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zihyung

대한민국이 반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보와 보수 모두 열띤 토론으로 떠들썩하다.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면 얕보이는 시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고 불편한 정치 이야기보다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늦은 저녁 신림의 한 카페에서 조지형(22)씨를 만났다. 스스로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한 그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와닿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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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보는 맛에 산다

존잭: 지금 사는 곳은 어떤가?

조지: 대구에서 올라와서 자취 중이다. 지금 집으로 이사 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살다가 몇 달 전에 이 곳으로 왔다. 집값이 싼 동네다.

존잭: 집에 혼자 있을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조지: 배구 보는 것을 좋아해서 일반적으로 저녁 시간은 배구 프로리그를 보며 보낸다.

존잭: 원래 스포츠 보는걸 좋아했나?

조지: 그렇다. 하는 것도 좋아한다. 체육교육과를 가고 배구부를 들어가면서 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친구들과 종종 경기를 보러 가다 보니 좋아하는 팀도 생기고 더 열심히 보게 되었다.

존잭: 전공을 선택하는데 취미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조지: 취미는 크게 관여한 것 같지는 않다. 취미 보다는 부모님이나 가족 환경이 전공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존잭: 교대를 다니면 교생실습도 나갈텐데 어땠나?

조지: 예전에 초등학교 6학년 교생을 나갔었다. 6학년 아이들은 굉장히 똑똑하다.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데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기가 어려웠다. 이번에는 봉사활동을 가서 1학년 아이들을 맡았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거의 원숭이처럼 정신이 없어서 놀랐는데 계속 같이 있다보니 무척 귀여웠다. 아이들이 말도 잘 듣고 잘 따라줘서 재미있었다.

 

 

흔한 한국의 알바생

존잭: 자취를 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나?

조지: 과외, 근로장학생,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다. 과외는 꾸준히 하는 중이고 주말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사오기 전에도 집 근처의 동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로장학생도 했다. 월세는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서 부모님이 조금 도와주신다. 생활비는 거의 벌어서 사용하는 것 같다.

존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

조지: 힘든 점? 아르바이트 할 때는 진상 손님들 때문에 힘들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끔 있다. 과외는 학생 성적이 안 올라가면 나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하다. 막상 과외 학생이나 학부모는 괜찮아 하는데 스스로 신경이 쓰인다. 또, 지금은 생활비를 잘 벌어서 쓰고 있으니까 부담이 없는데 나중에 대한 걱정은 있다. 이런 수입이 없으면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데 죄송해서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다.

존잭: 왜 부모님께 기대지 않으려 하나?

조지: 나한테 용돈 보내주시는 것도 부모님에게 부담이니까. 부모님이 자식이 세 명인데 세 명 다 대학을 보내고 뒷바라지를 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까지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다.

존잭: 본인이 느끼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조지: 아직 사회에 유교문화가 남아있는 것이 크다. 일을 하면서, 심지어는 공부를 할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일하면서 결과로 평가하는 것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존중하고 따라가야 하는게 싫었다. 학교에서도 선배라는 이유로 그 사람에게 동조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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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부담스러운 얘기

존잭: 정치에 대해 잘 아나?

조지: 잘 모른다.

존잭: 친구들과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나?

조지: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정치는 거의 화제가 되지 않는다. 학교가 교대다 보니 더욱 그렇게 된다. 교직에 있는 사람이 정치적 색깔을 가지면 주변에서 안좋게 보니까 기피하게 되는 것 같다. 정치적인 교사에 대해 그런 분위기 있지 않나.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인 규제는 없는데 서로 눈치를 보는거다. 교육계가 워낙 보수적인 집단이라 자연스럽게 정치 얘기는 꺼리게 된다.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말은 아니고 보수적인 문화가 있다.

존잭: 이번 국정농단 사건도 얘기한 적이 없나?

조지: 의견을 나누고 토론한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면서 욕한 적은 있다. 관심을 갖지 않기에는 너무 큰 사건이다.

존잭: 그럼 정보는 어디서 얻나?

조지: 관심뉴스, 인터넷 뉴스를 많이 본다. 굳이 찾아가는 언론사는 없고 인터넷 포털 메인에 올라오는 기사를 주로 본다.

존잭: TV뉴스는 잘 안보나?

조지: 집에 TV가 없어서 TV 뉴스는 못 본다.

