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성형을 하게 된 이유와, 눈&코 수술 과정에 대해 다룬다.

나는 예뻐지고 싶었다.

성형을 결심한 이유? 단순하다. 예뻐지고 싶어서. 모든 일에는 원인이 존재한다. 성형을 하기 전에는 예뻐지고 싶은 욕구가 왜 생겼는지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외모 때문에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였다. 집단 구타나 왕따를 당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남들보다 살집 있고 만만해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이유 없이 배를 걷어 차여 봤다. 발로 걷어 차였던 아파트와 엘리베이터, 그 새끼 얼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새끼 부모가 학교까지 찾아와서 잘못했다고 사과한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도 별명은 외모와 관련된 ‘고릴라’, ‘우루사’, ‘곰새끼’ 는 덤으로 달고 다녔으며 사소한 잘못도 ‘미련하면 행동이라도 빠릿해야지’, ‘센스있게 행동해야지’ 와 같은 질타처럼 외모와 결부하는 일은 정말 흔해서 세기 힘들 정도다.

학창 시절에 꽤나 너드였다. 대학을 다닐 때는 초∙중∙고 만큼은 아니었지만 전공 분야를 깊게 파고들며 공부했다. 다만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공부라도 잘해야지’와 ‘얼굴도 반반한데 전공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네’ 라는 점?

확신은 아니다. 기분 탓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외모와 개인의 능력을 동일 선상에서 평가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외모가 별로인데 공부라도 잘해서 다행이다’와 ‘개쩌는 남신∙여신 혹은 훈남∙훈녀 인데 공부까지 잘하네’라는 인식은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심지어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외모에 대한 지독한 편견‘외모가 안되면 다른 거라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뽑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렸을 때부터 외모 때문에 학교 폭력, 외모 참견에 각종 지적을 숱하게 받아 왔다. ‘살만 빼면 예쁘겠네’, ‘코만 고치면/쌍꺼풀 수술만 하면 예쁘겠다!’말들… 아 존나 싫다!

계속 들으면 외모에 대한 결점(?)이 근본적으로 나한테 있는 것 같아 자존감이 더욱 낮아진다. 성당 가서 가슴 세 번을 두드리며 ‘내 탓이오. 내 탓이오. 주님 어린 양을 구원해’달라고 기도하고 싶어진다. 내 스스로에게 대한 자신감을 가져도 외모로 후려치기 당하는 순간은 단상 위에서 점수 매겨지는 물건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나는 성형 수술에 대한 기대감과 보상 심리가 컸다. 그 동안 살집 있고 만만해 보이는 인상을 탈피하고자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성형으로 좀 더 예뻐지고 남들에게 얕잡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대학생이 되었으니 자기(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100렙짜리 네버 엔딩 외모 가꾸기 퀘스트 수행하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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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시작이었을 뿐..

예상치 못한 강남 성형 원정기

내가 사는 동네가 그렇게 작은 도시는 아니라서 적당히 괜찮은 병원에서 수술하려고 했다. 그런데 자주 가는 식당 사모님을 통해 갑작스럽고 생뚱맞게 강남 병원으로 결정되었다. 흔히 말하는 내미가 했던 그 병원, 원장님이 아주 잘해주더라니까. 강남대로 한복판에 있는 성형외과 중 광고를 거의 한 적 없는 희귀종인데 젊은 의사가 실력이 있다더라. 그 한마디에 나는 혹했고 강남 뷰티 벨트에 첫 발을 내밀었다.

대망의 상담일이었다. 내가 도착한 병원 로비는 굉장히 화려했고 TV 모니터에서는 원장의 방송 출연 분을 하루 종일 틀어주고 있었다. 빨간색과 흰색의 가구와 소파, 번쩍번쩍한 병원 로비는 상담하러 온 환자를 압도하기 좋은 곳이었다. 마치  ‘우리 병원은 이렇게 친절하고 젊은 병원이다’고 옆에서 소리 지르는 것 같았다.

내 차례가 되었고 상담 실장이라는 사람을 먼저 만났다. 진료를 위한 기본 신상을 기록하고 수술 부위를 말하면 수술 방식을 원장보다 먼저 얘기해준다. 이 사람, 간호사인 줄 알았다. 원장보다 훨씬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환자를 안심하게 만드는 화술은 다단계 회사의 교육 담당 직원보다 수려했다. 공갈을 위해 잘 훈련된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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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에서 10분 동안 상담을 진행하다가 원장과 접선한다. 원장이 내 얼굴 좌, 우 측면, 눈, 코를 자세히 훑고 핀셋으로 눈을 집어보고, 코 끝 모양을 만들었다. 매몰과 절개는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코 모양은 버선이 좋은지 직각이 좋은지 취향을 물어본다. 자연스러운 모양을 원한다면 버선을 추천해주는 친절함은 처음 병원을 찾은 시골 촌사람을 감동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

수술 날짜가 결정되면 상담 실장의 눈과 손은 빨라진다. 수술비를 어떻게든 깎으려는 엄마와 최대한 깎지 않으려는 실장의 기싸움은 볼만하다. 지인 찬스와 현금 박치기로 결정된 업계 최저가(과연)로 수술 날짜까지 기다리면 된다.

나는 너희들이 수술실에서 한 일을 조금은 알 수 있다.

