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디 밴드’라고 화두를 던지면 가장 먼저 나오는 밴드는 아마 혁오일 것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장기하와 얼굴들이나 10cm가 이전부터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혁오만큼 다양한 대중들에게 어필해서 인디 밴드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 놓은 팀은 혁오가 아닐까. 그럼 그 이전까지 인디 밴드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떤 얘기를 들었을까?

혁오도 언급했 듯이 인디밴드 덕후들 하면 ‘나만 알고 싶은 가수’라는 마이너 감성, ‘대중 음악은 수준이 안 맞아서 안 들어!’라는 인디 부심, ‘온 몸에 타투와 피어싱을 하고 슬램이라는 이름 하에 몸통 박치기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가장 흔하다. 음악 장르를 한 쪽으로 편향되어 생각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혁오 느낌의 ‘모던 락=인디 음악’으로 생각하고 예전에는 ‘헤비/얼터너티브/펑크 락=인디 음악’으로 많은 오해를 받았다. 그럼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인디 신과 실제 인디 신의 차이점은 어떤 게 있을까. 인디 밴드 덕질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뒤집혔다는 우지보를 만났다.


저년이(이하 ‘’): 안녕하세요 우지보 씨.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지보(이하 ‘’): 안녕하세요 뿌우 저는 곧 학고를 맞을 우지보에요. 꺄하~♡

: 네 이상한 컨셉은 안 됩니다. 그럼 바로 질문 들어갈게요. 본인의 덕질을 소개해주세요!

: 저는 인디 밴드, 인디 음악 덕질을 하고 있어요. 공연도 보러 가고 앨범도 사고 밴드 굿즈도 사고, 네 전형적인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덕질을 하셨나요?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자세하게 얘기해주세요.

: 중3 때 탑밴드에서 톡식에 꽂혀서 시작하게 됐어요. 톡식을 좋아해서 쫓아다니고 트위터 하면서 트위터가 나를 망쳤어!!!! 트위터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됐어!!!!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서 다른 노래도 추천 받아서 듣다 보니까 영역이 점점 넓어졌어요. 모던락, 펑크, 메탈도 좋아했고요. 웬만하면 안 가리고 다 들어요, 다 좋아해봐서. 요즘은 백현진, 김일두 음악 많이 듣고 오아시스, 악틱 몽키스는 원래부터 좋아하던 밴드였어요. 권나무, 조이 디비전도 많이 들어요. 예대 다니고 있어서 음악 취향이 잘 맞는 사람들이랑 같이 놀다보니까 이런 음악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트위터는 나의 삶을 방귀로 만들었읍니다...

트위터는 나의 삶을 방귀로 만들었읍니다…

: 예대에 들어가게 된 것도 인디 음악의 영향이 있나요?

: 아무래도 그렇죠. 음악을 할 생각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여건이 안 돼서 못 했는데 사운드 쪽, 전자음악을 공부하는 중이에요. 최근에 과제 때문에 에이블톤으로 노래도 만들었어요.

: 왜 인디 음악을 좋아해요?

: 톡식을 좋아하기 전까지는 저도 대중 음악을 좋아했어요. 샤이니 좋아해서(…) 샤월 1기였는데, 톡식에 꽂힌 뒤로, 그 때는 어렸으니까 ‘인디 부심’이라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인디씬이랑 락을 더 들었어요. 그러면서 제 귀에 더 좋은 음악을 찾다 보니까 그게 대중 음악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노래를 들을 때 가사에 더 신경 쓰는 편인데, 이쪽 가사가 더 제 취향이기도 했어요.

: 그럼 ‘인디’를 뭐라고 생각하나요?

: 사실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한 개념이라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에요. 뮤지션 자신이 인디라고 하면 인디인 것 같아요. 자신 스스로가 인디 아니라고 하는데 인디라고 할 순 없으니까요. 뮤지션의 정의에 따라 바뀌는 것 같아요.

이게 인디 밴드의 전부는 아니라고요...

이게 인디 락 밴드의 전부는 아니라고요…

: 인디 밴드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떤 오해를 제일 많이 받았어요?

: 일단 메탈, 펑크 같이 헤비한 음악만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좋아하긴 했지만, 모든 인디 밴드 음악이 헤비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런 소문이 돌았대요. 제가 홍대에 가면 막 온 몸에 피어싱과 타투를 하고 라이더 가죽 자켓을 입고 염색 엄청나게 한 사람들이랑 놀러 다닌다고요.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좀 풀어지긴 했어요. 듣는 귀가 넓어져서 (: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 네. 그래서 그런 얘기가 줄었어요. 1~2년 전까지만 해도 심했어요. 혁오 이후로 인식이 좀 변한 것 같아요.

