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 티티카카 호수에서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로 왔다. 헌법상 볼리비아의 수도는 수크레지만, 사실상 라파즈가 볼리비아의 중심이다. 라파즈는 정치, 경제, 문화의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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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라파즈의 첫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나빴다. 우리가 도착한 날, 라파즈의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했고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심지어 볼리비아의 버스는 검은 매연을 신나게 내뿜으며 달렸다. 한국의 청정 버스에 익숙했던 우리의 목은 오랜만에 매연에 노출됐다. 볼리비아산 매연은 너무나 매서웠다. 우리는 그 매연을 뚫고 호스텔로 향했다. 우리가 머문 호스텔은 1박당 자신들이 운영하는 펍에서 맥주 1잔을 공짜로 줬다. 직접 만든 맥주라 그런지 시원하고 맛있었다. 펍의 바텐더는 볼리비아 사람이 아니라 터키인이었다. 여행하는 중에 돈이 필요해 여기서 일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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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는 딱 3가지 단어로 요약된다. 앞서 말한 매연, 그리고 한류와 시장이다. 볼리비아에 분 한류 바람은 상상초월이었다. 한국 음악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한 DVD가 곳곳에 돌아다니며, 한 아이돌 그룹의 ‘수석댄서’(가수가 아니라 댄서다)가 프로모션을 한다고 길거리에 포스터가 붙기도 했다. 볼리비아의 야경을 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탔는데, 우연찮게 현지 청소년들과 같이 탔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MP3와 공책을 꺼내더라. MP3엔 온갖 한국 아이돌의 노래가 담겨 있었고, 꺼낸 공책의 표지엔 한국 아이돌이 장식되어있었다. 헤어질 때는 만나서 반갑다고 하며 정체 모를 티켓을 선물로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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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에 <라파즈>를 검색하면 주로 ‘마녀시장’이 나온다. 마녀시장은 라파즈 시장의 한 골목으로, 라마 박제, 마녀 인형 등 기괴한 장식품으로 유명해졌다. 비록 ‘마녀시장’이란 이름을 가졌지만 시장 전체가 저런 기괴한 물건을 팔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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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가장 좋은 볼거리인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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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는 다양한 풍경이 공존하는 곳이다. 한 쪽에는 신식 빌딩이 있지만 반대쪽에는 유럽에서 볼 법한 낮은 주택들이 있다. 그 풍경 사이엔 싱싱한 과일과 매서운 매연이 공존한다. 말린 라마와 알파카털로 만든 옷이 길 하나 사이로 서로를 마주하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긴 힘든 도시, 라파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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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볼리비아의 중심지, 경제와 정치 그리고 문화의 도시인 라파즈를 뒤로 하고 사막도시 우유니로 향했다.

 

교정 및 편집 / 저년이

글 /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