수술 당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 이것만 끝나면 예뻐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핑크빛 미래를 꿈꿨다. 수술만 잘 된다면 이 정도 고생 쯤이야!

수술실은 생각보다 을씨년스러웠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의 심정이었다. 분명 돈은 내가 냈는데 수술실 안에서는 내가 제일 약자가 되는 기분이었다. 수술대는 굉장히 차가웠고 옆에서 수술을 준비하는 간호조무사들1)성형외과 수술방에 있는 사람들은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조무사다.의 손은 분주했다. 준비가 끝나기 전까지 집도를 맡을 원장은 보이지 않았다. 감은 눈두덩이에는 30분 넘게 마취 연고를 잔뜩 바르며 원장을 기다렸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났는지 원장이 들어와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수술 시작하겠습니다’고 알렸다. 아침부터 서울까지 오느라 피곤했는지 마취 연고 하나만으로 잠들었는데 엄청나게 날카로운 메스로 힘껏 눈을 긋고 모양을 잡기 시작하면서 잠이 깼다. 눈에 가해지는 고통과 눈꼬리에서 피가 흐르는 게 느껴지고, 눈 위에 실밥 박는 느낌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수술 보조하는 조무사와 원장과의 말소리가 들린다. 눈을 째고 긋다가 나더러 눈을 뜨라고 한다. 흐릿하게 보이는 시야 너머로 거울 속 내 눈은 퉁퉁 부어서 예쁘다고 말할 수 없는 몰골이었다. 원장과 조무사는 아주 잘 됐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잠시 후 코 수술을 하겠다고 수면 마취제를 투약했다.

수술은 약 두 시간 소요됐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걸어왔는지 기어왔는지 모르게 회복실에 누워있었다. 주변에서 성공적으로 됐다고 칭찬하는 말만 들렸다. 그때 또 기분 좋다고 동생과 영상 통화를 했다. 마취 기운 때문에 잠이 계속 왔지만 물을 마시면서 정신 차렸다. 생전 흘리지 않은 코피가 나고 눈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됐지만 산 하나 넘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게 시작이었다.

수술 후 세수를 못 하는 건 기본이요 수시로 회복 연고를 발라야 했다. 보형물이 굳기 전까지 코에 보호대를 차고 다녀야 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자연스럽게 피할 수 밖에 없었으며 제일 압권은 3주 동안 눕지 않고 앉은 자세로 자야만 했다. 코의 혈액 순환과 아래로 붓기를 내보내야 했다. 내 방 침대 등받이는 키에 비해 너무 낮아서 안방의 흙침대에서 호강했다. 한 달 뒤,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모를 정도로 매우 잘 자리 잡았다. 결론적으로 수술은 부작용을 겪기 전까지는 성공적이었다. 가는 곳 마다 예뻐졌다고 다들 칭찬했다. 지금 생각하면 부작용을 겪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말하지 않는 이상 내 몸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됐다는 거?

성형한 게 나쁜거야?

확실히 수술 결과는 좋았다. 말하지 않는 이상 티가 나지 않는다. 성형하고 난 이후 자신감을 얻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 앞에서 ‘예뻐졌다’고 말하지만 뒤에서 ‘성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마주치면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생각하면 속이 시꺼멓게 탔다. 그렇다고 내 입으로 ‘나 성형했다’라고 말하면 그런 걸 자랑하느냐며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나는 성형을 했고, 나와 같은 결정을 한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면서 우울해지곤 한다.

성형 후로, 반응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성형 여부와 관계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편이었다. 물론 여기에서도 성형한 나를 고깝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 않고 계속 볼 사이가 아니라서 괜찮다. 어차피 대학에서는 나를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태반인데다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에게 잘하면 되는 거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됐다.

그러나 고향 출신의 사람들 중 일부는 변한 외형으로 트집 잡고 자존심 후려치기를 시전하는 사람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조롱의 시선도 받았다. 다이어트 성공과 성형 결과가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그걸로 트집 잡는 인간들이 있었고(내가 봐도 외모로 리즈를 찍기는 했다ㅋㅋ), 그에 대해 반발하자 ‘외모 좀 변했다고 깐깐하게 군다’, ‘지가 좀 예뻐졌다고 유세를 떤다’, ‘성형으로 예뻐진 주제에 지랄하네’와 같은 조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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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 좀 해라. 고만좀 해.

내가 이러려고 성형한 게 아닌데. 외모에 대한 혹평을 듣기 싫었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 뿐이다.. 날 후려친 것에 불쾌함을 표현한 것을 가지고 나를 비난한 사람들은 내가 원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인데 그들이 몰랐던 것인지, 그들이 생각한 대로 반응이 나오지 않아 배알 꼴려서 그런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호사가들에게 트집 잡히기 쉬운 것이 외모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반응을 들을 때마다 회의감이 든다. 뭘 더 어디까지 완벽해야 하는지 그 기준을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안겨주기 위해 선택한 성형수술인데 그들의 시선까지 신경쓰는 내가 가끔은 미워질 때가 있다.

※편집자주: 사진자료는 MBC피디수첩 <성형공장의 비밀>편의 캡쳐를 사용했습니다.

편집 및 교정/요정

글/카나마푸탄씨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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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형외과 수술방에 있는 사람들은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조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