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완연한 가을이 된 것 같다. 가을 바람에는 왠지 쓸쓸함이 묻어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은데 나는 그런 기분도 조금 좋아. 쓸쓸해서 좋은 가을이랄까.

얼마 전 주말에 잠시 나의 소년을 만나서 따뜻한 차 한 잔을 함께 마시다가 문득 이런 대화를 나눴어.

(경상도 사투리 주의!)

나의 소년 : 아~! 디다(피곤하다, 힘들다).

애욕 : 가만히 있는데 뭐가 디다카노(가만히 있는데 뭐가 힘드니?)

나의 소년 : 돈 벌라고 바쁘게 사니까 쉬는 방법을 잊어 먹은 거 같다. 돈이 좀 많았으면 다를려나

애욕 : 돈 많아도 다~ 똑같다. 맨날 돈 벌러 가야하는데, 일 하러 가야하는데 똑같이 그칸다. 오빠야 마음의 문제지. 쉬는 데 뭐하러 일 생각을 하노. 잊어 먹고 그냥 쉴 때는 쉬는 걸 즐겨라. 내가 또 철딱서니 없는 소리 하는 거가?

나의 소년 : 아니 그런 건 아니지….(씁쓸해보임)

나와 너

마치 나의 소년은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진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씁쓸해하는 그런 느낌이었어. 길다면 긴 시간의 나이 차이만큼 우리의 생각에도 차이가 있는 거 겠지. ‘얼마나 많은 삶의 팍팍함이 너에게 묻어 있는 걸까’, 가끔은 가늠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궁금해 질 때가 있어. 때로는 나도 지금의 나의 소년과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를 상상하면, 약간은 두려운 감정이 앞서기도 하고 나도 나의 소년처럼 변해 있으려나 하는 상념에 잠기기도 해.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겪어온 삶 역시도 팍팍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확실히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그래도 아직은, ‘아직은’이라는 전제가 붙는 게 좀 씁쓸하긴 하지만 정말 아직은,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계절의 변화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쉬는 날에 오롯이 휴식에 몰입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애써 볼 수 있는 지금이 참 감사해.

위로하고, 위로받기 위해

나는 저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 속으로 생각했어.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마음의 여유가 비록 작지만, 조금이라도 떼어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선물 주듯이 “자 – 여기 마음의 여유를 가져왔어” 하면서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위로 받을 수 있는 음악을 준비 해봤어! 얼마 전 새 앨범이 나왔을 때 들었던 노래야.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위로 받은 느낌이 들었어.

그 노래는 바로 스웨덴세탁소의 ‘두 손, 너에게’라는 노래야. 이 곡을 더 추천하는 이유는 싱어송라이터인 “최백호”  씨와 같이 부른 노래라 너무 좋았거든. 마치 대화처럼 구성돼 있는데 최백호 씨가 어린 우리들에게 조언과 위로를 건네는 것만 같아. 다들 사는 게 너무 바쁘고 힘들기도 할 거고, 내가 변한 건지 세상이 변한 건지, 내가 정말 잘 가고 있는 건지, 그런 고민에 빠졌을 때 들으면 좋을 것 같아.

“걱정 말아라, 너의 세상은 아주 강하게 널 감싸안고 있단다. 나는 안단다. 그대로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넌 나아가고 있단다.”

위로 받고 싶을 때 번뜩 이 노래가 생각 나길 바라며, 안녕.

 

 

편집 및 교정 / 커밋

글 / 애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