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ike=1dollar

작년, 그러니까 2013년 즈음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문구다. 보통은 외국발 게시물로, 전쟁 또는 사고로 인해 다친 아기의 사진이 담겨 있던 그 게시물에는 사진과 함께 짤막한 이 한 문장-1like=1dollar-이 적혀있곤 했었다. 클릭 안 한다고 손해볼 것도 없고 안타깝긴 또 안타까우니까 ‘줄 수 있는 게 이것 뿐이 없다~’는 심정으로 좋아요를 눌렀던 경험이 아마 한 번 쯤은 있었을 거다.

이런 풍자짤이 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1like=1dollar 말고 1like=10won

솔직히 내가 누른 ‘좋아요’ 하나가 그 아가에게 정말로 도움이 됐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것도 사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생각하지만) 그것 말고 1like가 진짜 ‘돈’으로 환산되는 시장이 있다는 건 알고있다. 내가, 아니면 당신이 ‘재밌어서’, ‘공감되서’, ‘안타까워서’ 또는 ‘그냥 한 번’, ‘호기심에’, ‘손해볼 거 없으니까’ 눌렀을 페이지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하나가, ’10원’이라는 실제 돈으로 환산돼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페이지 매매에서 컨설팅, 광고, 품앗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몰랐던 사람에게는 꽤나 놀랍고도 어이없겠지만 이미 알고 있었던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을 페이스북 돈벌이 시장의 모-든것, 이 글 하나에 담을 각오로 맘 먹고 파헤쳐봤다. (그래서 좀 많이 길다…)

 

페이지 인사이트를 지켜보는 ‘제 3의 눈’

웃긴 동영상, 예능 캡쳐, 넘겨보기 짤, 이벤트, 어그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저들의 반응을 이끌어낸 페이지들. 우리가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는데도 우리의 뉴스피드에 나타나는 페이지들이 가진 파급력은 유저의 눈에 보이는 수치- 페이지 좋아요 수나 게시물 좋아요/댓글/공유 수 등- 이상으로 어마어마하다. 운영자의 페이지에서만 나타나는 ‘페이지 인사이트’에서는 그 파급력을 통계 수치라는 형태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6)팬페이지인사이트

한 예로, 페이지 구독자 수, 즉 페이지 자체에 ‘좋아요’를 클릭한 유저의 수가 31,500명인 한 페이지의 경우, 총 도달 범위가 265만 명에 달하며 참여 중인 사람의 경우 105만 명에 달한다.

*총 도달 범위 : 출처에 관계없이 페이지의 게시물을 본 순 사용자 수. 유기적 도달 범위(좋아요/댓글/공유 등을 통한 도달)와 광고 도달 범위(광고를 이용한 도달)를 합한 도달 범위.
*참여 중인 사람 : 페이지 게시물을 클릭, 좋아요, 공유한 순 사용자의 수

이 통계수치는 1차적으로 페이지를 운영하는 관리자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이들의 운영원칙에 의해 필터링된 게시물을 보게 되는 페이지 독자들에게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료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목적으로 이 인사이트 자료를 눈여겨 보는 제 3자, 아니 제3의 커다란 시장이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12만 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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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어느 정도 좋아요 수를 보유한 페이지 중 일부는 ‘중고시장 카페’ 또는 ‘페이스북 페이지 매매/양도/광고 연결 전문 카페’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가격대는 페이지 좋아요 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같은 거래가 진행되는 한 ‘페북 마케팅 전문 카페’의 운영자는 공지글을 통해 거래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페이스북 페이지 가격은 페이지의 활성화와 규모에 따라서 틀립니다. 게시물 좋아요가 기본 1000이상 찍히는 페이지가 활성화되었다고 보시면 간단합니다. (중략) 이런 활성화 페이지는 인당 10원 안밖에서 가격이 형성됩니다.

그렇다면 매매는 대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 것일까. 구매자를 모집하는 게시물에서도, 카페의 공식 공지문에서도 구체적으로 매매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정보는 알려주고 있지 않았다.

