻게 둘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라며 퀴어 아카이비스트로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퀴어 유튜버이자 전북대 퀴어동아리 ‘열린문’의 대표로도 활동하는 봉레오는 “아무래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운동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조금씩이라도 부채감을 가지게 되니까요. 그 부채감에 매몰될 필요는 없지만 계속 잊지 않고 같이 목소리를 내 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여기 계신 분들도 각자의 목소리 꾸준히 내주었으면 좋겠어요.”라며 독려하였다. (그리고 미스핏츠가 당시의 퀴어이야기들을 아카이빙하는 책을 또 내야한다는 결론으로 자꾸만 이끌어주셨다……….)

행사 사회도 함께 진행한 봉레오(전북대 퀴어동아리 '열린문' 대표)의 모습

행사 사회도 함께 진행한 봉레오(전북대 퀴어동아리 ‘열린문’ 대표)의 모습

이런 행사를 열어본 건 작년 초 진행해본 미스핏츠 정치포럼 이후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온라인에서의 담론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하는 데에는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행사가 끝나고 한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여기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되돌아보고 미스핏츠의 존재의미와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 이 행사에서 나왔던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독자분들에게 공유하고 후에 이 분야에 관심이 생길 사람들을 위해 기록으로도 오롯이 남겨놓고자 한다. 11월부터 주 2-3회 가량 여기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글과 영상, 사진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단 한사람에게라도 의미있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쁠것만 같다.

절대 디자이너 감금해두고 결과물들 뽑아내온거 아님. 아무튼 아님.

절대 디자이너 감금해두고 결과물들 뽑아내온거 아님. 아무튼 아님.

 

사진 / 송자까
지원 및 장소협찬 / 코워킹스페이스 ‘업타운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