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한복판의 SPA 가게, 성형외과 바이럴 마케터, 미스터리 쇼퍼, 빙수가게, 돌잔치 식장, 키즈카페, 설날 정육점, 칵테일바, 생동성 실험, 예식장, 마트 보안팀, 그리고 모텔.

위 장소의 공통점은?

1) 시급 만 원 이하의 아르바이트를 매우 열심히 부려먹는 쓰는 사업장들이다.

2) 미스핏츠 <내 알바 아님> 시리즈에 등장했던 알바들이다.

둘 다다. 6월 18일, ‘왜 썼냐’는 물음에 답하며 얼떨결에 시작한 몰래의 <내 알바 아님> 시리즈는 대 호응을 얻으며 무려 열 두개의 시급 만 원 이하 아르바이트의 세계를 탐험했다. 그리고 네 달 뒤, <내 알바 아님> 시리즈는 연재가 끝났다. (물론 시즌 1만. 시즌 2를 한다더라…? 한다던데…? 한다고 하더라고…!)

<내 알바 아님> 시즌 피날레로 그 동안 글 뒤에 숨어 있었지만 자꾸 짤과 질문으로 튀어나온 있었던 필자 ‘몰래’를 편집장이 인터뷰했다.


Q. 어쩌다 이런 시리즈를 하게 됐나?

이 기획서 제출한 게 퀴어퍼레이드 글 1, 2편을 쓰고 나서다. 그건 길게 갈 시리즈는 아니었다. 어차피 4편이었고. 그래서 뭔가 하나 더 연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모습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들어가고 있는 몰래의 그 당시 상황입니다.

이 모습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들어가고 있는 몰래의 그 당시 상황입니다.

원래는 서울에 있는 빵집들 이야기를 연재하고 싶었다. 그거 하면 열 편도 더 냈을걸? 나는 엄청난  빵순이라. 그런데,  무슨 연재를 할지 구상하던 때에 애들이 방학이 슬슬 시작될 타이밍이라 아르바이트를 하더라고. 그래서 <내 알바 아님> 시리즈에 결국엔 등장하게 된 빙수 아르바이트 하는 친구를 만났다. 걔가 아르바이트를 하도 여러가지 해서 아르바이트.ssul이 많았다. 그래서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호옹이…? 이게 너무 재밌더라.

그리고 여름방학이 시작되니까 나도 아르바이트를 찾아보려고 하는데, 정작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을 때는 쓸만한 알바 후기가 없더라. 학원이나 편의점이나 사람들이 뭔가 잘 아는 거 말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진 않은 빙수가게, SPA, 모텔 그런 것들. 은근 X바천국 같은 데 들어가면 흔한 알바지만, 이에 대한 후기는 거의 없고. 영화관 알바 같은 경우에도 썰만 분분하지 공식적인 후기는 없는 것처럼. 그렇게 공식 후기가 없는 알바를 다뤄 보고 싶다는 열망 아닌 열망이 생겼다.

얼굴을 밝히고 싶지 않다길래  스타일로 찍어드렸습니다.  사진/Simon Son for Misfits

얼굴을 밝히고 싶지 않다길래 <그것이 알고 싶다> 스타일로 찍어드렸습니다.
사진/Simon Son for Misfits

처음엔 그렇게 주변 지인털이를 했어. 그런데 독자들이 예상 밖의 제보 메일을 많이 보내주셨지. 그 중 몇 개는 시즌 2까지 기다려 달라고 부탁드렸을 정도로. *이 자리를 빌려 열화와 같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Q. 요즘엔 알바도 다양하고 젊은 애들이 쉽게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 *일부*어른들도 있잖아. 직접 알바 이야기를 들어 보고 나니 이분들에게 할 말이 생겼을 것 같은데…<

꼰대 어른 여러분, 세상에 노오력으로 안 되는 사다리란게 있습니다. 이무기는 이무기지 용이 안 돼요. 영어를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고. 다들 대학생이면 영어 과외 하거나 영어 학원, 영어 번역 등등 아르바이트가 많다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내가 아무리 토익 800, 900을 받아도 외고 출신 타이틀, 미국 살다 온 애들 타이틀은 못 따라가지. 일반고 수능 1등급? 차고 넘쳐. 내가 외국을 갔다 오거나 카추사를 가거나 해야 하는데. 이건 뭐 고등학교 출신을 바꿀 수도 없고, 과를 바꿀 수도 없잖아.

막 여기 등록하면 과외 생길 것 같죠? ASKY...

막 여기 등록하면 과외 생길 것 같죠? ASKY…

(과외는?) 과외는 서울에 연고가 없으면 절대로 안 구해져.  내 친구는 그 왜, 화장실 벽에 붙은 전단지 있잖아. 과외 선생 구함. 그거 보고 선생님으로 일했는데 첫 달에 40만원을 번 것중에 중개업체가 25만원을 떼어 가더라고. 그래서 내 친구는 과외 세 탕을 뛰어야 45만원을 벌 수 있었지. 이게 말이 되냐고. 그것도 걔는 수능 때 수리 1 시험을 상위 1%를 받은 앤데, 수리를 가르치는데.

수시 때 반짝 첨삭하는 아르바이트도 있지. 그런데 그게 얼마게? 논술 연습지 한 장이 B4 사이즈인데, 그거 한 장에 5천 원 받아. 과학, 화학, 생물 같은 거. 걔네 다 서울대 공대 간 겁나 똑똑한 애들인데.

