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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인구 감소율 전국 4위.1)1위 서울 특별시(9만 1565명), 2위 부산(1만 5248명), 3위 전라남도(5082명)인 것을 감안하면 작은 지자체임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 1995년 전라북도에서 거주하던 5세~9세 어린이들 중 현재 다른 도시에서 거주 중인 청년은 10명 중 3명.2)‘청년 인구의 지방 유출과 수동권 집중’에 관한 보고서, 한국고용정보원, 2016한국고용정보원 인구감소와 청년 유출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유입되는 인구는 있기 마련이다. 이장원은 현재 전주에서 노동당 전북도당의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주에 연고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활동했었던 만큼 ‘전주는 이상한 동네다’라고 연거푸 말하곤 했다. 이상한 전주와 그 토끼굴에 빠진 이장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탈전주’할 때 ‘입전주’하다

이점(이하 ‘이’): 전주에 왜 내려왔어?
이장원(이하 ‘장’): 일자리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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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주에 일자리가 있던가?
장: 사회운동단체는 지방에 사람이 부족한 현상이 있잖아. 특히 젊은 사람이 부족하고. 노동당 경우에는 좀 특수한 경우인데, 진보정당의 통합과 분열의 역사 속에서 다른 정당으로 탈당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고 공백이 된거지. 여기 현재 남아있는 당원들도 몇 명 되긴 한데, 이 사람들이 전일제로 당활동은 할 수 없는 상황. 그런데 한명 쯤은 사무처장급이 있어야 당 활동 재건도 하고 기본 사무를 운영할 수 있는데, 그게 안돼있던 상황이었어. 그래서 나는 대학교 4학년 과 학생회장까지 끝내고 ‘내년에 뭐하지?’ 이러고 있던 차에 ‘할 거 없지?’라는 모 당 활동가님의 제안이 있었고. ‘전북에서 활동해보지 않겠냐, 마침 전북도당이 무너진 상태고 그걸 복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셨거든. 그렇게 해서 내려오게 됐고. 일종에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고.  일자리를 찾아서 모험하는 거기도 했고. 나도 내 재산이 필요하잖아. 활동하면서 나의 커리어가 필요하고 나의 재산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여러가지 욕망 속에 전주로 내려오게 되었지.

이: 친척집이 이 근방이라고 들었어. 연고가 아주 없는 건 아니라고.
장: 외가가 있어. 완주군 소양면에. 외가 친척들이 다 여기 살아. 우리 엄마의 남매들이 엄마 포함해서 7명인데, 그 중에 다섯이 다 여기 살아. 그래서 아예 여건이 없었던 건 아냐. 그리고 얹혀 살 수 있는 집도 있었고.

이: 그게 제일 부럽다.
장: 그게 (집이) 핵심이야. 그게 없었으면 진짜 결정이 두 세 배는 더 힘들어졌을 거야.

이: 그런데 없었어도 집은 구하기 쉽지 않았을까?

장: 여기는 말이 안되는 지역이야. 서울에서 보증금 200에 월 30짜리 살려면 월세 60 줘야하나? 지역이 사실 망해서 이렇게 싼거긴 한데. 청년들이 안정된 수익과 비전만 있으면 살만한 동네인데, 그게 없어서. (웃음) 제일 포인트인 그게 없어가지고 난관에 봉착해있는 상태지.

분명 같은 나라에 있는데 이상한 동네

이: 지방에서 사는 거랑 서울에서 사는 거랑 어떻게 달라?
장: 일단 교통이 가장 크게 와닿는 문제야. 차 없이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대중교통이 뻗어있는 망들이 있잖아. 본가가 경기도 시흥이었는데, 경기도 시흥에서 어디든 다 갈수 있었어. 경기도가 서울을 가로질러서 또 다른 경기도로 갈 때, 그래도 그나마 느린 수단인 지하철을 탔을 때도 대충 한시간이면 서울을 관통하거든. 내가 지금 사는 동네가 송천동인데, 송천동에서 전북도청 가려고 네비 켜서 검색했는데 자동차로 10분, 버스로 45분. 대체 이 동네는 뭐하는 동네인가. 지하철도 없고.

