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 있는 수많은 게임들 중에서 왜 하필 테라리아냐고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은 없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고 아무 생각 없이 하기 좋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유도도 엄청나서 제멋대로 게임하기에도 좋다. 그렇기에 당연하게 이 게임이 떠올랐던 것이다. 홍시 맛이 무엇이냐 물으면 그냥 홍시 맛이 나니까같은 당연한 이치마냥 말이다.

홍시가 홍시맛이 나서

명불허전 테라리아

그런데 테라리아를 쓰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자료를 찾던 중 꽤나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테라리아의 스핀오프로 새롭게 게임이 출시된다는 것이다. 그 이름도 거창한 테라리아 : 아더월드 되시겠다. 언제나 적당한 업데이트와 떡밥으로 자꾸 게임을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테라리아, 이건 신의 계시겠지 8ㅅ8

인디 게임 중에서 테라리아는 유명한 축에 속한다. STEAM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왔으며, 이 인기를 이어받아 구글 스토어나 앱 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상위에까지 랭크되었었다. 엄청나게 노가다하는 게임에 애정을 담아, 속편을 기다리는 팬 마냥 게임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겠다.

사실 테라리아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2d 마인크래프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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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리아에게 마인크래프트는 뛰어넘어야 할 산이 아닐까..

마인크래프트(이하 마크) 또한, 땅을 파고 가축을 죽이고 자신의 터전을 가꿔서 서바이벌하는 자유도 높은 게임이다. 물론, 대부분의 결말은 몇 백 시간의 땅파기와 건물과 건축물 짓는 제 2의 심시티로 흘러가게 된다. 여타 게임과 특출나게 다른 점은 구린 듯 귀여운 듯한 레고 모양 캐릭터라는 점이다.

요래요래

요래요래

대부분의 게임이 극한의 실사화를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차별점이 되겠다. 그런데, 테라리아는 2d 기반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마크와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게임이 무한정 노가다를 추구하기 때문에 비슷한 맥락이라고 느끼는 이가 많을 것이다. 다 같은 땅파기인데요. 일단 테라리아는 마크보다 rpg, 즉 캐릭터를 강하게 하는 데 더 중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왜 테라리아를 좋아하지…?

일단 하기 쉽다. 간단하게 뚝딱뚝딱 마우스와 스페이스 그리고 아이템 돌려놓기만 하면 된다. 2d라 별다른 컨트롤할 것도 없다. 상하좌우만 잘 살펴보고 뚜벅뚜벅 걷고 파밍하고 장비 만들고 하나하나 강해져가는 캐릭터를 구경하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마크마냥 씹덕터지는 도트캐릭터도 한 몫 한다. 원래 못생긴 애한테 빠지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고, 딱 이 모양이다.noname01

이 도트 그래픽이 하루만 지나면 노가다의 후유증으로 여느 3d보다도 귀엽고 낭낭한 그래픽으로 보이게 된다. 몹을 죽이면 피가 나온다거나 몸이 분해가 되는 잔인한 장면도 이러한 도트 그래픽을 거치게 되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누가 보기에도 아기자기하거나 맘에 와 닿는 그래픽이 접근하기 좋다.

게다가, 이미지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도트라는 한계점을 가지고도 캐릭터를 육성하는 맛을 꽤나 잘 보여준다. 누구든 격동의 메이플 시대를 거쳤다면 알 것이다. 냄뚜 하나 가지면 엄청난 간지와 동시에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테라리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거지꼴을 하는 캐릭터가 땅굴을 파서 내핵까지 들어가면서 티타늄 갑옷에 현란하게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 간단하게 본격 노가다 RPG 린저씨들의 마음을 맛볼 수 있다.noname02

여러 가지의 인 게임 무기들도 현란하지 않은가? 덕질 요소가 나름 낭낭해서 수집 욕구가 차오른다. 이전에는 10방 넘게 때려야 죽던 무서운 몬스터들이 센 무기를 든 순간 한 두 방에 죽는 잡스러운 몬스터가 된다. 참 간단하게 생긴 이 게임에 웬만한 즐길 거리는 다 있었다.

이러한 rpg요소를 다 즐겼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노가다로 들어가게 된다. 원래 미쳐야 미칠 수 있다고, 땅 파기만 100시간 넘게 하면 이제는 딱 봐도 견적이 보인다. 이 정도 파면 용암이 있고 이 정도 가면 광물이 있고, 여긴 보석상자가 있겠다라는 것을. 꼭 마을에 산신령같은 할아버지가 돌아다니면서 야매로 관상보는 것 마냥, 그 정도의 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감이 생긴 사람들은 이제 누가누가 잉여롭나 콘테스트를 열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그 짬밥에 미치지는 못 하여 간단한 구조물만 만들 정도였다. 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 티모는 그려봐야 겠다 해서 금을 몇 톤 쓸어 모으고, 플래티늄과 찰흙을 조합하여 윤곽선을 내고 색깔을 뺐다. 특히 모자부분의 색을 구하려면 선인장을 추출해야했는데, 그 때문에 사막을 몇 시간이나 휘저었는지 기억하기도 싫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이걸 볼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르겠지

그렇지만 이걸 볼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르겠지

그런데 웃긴 건 진짜 티모 그림이 뭐가 중요한 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밥을 먹다가도, ‘아 오늘 얼음 모아야지’라는 생각이 들고, 잠을 자기 전엔 누워서 내일은 어떤 재료를 모아야 효과적으로 파밍하고, 티모 얼굴을 그릴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이게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직접 해봐야지(쩌렁쩌렁). 물론 이런 허접한 그림보다는 아파트를 만들거나 대 단지, 혹은 동물 농장을 만드는 등의 여러 가지 변태같은 노가다 등을 많이들 즐겨한다. 이런 노가다 덕분에 몇 백 시간, 몇 천 시간의 좋은 테라리아 노동자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훌륭한 노동자분들 입장하십니다

훌륭한 노동자분들 입장하십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었던 서버 불안정이나 스팀 클라우드와의 연동성은 1.3.0.1 패치를 통해 개선되었고 포탈건과 같이 유명한 패러디 무기들도 여럿 추가되었다. 아직도 테라리아 속에서는 노가다의 끝을 향해 많은 스팀러들이 또 다시 땅을 파내려 가고 있다. 이것이 매력으로 뭉쳐진 이 노가다 게임의 속편 테라리아 : 아더월드가 나온다는 소식을 덕후들이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자신 있게 테라리아를 소개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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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및 교정/랫사팬더

글/커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