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작년 6월 초부터 세 달간 빅뱅의 멤버 G-Dragon(권지용)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개최했었다. 조선일보에서는 이 사실을 보도하며 ‘10대 관객을 이끄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적어놓았다. 굳이 ‘GD’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개최되는 이유는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중들의 시선을 순수미술 쪽으로 더 빠르고 확실하게 끌어오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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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전시회 모습. (출처: YG Ent.)

패션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나 대림미술관과 다르게 국공립 미술관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GD를 정식으로 초청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시립미술관 뿐만 아니라 2013년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의 회고록을 진행했던 런던 V&A(빅토리아앤드알버트 박물관), 비요크에 대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던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볼 때, 순수미술이 엘리트 주의를 내려놓고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적인 시류라고 볼 수 있다. 소위 순수미술(Fine art)에 대한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대중의 시선에서 외면당하고 ‘돈이 안 되는’ 사립대학교의 예술 단과대는 통합되거나 폐지되고 있으며 예술학도에 대한 수요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국악으로 위시되는 전통예술 또한 대중성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 실효성이 확실하게 보인 적은 거의 없다. 아직도 국악은 대중에게서 먼 예술 장르이고, 특히 젊은 층에서는 서양의 음악 장르인 팝(POP)이나 락(Rock)보다 낯설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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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에게 국악이 어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렸을 적부터 듣던 익숙한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까이 찾아보면 국악이 초, 중, 고 음악 시간에 제대로 편입된 것은 제 7차 교육과정부터고 이마저도 2007년 교육 개정안을 통해 만들어진 실험본 교과서에서 현행 37.5%였던 국악의 비율이 9.1%로 대폭 삭감이 되어 관련 전공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하였다. 따라서 어렸을 적부터 국악과 멀어진 젊은 세대들은 이후로도 자연히 국악과의 접점이 줄어들고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

미술계의 시류처럼 대중성만 좇아 아이돌처럼 대중친화적인 문화와 쉽게 결합하기에는 그 리스크가 너무 크다. 실제로 걸그룹 티아라의 유닛이었던 티아라N4가 2013년 발표한 <전원일기>라는 곡은, 휘모리장단을 접목시키고 국악인 황호준과 협업을 하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였으나 역효과를 낸 전력이 있다. 티아라는 무조건적인 크로스오버는 도리어 독이 된다는 전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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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라고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진 않는다. 사진: 티아라 N4 ‘전원일기’ 뮤직비디오 화면 갈무리

또한 본래의 국악은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국악은 엘리트 위주의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국악예고나 전통고를 졸업하지 않은 이상 국악을 제대로 알 수 없게 교육 환경이 짜여있다. 국악 전공자들 사이에서 대중에게 가까워져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최고은 밴드 등 인디밴드와의 협업도 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근대 이전의 예술은 꾸준히 후원자라는 독점 시장이 있었으나 현대의 예술은 한 마디로 자본주의 시장에 던져졌다. 따라서 이전과는 다르게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인의 얼’을 가지고 있다는 국악과 전통예술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대인이 듣지 않는 국악은 박제되어 있을 뿐이다. 대중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교육이 수행되지 않는 젊은 층을 청취자로 끌어들일 방법, 그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글: 블리

편집/교정: 아날로그

<참고문헌>

조선일보, 2015년 4월 28일, <대중문화 아이콘’ GD, 미술관과 손잡다>

정은경, “2007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즐거운 생활 교과서를 통해 본 학교 국악교육의 문제와 대책방안,” 『국악교육』 제 29권 (한국국악교육학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