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회 대구 퀴어문화축제, 9회말 역전홈런-혐오와 차별을 넘겨라-에는 약 1000 여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시민단체, 일반 참가자 등 많은 구성원들과 그만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일반 참가자 5명과, 미스핏츠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가간 반대 참가자 1명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대구 시민은, 혹은 대구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도시에서 온 이들은, 종교를 가진 이들은 이번 행사를 어떻게 느끼고 있었을까? 프라이드 깃발을 흔들고 있거나, 공연 무대를 보며 함께 노래 부르던 일반 참가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구 치고 되게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최, 함, 박, 일반 참가자

이, 최, 함, 박, 일반 참가자

“지인 소개로 왔어요. 서울에서 퀴어문화축제를 하는 건 알았지만 대구에서도 하는 건 처음 알았어요.
성소수자 이슈에도 관심이 많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는 않았지만 SNS에서 공유도 많이하고,
텀블벅같은 크라우드 펀딩도 후원했어요.”

지인의 소개로 대구에 오게 된 이, 최, 함, 박 씨는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것은 처음 알았다고 한다. 폭탄 없애기 게임처럼 혐오세력을 보고 지뢰찾기를 했다는 그들. 처음 온 퀴어문화축제이지만 언젠가 서울처럼 크게, 공연시설도 좋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열, 유투버

이열, 유투버

“중구청이 어떻게 허가해줬는지 허가 과정은 잘 모르지만
중심가에서 할 수 있게 된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해요. 만족스러워요.”

대구 퀴어문화축제에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유투버 이열1)그의 채널은 이쪽이다 → https://www.youtube.com/channel/UCk1pYV_sZycE5bbP0Ejf-NA다. 남성 동성애자로서 대한민국에서 겪은 불편한 일들을 가시화하거나 바로잡는데에 유투브에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서울 퀴어문화축제 홍보대사로 활동 중으로, 볼 것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모여서 좋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보다 참가자 수가 적고,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혐오세력의 격상된 움직임에 놀랐다고 한다.

 

난영, 지니어스, 일반 참가자

난영, 지니어스, 일반 참가자

“혐오세력은 안타깝고 한심한 것 같아요. 왜 저러지 싶기도 하죠.
찬반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 반대 서명을 받고 하나님 이름을 파는 것도 우스워요.
지나가는 시민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대구 퀴어문화축제에 7회부터 참가하고 있다는 난영, 지니어스 씨는 성소수자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서명운동이나 관련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더 참여하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할 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 찾아온다고도 말했다. 부스들이 굿즈 판매에 집중되어 있어서 아쉽지만, 장애인 운동 단체나, 이주 노동자 운동 단체에서도 함께 하고 대구가 오히려 보수적인 도시라서 서로 돕고 연대하는 모습이 좋다고 밝혔다.

 

김민하, 일반 참가자

김민하, 일반 참가자

“대구 동성로에 놀러온 적이 있어서 이런 데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나 싶었는데 진짜 열리네요.
서울 퀴어문화축제에도 가본 적이 있었는데 부스 수가 아무래도 서울에 비해 적은 것 같아요.
혐오세력 분위기도 더 살벌하구요.
경찰들도 바로 보이니까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느낌이 들고요.
그래도 경찰들이 지원을 많이 나와서 보호받는 느낌도 있어요.”

경상도에 거주하는 김민하씨는 대구 퀴어문화축제 이전에도 동성로에 몇 번 놀러온 적이 있다고 한다. 언젠가 와봐야지, 라고 생각하다가 트위터를 통해 일시와 장소를 알고 찾아왔다고 밝혔다. 배치된 수 많은 경찰들에 대치 되는 느낌과 혐오세력의  살벌한 분위기가  서울 퀴어문화축제와 다르다고 말했다.

”대구 치고 되게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대구시청이나 중구청에서 퀴어문화축제를 허가해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최예린, 일반 참가자

최예린, 일반 참가자

“서울 퀴어문화축제는 아직 가보진 않았어요.
서울보다 수월하게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것에 대해서는 대단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찰이 혐오 세력을 잘 제지하지 않고, 서울처럼 광장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서 위험해 보여요.
허가만 해주는 게 아니라 안전 관리가 더 잘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경찰도 너무 많아서 일반 참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것 같아요. 너무 많아요. 정작 제지는 잘 안하시고.”

당일 행사에는 경찰이 매우 많이 배치되어있었다. 부스와 건물 사이를 경찰들이 일렬로 서 막기도 했고, 행사 시작 전에 조직위원회와 경찰들이 배치에 관련되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경찰이 바닥에 앉아 쉬고 있거나 퍼레이드 시작 시 바로 투입되기 위해 줄을 지킨 채 의경들이 서있었다. 최예린 씨는 평소에도 성소수자 이슈에 관심이 많았고, 주변에서 성소수자 이슈로 의견차가 갈리지만 대구 퀴어문화축제의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온 천지에 무지개가 있는 것도 다른 세상 같고 설레지만, 많은 경찰들이 위압감을 주는 한편 혐오세력과의 충돌이 일어났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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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독교인을 대표하진 않지만 대화는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오 씨, 대구 거주

오 씨, 대구 거주

“제 주변에 성소수자는 딱 한 명 있었어요.
같은 중학교를 다녔었고, 그 친구가 졸업하고 나서 저에게 커밍아웃을 했어요.
그 이후로 제 주변에 커밍아웃한 사람은 만날 수 없었죠.”

대구 퀴어문화축제에서 놀랐던 것은,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기 위해 피켓을 든 사람들 중간중간 20대이거나 그보다 어린 사람들도 매우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무대 인근, ‘동성 결혼, 동성애법제화 결사 반대!!’라는 피켓을 든 한 청년을 발견했고, 우리는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오 씨는 한명의 기독교인으로서 피켓을 들고 홀로 서있었다.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다르게 그에게는 지금은 연락을 하진 않지만 성소수자 지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그는 커밍아웃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고, 교회에 다니는 지금도 기독교가 가지는 ‘동성애 반대’외의 다른 소수 의견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독교인이고 성경을 기초로 하니까요 동성애가 역사적으로 옳지 않았고
심판이라는 단어로 판결을 받아왔으니까 그부분에 있어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서로가 옳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서로 납득이 되려면 불편함이 없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쪽에서는 너희는 지옥간다, 이런 게 불편하고 우리는 의상이나 그런 게 불편하니까
대화가 되려면 서로 자제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기독교인을 대표하진 않지만 대화는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회계하렵니다

그래서 회계하렵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정말 이만큼 걸었다고.......................?

정말 이만큼 걸었다고…………………..?

흥겨운 풍물공연이 끝나고, 저마다의 깃발을 든 사람들이 퍼레이드 차량을 따라 이동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인원이었다. 경로는 우리가 예상했었던 것보다 길었고, 실제로 예상시간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날씨는 갤 기미를 보이지도 않아 중간에 비가 쏟아질까봐 걱정이 됐다. 긴 경로 중간중간 퍼레이드를 방해할 사람들이 나타날까 걱정도 되었다. 실제로 길목 한켠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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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퍼레이드 차량의 신나는 노래에 잔뜩 뛰던 사람들이 반갑다며 소리를 지를 때가 종종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퍼레이드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무지개 깃발을 함께 흔들며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은 흐리지만 내일은 맑을 것이다. 그러면 무지개가 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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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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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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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숨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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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있다

글/ 미스핏츠

인터뷰 및 사진/ 미스핏츠

편집 및 교정/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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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의 채널은 이쪽이다 → https://www.youtube.com/channel/UCk1pYV_sZycE5bbP0Ejf-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