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리뷰작인 ‘갓집트’에서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던 제라드 버틀러를 기억하는가?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제라드 버틀러가 주연과 프로듀서로 전면에 나선 영화, <런던 해즈 폴른>이다. 몇 편 안되는 이 명망작 리스트에 벌써 두번이나 이름을 올린 스코틀랜드 출신의 미남 배우인 그는 이미 망작 콜렉터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믿고보는 망작 제라드 버틀러”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망작 콜렉터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제라드 버틀러의 필모그래피는 그 자체로 상당히 흥미로우며 구석구석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본 이들은 우선 그가 007 영화 <Tomorrow Never Dies>에 출연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고 수많은 영화 리스트 중 흥미로워 보이는 영화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단 사실에 두 번 놀랄 것이다.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총 33편의 영화 중 5편만이 신선하단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중 2편이 애니메이션인 <드래곤 길들이기> 1, 2편이기 때문에 배우 본인이 얼굴을 내세워 직접 출연한 작품 중 좋은 리뷰를 받은 영화는 오로지 세 편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제라드 버틀러의 필모그래피가 적힌 종이를 상자에 넣고 무작위로 고르면 90%의 확률로 망작이 뽑힌다는 뜻인데 실로 놀라운 성공률이 아닐 수 없다.

독자 여러분은 저번 갓집트 리뷰에서 ‘명망작을 만나는 법’ 에 관해 소개한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다른건 몰라도 어린양의 피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나 역시 잘 알고 있기에 이번엔 좀 더 쉬운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상하셨겠지만 좋은 망작을 고르는 가장 손쉬운 비법은 ‘제라드 버틀러’이다. 자고로 다양한 망작에서 명망작이 탄생하는 법. 90%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제라드 버틀러의 고결한 안목 아래 다양한 망작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수많은 망작들을 거쳐 그는 결국 ‘갓집트’ ‘런던 해즈 폴른’이라는 질 좋은 망작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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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츠 하일리 로지컬.

그의 필모가 어찌나 악명높은지 어떤 트위터리안은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제라드 버틀러는 아직 학자금이 남았대? 대체 왜 그렇게 X같은 영화들만 찍는거냐?” 그러나 제라드 버틀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학자금 같은건 없어. 그냥 X같은 영화를 찍는거야.” 그의 당당한 자세를 보라. 부끄러움이나 수치심 같은것은 0.1g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 중 어떤것이 감히 스파르타 킹을 부끄럽게 만들 수 있겠는가.

잘생겼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의 당당함은 너무나 매력적이라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안그래도 잘생긴 얼굴이 그 당당함으로 인해 400배쯤 더 잘생겨 보일뿐만 아니라 영화의 많은 문제들이 사라진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놀라운 그의 장점은 영화 ‘오페라의 유령’에서 특히 두드러졌는데, 제라드 버틀러는 몹시 당당한 태도로 팬텀의 모든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함으로써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노래를…잘…못하는것 같은데 기분탓이겠지? 일단 배우 태도를 보면 노래를 되게 잘하는듯한 느낌인데…?’ 영리한 배우인 제라드 버틀러는 노래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지기 전에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냄으로써 모든 논란을 종식시켰고 많은 팬들을 불러모았다.(텀블러에 제라드 버틀러로 검색해서 나오는 사진의 97%는 오페라의 유령과 관련된 사진이다. 그렇게나 많은 영화들을 찍었건만….텀블러 검색 결과만 보면 오페라의 유령만이 그의 유일한 필모인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는 정말로 아름다운 팬텀이었고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셔야한다. (씨네폭스 1000원)  

그래서 뭐...그는 잘생겼어...

그래서 뭐…그는 잘생겼어…

그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연기에서도 느껴지지만 평소 인터뷰에서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그의 인터뷰를 재생한 지 채 10초가 지나기 전에 그가 인생의 그 어떤 부분에서도 억울함이나 자격지심, 열등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을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제라드 버틀러의 영화 속 태도는 대부분 저 당당함진지함이 디폴트라 할 수 있다. 꾸며낸 것이라고 하기엔 화면 너머로 느껴지는 진정성의 농도가 지나치게 짙다. 이것은 가끔 우스꽝스러운 요소로 작용하지만 역시 참을 수 없을만큼 매력적인 부분이다.