존잭: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지 않은가 보다.

조지: 관심이 없지는 않은데 정보를 어렵게 찾지는 않는다. 취미라던지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이 많다.

존잭: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이 굉장히 뜨거운 이슈다.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여성으로서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

조지: SNS를 아예 하지 않아 페미니즘 관련 정보를 일상적으로 많이 접하지 못했다. SNS 외에는 그런 정보들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친구들이랑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다만 여중, 여고를 나오다 보니 주변에 여자 친구들이 많은데 페미니즘에 관심 갖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가끔 얘기를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친구들이 페미니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놀랐다.

존잭: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조지: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목소리를 내도 바뀌는게 거의 없다. 일단 살아가는게 바쁘다 보니 관심을 가지기도 힘들고. 가끔 보면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곳에서 자기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시는 분들도 있고, SNS나 온라인 상에서 꾸준히 글을 쓰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강력하게 말을 해도 그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지는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작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존잭: 촛불집회에 참가한 적이 있나?  

조지: 촛불집회를 보통 토요일에 하지 않나. 항상 주말엔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지 못했다. 친구가 같이 가자고 제안한 적도 있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빠서 가지 못했다.

존잭: 집회를 본 적은 있나?

조지: 본 적은 있다.

존잭: 어떤 생각이 들었나?

조지: 저기 나가서 촛불집회를 하는 사람 중에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물론 알고 나가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 촛불집회 나왔다’ 하면서 SNS에 인증샷 올릴 수 있는 그런게 있지 않나.

 

 

의식주 가운데 으뜸은 주

존잭: 본인이 정책을 만든다면?

조지: 대학에서 기숙사를 지을 때 모든 학생들을 들어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어차피 나는 자취하니 상관 없지만 친구들을 보면서 느꼈다. 요즘 개강 시즌이라 한창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미 집을 구해서 친구들 집 구할 때 도와주는데, 보면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은 친구들이 지역 제한이나 이런저런 규칙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더라. 안타까웠다. 집값이 좀 내려갔으면 싶기도 하다. 월세도 그렇고 전세, 집값 전반적으로 너무 비싸다. 우리나라는 금리가 낮은데도 집값이 비싸다.

존잭: 그렇게 된다면 본인도 기숙사에 살 것인가?

조지: 나는 자취가 좋다.

존잭: 자취가 부담되지는 않는가?

조지: 월세가 부담된다. 사실 혼자 사는게 좋아서 무리해서 나온 것도 있다. 내가 사는 신림이 서울에서 월세가 싼 편이기도 하다.

존잭: 직업을 갖게 된다면 어디에 살고 싶은가?

조지: 아마 서울에 살지 않을까 싶다. 서울에서 살아보지 않았으면 대구에 갈 것 같은데 서울 생활을 하고 나니까 완전 다르다. 누릴 수 있는 것도 훨씬 많고 만날 수 있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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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르다!

존잭: 이번 투표가 처음인가?

조지: 처음은 아니다. 이사오기 전 인천에 살 때 대구에서 부재자로 한 적이 있다.

존잭: 대선은?

조지: 2012년에 선거가 있었는데 안 했다. 이번이 첫 대선 투표다. 이번에는 꼭 할거다. 투표해도 사회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지만 이번에는 사회가 많이 바뀌는 와중이니까 뭔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투표를 하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사람인데 투표를 하지 않는건 좀 아니지 않나?

존잭: 정치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나?

조지: 개성이나 다양성을 존중해주면서도 다같이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당이 잘못을 했으니 지금은 공격받고 비판 받아야 할 때는 맞다. 그런데 점점 긍정적인 비판보다 일방적인 비난이 되어가는 느낌이 크다. 화합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존잭: 지지하는 대선 후보는?

조지: 지지라고 하기에는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른다. 대선 후보 중에서는 그나마 문재인이 괜찮은 것 같다. 야당에 있지만 사드 등의 이슈들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보수층을 엮으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요즘에는 이재명 얘기가 많이 나오더라. 성남시장은 잘 했는데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촛불 집회에서 연설한 것도 좋게 봤다.

존잭: 본인이 바라는 세상은?

조지: 공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사회가 법대로 풀려갔으면 한다. 물론 개중에는 악법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법이 잘 지켜지는 사회가 좋다.

 

글 및 편집/존잭킴

사진/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