: 홍대에 대한 편견도 있지 않아요? 홍대 가면 다 인디 밴드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얘기도 있고.

: 맞아요ㅋㅋㅋㅋㅋ’홍대 많이 다니겠네?’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맞는 말이긴 해요. 근데 음악 상권 자체가 많이 죽었어요. 옛날에는 되게 많았는데 다 없어졌어요. 홍대 말고도 경복궁 이쪽에도 많았는데 없어졌고요. (: 왜 이렇게 없어질까요.) 공연을 잘 안 보러 가는 추세라 그래요. 대구나 아예 이쪽 지방으로 내려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쪽에도 밴드 굉장히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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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밴드가 없어….

: 공연 보면 진짜 재밌던데 왜 사람들이 공연을 안 볼까요….

: 그만큼 좋은 밴드가 없는 거죠. 이건 확실해요. 근데 자립 음악1)자립 음악 생산 조합은 2010년 홍대앞의 철거농성장 두리반을 돕기위해 모인 음악가들 중 일부가 준비모임을 결성했으며 작은 규모의 음악생산자들이 자유롭게 음반과 공연 등 음악과 관련된 작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또한 홍대앞뿐만 아닌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씬을 만들어나가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출처: 자립 음악 생산 조합 이쪽은 더 살아났어요. 딱 봐도 그렇지 않아요? 붕가붕가 레코드도 그렇고요.

: 왜 좋은 밴드가 없을까요?

: 없어졌거나 엄청 유명해져서 떠나버린 밴드도 있고 다같이 군대 가거나 인기 많았던 밴드 보컬이 인기 많아져서 나가기도 했죠. 신생 밴드들이 그때 많이 생기긴 했는데 썩…

: 제가 들은 얘기 중에 ‘여자 팬이 많은 밴드는 무조건 뜬다.’는 말이 있었어요. 갤럭시 익스프레스도 그렇고 톡식도 그렇고 혁오도 당연히 그랬고..사실인가요?

: 맞아요. 맞는 얘기에요ㅋㅋㅋㅋㅋㅋㅋ 우선 여자 팬은 친구들, 남자 친구 생기면 남자 친구를 데려오고 몰려와요. 또 여자 팬이 많다는 건 그 밴드는 그만한 매력이 있는 거라, 그걸로 뜨는 것 같아요. 물론 음악은 잘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일시적으로만 인기가 많을 수 있어요. 아이돌 사생팬을 하던 분들 중에서 이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어요. 아무래도 아이돌 보다는 더 인간적인 느낌이 있으니까요. 다가가기 쉬울 것 같고. 그래서 아이돌한테 하던 걸 그대로 하기도 해요. 선물 주고 앨범 엄청 사주고, 페메 엄청 하고, 사생짓 하는 거죠. 집이나 연습실 찾아가고. 보통 돈 벌어야 되니까 기타 교실을 하거든요. 그러면 기타 교실 들어가서 번호 따고 연락하고 그러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니까 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죠.

화가 난다...!!!!

화가 난다…!!!!

: 그래도 가장 큰 오해와 편견은 ‘왜 대중 음악은 안 들어?’지 않을까요?

: 그렇죠. ‘왜 대중가요 싫어해? 왜 안 들어?’ 아니 저는 대중 음악 싫어하지 않고 안 듣지 않아요!!! 단지 인디 음악을 더 많이 들을 뿐이지. 밴드 좋아하기 전까지는 샤월이었다니까????? 종현 좋아했다고!!!!

: 사실 저런 오해와 편견도 ‘인디 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 때문에 생긴 것도 있잖아요.

: 저도 한때는 그랬어요. 특별함 때문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아는 뮤지션이 아니고 특이한 음악을 하고 소수의 사람들만 알기 때문에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거죠. ‘걔네가 누구야?’를 즐기는 것 같아요. 우리는 우리만의 커뮤니티가 있다. 사실 별거 없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그래 보이니까요. 로맨틱 펀치 같이 유명한 밴드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슬램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근데 인디 내에서도 슬램을 모르고 싫어하는 팬들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슬램 부심이 있는 사람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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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질문도 부심과 관련된 건데, 혁오가 무한도전으로 엄청나게 뜬 뒤로 ‘나만 알고 싶은 밴드’가 엄청 떴잖아요. 그것처럼 갑자기 떠서 싫어한다 거나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내가 먼저 좋아했어!!!!!!!’라고 마이너 부심을 부리기도 하잖아요. 실제로 그 내에서도 많나요?