이: 생각해보니 전주는 다른 지방이랑도 교류가 없는 것도 있는 것 같네.
장: 인구사이즈나 면적이나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다 자가용을 사는 분위기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농민들도 대중교통 안 타지. 집마다 자가용 하나씩 있고. 농민들은 대중교통에 대한 메리트가 전혀 없고 대중교통을 탈만한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 차를 소유할만 하지 않은 청소년부터 시작하는 범주의 사람들인 건데, 차를 안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사람들의 범주가 제한적인데 그나마도 도시처럼 차가 막혀서 대중교통을 탈만한 것도 아니고. 내 생각엔 대중교통이 발달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 수도를 전주로 이전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

이: 수도를 전주로 이전해도 안될걸. 선비 할아버지들 다 들고 일어난다고.
장: 그게 바로 마을 공동체지. 사실 이것도 좀 신기한 지점인데, 관이 토목공사를 이렇게 밀어붙이지 않는게 참 신기한 지점이기도 해. 서울 경기도 이런 곳은 주민이 반대하잖아,  그럼 대충 돈 좀 먹이고 이렇게 주민들 사이에서 협의될만한 사람들끼리 조직해가지고 밀어붙인단 말야. 농성하면 용역깡패 투입해서 공권력으로 때려잡고 막. 그런데 여기는 뭔가 버스노선 개편할 때도 계속 지연됐잖아, 원래 작년 10월에 개선한거 시행한 거였는데 완주 군민들이 반대한다고 또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면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잖아, 이런게 되게 신기한 모습이라는 거지. 수도권 행정은 대화를 안해. 그냥 다수가 관의 편이다 하고 밀어버리는 편이라 분쟁이 많이 일어나는 데, 여기는 그런 야만적인 분쟁은 잘 안벌어지는 것 같아서.

이: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장: 이권이 협소해서 그런 걸 수도 있어. 자본이 만약 대거 개입되어있으면 압력이 커져서 서울 같은 경우에는 그냥 밀어붙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거든. 전주는 진짜 이상한 동네야. 말하는 대로 웬만하면 돼. 이게 관이 성숙한 건지 아니면 시민사회의 힘이 있어서 관의 협치를 강제하는 건지 이건 좀 판단이 잘 안 서. 둘 다 아니면 시장의 인성, 이런거로 환원되는 거잖아. 근데 그럴리는 딱히 없는 것 같고. 시장이 인성이 좋아도, 그 인성 좋은 사람이 뽑히는 그런 정치권력의 구조도 고민해볼만 하고 좀 재밌는 동네야, 이 동네가.

‘이상한 동네’에서 정당 활동하기

이: 지금 전북시국회의에는 어떻게 들어가 있어?
장: 노동당 전북도당의 대표로.

이: 어떻게 구성되어있어?
장: 전북지역, 보통은 전주인데, 시민사회 단체들이 60개 단체인가 70개 단체인가가 있어. 사이즈 엄청 커. 다 빡빡 긁어 모아서 만든 거거든. 그리고 정치영역에서 민주당, 국민의당은 배제하고, 새누리당까지.

이: 민주당이랑 국민의당도?
장: 이 두 당도 청산 대상이라는 거지. 왜냐면 여기는 여당이 국민의당이라서. 사람들이 정치행보를 봤을 때 민주당이 여기서는 기득권이었고 여기서 기득권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국민의당으로 갈아 탄 거고. 그 와중에 안철수가 큰 그림을 봐서 민주당을 찍기 싫어하던 사람들이 국민의당을 찍어서 이득을 본거 잖아. 그러면 전주 사람 입장에서 그놈이 그놈인거고. 그래서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시민 사회에게 압박받아야할 대상인 거지.

