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막.

여성이 성관계를 처음 할 때 >>뚫린다<<는 그것.

상대 여성이 성관계가 처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그것.

처녀막은 정말 ‘처녀성’을 판별하라고 만들어준 대자연의 장치일까? 잼통의 ‘뻥’소리나 소시지의 빨간 테이프처럼?

1378220820784

이런 거 아니다.

우선 처녀막의 정의는 이러하다.

질의 하단부에 위치하여 질 입구를 부분적 혹은 완전히 폐쇄하는 주름 또는 막 모양의 섬유조직'1)네이버 지식백과] 처녀막 [hymen, 處女膜] (서울대학교병원 신체기관정보, 서울대학교병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8588&cid=51006&categoryId=51006

body_134_1

이미지 출처: [네이버 건강백과] 처녀막

처녀’막’이라는 명칭으로 인해 쉽게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질의 입구를 부분적으로 폐쇄하고 있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질로는 월경혈(생리혈)이 나와야하기 때문에,  다 막혀있으면 삽화의 설명과 같이 ‘처녀막 폐쇄증’으로 분류된다-_- 병원에 가셔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질의 입구에 위치한 막에 불과한 처녀막의 명칭을 바꾸자는 논의도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예를 들면 ‘질막’이나 ‘질주름’ 같은 명칭 말이다. 처녀막의 영어 명칭은 ‘hymen’으로, 결혼의 신 히메나이오스(Hymenaeus)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게다가 히메나이오스는 남신이다!

바로 이 분이시다.

바로 이 분이시다.

여성의 성기에 있는 조직의 이름이 남자 신의 이름인데, 국내 명칭은 ‘처녀’막이라니 아이러니컬하지 않은가. 사실상 ‘처녀성’과도 상관없는 명칭인 바, 본 기사에서는 처녀막이라는 명칭은 질주름으로 바꿔부르도록 하겠다.

소리가 나긴 나?

뿍, 뿓, 탁.

알 사람은 다 알만한 이 표현들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처녀막 파열’에 관해 검색을 하면 나오는 의성어다. ‘처녀막이 파열될 때 이런 소리가 나니 남자들은 참고하라’는 말까지 한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뿍/뿓/탁이라는 소리가 사람 살점에서 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지만. 다시 한번 설명하면, 질주름(=처녀막)은 질의 입구에 경계를 이루는 아주 아주 얇은 막이다. 즉, 몸의 일부인 섬유조직이다. 그러니까 질주름이 파열될 때 소리가 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겠다. 손톱이 부러질 때도 소리가 안나는데, 얇은 막이 낙랑공주가 눈물을 머금고 북 찢는 것 마냥 소리가 나겠는가!

성교를 해도 질주름이 건재한 여성이 있고, 애초에 없이 태어나는 여성도 있다. 게다가 질주름이 파열되는 원인이 첫 성교 이외에도 승마나 사이클 등 격한 운동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제발 그렇다고 해줘 

심지어 조선 시대 성종 때에 결혼을 한 처녀가 성교 후 혈흔이 없어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성종이 집 구조를 살펴본 뒤 처녀가 소녀 시절 다락방에 자주 오르내린 것 때문에 이것이 파열된 것이라고 판결을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데도 ‘처녀막 재생수술’, ‘질벽축소수술(일명 이쁜이수술)’같은 수술들이 공공연하게 권장되고 있는 것은 대체 무슨 행태란 말인가? 게다가 처녀막의 유무 여부로 파혼을 요구하는 커플들도 여전히 있으니, 성종을 예토전생(…)2)만화 ‘나투로’에 등장하는, 죽은 이를 살려 조종하는 기술 시켜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뿓 소리 안나면 불량품이냐?

처녀성이란 무엇인가

아래의 글을 보자. 처음에 이 텍스트를 읽고 ‘80년대 후반에 나온 성인 개그 모음집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펴낸 날짜가 무려 2012년 12월 14일(…) 주인공 아가씨는 2000년대에 처녀성을 걱정하며 슬퍼하고 있다!

“진하는 나를 처녀로 알고 있어요. 사실 말이지, 저는 훨씬 전에 처녀성을 잃었어요. 내일 밤 틀림없이 진하에게 그것이 탄로날 거예요. 어쩌면 좋아요.”(중략)어머니가 대답했다. “저 말이다, ‘탁’하고 소리가 나는 금속 단추로 잠그게 되어 있는 돈 지갑을 사도록 해라. 진하와 침실로 갈 때 그 지갑을 네 엉덩이 밑에 깔고 한 손을 그것에 대는거야. (후략)”

오 이럴수가. 처녀성이 대체 뭐길래 아가씨는 이런 걱정을 하고 있고, 또 그 어머니는 이런 조언을 하고 있는지. 물론, 종교적 이유 또는 개인적인 신념으로 혼전순결을 원하는 여성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애인과의 관계 전 질주름이 없는 것을 걱정하거나, 애인이 그것에 대해 지적할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재생수술을 권유하는 병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모두가 ‘처녀막’에 대해 너무나 신경을 쓰고 있다.sdf게다가 처녀막 뚫린 썰.txt는 지금도 랜선 세상 어디에선가 소비되고 있다.(구글에 처녀막이라고 쳐보기만 해도 줄줄이 나온다) 대체 이 처녀막 판타지의 근원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처음성애자들 같으니라고..

첫사랑, 첫키스, 첫경험(*-_-*)은 듣기만 해도 설레는 표현이긴 하다. 첫사랑, 아 너무 풋풋하다. 첫키스, 너무 설렌다. 첫경험,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이 첫경험이 아니라거나, 내가 첫경험이 아닌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하고, 심지어는 거짓말을 해서 트러블이 생기는 일화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네가 처녀가 아니라서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들을 안고 관계에 돌입한 그는 그녀의 처녀막을 확인하고, 그녀는 그가 질주름이 없는 것을 신경 쓸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내가 그녀의 처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좀 위험하지 않은가. 관계를 할 때 그녀의 질주름이 터지는(…)것이 느껴지면 더욱 쾌감이 생기는 걸까?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을 정복하는 모험가도 아니고.

안그래요

정말 이런 생각으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라면 여성을 성욕 해소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의식을 바탕으로 남자는 나이가 몇이건 20대 초반의 여자만 찾는다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20대 초반은 처녀인 여성이 많은 나이대일테니까. 누구 손을 타지 않았을테니까. 그렇게 저급한 비유가 난무하게 된다. 그러니까, 처녀성은 질주름에 대한 인식의 핵심에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처녀막 따위 살필 시간에 아 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소위 처녀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사랑하는데, 왜 ‘옛날에 몸을 굴린’ 게 신경 쓰이나? 당신의 그녀는 당신 하나만을 위해 천년동안 지고지순하게 순결을 지켜온 선녀가 아니다. 이름도 괴상한, ‘처녀막’ 따위나 살피고 있기에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지 않은가.

자 그러니 처녀막은 잊어버려 레드썬

자 그러니 처녀막은 잊어버려 레드썬

글/요정

   [ + ]

1. 네이버 지식백과] 처녀막 [hymen, 處女膜] (서울대학교병원 신체기관정보, 서울대학교병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8588&cid=51006&categoryId=51006
2. 만화 ‘나투로’에 등장하는, 죽은 이를 살려 조종하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