제라드 버틀러는 다른 망작 콜렉터들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굉장히 각별한 배우이다. 나는 매달 끊이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망작들을 볼때마다 저 영화를 찍는 배우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항상 궁금했었다. 나처럼 취미로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느껴지는 영화의 단점을 영화를 업으로 삼는 배우들이 모를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라드 버틀러는 진심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즐기고 있는것이 분명하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들을 찾아내 정성껏 캐릭터를 빚어내며 즐거움을 느끼는 제라드 버틀러의 삶이 나는 너무나 부럽다.

명망작은 언제부터인가 그냥 땅 속에 존재하고 있던 광물들과 다르다. 땅을 판다고 어느날 갑자기 짠 하고 등장하진 않는다는 뜻이다. 명망이 만들어지려면 일단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각본’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설정’진지한 자세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런 각본에 기꺼이 돈을 투자하고 이런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사람들이 필요한 법이다. 또한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대사’를 실제 사람이 말하는것 같이 꾸며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배우들도 필요하다. 놀랍게도 제라드 버틀러는 혼자서 이 모든것을 다 해낸다. 보통은 제작자, 감독, 스텝, 배우 중 감독 혼자서 지나치게 진지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센딩과 갓집트의 경우가 그렇다) 제라드 버틀러는 제작자이자 배우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며 훌륭한 망작을 위해 그의 재능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망작에 대한 그의 사랑과 넘치는 열정이 얼마나 큰지 차기작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직접 나서서 영화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이 영화는 탄생했다. <런던 해즈 폴른>

처음이라 생각한다면 경기도 오산이야

Q)위기에 빠진 미국 대통령에게 필요한것은 무엇일까?

1)싸이코패스 킬러가 아닌 좀 더 정상적인 정신상태의 경호원

2)제대로 된 각본가

3)제라드 버틀러

<백악관 최후의 날> 에서 이미 한번 죽음의 위기에 빠졌던 미국의 대통령 아론 에크하트는 이번에도 틀린 답을 골랐다. 그는 꽤나 괜찮아 보이는 정답인 1번과 2번으 보고도 또다시 3번을 고르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8년이라는 짧은 임기 기간 동안 무려 두번씩이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붙잡혀 목숨을 위협 받는다.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모국어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던 북한 테러리스트들에게 백악관을 빼앗겼던 무능한 대통령은 운좋게도 재선에 성공했지만 다시한번 개인 경호원으로 제라드 버틀러를 고용함으로서 1편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또다시 저지른다. 그렇게 그는 다시한번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 당한다. 이번엔 런던에서!

영화 내용은 이러하다.

<영국의 수상이 재위 중 사망하고 각국의 리더들은 장례식 참여를 위해 런던에 모이게 된다. 테러리스트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각국의 수상들에게 테러를 가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의 수상이 죽음에 이르지만 미국의 대통령 아론 에크하트는 경호원 제라드 버틀러의 비호 아래 기적적으로 살아 남는다. 무차별 테러로 인해 파괴된 런던에서 대통령을 구출해내기 위한 제라드 버틀러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론 에크하트는 또다시 테러리스트들에게 붙잡힌다. 오로지 아론 에크하트를 위해 테러리스트들의 본거지에 홀로 뛰어드는 제라드 버틀러- 과연 그는 그의 사랑 아론 에크하트를 구출하고 세계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을까!>

영화의 줄거리는 보다시피 너무나 진부해 끝까지 다 읽기도 전에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우리는 비슷한 류의 영화를 이미 질릴대로 보았고, 저 정도의 줄거리 만으로도 이 영화에 나올 장면을 그려낼 수 있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영화는 끊임없는 의문점을 던져줌으로서 관객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영화는 시작부터 여러가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1.아론 에크하트는 대체 어떻게 재선에 성공하였는가

2.대체 무슨 정신으로 제라드 버틀러를 또다시 고용했는가

3.그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듯한 제라드 버틀러는 왜 사직서를 쓰고 있는가.