이: 노동당 입장에서는 좀 슬프지 않아?
장: 정의당부터 왼쪽으로는 다 들어와있는 건데, 슬픈 일이긴 하지. 왜냐면 기본적으로 정치혐오 정서가 일정하게 반영되어있다고 생각하거든. 정당의 참여를 막을 정도로 아주 크지는 않아. 그런데 시민사회 대표자들을 만났을 때 정당은 빠져야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 그러면 내 입장이 완전 난감한거야. 난 노동당원이고… 아무리 원외정당이어도 당인데 좀 그렇지 않냐. 그리고 어쨌든 정치권력을 수권하는 건 정당의 외피를 쓰고 수권하는 거잖아. 무소속이 대거 당선되는 게 아니라면. 그럼 결국 정당 운동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건데 사람들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정치 자체에 대한, 전체에 대한 멸시? 비난? 이런 쪽으로 쉽게 휩쓸리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고민이 많이 되긴 하지. 그래도 전북 시국회의는 평화로워. 노동단체랑 시민사회 단체랑 사이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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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치혐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당 활동을 하는 입장으로서 신경써야할 부분 중 하나잖아.
장: 넘어서야할 지점이지. 정치혐오 현상 때문에 진보 정당들이 곤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야. 근데 그걸 정치혐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정당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거지. 정당은 어쨌든 현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그걸 위해서 정치 권력을 수권해야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집단이잖아. 그런 사람들이 국민을 비난하고 정치를 한다, 이건 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하면… 망하겠지. 그런 기본적인 마인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사람들을 이해해야한다, 라는 것이 정당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인드라고 생각하고 그런 마인드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답답한 건 있지.

장: 개인적으로 레드컴플렉스 엄청 깔려있고. 노동당에서 대선 정책을 짜는데 핵심 산업을 국유화하자는 정책을 내. 이러면 공산당이지. 정책적 공산당. 하지만 이 말을 쓸 수 없는 게 첫째는 사람들이 싫어해서. 둘째는 이 말이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에 의해서 많이 오염됐다는 거야. 공산당 들으면 김정일이 생각나는 그런 참담한 상황, 그 두가지 때문인데 사실 후자보다는 전자 때문이야. 사람들 마음속에 정치성향에 대한 필터가 작동하고 있고 이게 쉽게 깨지지 않고, 자기 삶에서 어떤 해방적인 경험을 하지 않는 이상 깨지지 않아. 살면서 좌파인 사람이 어디 있어? 특히 교육과정에서 좌파인 사람 아무도 없거든. 다들 특별한 계기가 있는거야. 기존의 공교육 체제를 무너뜨릴만한 계기가 있는거야. 주변에 어쩌다 좌익 친구가 있다거나 좌익 교사가 있다거나. 그리고 그 사람들도 그런 계기가 있는 거고. 외적 기제들이 있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 한국 사람들은 커가면서 좌파를 싫어하게 되어있어(웃음). 그걸 넘어서야 하니까 어려운거지.

이: 그런 생각을 가진 전주 사람을 만난 적 있어?
장: 어렵지. 만나기도 어렵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런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물론 소중한 인연이겠지만 그것만 찾아다닐 수는 없지. 최대한 평범한 사람들을 최대한 사회변화에 동의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게 하는 프로세스들을 갖추는게 미션이야. 그래서 공부모임도 하고. 시민들이 참여해서 고정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공부모임도 하고. 시민들이 한 번 와서 들어볼 수 있는 강연도 열고. 집회도 하고. 캠페인도 하고. 언론 상으로 기자회견 같은 걸 통해서 메세지를 내보내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들의 의식에 개입해 나가는 거지. 나는 냉정하게 한국의 좌파정당이 크려면 한 삼 사십 년은 더 걸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전까지는 바닥을 다져야한다는 생각이 있어.

이: 전주의 집회랑 서울의 집회가 다르지?
장: 많이 다르지. 여긴 긴장감이 없어.

