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값이 비싸서 세일 기간에만 책을 사는 학생들이 많다. 나도 그 중 하나다. 도서정가제 시행 전 막바지에 시행된 대형도서할인점들의 이벤트는 내게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다. 한 가지 함정은 세상의 모든 책들이 그렇게 읽고 싶고, 가격에 합당한 책이 아니란 점이다. 오늘은 종이로 산화해버린 나무에게 정말 미안한 책들만 소개할 시간을 갖는다. 이름하야 ‘나무에게 미안하다’ 특집.

 

1. 조용기 목사의 <절망에서 희망으로>

 

무려 출간 기념회도 열었던 책이란 말입니다.

진짜 맹인은 안구가 아니라 마음의 눈이 닫힌 사람이다. 많은 이들을 맹인으로 만드는 것들이 참 많은데, 그 중 정점이 종교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첫번째 나무에게 미안해야만 하는 타자는 조용기 목사다. 여의도 순복음 교회 원로목사인 조용기 목사의 일대기를 정리한 <절망에서 희망으로>가 우리 나무의 숨통을 없앤 주범이다.

무려 세 권으로 구성된 만화는 조 목사의 유년 시절부터 현재 모습까지를 다뤘다. 만화에 따르면 유년 시절부터 조 목사는 범상치 않았다. 일어를 강요하는 일본인 선생에게 저항하다 체벌당하고, 일본인 학생과의 자존심 승부를 이기기 위해 거센 강을 맨몸으로 건너는 비범한 모습을 보인다.

ㅋㅑ… 목사님 클라스.

그래 백 번 양보해서 여기까진 양반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 목사는 목사가 된 이후 서울역에서 장애 소년의 다리를 고쳤댄다(….). 으아 눈에 선하다. 조 목사가 아이의 머리에 손을 대고 다리에 손을 대자 아이가 갑자기 뛰어다니고 조 목사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부모는 “이게 다 목사님 그리고 예수님 덕분입니다 어헣헣”라며 운다. 그렇게 그들은 해피엔딩.

아직 끝이 아니다. 테러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슬람권 국가에서 복음을 전했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다. 앞의 다리 고친 사연은 100% 뻥일테고, 뒤는 사실이 혼합된 뻥이 아니려나 싶다. 코리안 종교 테러리스트다. 두유라이크 김치도 아니고 두유 빌리브 인 지져스라니. 인터내셔널 진상을 호랑이 사이에서 양을 구하는 그럴 듯한 사람으로 그린다(….).

우리 갓용기님의 행적은 그치지 않는다. 만화에 따르면 새마을 운동의 창시자는 조목사랜다. 만화작가는 조 목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묘사했다. 기승전조용기다. 만물북한설도 아니고 만물조용기라니. 창의력도 이정도면 수준급이다.

어릴때 씽크빅좀… 하셨나봐요!

흔히들 “똥꼬빤다”라고 표현하는데, 조 목사의 그것은 1년 365일 청정구역이겠다. 조 목사는 심지어 만화출판 기념감사예배에도 참여했는데, 자신도 너무 민망한 나머지 얼굴을 못들었다고 한다. 아, 최근 조용기 목사는 순복음교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 중인데, 조세포탈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어 1심보다 감형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씨뿡! 집행유예라니!

2.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의 리더십 박근혜>

어…. 내.. 내 대통령님이 저럴 리 없어!

예로부터 한국은 탄생신화에 충실했다. 5천 만 국민이 단군설화를 알고 있는 건 기본이요, 박혁거세의 탄생설화는 옵션이요, 아기 장수 우투리 신화도 알고 있지 않은가. 저런 우리의 종특은 대통령위인전으로 발전했다.
두 번째 나무에게 미안한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을 그린 <신뢰의 리더십 박근혜>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 인수인계를 마친 직후인 2013년  3월에 나온 이 만화책은 그녀를 ‘시대를 이끄는 드림워커’로 소개한다.

그리고는 그녀를 엘리자베스 1세,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마거릿 대처와 비교한다. 엘리자베스와 힐러리는 둘째 치고 마거릿 대처와 비교하는 건 고도의 안티짓같다. 마거릿 대처는 죽을 때 “The bitch is dead”의 저주를 들었다(..). 구체적 내용은 더 으리으리하다.

네… 이분하고 비교한 건 혹시 지능적 안티이십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엄격한 가정교육을 통해 근검절약을 몸소 배웠다고 한다. 비운의 사건으로 퍼스트 레이디 대행을 하게 된 박 대통령은 외교적인 행사에 자주 참여하며 국가 운영을 배웠다고 한다. 그렇다 국가 운영 참 쉬운 거다. 그까이꺼 대충 퍼스트 레이디 대행만 하면 다 배우는 거다. 하긴 5개 국어를 하시고 반인반신의 딸이시니 그러실 수도 있겠지만, 해도해도 너무한 위인전이다.

아, 더 심한 건 그림체다. 자세한 건 사진으로 대체한다.

본격 성형수술 비포&애프터도 아니고 어이쿸ㅋㅋㅋㅋ 훜ㅋㅋㅋㅋ

3. 변희재의 <변희재의 청춘투쟁>

언론사업가, 정치운동가, 좌파에서 우파, 애국우파 대표논객 갖가지 수식어로 화려하게 치장한 그 책의 이름은 청!춘!투!쟁!

희재찡이! 우리에게! 청춘을! 가르친단말이지….?!?!?!??!?

저자는 만 40세에 이 책을 펴낸 이유가 “언론 탓”이라 말한다. 자신은 변절과 저향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자신을 올바르게 PR하기 위해 낸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인류학적 접근이라고 묘사하는데 그 이유는 1990년대의 대학사회를 보낸 청춘이 쓰는 ‘생애리포트’ 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당시 진중권씨가 토론장을 박차고 나가게 만든 그 자료는 결국 조작으로 밝혀졌다.

아니 대체 진중권과의 토론을 이기기 위해 조작 자료를 쓴 사람이 무슨 자서전인가. 명예훼손으로 수컷닷컴, 미디어워치 등 다 날리게 생긴 사람이 무슨 자서전인가. 아 나무야 미안하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과 프레시안과 ‘미디어워치’가 가장 닮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자서전의 종이로 쓰이다니. 나무야, 부디 다음 생애에는 최소 성경 종이로 태어나렴.

아 물론 이 책이 미화로만 가득한 건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감시가 아닌 컨설팅이라며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기도 하고 변희재판 일간베스트인 수컷닷컴을 ‘강한 남성들의 집결지’라고 묘사하는 생각의 신천지이기도 하다. 이 책의 묘미는 말미에 있는데, 자신의 이상형을 육영수 여사라고 묘사하는 챕터다. 아 참고로 이 책의 후기 혹은 관련 기사는 미디어워치에만 집중되어 있더라. 뭐 아무 뜻은 없다. (편집자주: 수컷닷컴이 어떤 곳인 지에 대해 살짝 보여드리기 위해 구글 이미지 검색을 단행했으나 검색창이 너무 더러워서 짤조차 넣지 않기로 한다.)

아 맞다, 그리고 변희재는 소송에서 져서 김미화 씨에게 1300만 원 배상해야 한다더라. 그리고 공판에 불출석해서 구금명령 떨어졌다더라 뭐더라. 뭐 아무 뜻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