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굉장히 행복하고 즐겁고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으며 은근히 생산적이기까지 한데 늘 핍박받고 저평가된 종족이 있다. 그 종족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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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족!!! 보통은 덕후, 더쿠, 오덕으로 불리는 오덕후(오타쿠)다. 덕질을 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덕질이 얼마나 다이나믹하고 흥겹고 나를 적극적으로 만들며 생판 모르던 남과 나를 이어주는지. 백날 설명해봤자 머글들에게 이 즐거움과 행복을 이해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경험상 덕질의 만족감과 기쁨을 이해시키는 것보다는 그냥 덕통사고를 내어 덕후로 만드는게 빨랐다. 그마저도 순도가 높은 머글일수록 덕통사고 발생율이 낮았다. 우리는 매일 치이는데(..) 일어날 만하면 치이고 벗어날 만 하면 치이고. 덕질의 굴레(..)

그래서 우리 덕후들은 늘 오해와 편견 속에 살았다. 골방에 컴퓨터를 켜고 앉아 밤새도록 ‘데헷데헷// 미미쨩 좋다능// 멋지다능><//’ 하는 친구 없는 히키코모리 수준의 닝겐1과 같은 허무맹랑한 이미지부터 자기 덕질 하느라 주변에 피해를 주는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무슨 덕후든 일단 음란물부터 떠올리는 사람, 사회부적응자와 동의어로 사용하는 사람, 철이 들면 그만둘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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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런 편견 속에서 덕후들은 그동안 머글인 척하느라 아는 것도 모르는 체하고, TV에 내 덕질 수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되는 수준의 덕질을 보고 놀라는 척하며 말 하나에도 덕후임이 드러날까 신경쓰고 조심해야 했다. 덕후 집단뿐만 아니라 각 덕질 분야에서도 오해와 편견은 다양했다. 애니덕후는..편견과 오해를 공기로 삼고 사는 듯하고 락덕은 비틀즈와 오아시스 얘기만 하고 영화 덕후는 예술영화만 볼거라고 생각한다. 밀덕은 ‘I Love War’로 대표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애초에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지 마라, 머글들이여.

그냥 애초에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지 마라, 머글들이여.

그렇다면 세상엔 얼마나 다양한 덕질이 핍박받고 있을까. 사실 이건 일일이 나열할 수가 없다. 그냥 개개인이 한 분야나 다른 사람 혹은 물건 등등 끌리는 무언가를 시간과 돈을 들여 파고 캐면 ‘덕질’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상을 덕질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대형 덕질(팬덤)이 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덕후를 양산하는 분야로는 마블 코믹스, 차(Car), 애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미드나 영드의 경우에는 각 작품이 덕질의 대상이 되고, 영화의 경우에는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와 같은 시리즈물이 일반적이지만, 더러는 그렇지 않은 작품들 역시 덕질의 대상이 된다. 후자의 경우는 아무래도 덕질의 양이 제한적이니 많지 않긴 하지만 떡밥을 온갖 군데에 흩뿌리는 갓놀란의 영화나 셜록 1, 21)BBC 셜록 말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나오는 셜록이 있읍니다..영드 셜록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요..예를 들면 부부케미라던가…라던가…와 같이 케미가 미친 영화 등이 예외적인 경우로 꼽힌다. 이처럼 특정한 작품을 덕질하기도 하는가 하면 배우 자체를 덕질하는 경우도 많다. 그 예로 영화 신세계가 붐을 일으켰을 때 이정재가 많은 덕후를 양산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개인차가 심한 부분이지만 체감상으로는 이정재가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잘생겼으니까. 사람이나 작품뿐만 아니라 사물을 덕질하는 경우도 많다. 덕후의 분야는 피규어 덕후, 애플 덕후, 신발 덕후, 코스메틱 덕후(화장품 덕후), 인형 덕후 등 굉장히 광범위하다. 철덕, 밀덕도 빼놓으면 큰일 나는 덕질 중의 하나이다.

그럼 우리는 어쩌다가 덕질을 하게 된 걸까. 사람마다 그리고 덕질 분야마다 차이가 클 것 같아서 우선 내 경험을 먼저 얘기하자면, 영화가 본진인 내 첫 덕질은 ‘조니 뎁’이었다. 이 아저씨는 당시 중학생이었던 어린 나에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깜찍하고 찰랑거리는 머리칼의 윌리 윙카=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우’라는 충격을 선사했다. 그 뒤로 어떻게 영화를 구해서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뎁저씨의 필모를 다 훑었고 그 중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를 보다 모지리로 나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시절에 덕통사고를 당했다. 레오의 필모를 파다가 또 다른 배우로, 이번엔 감독으로, 드라마로, 또 배우로…그렇게 끝없는 덕통사고를 겪었고 스타트렉과 셜록 등 사고날 수 있는 작품이면 다 걸려들어 이렇게 더☆쿠가 되었다.

내 주변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대부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미 덕후라면 나처럼 덕질을 하다 나는 덕통사고가 가장 흔할 테고, 길을 걷다 광고 혹은 포스터를 보고 심쿵을 겪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덕후가 된 사람, 주변 사람이 강제로 사고를 낸 사람, 한 번 아무 생각 없이 샀다가/봤다가 영영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 배우 덕질을 한 경우에는 교주2)덕질하는 배우를 일컫는 말가 자신의 덕질을 홍보하며 팬들을 입덕시키는 경우도 있다(..)

니가 좋으면 나도 좋아~

니가 좋으면 나도 좋아~

이렇게 수많은 다양한 오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덕후의 자유와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오해와 편견으로 덕후들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미스핏츠의 덕후들이 모여, 덕후 프로젝트 ‘즈쉬 오덕(Je Suis Oduk)’3)즈쉬 샤를리의 오마주. 뜻은 내가 오덕이다!!!!을 만들었다. 덕질을 소개하고 함께하고 그 지긋지긋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내가 오덕임을 알리며 나서기로 한 것이다!!!

첫 회의 날 분명 잠깐 회의를 하자고 했으나 서로의 광범위한 덕질 이야기를 하느라 두 시간을 훌쩍 넘겨버린 열정!!!! 덕질을 하면서 덕후들도 궁금했던 것들을 알려줄 덕후 생정부터 ‘나 ㅇㅇ덕후라 그러면 맨날 이런 오해 받았어ㅠㅠㅠㅠㅠㅠ’라고 신세 한탄 하는 덕질의 편견과 오해 시리즈, 아직 덕질하지 않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덕질 제안서 등등 이렇게까지 쏟아져 나올 줄 몰랐던 무궁무진한 아이템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덕도, 비덕들도 모두 환영한다능!!!

 

글 / 저년이

   [ + ]

1. BBC 셜록 말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나오는 셜록이 있읍니다..영드 셜록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요..예를 들면 부부케미라던가…라던가…
2. 덕질하는 배우를 일컫는 말
3. 즈쉬 샤를리의 오마주. 뜻은 내가 오덕이다!!!!