이: 좋은 의미로, 아니면 나쁜 의미로?
장: 둘 다. 일단 물리적으로 충돌한다는 게 기쁜 일은 아니잖아. 물론 사람이 그런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고. 그게 참여자에게 중요한 기능으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부상이 나오는 상황은 최대한 막아야지. 그건 장점이야. 경찰들도 일단 진압할만한 장비를 들고 나오지도 않고. 야광봉 정도 들고 이러고 (휘두르는 시늉) 있잖아. 그런 긴장감이 덜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좀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건 확실히 장점이야.

장: 단점은 뭐하기 애매하다는 게 있어. 서울에는 뭔가 다 몰려있거든. 정부청사부터 시작해서 온갖 악행의 상징들이 다 있어. 청와대 있고, 헌재도 있고, 대법원 있고, 검찰있고, 중앙경찰청 있고. 다 있잖아! 포인트는 상징성 있는 장소인건데 전라북도에는 없어. 상징성 있는 장소가 없어서 역동감은 좀 떨어지는 게 있지.

장: 신시가지에 만들어진 도청도 그냥 막 개방하더라고. 노동자 대회를 거기서 해. 연대하러 갔었는데 도청 안에서 투쟁가가 막 나오는 거야. ‘아 뭐임?’ 하고 들어가 보니까 안에 경찰이 하나도 없었고 도청 안에서 노동자들이 막 이 삼천 명 모여서 집회를 하고 있는 거야. 서울 사는 사람 기준으로 있을 수 없는 장면이지. 서울의 어떤 청사 안에서 데모를 한다는 건 경찰을 뚫고 들어가서한다는 거지. 다 힘으로 뜯어내고 경찰을 다 무력화 시킨 다음에 해버리는 거야.

장: 전주에서는 무력이 별로 없고, 저번에 군산에 있는 건설현장에서 폭행현장이 났었는데 그것도 되게 이례적인 사건이었지. 그리고 파업하다가 구속된 사람도 그렇게 없고. 전북시내버스 파업했을 때 정도? 대거 징계와 이런 게 좀 있었고. 노자간의 관계에서 자본이 과격한 수를 안두고 있는 거고 공권력이 그 과격한 수에 대해서 딱히 호응하지 않는거야. 그거랑 별도로 통치전략을 돌아가니까 노조파괴의 시나리오도 계속 돌고 있고. 야만성이 덜하다는 거 외엔 근본적인 지점은 같아.

이: 전주 지역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
장: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다른 거라고 생각해. 호남지역이 외적 양상이 좀 평화롭긴 해. 경상도 쪽은 다르지. 부산만 해도 다 때려잡는데. 고공농성 같은 파업 투쟁이 몇 번 있었는데 다 공권력 투입해서 때려잡고. 결국 자본의 이권과 긴밀하게 관련이 있거나 정치 권력의 역린을 심하게 찔렀거나 이런 상황이면 반응이 달라지는 것 같아. 내 생각엔 청와대가 만약 전주로 와. 그 상황에서도 전북 경찰이 이렇게 대응할까? 그건 의문이거든. 여기는 마땅히 상징적인 공간, 그런게 없어서 대응을 그렇게 안해도 되는거야. 대응할 생각도 없고. 그런데 서울은 다 몰려있고 하니까 그런거라고 생각해. 광주도, 광주 경찰이 평화로운 집회 관리의 화신, 뭐 이렇게 인터넷에 돌아다니지만 불과 10년? 20년 전만 해도 광주 전경이 가장 빡센 전경으로 유명하기도 했고 오월대 녹두대 때려잡는 유일한 전경이라고 불리던 부대가 거기 있었잖아. 그게 단순히 지역의 인성 차원, 지역의 권력이 문화적으로 다르다, 이렇게 보기엔 어려울 것 같아. 좀 더 심층적으로 권력의 문제를 생각해야 차이들이 보이지 않을까?

