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빠의 결혼

얼마 전 우리 오빠가 결혼을 했어. 20대 후반의 나이라 요즘 추세로는 굉장히 빨리 결혼을 하는 거지. 참 신기한 게 오빠의 아내가 될 분이 나와 이름이 같고 나이도 같더라1)하지만 얼굴은 전혀 다르지…새언니 이쁘긔…. 오빠가 소개팅을 하러 가기 전에 카똑으로 “니랑 이름 똑같다. 졸신기”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게 1년 전 일이네.

번듯한 직장은 있지만 모아둔 돈도 없고, 보태줄 돈도 없는데 결혼을 한다고 해서 처음엔 많이 놀랐었다. 그런데 집을 구하고2)은행이 구해준 셈이지만 둘이서 직접 페인트 칠도 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미면서, 뭐가 그리도 좋은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에게 인증샷을 보내더라. 지금은 번듯한 신혼집이 되어 있는 집을 보니 내가 동생이지만 오빠가 기특해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둘이서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결혼을 하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했고, 둘의 용기 있는 결정에 박수를 쳐주고 싶어. 

c0028272_4dbee3670bf18

아무튼 오빠의 결혼 소식으로 졸지에 아직 한창인 나에게 결혼 압박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나의 결혼을 생각해보곤 해. 그간 몇 번 하지 않았던 연애 중에서 나의 소년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

그리고 나의 소년

나는 나의 소년과 만난 지 거의 딱 1년이 됐을 때 엄청 많이 싸웠더랬지.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 만나기 전에 싸우던지, 잘 놀다가 집에 갈 때 싸우던지, 어떻게든 꼭 싸웠다. 그러다가 하루는 너무 화가 많이 나서 도저히 즐거운 마음으로 연락을 할 수가 없어서 하루만 연락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 했고 다음 날 만났는데, 같이 맥주를 마시고 뜬금없지만 난생 처음 둘이서 노래방에 갔었지. 그렇게 자연스럽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이 좋게 지내자” 하고 그 후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 그리고 그 날 나는 나의 소년과 결혼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 아마 결혼을 해도 이렇게 싸우겠지만 또 이렇게 화해하고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아직도 나의 소년과 결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있지만 그 날이 오기까지 잘 만나고 싶은 게 내 작은 바람이야.  

오지은의 웨딩송

결혼과 관련된 노래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 이 노래를 듣고 내가 이 뮤지션만큼 신명나게 부를 수 있다면, 신부는 조신해야한다는 그 편견을 깨고 열정적으로 이 노래를 불러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노래야. 더불어 간질거리는 건 잘 못 참는 성격이라 이 노래 정도의 달달함이라면 버틸만 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너에게라면 고집스런 나를 조금 양보해도 좋을지 몰라, 너에게라면 소심한 나도 조금 고집부려도 될지몰라, 우리라면”

정말로 가끔 그냥 헤어지는 게 아직도 마냥 아쉽고 또 못난 모습이라도 네 앞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또 못난 네 모습이라도 내 앞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내일이라도 당장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런 내 마음을 잘 반영해주는 노래인 것 같아.

오지은의 음악은 두 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한 쪽은 굉장히 침울하고 어두운 노래, 또 다른 쪽은 굉장히 신나고 밝은 느낌이 있어. 신나는 음악은 “오지은과 늑대들”이라는 그룹으로 발매한 앨범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내가 정말 애정 하는 앨범 중 하나야. 이 앨범에서는 “넌 나의 귀여운” 이라는 노래를 꼭 들어보길 바래. 하여튼 신기한 건, 전혀 느낌이 다른 두 가지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는 오지은의 목소리는 어두운 음악에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막상 음악을 들어보면 양쪽 모두 너무 잘 어울려서 놀라울 정도랄까.

오지은의 그대 내 품에

그리고 오늘은 오지은의 다른 음악도 한 곡 더 알려주고 싶은데, 이 노래는 워낙 유명한 노래야. 유재하씨의 ‘그대 내품에’라는 노래를 오지은씨가 부른 버전인데, 요즘 같은 가을 날에 너무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 음악의 가사가 너무 좋아서 한 때는 차 안에서 이 영상을 틀어놓고 멍하니 나의 소년과 조용히 노래만 듣고 있던 때도 있었어. 딱 가사처럼 나도 나의 소년에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모든 집순이 집돌이들도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이 노래는 쌀쌀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까만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이 노래를 듣는 게 제 맛이니까! 함께 이 노래를 듣길 바라!

 

 

편집 및 교정 / 커밋

글 / 애욕이

   [ + ]

1. 하지만 얼굴은 전혀 다르지…새언니 이쁘긔…
2. 은행이 구해준 셈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