-해서, 직접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집착) 지난 8월 26일 오후,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 중 카카오톡 아이디를 공개한 한 판매자에게 연락해 페이지 매매에 대해 문의했다. 카카오톡을 주고받으며 알게 된 매매 단계에 대한 정보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구매자가 구매하고자 원하는 페이지를 선택한다.
2.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계좌로 돈을 입금한다.
3.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페이지 관리자 권한을 넘긴다.
4. ‘게시물을 올려주는 사람들’이 알아서 게시물을 올리도록 당분간 놔둔다.
5. ‘게시물을 올려주는 사람들’은 일정 기간 뒤 빠져나가고 그 때부터 구매자가 알아서 관리를 시작한다.

사실 1~3번까지는 충분히 예상이 되는 과정인데 4번부터가 재밌다. ‘게시글을 올려주는 사람들’이라니? 십알단이야? 내가 관리자 양도를 받아서 직접 게시물을 게시하는 게 아니었나? 물어봤더니 다음과 같은 답이 나왔더랬다.

그 와중에 찰지게 연기했다.

그 와중에 찰지게 연기했다.

중고등학생들이라니. 도…도대체 정체가 뭐예요. 판매자는 은근-히 그 관리자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려는 태도였는데, 말하는 뉘앙스로 보아하니 한 두 명이 아닌 듯해보였다.

페이지 매매, 덥썩 했다가는 호갱돼요 

페이지를 팔겠다고 내놓은 이들, 종종 ‘관리할 여력이 없어서’, ‘바빠서’ 등의 이유로 페이지를 내놓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광고로 월 80만원이상 소득 가능’하다고 제시하는데, 이 페이지의 가격은 또 ’80만원’이란다.

엥? 아무리 여력이 없고 바쁘다 하더라도, 본인이 지금처럼만 유지하면 달 마다 80만원 벌이가 가능한데 이걸 80만원에 팔아넘기겠다고? 아무리 바빠죽겠다고 해도 그렇지, 이건 뭐 굴러들어오는 돈을 걷어차는 건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수상한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판매자들 중에는 한 개가 아닌 여러 페이지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연락한 판매자만 해도 1만 페이지와 2만 페이지, 10만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런 판매자는 페이지 매매 카페에서 그리 찾기 어려운 경우가 아닌데, 이들은 한 게시물을 통해 2~3개에서 많게는 5개가 넘어가는 페이지 목록을 제시하기도 한다.

어마어마하다. 페이지 관리자도 ‘될놈될’입니까?

이거 다 한 사람이 올린 거임. 어마어마하다. 페이지 관리자도 ‘될놈될’입니까?

대체 이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이렇게 납득되지 않는 가격으로 페이지를 팔아넘기는 걸까. 이때까지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몇가지를 추리해봤다.

  • 판매자는 집단의 형태이며, 판매 게시글을 올린 사람 + 페이지에 게시글을 올리는 다수의 관리자(아마 중/고등학생 위주의 알바생)로 구성된다.
  • 이 관리자들은 ‘페이지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있어 어떤 정보를 어떤 시점에 올려야 하는지, 어떤 게시물을 공유해야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 위의 매매 단계 설명에서, 관리자 양도 이후 ‘게시물을 올려주는 사람들’이 일정 기간 동안 게시글을 올려준다고 했다.
  • 이 일정기간, 즉 페이지 신입 관리자가 이들 관리자와 함께 운영할 때는 페이지가 기존처럼 운영되지만, 이들이 빠져나간 뒤에는 페이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말아먹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판매자 집단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위의 정보들을 조합해보니 대략 이런 그림이 예상이 된다. 판매자는 집단의 형태이기 때문에 페이지 하나를 통해 월 80을 번다고 해도 개인에게 돌아오는 소득이 크지 않다. 게다가 그만한 페이지야 이미 여러 개를 갖고 있어, 저 페이지 하나로 얻는 월 수입에 크게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다. 굳이 그걸 위해 여러 명이서 시간을 투자하느니 차라리 페이지 주가가 높을 때 팔아버리는 게 이들 입장에서는 훨씬 이득이다.

그리고 양심도 팔았을걸...?

그리고 양심도 팔았을걸…?

즉 페이지 거래는, ‘좋아요 10만 페이지를 보유하고 있던 어느 개인 관리자가 정말로 개인사정으로 바빠져서 어쩔 수 없이 팔게 된 것’이 아니라, ‘좋아요 몇 만 짜리가 수두룩빽빽하게 많은 개인 관리자+정체 모를 관리자 n명이 호갱을 찾아 페이지를 파는 것’이라 보는 게 더 적절하겠다.