내 문제라고 느꼈던 것들이 다 정치 경험이었지

이: 첫 집회는 언제야?
장: 2011년 6월? 반값등록금 집회. 고삼 때 교복 입고 갔었는데 한겨레가 찍어가서 개털렸어. (웃음) 진짜 웃긴게, 그 전날 친구 셋이랑 야자시간에 피켓을 만들었어. 피켓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니까 하드보드지 큰 거 사서 그냥 평소에 쓰는 매직으로 일단 대학생은 아니고, 하지만 반값등록금은 우리한테 중요한 문제고, 그래서 ‘미래의 빚 3000만원을 예약한 고등학생’ 뭐 이렇게 써가지고 나갔었지. 그래서 교복입은 네 명을 한겨레에서 찍어갔거든. 한겨레에서 모자이크 해준다고 했어, 익명처리도 해준다고 했고. 해줬지. 해줬는데 교복이 그대로 나간거야. 담임선생님이 신문 구독을 하는데 신문 1면에 나온거야. 딱 신문 받았는데 우리가 있고. 아침 1교시 전에 조회 하잖아. 신문을 책상위에 툭 던지면서 ‘야! 너네 나왔더라’ 하셨어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선생님이 진보적인 선생님이셔서 나중에 2011년 11월 수능 끝나고 FTA 반대 집회에서 같이 물대포도 맞았는데, 어쨌든 다행이었지.

이: 반값등록금 집회에는 왜 나갔어?
장: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집회 취지에 동의했고.  내 문제라고 느꼈고. 그 때도 진보신당 당원이었는데, 2009년부터 당원이었거든. 당에 청년학생위원회 다 데모 나가고 있고. 그 때는 내가 트위터로 인맥을 만들었는데, 트위터로 보던 사람들을 실제로 보고싶기도 했고, 투쟁도 하고 정모도 하고.  

이: 대통령에 따라 개인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장: 적폐들은 박근혜 이전부터 있었던 거잖아. 그래서 적폐라고 하는거고. 그게 누적되다가 어떤 특정 시기에 터지는 건데, 터지는 시기는 알 수 없어. 이윤 중심의 국가 운영 가치 이런 것들의 반영물들이 현재인데.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다 리셋되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 이건 분명 쌓여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하냐, 앞으로의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냐, 이건 분명히 달라지는 부분이지. 만약 노동당에서 대통령이 당선됐어. 만약에. 아주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조건일 때 노동자들의 파업이 터졌다, 그러면 국가의 대응은 완전 달라질 거거든.

장: 쌍차 사태때도, 정부가 잣대를 제대로 대지 않았잖아. 그냥 법전에 있는 소리만 하는거지. ‘야, 너네 파업은 노동부가 인정한 파업이 아냐. 그래서 너희는 불법 파업을 하고 있고 범죄행위를 하고 있어. 재산권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구나. 당장 나오지 않으면 공권력을 투입한다.’ 이렇게 되는 거잖아. 노동자의 요구는 들어보지도 않고. 그런데 노동자를 대표하는 정당이 수권했을 때 최소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그런 갈등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자기의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에서의 대응도 달라질 걸. 왜냐하면 노동자 계급의 지지를 통해서 성장한 정당은 감수성도 다른거지.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어.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집단적 마인드라고 해야하나.

장: 그래서 사람들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어도 변하는 건 없다고 이야기 하는데 물론 근본적으로 의외로 그렇게 크게 변할 수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이 나라의 국민들이 집단적 비전을 선택한 거잖아. 집단적으로 어떤 인물을 선택한 거고 이사람의 비전을 믿는 거고. 그런 집단적 의지가 표출된 순간 국가의 대응이 달라지는 건데, 이게 변화가 없는걸까? 앞으로의 대응, 설계가,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대통령을 잘 뽑아야한다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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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정치성향이 언제부터 생겨난 거 같아?
장: 논술학원이 문제야, 논술학원이. 논술 선생님이 90년대 초반에 운동을 하셨던 분이거든.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해야하고, 그러진 않으셨어. 그분이 읽힌 책은 딱 입시하기 좋은 책들이었는데, 스펙 쌓기 좋은 인문학 책들 있잖아, 정의란 무엇인가, 오래된 미래, 유시민의 각종 책들, 이런 것들. 소설 박경리의 토지 이런 것도 읽고. 다양하게 했어. 어쨌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깐 거지.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사고하려면 일정한 지식 수준이 양적으로 보장이 되어야 다음에 창의력이나 조합하는 사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기초적인 것들, 사고력 같은 걸 만들어서 그 뒤에 세상을 해석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밀어넣는다고 받는 게 아니라 뒤집어 보는 거. ‘왜 저래?’ 이런 거. 중 삼 때까지는 극우로 살다가… 밀덕이었지. 거기서 이제 조금씩 넘어온거야.

