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만큼은 대륙의 기상을 쳐바르는 자랑스러운 한국

우리나라의 성형 시장 규모는 인구 밀도에 비해 굉장히 크다. 2013년 국제미용성형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성형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순서대로 1위는 미국, 2위는 멕시코, 3위는 중국이었다. 우리나라는 당시 7위었으며 세계 성형 시장 규모는 불과 4.4%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에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할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 5%도 차지하지 못했던 한국이 불과 2년 만에 세계 성형 시장에서 1/3을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규모는 7조 5천억원대, 성형 시∙수술의 횟수는 98만 회 이뤄졌다.

작년 9월 보건복지부 국정 감사에서 남인순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 3만 6,224명 중 2만 4,854명이 중국인으로 약 60프로를 차지한다.1)청년의사, 성형관광 중국인 68%…불법의료광고도 급증, http://www.docdocdoc.co.kr/181094 2014년 법무부에서 지정한 ‘의료 관광 우수 기관’ 선정 업체 스무 곳 중에서 세 곳이 성형외과로 전체 비율의 15%에 불과하지만 성형외과의 우수 기관 선정 사례는 의료 산업 전체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성형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게 됐다. 성형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대한민국에서 나는 성형을 했고, 부작용을 겪었다.

나는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수술했다.

시간은 2013년으로 거슬러간다. 성형의 메카 강남에서 대학 입학 전에 눈과 코를 성형했다. 이후 3년 동안 아무 일이 없었던, 내 몸처럼 여긴 코에서 문제는 시작됐다. 코 수술할 때 넣은 연골2)이걸 ‘비중격연골’이라고 한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은 이 뼈와 귀 뒤의 연골 중 일부를 잘라서 쓴다. ‘코 수술한 사람을 확인하려면 먼저 귀 뒤를 확인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하게 쓴다.이 밀려 내려와 뾰루지처럼 튀어나온 것이 부작용의 서막이었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3개월 가까이 없어지지 않는 단순 뾰루지로 착각하고 피부과 두 군데에서 여드름 제거에 좋다는 주사를 맞고 약 처방을 받았다. 심지어 그 자리에 여드름 압출 시술까지 받았다. 압출 시술을 받은 자리에는 작은 구멍이 생겼는데 그 틈에 하얀 무언가가 보였고, 그게 바로 내 뼈였다. 평생 살면서 본인의 뼈를 맨눈으로 볼 일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소름끼쳤다.

연골 제거 수술할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러다가 보형물이 흘러 내리는 게 아니냐’고 상담 실장이라는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그런 일은 거의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이제 다시는 코에서 무언가를 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했다. 마음이 가벼웠다. 실리콘을 완전히 빼기 전인 2년 동안은…….

2016-05-01 (995)

지식이 있으신줄 알았어요…알았어요…알았어요…

하지만 2년 뒤,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아예 코의 보형물이 흘러내려 버렸다. 연골 제거 이후 더더욱 코에 신경 쓰기 시작한 나는 그날도 습관처럼 코 끝을 살펴보는데 10원짜리 크기만 한 자국이 선명해지면서 코끝이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화장으로 가리는 데에 한계가 생겼다. 지방에 살고 있어서 급한 대로 동네에서 제법 유명한 성형외과에 찾아가서 현재 이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의사는 당장 빼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놈이 아래로 계속 흘러내려 피부 표면을 아예 뚫고 나온다고 진단했다. 당장 수술한 병원을 찾았고 보형물 제거 수술 날짜를 잡았다. 미적지근한 병원의 태도에 강하게 밀어붙였고 재수술을 해주겠다는 일종의 딜을 성사(?)했다.3)현재 수술은 하지 않았다.

분노는 고여 넘치지 않으면 한낱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코 수술의 부작용만 두 번을 겪는 과정에서 의료 행위에 대한 금액을 내고 서비스를 받았는데 ‘수술 끝났으니 그 이후는 볼 일 없다. 배째라’ 는 자세,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재수술해줄게. OK?’ 식의 태도가 나를 존나 화나게 했다. 나는 그 분노를 바탕으로 심각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게 내가 글을 쓰게 된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성형을 하게 된다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몇 년 동안 이슈화되면서도 실상은 알려지지 않은 블라인드 닥터와 항간에 떠도는 유령 수술의 진실, 쪽팔린 내 성형 부작용 경험까지 들추면서 성형수술을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이게 두 번째 이유다.