 

페이지 컨설팅러(?)도 있다고 합니다.

이 ‘페이지 전문 판매인’들은 또다른 신박한 방식으로 돈을 벌기도 한다.

 "의미 없는 좋아요는 늘리지 않겠다", "(좋아요 누른 이용자는) 순수 한국인 99.9%"라고 패기롭게 전하는 태도는 무슨 선거 공약 외치는 후보자 같아도 보인다.

“의미 없는 좋아요는 늘리지 않겠다”, “(좋아요 누른 이용자는) 순수 한국인 99.9%”라고 패기롭게 전하는 태도는 무슨 선거 공약 외치는 후보자 같아도 보인다.

본인들이 직접 페이지를 만들어 판매할 뿐만 아니라, 남의 페이지를 키워주는 일-좋아요 수를 높여주는 일-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이다.

이번에도 ‘대체 어떻게 좋아요를 늘려준다는 건지’ 알 방도가 없어서, 직접 연락해보았다. 처음엔 카톡으로 연락을 했고, 다음과 같은 대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본인을 ‘페이지 컨설팅러’라 소개한 이 사람의 카톡 설명을 통해 파악한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페이지 매매와 같이 관리자 권한을 상대방에게 양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것이다.
  • 컨설팅은 오프라인으로 가능하며, 하루 동안 이루어진다.
  • 하루 동안의 컨설팅이 부족할 경우, 카톡 등의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정보를 받을 수 있다.
  • 가격대는 1~8만원까지 다양하며 컨설팅 단계별로 가격이 책정돼있다.

권한 양도를 생각하고 있던 터라 설명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카톡을 통해 얻은 정보의 내용은 게시물의 내용과 조금 달랐는데, ‘좋아요 1에 얼마’ 이게 아니라 ‘컨설팅 단계 별로 얼마’ 이런 식으로 가격이 책정된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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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도 간편하게 구매가능^^ 어플도 있답니다. 하하

여하튼 컨설팅이다보니 더 이상의 설명은 카톡을 통해 듣기 어려울 것 같았고, 전화통화를 통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로 했다.

※전화통화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코스ㅍ..아니 연출했던 상황을 묘사해놓습니다.
나는 온라인 여성옷 쇼핑몰을 운영하는 1인. 친구들과 함께 패기롭게 창업을 시작했지. 잘 운영해보려고 했는데 넘쳐나는 온라인 쇼핑몰의 바다에서 난 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했어. 그러다 찾은 곳이 이곳, 페이스북이었구.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해야한다는 지인들의 조언을 따라 일단 만들기는 했는데, 막상 뭘해야하지? 생각하니 한숨만 푹푹 나오더라구? -해서 이렇게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를 늘려준다는 광고까지 찾아보게 된거야. 이제 오후 6시에 통화를 하기로 했어. 

Q. 이런거 사람들이 많이 하나요?
A. 사람들 이런거 많이 한다. ㅇㅇ씨 페이스북 많이 하시면, 주변에 있는 이름 알만한 페이지 사람들 다들 이런 컨설팅 받는거다.
어제는 한 중소기업 대표가 찾아왔었다. 전국에 4개 지점이 있는 음식점 대표였는데 설명 듣고 매우 만족해서 돌아갔다. 이 사람 말고도 기업에서 자주 찾는다. 다들 매우 만족한다.

Q. 제가 페이지를 말아먹었던 경험이 있는 지라…여러 방안을 찾아봤는데요 1) 이미 좋아요 수가 높은 페이지를 사서 이름을 바꾸는 게 있고 2) 이렇게 페이지를 직접 만들어서 컨설팅을 받는 게 있잖아요. 뭐가 다른 거예요?
A. 이미 30만명의 좋아요를 기록한 유머페이지 운영자가 있었는데, 그 페이지가 자꾸 죽어서(사람들 반응이 자꾸 줄어들어서) 컨설팅을 받았었다. 이미 몇 만을 찍은 페이지를 사서 이름을 바꾼다해도 그건 소용이 없다. 자꾸 죽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관건이고 많은 좋아요 수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특히 ㅇㅇ씨처럼 상업적으로 페이지를 운영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말 그대로 컨설팅이었다. 입시 컨설팅, 취업 컨설팅, 마케팅 컨설팅 등 세상에 별의별 컨설팅이 다 있듯, 페이지 운영에도 컨설팅이 있었던 거다. 내용도 지금까지 들었던 다른 주제의 컨설팅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살짝 허접(?)스럽고 못미더운 느낌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실제 홍보용으로 페이지 운영이 절실한 누군가의 귀에는 ‘솔깃’하게 들릴 만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절대…솔깃했던 거 아닙니다!!(땀 훔침)