그 이후에도 영화는 상식적인 수준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들을 끊임없이 머릿속에 밀어 넣는다.

4.백악관에 앉아서도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한 미국의 대통령이 런던에선 안전하리라 생각한 사람은 누군가?

5.일본 총리는 왜 런던의 지옥같은 교통체증을 그대로 맛보고 있던 것일까. 런던 경찰들의 에스코트를 거부한걸까?

6.화면에 등장하는 다양한 나라의 수상들은 그 나라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실체화한 것만 같은 느낌인데 – 프랑스 수상은 개인 크루즈 안에서 샴페인을 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이탈리아 수상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옥상에서 젊은 애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일본 수상은 여유롭게 출발했지만 길이 막혀 도로에 갇힘- 그렇다면 영국 수상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다른 나라의 수상을 불러들이는 역할이라 생각한 것일까? 영국에 대한 이미지가 대체 어땠길래

7.우리나라 대통령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가?

8.영국 수상이 갑작스럽게 사망했을 때, 전 세계의 정상들을 불러들여 장례식부터 치르기 전에 죽음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야 했던 것은 아닌가? (뒤늦게 영국의 수상 역시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진다)

8.저렇게 사람 죽이는걸 좋아하면서 제라드 버틀러는 왜 사직서를 작성하였는가. (물론 영화 마지막엔 딜리트 버튼을 눌러 없앤다.)

9.”세상을 바꾸자”며 테러를 저지르는 한심한 무기상에게 동조하는 경찰관이 저렇게나 많을 수 있단 말인가?

고만좀해

그만 이제 그만 멈춰줘

관객들은 장면마다 새로이 늘어나는 궁금증 리스트에 진저리 치겠지만 가뭄에 콩나듯 풀리는 의문점에 저도 모르게 희망을 갖게 될 것이고, 결국은 영화의 마지막을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론 에크하트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가장 궁금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영화 초반에 밝혀진다. 바로 부통령으로 모건 프리먼을 앉혀 놓은것. 아마 영화 속 미국인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부통령이 모건 프리먼인데 대통령이 누군들 어때! 그치만 이왕에 나라의 대표를 뽑아야 한다면 가장 예쁜 얼굴을 뽑아야지’ 라고.

액션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비록 많은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전체적인 모양새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 현실적인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기까지 하다. 화려한 액션, 속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씬, 박진감 넘치는 총격씬, 자비없는 살인, 많은 폭탄, 성조기, 나도 모르게 애국심이 울컥 치솟을것만 같은 감동적인 연설, 죽지 않는 악당, 발로 쓴 각본, 펀치라인으로만 이루어진 대사들, 제라드 버틀러 등.(뭔가 함정이 있는데?) 블록버스터 영화에 잘 짜인 각본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관객들은 통쾌한 액션씬을 얼마나 박진감 있게 잘 찍어냈는가에만 최대한 집중하려 애쓰고 나머지 부분은 부디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만 잘 메꿔주길 바랄 뿐이다.

모든 블록버스터는 기본적으로 자동차 추격씬과 총격씬이 등장하고 주인공은 빗발치는 총알을 용케도 피해가며 사랑하는 사람을 구해내고 결국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는 점에서 거의 똑같지만, 그 액션씬들 사이를 어떻게 메꾸었느냐에 따라 영화의 제목이 조금씩 바뀐다. 그 사이를 메꾸는 것은 가족을 향한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될 수도 있으며, 나라를 지켜 내겠다는 애국심이 될 때고 있고, 원수를 향한 불타는 복수심일 수도 있다. <런던 해즈 폴른>은 나름 신선한 노선을 택한다. 바로 브로맨스!

<런던 해즈 폴른>의 제라드 버틀러는 자동차 문에 매달린 테러리스트를 집어 던지고, 목을 가격해 질식해 죽게 만들고, 테러를 일으킨 장본인의 아들을 최대한 잔인하게 죽여 그 신음소리를 들려줌으로써 상대를 자극하고,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은 상태로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테러리스트들을 죽이는, 심지어 이 모든것들을 조금 즐기기까지 하는 싸이코패스 킬러지만 그런 그의 마음을 빼앗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천조국 황샹 아론 에크하트이다.