이: 당은 어떻게 가입한 거야?
장: 체벌이 싫어서.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고입을 해야했어. 가고 싶었던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가 하필 관내 원탑이었고, 그래봤자 시흥 관내 원탑이란 내신 180점 대가 가는 곳인데, 190점 이상은 관 외로 가거든. 전주의 상산고까지 오기도 하고. 그래서 공부를 빡세게 했지. 하루에 네시간 다섯시간 잤나? 그게 까먹은 내신을 메우기 위해서. 그리고 연합고사 만점 받으면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긴 해서. 어쨌든 연합고사를 네 개인가 다섯개인가, 고득점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너무 개같았어(웃음). 너무 개같았고 내가 대체 이 지랄을 삼 년 더 해야한다니. 심지어 대입은 더 빡셀 거 아냐. 그것도 그렇고 들어간 학교가 관내 원탑이라는 자부심으로 체벌로도 유명한 학교였거든. 그런 것들 때문에, ‘가서 또 맞아야하나?’ 뭔가 체벌을 안하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는데, 내가 개기긴 어렵고, 쫄려서(웃음) 힘센 집단의 힘을 빌리자. 그래서 그때는 정당 아니면 시민단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시민단체는 가오가 안 사는 거 같아서. 정당이 세보이잖아. 정당은 시민단체랑 느낌부터 다르다고.(웃음)

장: 당 검색하다가 진보신당 소개에 ‘진보신당은 청소년을 위한 정당입니다’ 하고 써있길래 강령도 읽어봤는데 강령에 대학 평준화, 국공립대 네트워크, 등록금 폐지, 체벌 금지, 이런게 있었어. 그래서’ 아 여기다’ 하고 가입을 하고 당비를 오천원 씩 내기 시작했는데 첫 달만에 바로 걸렸어. 당비 영수증이 집으로 날라왔거든. 할머니가 받았고. 방학 때 자습하잖아. 끝나고 집에 갔는데 편지봉투를 툭 던지시면서, ‘뭐냐?’ (웃음) ‘아 이거 그냥 진중권도 있고, 좋은 사람들도 있고, 그냥 후원 겸 그냥…’ 하고 얼버무렸는데 ‘짜식 귀엽네’ 하면서 넘어갔거든. 그냥 애가 부모님 보기에 별거 없이 한거다, 라고 생각하신거야. 부모님은 몰랐겠지, 그 뒤에 내가 경찰서를 들락날락하고 전북도당에 내려와서 도당 사무처장과 당협 위원장을 할 줄은… 우리 가문의 비극의 시작이지. (웃음)

이: 당 가입하고 뭔가 바뀐게 있어?
장: 트위터 하면서 2009년에, 그 때는 몇 명 안했어. 진보적인, 특히 외국물 먹은 사람들부터 트위터를 시작했잖아. 외국 거니까. 그런 사람들이랑 당원들 위주로 팔로우를 했어. 생각이 비슷하니까.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했고 그러다보니 당원들이랑 알게되고, 보는 것도 많아지고, 접하는 것도 많아지고. 확실히 트위터 하면서 아는 범위가 완전 열린 거 있잖아. 나는 장애인들이 투쟁하고 있을 지 그 전까진 생각도 못했어.

