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라 생리다.

그리고 생리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성가시고 짜증 나는 것이 바로 이번 글의 주인공 이다. 냉에 대한 나의 느낌을 딱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이거다. 쿰척쿰척. 물론 이 표현의 본래 뜻은 그것이 아니지만, 아주 질척거리지는 않고, 그렇다고 절대 상쾌하게 놔두지는 않는 묘한 습함과 불편함. 그게 내가 느끼는 냉이다. 콧물은 휴지 꺼내서 닦을 수라도 있지

딱 이런느낌

딱 이런느낌

냉은 화장실에 가보지 않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언제 나오는지도 모르고, 참지도 못한다. 생리 잠깐만 참으면 안돼?ㅠㅠ 개인에 따라서는 생리보다 싫다는 반응도 있다. 생리는 며칠 쏟으면 끝나는 자연재해지만 냉은 마치 기습테러와도 같다는 것. 그런데 이런 냉을 매일매일, 24시간 대비해야 한다니. 아, 다시 생각해도 싫다. 질염처럼 ‘냉’을 보면 알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매일 샤워하면서도 냉을 살펴보고 신경을 써야한다. 그뿐인가, 냉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나오는 냉 대하증 때문에 잠들기 힘든 여성들도 한둘이 아니다. 여자에게 냉은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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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빡침..

냉이 대체 뭔데?

냉은 여성의 질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을 일컫는 말로, 호르몬 흐름에 따라 다르게 분비된다. 어느 여성에게나 나타나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며, 질병이 생길 경우 색이 노래지거나 냄새가 나는 등의 변화가 생긴다. 말하자면 냉은 여성 건강 신호의 척도라고 할 수 있겠다. 기사 머리에 냉을 여자의 적이라고 부르며 적대감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사실 냉은 내 몸상태를 알게 해주는 신호와도 같은 존재다. 고맙고 귀찮은 녀석 같으니라고…

인터넷상에서 올라오는 냉에 대한 글들을 보면,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도 냉에 대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제법 있다. 냉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있다면 바로 냄새색깔, 그리고 애액과 혼동하는 점 등이 있겠다.

악취는 디폴트(X)

특히 냉이 가장 이슈가 되는 요소는 바로 ‘냄새’ 때문이다. 아마 검색엔진에 특정 단어를 쳐보기만 해도 관련 썰이 우수수 쏟아져 나올 것이다. 방금도 쳐봤다. 요즘 위키피디아보다도 많이들 들어간다는 나무위키에서는 냉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NOOOO!!!!! 대놓고 악취래...

NOOOO!!!!! 악취라뇨!!

>>>>>악취가 나는????<<<<<

냉은 이 위키의 대문짝만한 설명과 달리 항상 악취(!)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시큼한 냄새가 있지만 본인이나 타인이 신경 쓰일 정도가 아니라면 정상이다. 어떻게 사람 몸에서 나오는 건데 항상 악취가 날 수 있겠냔 말이다. 잘 씻으면 겨드랑이 암내도 안 나듯이. 물론 심상치 않은데? 참을 수 없는데? 싶을 정도의 악취라면,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 때에 따라 더 큰 질병일 수도 있지만, 우선은 질염을 의심해보자. 미리 병원에 가서 나쁠 것 없다. 병 키우기 전에 의사와 딥토크를 하자.

(편집자 주-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냉 상태와 질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니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질염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색은 신경을 쓰자

분비되는 냉의 색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는 아이보리색이나 투명한 점액같은 느낌이지만, 때에 따라 노란색, 갈색, 또는 흰색일 때가 있다. 질염 등 질병의 원인과 증상은 다양하기 때문에 냉의 색깔만 가지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색깔별로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노란 냉-질염이 의심됨.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분비. 가려움을 동반할 수 있음.

갈색 냉-생리전후 피가 섞였을 수 있음. 자궁의 병 때문에 출혈이 있는 것일 수도 있음!

흰 덩어리 냉-곰팡이 질염일 가능성이 큼. 면역이 저하된 경우 분비될 수 있음.

특히 이렇게 이상한(?) 색의 냉이 분비되는 경우 악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빨리 병원을 찾으라는 말밖에. 큰 병이 아닌 이상 잘 쉬면 대체로 좋아진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또 질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샤워 후 잘 말리지 않고*-_-* 속옷을 바로 입는 행동이 습관이 될 경우나 꽉 끼는 하의를 자주 입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외음부를 포함한 성기 부근을 통풍이 잘 되고 건조한 상태로 유지해야 질염을 예방할 수 있다.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근데..그거 아니야 진짜 아니야

웹 서핑을 하다 냉에 대해 논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냉과 애액을 헷갈리거나,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는 특정 성인물에서 등장하는 여성의 묘사를 보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애액과는 다르다, 애액과는!  위에서도 간단히 설명했지만, 냉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며 일상적으로 분비되는게 맞다.

이와 달리, 애액은 성관계 시 윤활 작용을 하는 액체이므로 냉과는 분비되는 원인과 그 성격이 다르다.1)부산일보, <냉대하증에 대한 오해>이 지점에 대해서, 개인적인 조사로는 자료가 명확하지 않아 패기있게(!) 가까운 산부인과에 찾아가 원장 선생님에게 돌직구 질문을 던져보았다.

Q. 저 여쭤볼게 있는데요. 애액이랑 냉이랑 같나요?

A. ^^;; 다릅니다…

의사 선생님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애액은 질 입구 양쪽에있는 바솔린선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질에 있는 땀샘과 동일한 분비샘에서 나오는 분비액 등으로 이루어진 냉과는 분비되는 원인도 위치도 다르다.2)베이비뉴스, <질 분비물 분비는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때로 성관계 시, 혹은 그 이후에 냉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질염이나 기타 질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니 병원을 찾는 것을 권장한다. 때로 남성의 전립선에 들어갔다가 성관계 시 재감염되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하자. 커플이 함께 산부인과를 찾게될 수도 있다.

걱정말고 병원에 가보자.

지금까지 냉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측면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다. 다만 의학전문기사가 아니기에 산부인과에 방문하라는 말을 여러 번 썼는데, 아무래도 이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산부인과에 가서 자신을 보며 수군거리는(!) 아주머니들을 마주칠까봐 병원을 찾지 않다가는 병을 키울 수 있다. 제가 자궁이 아픕니다 자궁이  산부인과는 오직 임신, 출산에 당면한 여성들만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

알고 계시죠..?

알고 계시죠..?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괜찮은 산부인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고,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산부인과에 가보면 젊은 여성들이 많다. 그러니 걱정 말고 가까운 산부인과에 방문하시라. 여러분은 단지… 진료 대상일 뿐…

 

글 / 요정

편집 / 요정, 커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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