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김장수씨의 글 <좌파 기득권과 88만원 세대>를 일부 편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택배가 왔습니다. 내용물은 시한폭탄입니다. 발송인은 불명입니다.”

당신이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대책 없어요!?”

2030세대의 모습이 딱 이렇다. 자기 앞으로 시한폭탄이 배달되었는데, 발송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형국이다. 최소한 누가, 왜 나에게 폭탄을 보냈는가라도 알아야 대처를 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우리는 국가적으로 무슨 나쁜 일이 생기고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으면 일단 정치인을 의심한다. 일순위 용의자는 대통령이다. 그래서 매번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가 일순위에 오른다. 그 다음에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다. 그 중에서도 권한도 크고 잘 알려진 여야의 대표들이 앞 순번에 속한다. 그 밑으로 고위 관료, 공무원 등등등 순서로 내려간다. 문제는 이 순위가 항상 책임소재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 글은 항상 용의자 일순위에 오르는, 하수인에 불과한데도 주범으로 몰리는 불쌍한 대통령들과 정치인들을 위한 변명이다.

청년의 구조적 몰락

청년들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국가적 쟁점 세 가지가 2015년에 집중되어 있다. 미래의 운명이 걸려 있는 핵폭탄급 이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그 여파가 작은 것은 공무원 연금 개혁이다. 국민연금 개혁은 그 규모면에서 최소한 이의 다섯배 또는 여섯배가 된다. 마지막으로 정년연장이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된다. 당연히 청년들의 신규채용은 이에 비례해서 줄어들 것이다. 실상 정년이 연장되는 인원보다 신규채용이 더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이 세 가지는 그렇지 않아도 벼랑 끝에 몰린 88만원 세대를 절벽 아래로 떠민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동일범의 소행이다. 이 세가지 쟁점 모두 그 주범은 좌파 기득권이고 피해자는 88만원 세대다.

대기업과 공공 부문의 정규직 노조로 구성된 좌파 기득권이 그 배후 세력이자 주범이다. 전국적 단위에서는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으로 결집되어 있고, 이들이 정치권을 통해 좌파 기득권(=정규직)의 이해관계를 관철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꼴통 철학을 신봉하시는지, “더 고생을 해 봐야, 세상 물정을 배운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들에게 88만원 세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 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적이라는 우파 기득권이 아니라 큰 틀에서는 자신들과 같은 진보 진영에 속하는 2030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좌파 기득권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잔인함도 불사하고 있다.

이들의 언변은 화려하다. 노동자와 청년의 단결을 목 놓아 부른다.

이것이 세상의 진보이고 세대 간 연대라 주장한다. 소가 웃을 일이다.

진보진영의 문재인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얻은 총 득표수 1,469만표 중 절반에 육박하는 670만표가 2030에서 나왔다. 호남에서 얻은 표는 284백만 표로, 전체의 20%에 못미친다. 새정연이 선거때마다 목을 매는 호남보다도 두 배 이상의 기여를 하는 일등공신인 2030은 왜 선거만 끝나면 찬밥신세일까?

진보진영은 호남과 2030 외에도 또 다른 핵심지지층이 있다. 좌파 기득권이다. 진보진영 선거연합은 이 3者 연합체이다. 문제는 진보진영 선거연합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좌파 기득권의 눈치를 보는데 있다. 그것도 적당히 보는 것이 아니라, 선거만 끝나면 모든 핵심 쟁점에서 이 좌파 기득권의 이해관계만 일방적으로 대변하기 때문에 연합에 속한 다른 두 집단, 즉 호남과 2030이 철저하게 배제되는 것이다. 호남은 그나마 2030보다는 조금 나은 대접을 받는다. 호남 목소리를 대변하는 낡은 정치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들어 좌파 기득권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진보진영에서 점하는 이들의 패권과 2030과의 적대적 관계가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좌파 기득권과 2030 미래세대의 관계가 원래부터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좌파 기득권이 2030에 대한 배려없이, 자신들의 특권만을 더 굳건하게 하기 위해 적대적인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 노조 세력에 불과한 좌파 기득권이 이 모든 것의 주범이냐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그 재수 없는 대통령 박근혜나 여야 정치인들이 아니고?

새정연과 문재인 대표는 좌파 기득권의 하수인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집권 여당인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부화뇌동하는 아몰랑 정치인에 불과하다.