사람이 평범하게 사람으로 살아가는게 가장 행복한 삶 아냐?

이: 너가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해?
장: 불평등. 불평등도 경제적 불평등, 문화적 불평등 다양하게 있지만 여성주의 공부하면서 요즘 하는 생각은, 문화적 불평등이나 젠더 불평등에 대해서 중요하게 사고하게 되었지만 경제적 불평등이 절대 작은게 아니라고 생각해. 사람이 돈때문에 낭떠러지에 내몰렸을 때 얼마나 폭력적이게, 자기 파괴적이게 되는가를 너무 많이 접해서 절절히 느끼고 있는 바고. 노동당이 주목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이거든. 그런걸 생각하다보니 지금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가장 급하지 않나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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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실제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에 새롭게 써지는 세상이 그런 실제적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이거 변화로 인식할까? 그냥 대가리 하나 잘라낸 거로 인식할 거고, 대가리 잘랐는데도 내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건 더 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기 때문에 혁명 이후가 중요한거잖아. 그걸 이어가는, 발전시켜나가는 창구가 중요한 건데 지금 좀 그런 상황에 있는 것 같고. 여러가지 제기들을 같이 해야겠지. 경제적 문제 제기와 경제적 평등에 대한 제기와 문화적, 권력적 평등, 이런 것들을 요구해야하고 그것들을 실제로 평등을 재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거. 그런게 필요하다고 봐. 그래서 기본소득에 주목하고 있고.

이: 그런 지점에서 지금 당이 목소리를 내고 있긴 하지.
장: 그래도 부족하지. 아무래도 물리적 힘이 적어서. 이건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니까. 지금은 선명하게 가면서 계속하는 거지. 문재인 같은 사람은 왔다갔다 하잖아. 표계산 하면서. 최소한 문재인은 표계산하지 않더라도, 문재인의 보좌관이나 정책라인 이 사람들은 표계산 하고 있다고. 그래서 그런 행보들을 하는 거잖아. 노동당은, 노동당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은 제대로 된 진보좌파 정당이라면 그렇게 까지는 안하지. 물론 표심을 고려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거래 불가능 한 것들을 거래하지 않아. 거래 불가능한 것이란 어떤 사람들의 존재고. 왜냐하면 그 사람들을 인정받게 하는 것, 그리고 사람의 존재 자체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게 좌파정당의 과제인데 그걸 ‘거래’해버리는 순간 정당의 당위성이 끝나는 거거든. ‘비정규직 그냥, 월급 좀 올려주지 뭐’, ‘인턴하면 무조건 정규직 할 수 있게 법안 만들어줄게’ 이런거랑 크게 다를 바가 없잖아.

이: 제일 원하는 정책이 있어?
장: 일단 크게 이야기하자면 임금 노동을 강제하고 있잖아. 그런 임금 노동 상태의 노예에서 해방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취업하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취업에 골머리 썩히고 있는 거잖아. 적어도 취업을 하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자아 실현을 하면 좋겠지, 그렇지만 그거 안한다고 해서 사람이 죽을 이유는 없어. 그리고 충분히 이 사회가 충분한 부를 생산하고 있고 그렇다면 내가 인간으로 사는 데에 헌법으로 보장된 주거권과, 먹고 살 권리와, 의식주를 해결하지 않으면 해결을 못할 건 뭐야. 내 존재 자체로. 그래서 기본소득이랑 여러가지 기본 복지들? 무상의료, 사실 무상이 아니지만(웃음), 기본적인 의료 시스템, 기본적으로 접근 가능한 교육, 기본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는 주택,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지. 기본 현금 소득도 필요하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전제로 깔아주고 경쟁을 시키면 누가 뭐래냐?