마이크 베닝(제라드 버틀러)은 웬만한 성인 남성보다 키도 훨씬 크고 덩치도 결코 작지 않은 벤자민(아론 에크하트)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그의 과보호가 어찌나 심한지 영화 내내 벤자민을 품에서 떨어뜨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벤자민 역시 스스로의 몸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훈련은 받은 것 같고 그냥 보기에도 제 몸 하나정도는 지켜낼 수 있을 정도로 테스토스토른을 내뿜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지만 제라드 버틀러에게는 그저 한마리 쟈근 아기 고양이로만 보이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두려움에 떠는ㅡ그의 두려움이 대 테러 상황으로 인한 것인지 베닝의 잔인한 살인으로 인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아마 둘 다일것이다ㅡ 벤자민을 품에 안고 토닥이며 달래줄 뿐만 피로와 스트레스로 칭얼거리는 벤자민을 구슬려 어떻게든 함께 위기를 빠져 나간다. 뿐만 아니라 두려움에 떨면서도 위기에 빠진 베닝을 구하기 위해 안전한 공간에서 빠져 나와 테러리스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벤자민에게 진심으로 감동한다. 베닝은 기쁨에 겨운 나머지 지금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조차 잊고 “언제 그 옷장에서 나오시나 했네요(I was wonder when are you gonna come out of that closet)” 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정말 놀라운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하긴, 그가 이런 오해를 한것도 당연하다. 벤자민 역시 베닝의 과보호를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종일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베닝의 품에 안겨 울먹이고, 칭얼거리는 동시에 사랑스럽고 무해한 눈길로 베닝을 올려다본다. 세살짜리 어린애를 대하듯 자신을 어르고 달래주는 베닝의 태도에 화를 내거나 불쾌해 하기는 커녕 전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예 뭐 음 아닙니다.

예 뭐 음 아닙니다.

“(총을 쥐어주며) 이곳을 나쁜 놈들에게 겨누면 됩니다. 저 말고 다른 놈들이 들어오면 바로 쏴버리세요”

“자네가 안오면 어떡해?”

“망한거죠”

이는 놀랍게도 실제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며 대통령의 경호원과 미국의 대통령이 나누는 대화다. 운전좀 똑바로 하라고 타박하는 베닝에게는 “그동안 네가 날 이렇게 오냐오냐 키워서 운전대 한번 잡아보질 못했는데 어떻게 운전을 잘 할 수 있겠느냐”며 화를 낸다. 게다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해 참수당할 위기에 처한 바로 그 순간 극적으로 등장해 자신을 구해낸 베닝에게 “대체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라며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하긴…벤자민도 베닝에게 마음이 없진 않았을 것이다. 베닝의 재미 없는 농담에도 꾸준히 웃어주고, 베닝의 싸이코 패스적인 면모를 보며 두려움에 떨면서도 여전히 그의 곁에 꼭 붙어있는것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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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은 사실 1편에서부터 시작됐다. 마이크 베닝은 애저녁에  벤자민(아론 에크하트)에게 마음을 빼앗긴 상태이지만 그에겐 아름다운 부인과 귀여운 아들이 있다. (이 시점에 벤자민이 이미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은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다)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에게 다가가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그저 한 발자국 떨어져 지켜만 보던 마이크 베닝. 그러던 어느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대통령 부부가 위험에 처하고 대통령과 영부인 두 사람을 다 구출해낼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이크 베닝은 대통령만을 구해낸다. 경호원으로써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이었고 옳은 판단이었다는걸 알면서도 영부인을 구해내지 못한 마이크 베닝을 용서할 수 없었던 벤자민은 그를 한직으로 멀리 떠나보낸다. 베닝은 사무실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며 (그렇다 우리는 제라드 버틀러와 사무직이 얼마나 안어울리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키보드가 어찌나 작아 보이던지!) 본인조차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수십번 던졌을 것이다. ‘그 순간 네 선택은 옳았어. 하지만 온전히 대통령님 만을 위한 선택이었나? 네 이기심이나 욕심이 조금이라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베닝은 단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백악관으로 향한다. 그의 사랑 벤자민을 구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노력 끝에 베닝은 벤자민을 구해내고- 두사람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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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해즈 폴른>에서 왜 그렇게 깨가 쏟아지는가 했더니 1편의 그 위기를 이겨내고 서로에게 은근한 마음을 내비추며 한참 썸을 타는 시기였던 것. 영화의 많은 부분이 설명되는듯 하다. 혹시라도 이 영화에 흥미가 생긴 독자가 있다면, 반드시 <런던 해즈 폴른>을 먼저 보고 <백악관 최후의 날>을 보길 바란다. <백악관 최후의 날>은 2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좋은 본편이라기 보다는 <런던 해즈 폴른>의 훌륭한 프리퀄이라 할 수 있다. 파괴된 런던에서 피어난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가 궁금한 사람들이 보면 재미가 있을 수도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4D상영따윈 필요없어 이 공감각적인 영화속에선