미흡한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연금 개악,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이 세가지가 좌파 기득권이 청년세대에게 발송한 3종 폭탄세트다. 즉 좌파 기득권이 자신들의 특권을 공고화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던진 폭탄이다. 이 3종 폭탄이 어떻게 제작, 배포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진보진영과 좌파 기득권에 대한 불편한 진실 세 가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진보 진영은 88만원 세대의 우군이 아니다.

좌파 기득권이 진보 진영의 패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88만원 세대를 배신한 진보 진영은 더 이상 진보 세력이 아니다.

한국의 좌파 기득권은 왜 청년들을 배신하고 적으로 돌아서고 있는가? 올해 즉 2015년부터 그 구체적인 사례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자는 국민연금 개악, 공무원 연금 개정안 그리고 바보같은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이 세 가지이다. 이번 글에서는 앞의 두 폭탄보다는 마지막 폭탄 즉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긴 전체 글은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폭탄 #1: 국민연금 개악, 2030에 던져진 시한 폭탄

2013년 정부가 발표한 공식입장에 따르면 소득대체율 40%라는 현행 방식을 고수해도 2060년에는 적립금이 고갈된다. 이 때가 되면 생산가능인구 한명이 노인인구 한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국민연금 2060년과 그 이후> 참조) 그런데 당시에도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보다 7년 빠른 2053년에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올해 실시된 감사원 감사 결과는 15년 당겨진 2045년을 고갈 시점으로 잡고 있다. 2060년이면 1995년생, 2045년이면 1980년생부터 피해자가 된다.

국민연금이 파산하면 그 동안 얼마를 보험료로 납부하였는가에 상관없이 최악의 경우 한 푼도 못 가져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를 피하더라도 자신들이 매달 국민연금 명목으로 납부한 돈도 가져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에 비해 덜 내고 훨씬 더 받아 간다. 보험료로 낸 돈의 최대 세 배 이상을 받아 가기도 한다.

바람직한 개혁 방향은 “더 내고 덜 받는 개혁”, 즉 보험료율을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낮추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연금 파산의 가능성도 낮출 수 있고, 세대간 수익율 격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의 김대중 정부 그리고 노무현 정부도 이런 방향으로 개혁을 해왔다. 그러나 새정연이 이와 정반대의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좌파 기득권이 이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무원 연금 개혁과도 직결되어 있다. 사실 박근혜 정부가 공무원 연금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이 또한 공무원 노조라는 좌파 기득권 핵심세력의 저항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새정연의 반대에 부딪혀 무늬만 개혁이란 혹평을 받을 정도로 상당히 미흡한 성과를 내는 데 그쳤다.

폭탄 #2: 공무원 연금으로 인한 재정 적자와 미흡한 개혁

공무원 연금 개정안이 5월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고 현행대로 갔더라면, 향후 70년간 공무원 연금을 위해 들어갈 총재정부담금은 1,987조 원이었다. 그나마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이를 333조원 절감한 1,654조 원이 앞으로 들어간다. 단순한 산술계산을 하면, 70년간 이 돈이 들어가는 것이므로 연평균 23조 6천억 원이 공무원 연금을 위해 국가예산이 들어가는 것이다. 일년 소요 예산이 2조 6천억 원에 불과한 무상급식은 공무원 연금 적자 폭에 비해서는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매우 이기적인 캐릭터, 공무원 기득권

공무원 연금 논쟁을 접할 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드라마 캐릭터가 있다. 정확하게 어떤 드라마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유복한 가정의 큰 딸로 기억된다. 아버지 사업이 잘 나갈 때 곧 신랑감과 결혼식을 올리고 미국으로 유학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결혼식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아버지 사업이 부도 났고, 그 여파로 아버지는 세상을 뜬다. 집안에 남은 재산을 모두 합치면 큰 딸의 결혼과 유학 비용 대기에도 빠듯한 정도였다.

