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볼 때마다 궁금한데 안경 어디감ㅇㅅㅇ

“학생은 등록금을 낼 때만 학교의 주인입니까”1)
10일 기자회견 중 조은별 총여학생회장의 발언. 근데 그런 것 같아요

지난 9일, 숭실대학교 본부 측은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모임(SSU LGBT, 아래  성소수자 모임)와 숭실대학교 총여학생회 ‘이랑’(아래 총여학생회)이 기획한 ‘제 1회 숭실대 인권영화제’(아래 인권영화제)의 11월 상영작인 <마이 페어 웨딩>의 상영에 대해 “학교 설립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어 허가할 수 없다”며 장소 대관 취소를 통보했다.  

기획단은 기자회견에서 “학교 측이 한 달 전에 허가한 인권영화제 장소(벤처관) 사용을 행사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철회했다”고 밝혔다.

10월, 숭실대학교 측이 장소 대관을 허용한 확인서. 조은별 총여학생회장 제공.

10월, 숭실대학교 측이 장소 대관을 허용한 확인서. 조은별 총여학생회장 제공.

이번 행사2) ‘제 1회 숭실대학교 인권영화제’는 한 달씩 하나의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9월에는 <퍼스트 웨딩>, 10월에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 보고서 : 버스를 타자!>를 상영했다. 김조광수 감독 · 김승환 부부의 동성결혼 과정을 담은 영화 <마이 페어 웨딩>의 상영과, 김 감독 부부와 관객과의 대화 등이 마련돼 있었다. 10일 오후 5시, 성소수자 모임과 총여학생회 등으로 이루어진 숭실대학교 인권영화제 기획단(아래 기획단)은 숭실대학교 베어드 홀 앞에서 이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마이 페어 웨딩>의 야외상영과 문화제를 강행했다.

원래는 이거였는데

원래는 이거였는데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되어 버렸다. 어그로는 함부로 끄는 게 아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되어 버렸다. 어그로는 함부로 끄는 게 아니다

기획단 측은 “일부 보수 종교 조직의 압력에 학교본부가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한 웹사이트에 ‘숭실대 인권 영화제 항의 동참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항의전화에 동참”하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인권영화제 기획단 및 관계자의 실제 연락처3)숭실대 총여학생회장, 부총장실, 교목실장, 학생처 등.가 첨부돼 있었다. 조은별 숭실대 총여학생회장은 “실제로 협박과 모욕을 포함한 전화와 문자메시지들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8일 학생서비스팀에서 ‘민원전화가 빗발치고 있으며, 학교의 입장이 곤란해졌다’면서 행사 취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단은 이를 거절했고, “다음날 9일 오전에 장소사용 허가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공문을 받았다.

숭실대학교 공문

숭실대학교 공문

“사실 SNS에서 저 공문을 보기 전에는 인권영화제가 열리는지도 몰랐었어요. 오히려 학교 측에서 이렇게 하는 바람에 역으로 (영화제가) 더 널리 알려진 것 같아요.” 영화제를 보러 온 관객 여미을 씨(가명, 25, 대학생)는 밝혔다. 그는 “그래도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하는데 야외상영은 이대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라고 말했다.

최소한의 절차적, 표면적 가식도 기대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은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된다. 절차상의 문제로는, 한 달 전에 이미 허가한 사항을 명확하지 않은 사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 비록 미리 허가가 있었다 해도 명백한 사유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9월의 상영작인 <퍼스트 댄스>는 레즈비언 커플의 삶을 다룬 영화이다. 다 같은 성소수자다(…) 설마 어디서 많이 듣던 헛소리대로 레즈비언은 되고 게이는 안 되는 건 아닐 거고.

뿐만 아니라 총여학생회는 2년 전에도 동성애자 주교에 관한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을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던 사람은 김조광수 감독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추가로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저건 외국 게이고 이건 한국 게이의 이야기인 것과4)근데 외국 게이와 한국 게이의 차이가 뭐죠? 언어?, 김조광수 감독이 그때는 커플이었고 지금은 부부인 것. 하지만 이 중 어느 쪽이든 학교 측에서 주장한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제가 85학번인데…전두환 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거든요? 왜 박근혜 정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5)10일 김조광수 감독이 야외상영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에게 한 말.

오후 다섯 시에 시작한 기자회견은 여섯 시 즈음에 끝났다. 기획단은 베어드홀 안으로 들어가 ‘성소수자 탄압 금지’와 ‘학생 자치 보장’을 외치며 총장실로 향했다. 예상한 대로 총장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조은별 총여학생회장이 그 앞에서 공문을 찢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항의방문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공문을 찢고 있는 조은별 총여학생회장.

공문을 찢고 있는 조은별 총여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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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후 6시 40분경) 학교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기획단을 불러 세웠다. “거기, 이거 치우고 나가야지?” 라는 한 마디로 시작된 대화는 점점 언성이 높아졌고, 누군가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너 몇 살이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지금 저한테 욕하셨어요? 이거 기사에 내라고 제보할 거에요!” “내봐! 내보라고!”