사실, 내가 겪은 부작용은 제일 흔하지만 그만큼 많이 발생한다. 나는 피부가 뚫리기 전에 발견해서 빨리 대처한 편이지만 이것보다 훨씬 더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코 안에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왕왕 있다. 심지어 한 번 약을 먹을 때 마다 예닐곱 알을 복용하는게 기본인 사람도 있다. 너무 아파서 하루만이라도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2016-05-01 (695)

성형, 함부로 할 생각 하지 마라

본론으로 돌아가, 성형을 한 사람 입장에서 왜 성형수술을 권하지 않는지 말씀해드리겠다.

첫 번째. 성형은 ‘수술’이다. 수술보다 미용의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절대 가볍게 생각할만한 수술이 아니다.

성형 수술이 누가 가볍다고 그러더냐. 어디서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하다 못해 제일 만만한 쌍꺼풀 수술과 코 수술에도 병원에서 주는 서약서를 작성하는데? 수술 전 최근 먹은 약부터 혈압, 혈당 등 개인의 사소한 건강 상태를 알려줘야 한다! 아 난 진짜 이해가 안된다. 누가 가볍다고 그랬어! 찾아가서 엉덩이 확 걷어차고 싶다!

tjdgud

한번 해볼만한게 아니라고!!!!!!!

수술대에 누우면 갑이었던 환자는 한순간에 을로 위치가 역전된다. 메스의 날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얼굴에 사용되는 주사 바늘의 게이지가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 그 공포감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의사에게 맡겨진 내 얼굴은 마취하고 수술하는 동안 어떻게 건드리며 결과는 어떨지 나는 모른다. 잘 됐다고 얘기하면 그런 줄 아는 거다. 수술만 하면 끝이게? 붓기를 빨리 빼기 위한 노오오오오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이렇게 성형수술은 수술 전부터 그 이후까지 고생 of 고생이다. 내 몸을 의사에게 믿고 맡기는 수술이다.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하길 바란다.

두 번째. 현대 의학이 아무리 발전 한들 인술(人術)이라 결국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현대 의학의 발전 드립 치는 애들 죽빵을 쳐버리고 싶은데 부작용은 언제든지 발견되고 발생할 수 있다.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인정. 그런데 그걸 ‘의느님’이라고 부르며 부작용에 대해 완전히 안심하는 애들은 최소한의 안전 불감증은 개미 페로몬만큼 없다고 확신한다. 하다 못해 기계로 하는 피부과 시술도 레이저 세기를 조금만 조절 못하면 얼굴이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 의료 행위가 아니면 흉기가 되는 메스로 얼굴을 째고 그어버리는 수술에서 부작용이 없을 거라고 확신하는 근자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데, 응?

세 번째.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눈과 코를 했는데 밸런스가 맞지 않아 다른 부위를 수술하고, 마음에 또 들지 않으면 수술하는 무한성이 반복된다. 성형 중독이 괜히 생기는게 아니다. 끊기지 않을 뫼비우스의 띠가 반복된다. 아닐 것 같지? 인간의 의지가 종이 한 장 차이로 모래성보다 약할 수 있는데? 분명히 ‘어디만 고치면 괜찮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당신, 자신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이 글을 시작으로 나는 성형 수술 부작용을 겪은 과정과 병원이 내 부작용에 대응하는 성의 없던 그들의 태도를 설명하겠다. 한국 성형 시장에서 횡행하는 유령 수술쇼닥터(혹은 블라인드 닥터, 대리의사)의 어두운 실태를 고발할 것이다.

최소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더 이상 “쌍수는 수술도 아니지!”라는 소리는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러길 바란다.

※편집자주: 사진자료는 MBC피디수첩 <성형공장의 비밀>편, SBS스페셜 <성형외과 의사의 고백-유령수술의 실체>편의 캡쳐를 사용했습니다.

편집 및 교정/요정

글/카나마푸탄씨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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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년의사, 성형관광 중국인 68%…불법의료광고도 급증, http://www.docdocdoc.co.kr/181094
2. 이걸 ‘비중격연골’이라고 한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은 이 뼈와 귀 뒤의 연골 중 일부를 잘라서 쓴다. ‘코 수술한 사람을 확인하려면 먼저 귀 뒤를 확인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하게 쓴다.
3. 현재 수술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