다만 저 컨설팅을 받고 난 뒤에 ‘진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워낙 페북 관련 매매/컨설팅 시장에서의 거래가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데다가 거래 또한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개인적 연락-계좌이체-만남을 통해 이루어져, 상품과 관련된 믿을 만한 후기나 정보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페이지 막공/맞공/크로스!!!!

무...무슨 뜻이야

무…무슨 뜻이야. 게임용어야?

매매와 컨설팅까지는 대충 이해하겠는데, 이번엔 언뜻 봐서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 단어가 눈에 띈다. 맞공, 막공, 크로스. 찾아보니 이런 뜻이란다.

  • 맞공 : A페이지에서 B페이지의 게시글 공유+B페이지에서 A페이지의 게시글 공유. 1대1 공유.
  • 막공 : 그냥 막!! 맞공하는 것.
  • 크로스 : 이미 팬이 많은 페이지와 더 키우고 싶은 B페이지가 있을 때, A페이지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페이지 C를 공유해주고 C페이지의 관리자에게 B페이지 공유를 부탁하는 것. 즉, 자신의 A페이지를 이용해 B페이지를 키우는 방법.

카페 내에서는 ‘품앗이’라고도 하는 ‘맞공/막공/크로스’는 서로의 페이지를 홍보해주기 위해 상대방 소유 페이지의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지로 공유해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설명한 페이지 매매나 컨설팅과 같이 돈이 오가는 거래는 아니고, 규모가 비슷한 페이지의 관리자들 간의 무상거래라고 볼 수 있다.
막공, 맞공, 크로스. 용어가 이렇게 되니까 왠지 게임용어 같아보이고 별 볼 일 없는 느낌도 든다. 근데 이거, 사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꽤나 별 볼 일 있는 행위다.

 

여기서 잠깐, 페이스북 뉴스피드 알고리즘 설명!

우리의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게시물은 특수한 알고리즘을 통해 필터링된 것! 어떤 페이지에서 게시한 게시물이 사용자 A로부터 좋아요, 댓글, 공유 등의 '참여'를 얻으면 그 게시물은 또 다른 사용자(A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거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것이 그 알고리즘의 대략적인 구도입니다. 이렇게 뻗어나가는 범위를 '유기적 도달범위'라 하는데, 보통 (정상적으로) 페이지를 운영하는 관리자들은 게시물 컨텐츠의 질을 높이거나 컨텐츠의 타겟을 명확하게 지목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 구독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자연스레 '유기적 도달범위'까지 늘리는 결과를 만들어내려 하지요.
저희는 다~ 알고 있습니다

카페 회원님들 曰 “저희는 다~ 알고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 우리 카페 회원님들은 이 점을 아주 충-분히 꿰뚫고 계신다. 다만 문제는 이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다소 역발상을 하셨다는 거다. 이들은 좋아요, 댓글, 공유를 이끌어내기 위한 컨텐츠를 개발하기보다는 자기들끼리 서로 공유하면서 유기적 도달범위를 강제로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매매나 컨설팅과 달리 돈이 오고 가지 않으니까 이건 마케팅과 상관없지 않냐구요? 뇨뇨뇨, 아닙니다. 페이스북 광고시장에서는 이 도달률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광고주가 도달률이 좋은 페이지에 광고를 싣고 싶어하기 때문에 페이지 관리자들이 그렇게나 도달률을 높이려고 난리부르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컨텐츠로 도달률을 높이려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짜고치면서’ 도달률을 높이는 비정상적인 수법을 이용해 이들은 광고수익을 따내고 있다.