난 과외 사이트 세 개에 선생님으로 등록하고, 보이는 족족 내가 할 수 있는 과외는 다 연락을 넣었거든. 그런데 답이 없더라. 다섯 개 구에 돌렸는데. 스카이는 그나마 과외 구하기 쉬운데 그 아래는 그냥 헬이지. 이과 애들은 비교적 쉽게 구하는데 문과는 진짜 헬인거 알잖아. 게다가 내가 연고 하나 없는 사람이라면? 결국 상경한 애들은 과외를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Q. 그래서 학교에서는 ‘공부하면서 일하라’는 취지로 근로장학생을 하기도 하잖아?

국가 근로장학생이 아닌 이상, 우리 학교에서 제공하는 근로장학생 자리는 무조건 최저 시급이야. 나도 근로장학생 해 봤거든. 한 달에 60시간을 나랑 상관없는 과의 행정실에 가서 사무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달마다 겨우 30만원 살짝 넘는 돈을 받지.

그게 무슨 근로장학생이에요 그냥 근로자지...

그게 무슨 근로장학생이에요 그냥 근로자지…

Q. 이번에 <내 알바 아님>에 나온 분들도 거의 최저시급이지?

이번 시즌 1에 출연한 사람들은 거의 최저 시급이야. 그 빙수 가게 알바만 최저시급이 아니었는데 그 빙수 가게는 가게 바로 앞에 설빙이 들어와서 망했고(…). 모텔 알바도 월급으로 따지니까 높은 거지 시급으로 따지면… 아니면 마트 정육점은 시급이 7천원이긴 해. 하지만 엄청나게 하드코어하잖아. 거기서 알바한 분은 정말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좋아서 견디고 있었던 거지, 사실 정말. 와, 돌잔치랑 정육점은 진짜 하드코어였어.

Q. 시즌 1에서 최고로 하드코어한 아르바이트 1, 2, 3위를 꼽자면?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 미스터리 쇼퍼랑 바이럴 마케터 빼고는 다 헬이었던 것 같아. 그나마 그 두 개는 정신적으로만 힘들지 몸은 안 힘든데 나머지는 몸도 정신도 힘들고.

(가장 힘들었겠다 싶었던 에피소드는?) 객관적으로 보면 가장 힘든 건 모텔 알바가 맞는데, 내 기준에서는 SPA. 하루에 열 한시간 근로잖아. 그리고 세일 행사 한 달에 한 번씩 하지. 늦게 퇴근하면 교통비 안 줘. 식대도 따로 안 줘. 삼각김밥으로 탈의실에서 밥을 해치우지. 그런데 거기 관광객들이랑 비싼 밥집들이 널려 있는 명동이거든. 상대적인 박탈감이 엄청 심했을 거라고 생각해. 요우커들이 막 도매 단위(…)로 옷을 쓸어가는데 자기들은 옆에서 삼각김밥 까먹고 있으니.

Q. <내 알바 아님> 막바지에 직접 알바를 해 봤잖아. 어땠어?

전반적인 조건은 나쁘지 않았는데, 뭐랄까, 나한테 요구하는 기대치가 높았어. 정말 엄청.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거든 거기가. 그런데 사장님이 내가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탈리아 요리 이름을 막 말한 다음에 안에 뭐 들어갔는지 자랑하면서 손님한테 설명을 하래.

쏜님 이것은 §※@◎면을 넣고 &@ 와인을 넣어 ※☆★기법으로 조리한... 에라이 찌밤

쏜님 이것은 §※@◎면을 넣고 &@ 와인을 넣어 ※☆★기법으로 조리한… 에라이 찌밤

대학생씩이나 됐는데 왜 와인을 딸 줄 모르냐고 물어보고. (…) 그런 것도 조금 대단하긴 했지만, 사실 일을 그만둔 이유는 일이 자꾸 불어날 기미를 보여서야. 출근한 첫 주에는 나한테 아메리카노 내리는 법을 가르쳤는데, 그 다음 주에 카라멜 마끼아또, 카페 라떼 이런 거 만들라고 하더라고. 나 일주일에 겨우 두 번 나가는데. 빨리 도망쳐야겠다 싶었지.

Q. 장장 4개월 동안 <내 알바 아님> 시리즈를 인터뷰하면서 좋았던 점은?

일단 친구들의 알바를 인터뷰하게 되면서, 그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게 돼서 더 친해질 수 있었지. 그리고 나한테도 엄청 도움이 됐어. 뭔가 사람하고 대화하는 법을 배운 느낌이야. 독자 인터뷰 하면서 쌩판 모르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 다 호의적으로 너무 잘해주시고, ‘정말 재밌다, 잘 보고 있다’ 하니까 나도 뭔가 진짜 쥐뿔만큼이나 도움이 되고 있구나 싶어서.

Q. 모두가 시즌 2를 고대하고 있는데…?

일단 개강하고 나서는 연재가 정말 힘들더라. 중간에 노트북이 고장나서 세 편을 원고를 날려먹기도 했고. 주유소, 도미노피자, 등등… *제가 날려먹은 인터뷰를 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시즌 2에 참여하고 싶으신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환영합니다. 기다립니다. *제보는 mystery@misfits.kr로!*

시즌 2에서는 독자들의 수요를 반영해서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알바를 인터뷰할 수도 있고. 아예 프랜차이즈 대전도 구상하고 있어. CGV vs 롯데시네마, 맥날 vs 버거킹 이런 식으로.

Q. 마지막으로, 시즌 1을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말?

<내 알바 아님>은 내 진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중요한 전환점이야. 원래는 고시 준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람들 인터뷰 하는 게 너무 재밌는 거야. 그래서 언론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게 됐어.

“정말,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는 동안 많이 봅시다. (?!)”

시즌 2도 기대해 주세요! 감샵니다!

시즌 2도 기대해 주세요! 감샵니다! 사진/Simon Son for Misfits

 

글/ 랫사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