난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그래서 썼습니다만 분명히 아저씨가 내라고 했어요

그렇게 시작된 언쟁은 한동안 고성이 오갔고, 같이 있던 사람들의 만류로 겨우 소란이 진정됐다. 어쩌다 보니 계속 껴있었다 베어드관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일곱 시가 되어 있었다. 날이 어둑해지고 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베어드관 안에서의 소란이 무색하게 인권영화제를 보러 온 관객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기획단원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단열 돗자리를 깔았고, 한쪽에서는 커피와 손난로를 나눠줬다. ‘뭐, 이대로라면 별 일 없이 진행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한쪽이 시끄러워졌다.

(저녁 7시 30분 경) 학생처장이 찾아와 기획단과 관객들을 향해 “야외상영을 중지하지 않으면, 지금부터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학교는 책임이 없습니다! 전부 총여학생회장, LGBT 회장과 기획단 측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라고 소리쳤다. 언제는 책임진 것처럼 얘기하지 마세요. 총여학생회장과 성소수자 모임 회장이 학생처장과 얘기하기 위해 다가가자, 그는 “총여학생회장과만 얘기하겠다.”라며 “총여학생회장만 나와라.”라고 말했다. 총여학생회장과 성소수자 모임 회장이 “우리 둘 다 공동기획책임자니까 같이 얘기해야 한다.”라고 대답하자, 학생처장은 “LGBT는 학교에서 인가된 공식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 일에 관해서는 (성소수자 모임 회장과) 같이 얘기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고, 김조광수 감독은 “성소수자는 이 학교 학생이 아닙니까? 비공식과 공식의 문제를 따지기 전에, 저분은 숭실대학교의 학생입니다!” 라고 일갈했다.

“상영 허락은 해줄 테니 알아서 하세요!” 라는 말을 끝으로 학생처장이 돌아간 뒤 한참 후, 총여학생회장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학교 측에서 플러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지금 발전기를 제작해서 돌리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신 관객분께 죄송합니다.” 라고 밝혔다. 추진력 쩐다 그리고 10분 후, 영화상영이 시작되었고 ‘관객과의 대화’까지 마무리되고 영화제가 모두 끝났을 때는 10시 40분이었다.

제2조(교육목적) 본교는 기독교 정신과 민주교육의 근본이념에 입각하여 심오한 학술적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쳐 인류의 번영과 국가, 사회 및 교회에 봉사할 지도자적 인재 양성을 교육목적으로 한다.6)숭실대학교 학칙.

기독교 정신이란 무엇인가. 기독교 정신에 반하는 모든 것을 금지하는 것? 신의 뜻에 따르지 않고, 학교에서 인가 받지 않은 학생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학교 안 학생보다 학교 바깥 신도들의 목소리를 더 중시하고 따르는 것?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성소수자 학생들을 전부 퇴학 시키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기독교 정신의 실천이 아닐까?

방금 한 말이 농담처럼 들리는가? 10일 오후의 기자회견과 그 이후의 사건들에 대한 숭실대학교의 대처와 태도는 이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것은 ‘위기의 학내 민주주의’와 ‘학생 자치에 대한 탄압’으로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학교는 여전히 사과는커녕 일언반구도 없다. 총장실 앞을 어지럽힌 것과 본관 앞 불법점거에 대한 책임은 학생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그렇게 모든 ‘불법’들은 지극히 비슷한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흘러가고, 묻힌다. 묻힐 것이다.7)이번처럼.

이 사건과 관계없는 다른 학생들에게 그들은 “학군단은 저런 놈들한테 써야”하는8)기자 뒤에 서 있던 한 학생이 한 말. 존재니까. 연대 없는 구호와 허울뿐인 자치를 학교가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으니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존재는 존중받지 못한다. 잘못된 절차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여기에 있다. 내 앞의 상대방에게 절차와 예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존중의 결여. “학생들인 만큼 물리적으로는 막지 않을 예정9)숭실대 총여학생회·성소수자모임, 인권영화제 대관취소 반발, 2015/11/10 이라고 선심 쓰듯이 말하는 그들. 학생은 정말 학교의 주인일까, 혹은 노예일까.


이번 주 목요일 (19일)에는 숭실대학교 총여학생회장과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모임(SSU LGBT) 대표와의 인터뷰가 발행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교정 및 편집 / 랫사팬더, 저년이

글, 사진/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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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기자회견 중 조은별 총여학생회장의 발언. 근데 그런 것 같아요
2. ‘제 1회 숭실대학교 인권영화제’는 한 달씩 하나의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9월에는 <퍼스트 웨딩>, 10월에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 보고서 : 버스를 타자!>를 상영했다.
3. 숭실대 총여학생회장, 부총장실, 교목실장, 학생처 등.
4. 근데 외국 게이와 한국 게이의 차이가 뭐죠? 언어?
5. 10일 김조광수 감독이 야외상영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에게 한 말.
6. 숭실대학교 학칙.
7. 이번처럼.
8. 기자 뒤에 서 있던 한 학생이 한 말.
9. 숭실대 총여학생회·성소수자모임, 인권영화제 대관취소 반발, 2015/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