 

매매/컨설팅/맞공유er의 공통점

자, 이 지점에서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든 사람들-페이지 판매자, 페이지 컨설팅러, 맞공유를 구하는 페북 관리자들-은 만난다. 뭣으로? 바로 ‘페북의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소수의 관리자들’이라는 묶음으로.

매매와 컨설팅, 맞공유가 만난다니? 매매랑 컨설팅 얘기는 아까 다 끝난 거 아니여?!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좀 안 갈 수 있겠다.

일단 개괄적으로 얘기하면 이렇다. 이들 페북 관리자들이 올리는 컨텐츠의 내용은 별 게 없다. 페이스북 상에서 잘 유통되는 짤이나 동영상이라는 정도의 특징을 제외하고는 컨텐츠 측면에서 그들이 내놓는 게시물에는 특별한 강점이 없다. 대신 이들은 ‘이미 높은 좋아요를 보유한 대규모 페이지’의 ‘공유의 힘’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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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에 만들어진 이 페이지는 7월 20일 좋아요 8만개를 보유한 한 연애 관련 페이지에 소개됐다. 그리고 8월 28일 현재 게시물 수 15개, 사진 수 61개(프로필/커버 사진 포함)임에도 불구, 좋아요 수가 27,524를 기록했다.

이 알고리즘을 각각이 활용하는 방식을 쫙~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 첫 번째로 제시했던 ‘페이지 판매자’의 경우 규모가 큰 여러 개의 페이지를 관리하면서 기존 페이지를 통해 신생페이지 게시물을 공유한다. 이런 방식으로 신생페이지 좋아요 클릭을 유도해 이를 쉽게 대규모 페이지로 키운다. 얼마든지 대규모 페이지를 새로 생성할 수 있기에 또 다른 페이지 매매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 두 번째로 제시했던 ‘페이지 컨설팅러’의 경우 이와 같은 알고리즘에 대해 페이지 관리자에게 설명하고 돈을 받는다. 사실 간단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단계를 여러 개로 나누어 최저 1만원에서 최대 8만원까지 상담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 세 번째로 제시했던 ‘맞공/막공/크로스’의 경우, 페이지 관리자끼리 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무상으로 서로를 홍보해준다.

이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이들이 페이지를 운영할 때 보이는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카페 회원인 이들 관리자들은 애초에 좋은 질의 컨텐츠를 생산해내 독자들로부터 좋아요, 댓글, 공유를 이끌어내 자연스럽게 유기적 도달을 끌어올리려 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우리끼리 공유하면 된다”는 ‘역발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컨텐츠의 질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이들은 출처와 팩트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의 컨텐츠를 마구잡이로, 거의 공장에서 찍어내듯 뽑아내기만 할 뿐이다.

문제는 관리자들이 컨텐츠의 질에 신경쓰지 않는다해도 이들의 게시물은 공유의 힘을 얻어 사용자들의 뉴스피드에 강제노출이 돼버린다는 점이다. 내 뉴스피드를 뒤덮고 있던 정체모를 질 낮은 컨텐츠들의 정체, 어쩌면 시작이 여기서부터였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가마니 있는 우리만 호구가 된겁니다.

너도 나도 감안희…★

혹자들은 ‘뭐 내가 직접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닌데’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 이용자 모두가 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생각한다. 카페 회원인 페이지 관리자들이 뒷거래를 통해 얻는 이득은 결국,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또다른 사용자들에게 어떤 마이너스 요소를 가져다줌으로서 가능하다.

블로터닷넷 기사의 문구를 인용해 옮긴다. “상품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상품”이다.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 이용료를 내지 않는 이상 이용자는 상품으로 대접받을 수밖에 없다. 이제 국내 페이스북 활성이용자수는 1300만명을 넘어섰다.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방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블로터닷넷 기사의 문구를 조금 더 쉽게 씹어보자.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서 가마니처럼 가만히 있는 이상 이용자와 관리자는 모두 호구로 대접받는 수밖에 없다. 국내 페이스북 활성 이용자수가 1300만명을 넘어선 지금, 이 페이스북 페이지 매매 카페의 가입자 수는 13,000여명, 게시글 수 18,000여 건에 달하고 있다. 남의 일이고 뭐고를 떠나서 당장 자신의 뉴스피드를 한 번 유심히 봐보자. ‘이거 좀 아닌데’ 싶은 것들이 이제 좀 보이기 시작할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