“공무원 연금은 설계될 당시부터 그렇게 설계된 것이고 우리들은 정부의 그 약속을 믿고 박봉(?)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충성한 것이니,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공무원들의 주장을 접할 때마다, 이 집 큰 딸이 생각난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얄미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절반만 맞는 말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얼마를 내고 얼마를 받아 가느냐는 정부가 다시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연금이 위기에 처한 일차적 원인은 급속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성의 변화 때문이다. 공무원 연금을 설계하던 당시, 누구도 우리 대한민국의 인구구성이 이렇게 바뀔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잘 나가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사업이 부도난 것처럼, 대한민국도 어느 날 보니까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철 없는 큰 딸이 자기 몫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고 다 챙겨가겠다고 나오는 꼴이다. 큰 딸은 그나마 아버지가 잘 나가실때 대학도 마쳤고, 좋은 옷도 많이 장만해 두었는데도 말이다. 그 밑에 어린 동생들은 아직 학교나 제대로 마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여기서 계산을 해야 하는 호구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88만원 세대와 2030 그리고 미래 세대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현재도 심각한 상태인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는 내년부터 더욱 악화될 것이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정년이 60세로 연장된다. 정년연장은 2017년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된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퇴직을 해야 기업체에서는 신규채용의 여력이 생긴다. 그래서 청년취업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실시되는 정년연장은 청년실업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폭탄 #3: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

정부가 왜 이렇게 바보같은 정책을 추진하였느냐고? 박근혜 정부가 전체적으로 무능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정부의 원래 계획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함께 도입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지금 연봉 1억원을 받는 사람의 정년을 연장하여 주는 대신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연봉을 7천만 원으로 깍으면, 남은 여유분 3천만원으로 신규채용의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본 것이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는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칭송이 자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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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시행이 6개월 정도 남은 현 시점2)편집자 주: 이 글이 쓰인 시점에서는 6개월이었습니다. 현재는 시행되고 있습니다.에서 솔로몬의 선택은 암초에 부딪혔고, 청년들에게는 또 다른 악몽이 다가 오고 있다. 정년 연장이라는 선물을 받은 노동계가 임금피크제 도입에는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임금은 그대로 가면서 정년만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위의 포스터에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을 대하는 민주노총의 입장이 모두 담겨 있다. 명분은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구조개악은 무엇인가? 밑에 나와 있다. “저성과자 해고와 임금피크제 도입”이다. 저성과자는 일을 잘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일 못하는 사람들도 자르지 말라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미담이다. 한번 민주노총 사업장의 노조원이 되면 일을 못하든 (안하든) 해고는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특히 공기업에서 심각하다. 공기업의 주인은 정부다. 그러나 실제로 공기업에 정부는 없다. 말 그대로 주인 없는 회사는 노조 중심으로 돌아간다. 공기업 임직원 전체 중에서 소위 외부 인사는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사장과 감사, 단 두 명 뿐이다. 사장을 그 회사 내부 출신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의 주인인 정부의 입장을 누가 관철해야 하는가?

사장과 감사다. 할 수 있을까? 사장 바로 아래의 본부장이라는 경영진들부터 내부 출신이다. 이들도 경영진이 되기 직전까지 같은 회사에서 같은 혜택을 누리며 지내 온 사람들이다. 겨우 경영진 간의 합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또 다른 상대가 있다. 노조다. 사장과 감사라는 2명의 낙하산이 주인으로서의 정부 입장을 관철하겠다고 굳게 다짐해도 공기업 개혁은 쉽지 않다. 보통 2년, 또는 3년 임기의 낙하산들이 수십 년 동안 그 회사에 뿌리를 막고 성장해 온 노조를 상대해서 이기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사간의 갈등이 불거지면 낙하산들, 특히 사장이 문제된다. 그러나 노조위원장부터 노조원들은 잃을게 없는 게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자기 임기를 걸고 공기업 개혁을 하겠는가? 노조와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의 해법이다. 이렇게 개혁 없이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왔다. 주인인 정부가 없는 공기업에서 노조는 자신들만의 성을 쌓았다.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의 범법행위가 아니면 해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성과임금제?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단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승진에서의 차등? 불가능하다. 사실 많은 공기업 직원들은 승진하려는 욕구도 별로 없다. 정규직 노조원으로 남아 있는 것이 신상에 가장 좋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공기업에서 열심히 한다고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아닌가? 특히 임원급으로 승진하려면 노조와의 사이가 원만해야 한다. 괜히 나서다가 정규직으로만 구성된 노조에 미운 털 박히면 될일도 안된다. 정규직 노조와 사이 좋게 지내서 자신의 임기를 무사하게 마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인 사장이 노조가 반대하는 임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총파업으로 정부의 시도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이러다 보니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은 10곳 중 1곳도 채 안 된다(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는 13.4%). 이대로 가다간 고용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이란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가 쪼그라들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3)이는 임금피크제와 신규채용 간의 관계에 대한 중앙일보 김기찬 선임기자의 분석이다.<정년 연장 내년인데 임금피크제 13%뿐>