장: 누가 ‘스티븐 잡스도 차고에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걔는 차고가 있네! 이야, 부럽다.  차고에서 시작했다고? 걔는 차고가 있네, 난 없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아주 적합한 예시는 아니지만 그런게 아닐까. 출발선을 맞춘다는 게 보수랑 이야기를 하는 거랑 다르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데, 빚이 아무리 많아도 집이랑 차를 차압하는 게 말이 되냐, 그런 고민이 있거든. 안그러면 사람이 길바닥에 내몰려서 집 없이 사는 거잖아. 홈리스로 사는 건데, 노숙하게 되면 처음에는 노숙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건강이 순식간에 망가지고 정신도 순식간에 망가진대. 삶의 기초적인게 보장이 안되니까 정신이 극한까지 내몰리는 건 정말 순식간이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어떤 상황에서라도 야만상태에 내몰리지 않게 하는 거,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노력하지 않았다고 망해야하는 사회는 이제 그만할 때가 왔다

이: 그럼 지금은 지지하고 있는 대선후보나 이상형이 있어?
장: 일단 노동당에서 후보가 나가는게 제일 이상적이지. 당에서 후보가 나가면 다른 정당의 후보는 볼 필요가 없으니까. 우리 당 후보만 잘 검증하고, 정책이랑 그 사람의 서사까지 잘 갈무리 해서 나가면 되는 건데, 조그마한 정당이다 보니까 일단 사람에 대한 고민과 돈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아.

이: 어떤 후보가 나오길 바라?
장: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사회에서 자기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불평등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분노를 반영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오면 좋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 사람의 언어는 여성주의적으로 구성되어있고. 단순히 백 퍼센트 PC3)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한 단어를 써야한다 이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 스토리와 이 사람 입으로 내뱉어지는 노동당의 정책들이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 사람들의 열망들, 욕구들, 분노에 부흥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누가 어떻게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이: 절대 지지하고 싶지 않은 후보도 있어?
장: 특정 개인을 거론하기보다는 주요한 마인드를 보는 게 나을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노력하면 된다는 사람들은 일단 제꼈으면 좋겠고.

이: 왜? 그럼 노력하면 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때?
장: 거기엔 좀 더 많은 부가적인 말들이나 수식어들이 필요하지. 사실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말이 모호한 말이거든. 한국 사회에서 성공의 기준은 원탑에 올라가는 건데 원탑의 자리는 한정되어있고. 그러니까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말은 이상한 말이지.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하는데, 남이 나보다 노력하면 나는 몰락하는 사회라는 이중적 메시지거든. 이건 사기지. 그래서 나는 성공이라기보다는 낮춰서 적당히 노력하면 적당히 행복한 사회가 낫다고 생각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망하지 않는 사회. 왜 노력하지 않는다고 망해야하냐? 그건 다른 이야기잖아. 평범한 사람들의 사회가 필요하지. 그런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가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

장: 도전! 열정! 이런거 말고 도전과 열정, 누구는 이런거 없나? 진짜, 지들보다 열정 많은 사람들이 저기 고시원에 다 쳐박혀 있는데. 그렇잖아. 그리고 그 열정과 헌신의 목표가 9급 공무원이야. 말이 되냐. 노력 안해도 그냥 평균은 살 수 있는 사회가 제일 좋다, 그런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메세지를 던지는 후보였으면 좋겠어.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자기 목소리로 받아안을 수 있는 후보였으면 더 좋겠고.

이: 마지막으로 어떤 세상을 바라?
장: 노동해방 사회주의 낙원…(웃음) 이쁜 말로 풀면, 모두가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인데, 이게 어렵지. 이재용 영원히 감방에 있으면 좋겠다… 사람이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재’자가 있을 재였으면 좋겠다. 감옥에 있게. 닉값하겠지.4)실제로 이재용의 ‘재’는 있을 재다.

 

인터뷰 및 편집/ 이점

사진/천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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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위 서울 특별시(9만 1565명), 2위 부산(1만 5248명), 3위 전라남도(5082명)인 것을 감안하면 작은 지자체임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
2. ‘청년 인구의 지방 유출과 수동권 집중’에 관한 보고서, 한국고용정보원, 2016
3. 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4. 실제로 이재용의 ‘재’는 있을 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