영화의 대부분이 비록 발로 쓴 각본과 뇌가 아닌 근육에서 나온듯한 대사들, 핸드폰 어플로 대충 만든듯한 CG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액션 장면 만큼은 정말로 훌륭하다. 런던 도심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액션씬은 박진감이 넘치고 헬기 추락씬은 장엄하며 테러리스트들의 본거지로 잠입하는 장면은 마치 FPS게임 같은 느낌이라 그 현장감이 실로 대단하다. 비꼬려는게 아니라 액션씬들을 정말 잘 찍어놓은 덕분에 관객들은 감독이 액션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얼마나 대충 찍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비록 이 리뷰 초반엔 제라드 버틀러의 캐릭터는 누가 봐도 싸이코패스 살인자가 아니냐며 비판해 놓았지만, 그가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느니 차라리 테러리스트들을 잔인하게 죽이는걸 지켜보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가 육아의 어려움이라던가 아버지로서 갖게 되는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할때면 형연할 수 없는 어색함에 화면 너머에 앉아있는 내가 괜히 안절부절 못하게 되지만, 약간의 미소를 띤 채 희번뜩한 눈으로 테러리스트들을 개미 죽이듯 죽이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관객인 나 역시 마음이 편안해지고야 마는 것이다. 그만큼 장면간의 괴리감이 굉장해 한 자리에 앉은 상태로 온탕과 냉탕에 번갈아 가며 들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을 뿐인데 이렇게나 다양한 감각을 선사해주는 영화라니. 훌륭하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칭찬을 빼놓을 수 없다. 제라드 버틀러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캐릭터의 완벽하게 빙의해 시종일간 가련한 눈빛으로 제라드 버틀러 품에 안겨있던 아론 에크하트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엔 “파괴된 런던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대통령과 경호원의 로맨스”에 회의적이었음을 고백한다. 두 사람 다 너무나 잘생기고 건장한 사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론 에크하트의 가련하고 청순한 연기에 진심으로 매료되었고 이젠 그의 머리 위에 “마이클 베닝의 쟈근 아기 고양이” 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는듯한 느낌마저 든다. 실제 배우의 성격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지만 영화 관련 인터뷰를 할때마다 조신하게 앉아 간간히 제라드 버틀러를 향해 예쁜 미소만 지어보이는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의 그런 애티튜드는 “무능한면이 없잖아 있지만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캔디 대통령”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널 지켜줄게 작은 아기고양이..

널 지켜줄게 작은 아기고양이..

 

‘미국의 대통령을 저런 애로 뽑아도 되는거냐?’ 라는 상식적인 의문을 제기할 사람들을 위해 부통령으로 등장한 ‘모건 프리먼’역시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이다. 모건 프리먼은 영화에서 딱히 하는 일 없이 그저 그럴듯한 대사를 가끔 내뱉으며 “걱정하지 말아라. 영화 속 미국에는 내가 있다. 어떻게든 굴러갈 것이다.” 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다. 오. 미국인들이여. 그대들은 실제 세계에선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영화 속에선 모건 프리먼을 부통령으로 가졌구나…

모건 프리먼이 반갑기는 하지만 영화가 너무 엉망진창이라 대체 왜 이런 영화에 출연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모건 프리먼은 이에 대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돈을 많이 주더라고요.”