: 맞아요. 좋아하던 밴드가 뜨고 나서 찡얼거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은 우리 안에서도 한소리 들어요.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가 유명해져서 좋긴 하지만 조금씩은 서운함이 있는데 티를 내지 않는 것 뿐이거든요. 가끔 가슴 한구석이..흑…뭐랄까 굉장히 멀어진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솔직히 제가 예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줬을 때는 아무 얘기도 없다가 나중에 뜨고 나서 이 노래 아느냐고 신문물 전해주듯이 말하면 화나요. 뭐 그런게 마이너 감성이죠 어쩌겠어요.

근데 서운할 만 한 게 일단 뜨고 나면 너무 많이 변해요. 솔직히 말하면, 올챙이 적 모르고 티켓 값만 비싸져서 공연 가기도 힘들어졌는데 나중에 들어온 팬들이 슬램 싫어해서 못 하게 하고. (: 헐) 이 노래 원래 슬램 있는 노래라고!!! 뮤지션들도 그래요. ‘ㅅ…슬램하세요 여러뷴…!’ 이렇게 소심하게 말하지 말고 말하려면 좀 제대로 얘기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슬램을 싫어하더라도 배려해서 상부상조 하면서 따로 놀면 되는데 왜 그냥 일방적으로 금지하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외국처럼 살벌하게 슬램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쌓인 게 많았구나. 화 풀어요…그럼 이번 안산 락페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겠네요. 한참 슬램과 락의 역사를 강의(수준으로 설명)하면서 ‘슬램짱!!!’을 외친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 후 그럼요. 락의 역사와 그 기반에는 슬램이 있어요. 그래서 외국 락페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슬램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도 락의 본질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더 살벌하고 과격하고. 근데 한국에서는 락페가 정착된지 얼마 안 됐고, 많은 사람들이 과격하다고 생각하니까 그 부분에서 우리가 왜 슬램을 하는지 이해시키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설명한 사람들이 생겨난 것 같아요.

락페가 즐기라고 있는 건데 서로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즐기면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요? 근데 무조건 ‘너네가 소수니까 다수가 싫어하는 거 하지마.’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죠. 예전에 한번 그린 플러그드에서도 공연 중에 깃발을 쓰지 말라고 강한친구들이 와서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 공연 하는 도중에요?) 네. 깃발 내리라고 하길래 공지사항에 안 된다는 말이 없었으니까 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를 했죠. 그런데도 계속 안 된다고 해서 주최 측 만나서 항의하니까 죄송하다면서 해도 괜찮다고 허락을 받은 적도 있어요. 쌈지 같이 자유로운 락페는 아무런 신경도 안 쓰는데 안산이나 그민페2)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 같이 큰 락페에서는 많이 규제를 해요. 옛날부터 깃발은 아무 피해 없이 잘 썼는데.

영국 글래스톤베리도 깃발이 이렇게 많다.

영국 글래스톤베리도 깃발이 이렇게 많다.

: 자 그럼 마지막으로 음악 몇 개만 추천 해주세요.

: 음 너무 많은데. 일단 백현진 씨 학수고대 했던 날, 김일두 울었어와 one question. 크랜필드 , 씨 없는 수박 김대중 씨, 하헌진이랑 김태춘 노래도 좋아요.

: 그동안 인디 음악 좋아한다고 하면 이상한 질문을 먼저 했던 사람들에게 한마디만 해주세요.

: 좀 센 음악 좋아한다고 해서 데헷데헷 어 그렇지 않다고!!! 거길 가면 악의 소굴로 느껴지나봐!!! ‘데헷데헷 짱이라능!’ 이런 말투 쓰는 막 더러운 남자들 사이에서 슬램하고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아니라고!!! 다들 똑같은 사람들이야!!! 가끔 너네도 안 씻을 때 있으면서 뭘 그래!!!!

 

글 / 저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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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립 음악 생산 조합은 2010년 홍대앞의 철거농성장 두리반을 돕기위해 모인 음악가들 중 일부가 준비모임을 결성했으며 작은 규모의 음악생산자들이 자유롭게 음반과 공연 등 음악과 관련된 작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또한 홍대앞뿐만 아닌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씬을 만들어나가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출처: 자립 음악 생산 조합
2.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