이 기사가 인용한 고용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7,57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에선 10명 중 4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16%에 불과했다. 즉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용된 노동자 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미 고용되어 있는 직원들도 그러한데, 신규 채용은 어떠하겠는가? “신규 채용된 사람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 비율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은 50%가 넘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44%에 그쳤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기업들이 청년을 새로 채용하지 않고, 있던 직원마저 퇴사시키는 고육책을 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기적인, 너무나 이기적인 한국의 좌파 기득권

좌파 기득권과 2030 청년세대의 이해관계는 원래부터 적대적일까? 유럽의 사례를 보면 본질적으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와는 정반대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국가를 건설한 유럽 국가들은 좌파와 청년세대의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정규직 노조들이 일자리 나누기 등의 방식을 통해 자신들이 가진 특권을 내려 놓고 비정규직과 미래세대에게 양보한다. 이 과정에서 우파 기득권의 양보도 이끌어 낸다. 좌우 기득권이 내려 놓은 특권은 모두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의 사다리로 재탄생한다. 이것이 진정한 좌파와 청년의 연대, 즉 적녹(赤綠) 연대다.

유럽 노동자들은 또한 고용의 유연성도 받아 들인다. 한번 고용한 정규직을 해고하기 어렵다면 기업은 당연히 정규직 채용을 꺼려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오늘 잘 나간다고 항상 잘 나간다는 법은 없다. 잘 나갈때 고용한 정규직을 이후에도 해고하기 어렵다면 기업주들은 다른 방도를 찾으려 한다. 이들이 찾은 대안이 비정규직 고용이거나 하청업체를 통한 아웃소싱이다.

기업가와 정규직 노동자 중 어느 일방의 이해관계만을 관철할 수는 없다. 그 중간 어디 쯤의 타협책을 찾아야 한다. 유럽의 노조들은 그래서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 나누기도 받아 들인다. 즉 자신들의 노동 시간을 줄여 청년들의 몫을 만들어 낸다. 자신들의 높은 임금은 동결시키고 여기서 마련한 재원으로 비정규직들의 임금인상을 관철시킨다. 이렇게 되면 선순환이 시작된다.

기업은 큰 부담 없이 정규직들을 채용하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내보낸다. 정부는 해고된 노동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교육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적극적 노동정책을 담당한다.

우리의 경우는 악순환의 루프로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규직 노조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하며,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비정규직과 하청업체를 통한 해법을 찾는다. 장기적으로는? 사실 이게 더 큰 문제다. 지금 정규직 고용을 회피하는 기업이 이후의 먼 미래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려 하겠는가? 아니다. 경직되어 있는 정규직 고용의 부담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선다. 해외로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지만, 핵심부서만 남기고 나머지는 완전히 아웃소싱하는 방법도 있다. 일부 산업영역에서는 자동화가 속도를 얻고 있다.

이렇게 악순환의 루프가 완성되면, 결국 죽어나는 것은 2030 청년세대다. 그 결과가 전체의 2/3 이상이 실업자거나 비정규직이라는 88만원 세대다. 이런 상황이 우파 기득권에게 크게 문제 없다. 좌파 기득권도 마찬 가지다. 최소한 자신들은 자신들만의 성채에서 고용보장과 상대적인 고임금, 그리고 노후에는 공무원이라면 공무원 연금, 민간기업이라면 국민연금의 혜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88만원 세대에게 3종 폭탄세트를 배송한 세력이 누구인가는 분명하다. 좌파 기득권 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배후세력이고 주범임은 분명하다. 또한 그들이 양보하지 않고는 풀리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남은 숙제다.

 

*이 글은 미스핏츠 청년포럼을 준비하며 청년일자리문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담고자 게시하였습니다. 2월 22일 19시 카우앤독에서 열리는 행사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교정 및 편집 / 저년이

글 / 김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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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편집자 주: 이 글이 쓰인 시점에서는 6개월이었습니다. 현재는 시행되고 있습니다.
3. 이는 임금피크제와 신규채용 간의 관계에 대한 중앙일보 김기찬 선임기자의 분석이다.<정년 연장 내년인데 임금피크제 13%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