제라드 버틀러가 출연료로 얼마를 제시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제라드 버틀러가 이 영화의 제작을 맡았다) 모건 프리먼을 이 시리즈에 계속 붙잡아 둘 수 있을 수준은 되었던것으로 추정된다. 프로 연기자인 모건 프리먼은 이 영화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아주 충실히 이행했고 그 덕분에 벤자민(아론 에크하트)를 대통령으로 둔 국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유능한 미국 정부의 실력을 그럴듯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존재만으로 큰 개연성이 부가된다.

존재만으로 상당한 개연성이 부가된다.

또한 이 영화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장면을 어찌나 잘 뽑아놨는지 지금이라도 당장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에 달려가 펄럭이는 성조기에 경례를 올리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아! 미국이여! 정작 주인공인 마이크 베닝은 자신이 속한 나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듯 하지만 (그의 유일한 관심사는 총, 무기, 그리고 그의 작은 아기 고양이 벤자민(아론 에크하트)이다.) 감독은 그의 싸이코패스적인 측면을 최대한 가리고 그의 행동을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비장한 음악을 깔아 놓는다. OST만은 영화 <진주만>의 뺨을 좌삼삼 우삼삼으로 세차게 후려치는데 그저 상황에 전혀 걸맞지 않을 뿐이다. 그래도 노래는 좋다. 감독의 눈물겨운 노력은 영화 마지막에 가서 결국 결실을 맺어낸다. 참수형을 코앞에 둔 미국의 아이캔디, 미국 정치계의 아이돌, 미국 황샹 아론 에크하트가 전세계에 생중계 되고 있는 1번 카메라를 향해 대통령 선서를 외치는 모습에 감동받지 않을 이가 있을까. 이 장면이 어찌나 인상깊던지 영화가 끝나자마자 네이버에 “미국 이민”을 검색해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굉장히 교훈적인 영화이다.

대통령과 경호원의 알콩달콩한 연애담, 파괴된 런던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제라드 버틀러. 이 영화는 그저 흘려 보내기엔 너무나 아쉬운 작품이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줄 제라드 버틀러의 파워 액션을 맛보시라.

<런던 해즈 폴른> 씨네폭스, 네이버 2500원

<백악관 최후의 날> 네이버 500원

<오페라의 유령> 씨네폭스 1000원

 

학습활동

1.어느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나요?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하면 주저하지 말고 차라리 날 죽이라 명령하던 아론 에크하트.

“마이크. 난 죽을 수 없어. 아니 적어도 적들에게 붙잡혀 내 죽음이 전세계에 생중게되도록 만들 순 없지. 그들이 날 잡아 간다면 차라리 날 죽여.”

“..각하”

“이건 명령이야 마이크!”

죽음을 명령하는 벤자민을 바라보는 마이크 베닝의 시선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분명 이 다음장면에서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누었을 것이다. 죽음을 목전에 둔 채 어두컴컴한 하수구 아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키스를 나누는 두사람 쏘 로맨틱. 성공적.

2.영화의 속편이 나온다면 이번엔 어떤 도시가 무너져 내릴까요?

-원하는 곳으로 골라보세요. 그치만 속편이 나오려면 마이크 베닝이 또 대통령에 당선되어 또다시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해야 하잖아….1)편집자주: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연속으로 세 번 이상 연임을 할 수 없다.

3.재난 영화가 아니었나요?

-로맨스 영화 입니다❤︎

4.마이크x벤? 벤x마이크?

-제라드 버틀러의 캐릭터는 헐리우드 총공이라구욧. 미국 황샹을 품을만한 남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제라드 버틀러일 것이다.

편집 및 교정/요정

글/비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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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집자주: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연속으로 세 번 이상 연임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